2025년 1월 23일(목)

‘ESG투자’ 외치면서 환경파괴 기업에 투자… 바카라 체험머니 ‘이율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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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핑크 바카라 체험머니 회장. /조선일보DB

‘ESG투자 전파자’로 알려진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바카라 체험머니이 ESG에 역행하는 투자를 진행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블랙록은 인도네시아의 팜유 생산 기업인 ‘아스트라아그로레스타리’를 자회사로 둔 ‘아스트라인터내셔널’의 3대 주주로 드러났다. 바카라 체험머니 지분은 3억5000만달러(약 3907억원)에 이른다. 아스트라아그라레스타리 소수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아스트라인터내셔널 그룹은 팜유 생산 과정에서 숲을 파괴하고 농민들의 땅을 약탈적으로 빼앗는 것으로 악명 높은 기업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게 된 건 세계 최대 생필품 제조 업체인 프록터앤드갬블(P&G) 주주들의 압박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7개 지역의 환경단체들은 P&G의 팜유 공급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와 지역사회 수탈을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주주들 역시 P&G 제품에 쓰이는 팜유가 어떻게 조달되는지와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공개하라고 제안했고, 바카라 체험머니을 비롯한 P&G 투자자들은 찬성률 67%로 이를 통과시켰다. 바카라 체험머니은 P&G의 지분 6.6%를 소유한 2대 주주다. 이후 P&G는 팜유 공급사인 아스트라아그로레스타리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바카라 체험머니은 아스트라의 환경 기록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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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 체험머니 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바카라 체험머니은 자사 홈페이지에 ‘사업 전반에서 근본적으로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둡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바카라 체험머니코리아 제공

바카라 체험머니이 여론의 비판에 직면한 건 해당 투자 활동이 지금까지 스스로 주장해온 ‘ESG 경영’ 흐름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래리 핑크 바카라 체험머니 회장은 지난해부터 “환경 지속가능성을 투자 핵심 목표로 삼겠다”고 공표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석탄발전에 손을 떼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월엔 투자 기업들에 “2050년 탄소 제로 달성 목표 계획을 공개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지속가능투자 옹호단체인 ‘리클레임 파이낸스’의 라라 큐벨리에 활동가는 “바카라 체험머니이 P&G에 밸류체인을 정화하라는 요구를 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바로 그 밸류체인에서 이익을 보는 모순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큐벨리에는 “바카라 체험머니에서 해당 기업들이 변화하도록 구체적인 이행 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바카라 체험머니은 “최근 불거진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속도를 내지 않는 기업 리더에게는 주주 권한 행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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