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 더나은미래 더나은미래는 2010년 5월 조선일보 공익섹션으로 창간한 공익전문매체로, 비영리, 사회적 기업, ESG 등 임팩트 생태계의 뉴스를 제공합니다. Mon, 29 Jul 2024 02:49:30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wp-content/uploads/2022/03/favicon-70x70.png SERIES - 더나은미래 32 32 폐기물 재활용률 1위 롯데칠성, 매출액 대비 기부금 1위 오뚜기 /archives/86185 Tue, 16 Apr 2024 09:15:00 +0000 /?p=86185 <2> 국내 주요 식음료 기업 9곳 ESG 데이터 분석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기 무섭게 식재료 등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품목의 올해 1분기(1~3월)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25개 품목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했다. 전체 평균 상승률은 6.1%, 오른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9.1%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필수 식재료 가격 상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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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내 주요 식음료 기업 9곳 ESG 데이터 분석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기 무섭게 식재료 등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품목의 올해 1분기(1~3월)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25개 품목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했다. 전체 평균 상승률은 6.1%, 오른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9.1%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필수 식재료 가격 상승 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식용유(100mL)가 작년 1분기 평균 643.3원에서 올해 1분기 967.3원으로 49.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설탕(27.7% 증가), 된장(17.4% 증가) 등도 오름세가 가팔랐다. 카레(16.3% 증가), 우유(13.2% 증가), 맛살(12.3% 증가), 커피믹스(11.6%), 고추장(7.8%), 햄(7.6%), 시리얼(6.7%) 등도 상승률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식품업체들이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일제히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식품 물가는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서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식품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등 전반적인 ESG 경영 데이터를 분석했다. 구체적인 대상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200대 식음료 기업 9곳(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칠성, 삼양사, 대상, 빙그레, 롯데웰푸드, CJ프레시웨이)이다. 200대 기업 중 오리온, 동서, 삼양식품, 매일유업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었다. 동원F&B는 모회사인 동원산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지만, 동원F&B 자체 차원의 보고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삼양사, 온실가스 배출량 가장 많이 감소

더나은미래가 식음료 기업 9곳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2020~2022년) 삼양사(11.3% 감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삼양사는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를 지속적으로 선정해 이행해오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그룹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매월 모니터링을 실시해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관련 활동은 ESG팀에서 각 사업장의 성과를 취합해 대표이사에게 보고하는 체계다.

CJ제일제당·롯데칠성(1.21% 감소)과 오뚜기(0.66% 감소), 빙그레(0.42% 감소) 등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미하지만 감소한 추세였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업체는 롯데웰푸드(76.78% 증가)와 CJ프레시웨이(20.62% 증가), 농심(4.98% 증가), 대상(4.52% 증가)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사업장이 확대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매출 대비 집약도로 보면 2022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재활용 페트 제품 출시, 연료 활용… 식품업계의 폐기물 재활용 전략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쓰레기의 약 30%가 식음료 업계에서 배출되는 만큼, 폐기물 재활용 이슈는 업계의 개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2021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 상위 5개 기업은 롯데칠성음료(5만4381톤), 코카콜라(4만3868톤), CJ제일제당(3만4803톤), 농심(2만3988톤)으로 모두 식품업계에 해당했다.

2022년 폐기물 재활용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롯데칠성(98.6%)이었으며, CJ제일제당(95.2%), 삼양사(95%), 빙그레(93.2%) 순으로 나타났다. 폐기물을 재활용해 포장재, 의류, 연료 등의 새로운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 주요 전략으로 분석됐다. 2022년 롯데칠성은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아이시스 8.0 ECO 1.5L 제품에 r-PET 원료를 사용해 재활용 페트 제품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식품 폐수처리 이후 발생하는 오염 침전물을 퇴비로, 비닐이나 플라스틱류는 연료로 재사용하거나 합성수지(펠렛)로 활용한다. 한편, 폐기물 재활용률을 미공시한 CJ프레시웨이를 제외한 8곳의 평균 재활용률은 89.4% 수준이었다.

2022년 기부금 1위 CJ제일제당, 매출액 대비 기부금 1위 오뚜기

2022년 기준 기부액이 가장 높은 곳은 CJ제일제당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212억9676만원을 기부했다. 지난 1999년 식품업계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신설한 CJ제일제당은 건강과 안전, 지속가능한 환경 두 가지 전략 체계를 기반으로 사회공헌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부터 서울시 1인 가구 청년들에게 식품을 지원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찾아가 요리 정보뿐만 아니라 각종 지원정보를 연계하는 ‘나눔 도시락’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CJ제일제당에 이어 기부금이 높았던 기업은 오뚜기(98억6063만원), 롯데웰푸드(83억3700만원), 대상(51억8800만원), 롯데칠성(50억3000만원), CJ프레시웨이(39억5844만원), 농심(23억5251만원), 빙그레(7억2900만원), 삼양사(2억3700만원) 순이다.

한편, 202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오뚜기(0.31%)였으며, 롯데웰푸드(0.26%), 롯데칠성(0.18%), CJ프레시웨이(0.14%), 대상(0.13%) 순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삼양사(0.01%)였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1992년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을 위해 한국심장재단에 기부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에 장애인 재활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지난 31년간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을 통해 6013명(2023년 9월 기준)에 달하는 어린이들의 완치를 지원했다.

롯데칠성, CJ프레시웨이, 롯데웰푸드… 장애인 고용률 3% 상회 기업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시한 2022년 장애인 고용률에 따르면, ▲롯데칠성(3.57%) ▲CJ프레시웨이(3.41%) ▲롯데웰푸드(3.20%) ▲빙그레(1.54%) ▲오뚜기(1.50%) ▲CJ제일제당(1.27%) ▲농심(1.00%) ▲대상(0.94%) ▲삼양사(0.70%) 순이었다.

기업들은 제조업 특성상 아직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빙그레 관계자는 “제조업 회사로 안전사고 리스크를 고려할 때 장애인 채용에 한계가 있지만 2022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 개선 등 내용을 포함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차별 없는 사내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중증장애인 4명을 추가로 채용하는 등 33명의 장애인이 오뚜기와 오뚜기프렌즈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고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인 오뚜기프렌즈는 2021년 12월 20명의 장애인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오뚜기프렌즈는 오뚜기 생산 제품 중 별도 기획제품 포장을 하는 회사다. 2022년 11월부터는 오뚜기 임직원 명함 제작을 맡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장애인 채용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단속 반복 업무보다는 직무 만족도가 높고 장기 근속할 수 있는 직무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려움이 많다”라고 전했다. 농심은 2023년 5월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신나는 심포니’를 창단, 단원 모두를 직원으로 채용했다.

여성 사외이사, ESG 관련 업무 담당하기도

식품업계 기업들도 대부분 2021년~2022년을 기점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처음 선임했다. 오뚜기는 지난 2022년 선경아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2021년 선임된 김지연 농심 사외이사는 2003~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청 연구사, 2009~2012년 이화여자대학교 연구교수로 활동한 인물이다. 롯데칠성도 같은 해 판사 출신 조현욱 변호사를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여성 사외이사가 ESG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곳들도 있었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선임된 황덕남 사외이사가 ESG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황 사외이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롯데웰푸드 사외이사 다섯명 중 유일한 판사 출신 법조계 인사다. CJ프레시웨이도 같은 해 전은숙 전 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ESG 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한편, 여성 사내이사가 있는 기업은 9곳 중 3곳(CJ제일제당, 대상, 롯데칠성)이었다. CJ제일제당의 김소영 AN사업본부장(부사장 대우)은 2004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커리어 대부분을 바이오연구소에서 쌓아왔다. 2013년 상무로, 2018년 부사장 대우로 승진, 2020년 말에는 바이오사업부문 AN(Animal nutrition) 사업본부장에 선임됐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차녀인 임상민 사내이사는 2009년 대상그룹 전략기획팀 차장으로 입사해 부장, 상무, 전무를 거쳐 2023년 3월 부사장에 선임됐다. 롯데칠성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송효진 사내이사는 한영회계법인·선진회계법인을 거쳐 2014년 2월 롯데칠성음료에 합류한 인물이다.

김강석 더나은미래 기자 kim_ks0227@chosun.com

※빙그레, CJ제일제당, 대상, 삼양사의 경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장애인 고용률을 공시하지 않아, 장애인 임직원 수를 총 임직원 수에 나눠서 장애인 고용률을 집계함, CJ프레시웨이는 장애인 고용률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장애인 고용 비율을 직접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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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온실가스 늘고…장애인 고용률은 미흡 /archives/85162 Mon, 18 Mar 2024 18:10:00 +0000 /?p=85162 <1> 국내 주요 유통사 6곳 ESG 데이터 분석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그린슈머(Greensumer)’가 늘어나면서, 일부 기업에서는 ESG가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2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소비재 수출 기업 409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1.3% 기업이 ‘친환경 트렌드가 자사의 수출 및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팬데믹 이후 친환경 제품 수요가 늘었다’는 기업도 52.1%에 달했다. 한편, 친환경 트렌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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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요 유통사 6곳 ESG 데이터 분석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그린슈머(Greensumer)’가 늘어나면서, 일부 기업에서는 ESG가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2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소비재 수출 기업 409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1.3% 기업이 ‘친환경 트렌드가 자사의 수출 및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팬데믹 이후 친환경 제품 수요가 늘었다’는 기업도 52.1%에 달했다.

그래픽=김의균

한편, 친환경 트렌드의 부상과 함께 이를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도 높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업의 친환경 활동과 성과를 구체적인 증거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기업 공시 자료를 기반으로 ‘데이터로 읽는 ESG’를 업종별로 연재하며 지속가능경영 트렌드를 짚어본다.

첫 번째 주자는 국내 주요 유통사 6곳(이마트, 신세계, BGF리테일,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GS리테일)이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상위 500위 회사 중 백화점·일반 상점 해당 기업으로, 롯데쇼핑은 백화점 차원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아 제외했다.

GS리테일, 2022년 온실가스 배출량 1위… 증감률로 보면 BGF리테일 1위

정부는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세웠지만, 6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Scope1+Scope2)은 오히려 증가했다.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년 한 해 기준 ▲GS리테일(58만5607tCO2eq) ▲이마트(54만1669tCO2eq) ▲현대백화점(24만5722tCO2eq) ▲신세계(12만3212tCO2eq) ▲BGF리테일(4만8302tCO2eq) ▲호텔신라(2만631tCO2eq) 순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6사 평균(26만 857tCO2eq)보다 높은 곳은 GS리테일과 이마트였다.

지난 3년(2020~2022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감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현대백화점(20.7% 증가)이었고, BGF리테일(18.2% 증가), GS리테일·호텔신라(4.4% 증가), 이마트(4.1% 증가), 신세계(0.2% 증가) 순이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021년 2월 더현대 서울을 오픈하면서 전기, 수도 광열비가 늘어났다”면서 “매출 대비 배출 집약도로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신규 점포의 확대로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증가했지만, 고효율 LED 교체,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SEMS) 등의 도입으로 매출액에 따른 원단위 배출량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 투숙객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GS리테일과 신세계의 2020~2022년 폐기물 재활용률은 각각 14.1%, 8.57% 감소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음식 처리기 설치를 확대하면서 폐기물 총발생량이 줄어들었다”면서 “처리기 도입 전에는 음식 폐기물이 재활용 폐기물로 집계됐으나, 도입 이후 부산물이 일반 폐기물 형태가 되면서 재활용률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재활용이 불가능한 마스크 및 위생용품 사용이 증가한 것이 폐기물 재활용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BGF 리테일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2020년 3%에서 2022년 39%로 크게 늘었다.

이마트, 2022년 기부 금액 1위… 현대백화점만 장애인 의무 고용률 상회

2022년 한 해 기준 기부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이마트(101억6900만원)였다. 이어 GS리테일(48억9400만원), 신세계(48억원), 현대백화점(43억3186만원), BGF리테일(9억3600만원) 순이다. 이마트는 기부금 중 점포별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이 40억원으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현대백화점(0.09%)이었으며, 신세계(0.06%), GS리테일(0.04%), 이마트(0.03%), BGF리테일(0.01%) 순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기부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GS리테일이었고, 가장 낮은 곳은 BGF리테일이었다. GS리테일의 기부금은 2020년 18억300만원에서 2022년 48억9400만원으로 171.4% 증가했다. GS리테일은 2021년 GS샵과 합병을 하면서 기부금도 2020년 18억300만원에서 2022년 48억9400만원으로 171.4% 증가했다. 한편, 편의점 프랜차이즈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기부금은 2020년 12억7000만원에서 2022년 9억3600만원으로 26.3% 줄어들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2022년 장애인 고용률은 ▲현대백화점(3.5%) ▲GS리테일(2.8%) ▲이마트(2.58%) ▲신세계(1.77%) ▲BGF리테일(0.6%) 순이었다. 월평균 상시 근로자를 50명 이상 고용한 기업체는 장애인 고용 의무 제도에 따라 장애인을 일정 비율(3.1%) 이상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이 비율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장애인 고용률은 2023년 2.67%에서 2024년 1월 2.68%로 늘었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영향으로 S-세러피(맹인 안마사가 사원에게 제공하던 마사지 서비스)가 최소화되면서 장애인 인력 감소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호텔신라는 장애인 고용률 역시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처음 발간하면서 장애인 고용률 등 포함되지 않은 지표들이 있었다”면서 “올해 보고서 발간 시 공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호텔신라, 유일하게 여성 사외이사 없어

대부분 기업은 2021~2022년을 기점으로 모두 여성 사외이사를 처음으로 선임했다. 이마트는 2021년 첫 여성 사외이사로 김연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를, GS홈쇼핑(GS리테일이 운영)은 윤종원 공인회계사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최자원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부교수(BGF리테일),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신세계), 권영옥 숙명여대 교수(현대백화점) 모두 2022년 각 기업에서 처음으로 선임한 여성 사외이사다. 호텔신라만 유일하게 여성 사외이사가 없었다.

한편,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 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2023년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의 전체 사외이사 중 23.7%가 여성 사외이사다. 호텔신라를 제외한 6곳 유통사의 여성 사외이사 평균 비율도 22%로 비슷했다.

김경하 더나은미래 기자 noah@chosun.com
김강석 더나은미래 기자 kim_ks022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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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를 기부자로, 혁신 기술을 읽는 문법을 배워야 /archives/84709 Thu, 29 Feb 2024 12:50:00 +0000 /?p=84709 2024 기부 트렌드 전망 <5·끝> 비영리단체가 흩어지는 기부자들을 모으고, 기부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열쇠는 무엇일까. 갈수록 개인화되고 있는 기부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기부자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의 활동을 어떻게 촉진할 것인지에 성패가 달려있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등 신기술이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NFT… 비영리단체가 신기술을 활용하는 방법 블록체인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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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부 트렌드 전망 <5·끝>

비영리단체가 흩어지는 기부자들을 모으고, 기부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열쇠는 무엇일까. 갈수록 개인화되고 있는 기부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기부자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의 활동을 어떻게 촉진할 것인지에 성패가 달려있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등 신기술이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NFT… 비영리단체가 신기술을 활용하는 방법

블록체인은 기부의 투명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는 변경할 수 없고, 열람이 가능한 장부에 사용내역이 기록돼 기부금의 모든 이동경로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반의 기부 플랫폼인 ‘체리’는 2019년 론칭한 이후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이 12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하고 있다.

미국 블록체인 기반 모금 플랫폼 더기빙블록(The giving Block)이 펴낸 2024 암호화폐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비영리단체들은 암호화폐 기부를 통해 젊고 새로운 기부자를 참여시키며 다양한 모금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더기빙블록의 2022년 가상자산 기부액은 1억2500만달러(한화 약 1670억원)를 넘어섰고, 1000곳이 넘는 비영리단체가 참여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두나무와 함께 진행한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 캠페인 화면. /두나무 제공, 조선DB

국내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3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두나무와 함께 진행한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 캠페인이다. 기부 캠페인 시작 일주일 만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이용자 276명이 참여해, 약 2억원의 성금이 모였다. 업비트 이용자가 기부한 금액에 두나무가 추가로 기부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총 14비트코인(당시 기준 약 4억40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당시 구호 모금 현황을 두나무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을 통해 공유하며, 기부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업비트는 기부에 동참한 이용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기부를 증명하는 NFT를 제공했다.

디지털자산기부연구회의 리더인 홍원준 한양대 필란트로피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는 “암호화폐 등에 익숙한 젊은 층을 새로운 기부자로 동참시키고 기부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라도 비영리단체가 혁신 기술의 언어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면서 “이들은 기부 이후의 변화 등 정보의 투명성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블록체인 기술 등이 유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자가 관심 있는 사회문제에 대한 NFT를 발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부 커뮤니티를 만들면 젊은 기부자와의 지속적인 관계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주의 지원의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 부담 줄일 수 있어

암호화폐 기부가 인도주의적 지원의 속도를 높이기도 한다. 1945년 미국에서 설립된 글로벌 인도주의 비영리단체인 CARE(Cooperative for Assistance and Relief Everywhere)는 “재난, 전염병, 분쟁 등 복잡하고 파괴적인 긴급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암호화폐 기부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CARE는 2022년 디지털 자산 결제 솔루션 기업인 우모자 랩스(Umoja Labs)와 협력해 에콰도르의 포르토비에호(Portoviejo)와 만타(Manta) 지역에서 첫 블록체인 기반 인도주의적 원조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는데, 성폭력 생존자, 여성 가장, 성노동자, 난민 등 취약한 상황에 있는 사람 1만여명을 대상으로 성 건강 서비스(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 SRH)를 제공했다. 이들은 우모자(Umoja)를 통해 100달러에서 150달러 사이의 금액이 충전된 암호화폐를 받고, 이를 약국, 보건소 등 지역 서비스 제공업체에서 사용하는 구조다. 현지 서비스 제공업체는 받은 암호화폐를 현금화해 사용한다.

CARE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 바우처를 사용하면 서비스 제공업체에게 지불 시간을 30일 이상에서 일주일 미만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면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는 업체들에게 자금을 긴급하게 수혈해 지역 경제의 회복까지 도울 수 있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13일 개최된 ‘UDC2023’에서 토론자들이 디지털자산 기부 문화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조선DB

국경 간 자금 이체 속도 증진과 수수료 절감도 가상자산 기부의 장점으로 언급된다. 전자지갑으로 직접 전송되는 블록체인 이전 방식은 기존 해외 송금보다 빠르며, 비싼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사라진다는 것. 국내 블록체인 행사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3’에서 정호윤 월드비전 팀장은 “(모금 시장에서 발생하는) 환차손만 수십억”이라며 “이것만 줄여도 나라 하나를 살릴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는 가상 자산이 기부 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적극적인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가상 자산 현금화에 대한 명확한 회계 기준이나 가이드가 없다는 것이다. 2025년부터 가상 자산에 대한 세금 부과가 예고된 만큼, 올해는 가상 자산에 대한 기부 정책 및 기준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김경하 더나은미래 기자 noa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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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기업, 비영리 생태계를 흔드는 ‘두 거인’ /archives/84742 Thu, 29 Feb 2024 12:30:00 +0000 /?p=84742 2024 기부 트렌드 전망 <4> 정부의 비영리 민간 단체 보조금 지원이 엄격해졌다. 2022년 12월 행정안전부는 지원사업 시행공고에 ‘최근 5년 연속 지원사업에 선정된 사업’과 ‘전년도 사업 회계 분야 평가 결과가 50점 이하인 단체’를 보조금 지원 제외 대상으로 명시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2023년 6월 대통령 주재 ‘2023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등에 지원되는 보조금 등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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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부 트렌드 전망 <4>

정부의 비영리 민간 단체 보조금 지원이 엄격해졌다. 2022년 12월 행정안전부는 지원사업 시행공고에 ‘최근 5년 연속 지원사업에 선정된 사업’과 ‘전년도 사업 회계 분야 평가 결과가 50점 이하인 단체’를 보조금 지원 제외 대상으로 명시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2023년 6월 대통령 주재 ‘2023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등에 지원되는 보조금 등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의 예산 개요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4년 비영리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예산으로 39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74억6300만원이 편성된 작년 예산안에 비해 대폭 줄어든 금액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6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중기재정운용 및 내년도 예산 편성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2023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엄격해진 정부의 보조금 지원
기업, 초기 비영리 조직의 파트너로 부상하다

정부의 국정과제로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투명성 강화’가 거론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12월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감사 특별 지시를 내렸다. 2023년 행안부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했다. 개정안에는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 관련 서식에 ‘모집 연월일, 지급처명, 사업내용 등’을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모집한 기부금품의 사용처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투명한 비영리 조직의 후원자 관리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정부와 기업은 비영리 생태계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주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어도비 AI 파이어플라이를 통해 제작된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정부는 지원을 축소하되 규제를 강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비영리 모금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왔을까. 기업과 민간 재단이 정부 지원금 축소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021년 설립한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는 2022년 12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 혁신조직을 지원하는 ‘임팩트 그라운드’ 2기 사업의 지원 범위와 규모를 크게 늘렸다. 상반기에 선발한 1기 사업에서 6곳을 선정해 100억원을 지원했다면, 2기에서는 15곳에 150억 원을 지원했다.

아산나눔재단 ‘아산 비영리스타트업’ 2024년 모집 공고. /아산나눔재단 제공

아산나눔재단의 ‘아산 비영리스타트업’ 사업 또한 2021년 처음 프로그램을 선보인 후, 올해는 기존 ‘성장트랙’ 외에 ‘도전트랙’을 추가적으로 신설해 연 2회에 걸쳐 모집을 진행한다. 아산나눔재단은 새로운 사회혁신 아이디어를 가진 초기 팀을 연간 20개팀을 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석환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올해 ‘아산 비영리스타트업’에서 기존 비영리 조직을 비롯해, 올해 처음 선보이는 ‘도전트랙’ 프로그램으로 선발하는 신규 팀들이 새로운 사회혁신 아이디어를 펼치며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초기 비영리 단체의 기업 지원 의존도가 다소 높아졌다. 고려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민영 교수는 22일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주관 ‘기부트렌드 2024 컨퍼런스’를 통해 “기업 기반의 재단들은 지원 규모가 크고, 지원금 사용처를 지정하지 않아 정부 지원금보다 활용도도 높은 편”이라며 “기업(재단)이 비영리의 새로운 파트너로 급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모금 생태계에 큰 파장 일으킨 정부의 ‘고향사랑기부제’

‘고향사랑기부제’ 안내 이미지. /고향사랑e음

정부의 정책 변화와 함께 지난해 모금 생태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고향사랑기부제’ 였다. 2023년 1월 1일, 정부가 고향사랑기부제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아닌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제혜택과 함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모인 총 모금액은 650억원을 돌파했다. 지역별로는 전남도가 143억3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도 89억9000만원, 전북도 84억7000만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모금액 상위 20개 지자체 평균 모금액은 2억7460만원이며, 지자체 1인당 평균 기부 금액은 18만2000원, 평균 기부 건수는 1656건이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비영리 민간 단체뿐만 아니라 지방정부도 모금 활동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역 기반 비영리단체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더해 모인 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나눔문화연구소는 “(고향사랑기부제의) 도입을 둘러싸고 비영리 부문의 관심과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며 “고향사랑기부금 사용 혹은 배분과 관련된 지역 비영리 단체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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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데이터 분석과 업무 효율화…기술이 비영리와 접목되는 방법 /archives/84757 Thu, 29 Feb 2024 12:20:00 +0000 /?p=84757 2024 기부 트렌드 전망 <3> AI로 고관여 기부자 식별하고, 후원 중단 위험 기부자도 추려내 최근 사회 전반의 가장 큰 화두는 AI다. 매년 전 세계 모금가가 모이는 국제 모금 컨퍼런스(International Fundraising Congress·IFC)의 2023년 기술 부문 주제도 AI였다. AI가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닌 지금, 다양한 분야에서 AI의 영향력이 확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AI를 비영리 조직이 직면한 문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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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부 트렌드 전망 <3>

AI로 고관여 기부자 식별하고, 후원 중단 위험 기부자도 추려내

최근 사회 전반의 가장 큰 화두는 AI다. 매년 전 세계 모금가가 모이는 국제 모금 컨퍼런스(International Fundraising Congress·IFC)의 2023년 기술 부문 주제도 AI였다. AI가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닌 지금, 다양한 분야에서 AI의 영향력이 확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AI를 비영리 조직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외에서는 이미 AI와 비영리 단체의 공존이 시작됐다. 호주에서는 AI를 통해 모금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기부자를 식별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Parkinson’s UK는 호주의 IT 스타트업 Dataro와 함께 AI를 통해 파킨슨병 후원 모금 캠페인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기부자를 식별했다. AI 활용 후 모급 캠페인 참여 응답률은 9%에서 14%로 증가했다. 국제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는 2023년 AI로 후원 중단 위험이 있는 기부자를 추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Dataro는 “그린피스가 이탈 위험군으로 분류된 기부자에게 감사 전화를 걸어 531명의 기부자를 유지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호주의 IT 스타트업 Dataro 홈페이지의 모습. 기부자 데이터를 통해 기부자를 예측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Dataro 홈페이지 캡처

행정 처리 자동화해 ‘업무 효율화’,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생겨

임팩트 지향 조직 협의체인 임팩트얼라이언스(Impact Alliance)의 박정웅 커뮤니티운영팀장은 지난해부터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수시로 대응해야 했던 행정 업무를 주중 하루만 활용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회원사 뉴스를 실시간으로 스크랩하며 동향을 파악하고, 회비 납부 영수증 처리 등 웬만한 행정 처리는 자동화했다. 임팩트얼라언스는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 임팩트 투자사 등 130개가 넘는 회원사 관리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등을 대상으로 정책 개선 작업을 주로 진행한다.

박정웅 팀장은 “회원사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일을 효율화할 수 없다”면서 “반복되는 행정 업무를 파악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동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비영리 조직에서는 일종의 ‘전략적 비효율’에 해당하는 핵심 업무가 있기에, 이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개념으로 생성형 AI 활용을 고려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경하 더나은미래 기자 noah@chosun.com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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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관심사에 기부한다 /archives/84670 Thu, 29 Feb 2024 12:10:00 +0000 /?p=84670 2024 기부 트렌드 전망 <2> 정기 후원보다는 일시 기부기부처보다는 사안에 따라 기부 결정 20대의 정기 후원은 점차 줄어들었다.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가 기부 방법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관 정기 후원은 최근 3년간 30%대를 유지했으나 20대는 20% 수준이었으며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나눔문화연구소는 이러한 트렌드의 원인을 ‘주도하는 기부자’의 등장으로 분석했다.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관심사에 기부하는 ‘주도하는 기부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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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부 트렌드 전망 <2>

정기 후원보다는 일시 기부
기부처보다는 사안에 따라 기부 결정

20대의 정기 후원은 점차 줄어들었다.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가 기부 방법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관 정기 후원은 최근 3년간 30%대를 유지했으나 20대는 20% 수준이었으며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나눔문화연구소는 이러한 트렌드의 원인을 ‘주도하는 기부자’의 등장으로 분석했다.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관심사에 기부하는 ‘주도하는 기부자’가 나타났다는 것. 이들은 사안·시기·기관 규모에 따라 스스로 자신의 기부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있었다. 정기적으로 특정 조직에 기부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사안에 따라 부담 없이 기부하는 것을 선호했다. 

기부참여율과 기관 정기후원 비율.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기부트렌드 2024’

정체성 담아 기부하는 청년들, 기부하는 이유도 달라

기부 경험이 있는 2030세대 15명에게 기부 동인에 관해 물었다. “뿌듯해서”, “기부로 응원하고 싶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라는 다양한 답이 돌아왔다.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 기부하는 청년들은 기부하는 이유도 각자 달랐다. 관련 소식을 기사를 비롯한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나서 기부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A씨는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며 생계를 걱정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조명한 기사를 통해 독립유공자 후손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관심을 두게 됐다. 그 뒤로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거주 공간을 지원하는 단체에 매달 정기후원을 하게 됐다. 길고양이 구조 경험이 있는 B씨는 동물권을 주요 사회문제로 여기게 돼 관련 단체에 기부한 경험이 있었다. 이 밖에도 아동교육부터 노인복지, 소외이웃까지 다양한 관심사가 있었다. 기부자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일치하는 대상에게 주체적으로 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관심사에 기부하는 ‘주도하는 기부자’가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어도비 AI 파이어플라이를 통해 제작된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기부처가 아닌 사안을 보고 기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모금 조직은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지속성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단계에 놓였다. 지향성에 따라 기부하는 기부자에 맞추어, 비영리 모금 조직도 뾰족한 지향점이 필요해진 것이다. 정치 에이전시를 표방하는 비영리 스타트업 뉴웨이즈는 만 39세 이하의 젊은 정치인을 뜻하는 ‘젊치인’이라는 단어를 통해 조직의 정체성과 지향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전통적인 조직이지만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없어져야 할 결혼식’이라는 뚜렷한 슬로건을 내건 를 개설해 기부자 및 시민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정체성 담은 새로운 이름으로 ‘기부 효능감’ 주는 모금 조직

기부자의 지향점과 함께 주목받는 것은 ‘주체성’이었다. 기부자의 자기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활동에 맞춰, 모금 조직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왼쪽) ‘유니세프 팀’ 캠페인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오른쪽) 해피빈 ‘기부특콩대’ /네이버 톡톡 캡처

모금 조직은 기부자에게 정체성이 담긴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기부자를 단순히 주기만 하는 사람이 아닌, 함께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로 명명해 ‘기부 효능감’을 북돋아 줬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2018년부터 ‘유니세프 팀’ 캠페인을 전개했다. ‘전 세계 위험에 처한 어린이를 위해 모두 하나의 팀이 되어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정기후원자에게 ‘팀 반지’와 ‘팀 팔찌’ 등을 지급해 소속감을 부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병헌, 한지민, 한효주 등 BH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17인이 함께 재능기부로 참여하기도 했다. 해피빈은 ‘해피빈 기부특콩대’라는 컨셉을 통해 기부처를 안내하는 해피빈 캐릭터를 ‘콩대장’으로, 기부자를 ‘콩대원’으로 명명했다.

모금 조직은 기부자에게 정체성이 담긴 이름을 부여하며 ‘느슨한 관계 맺음 전략’으로 반응했다. 이러한 기저에는 ‘기부 효능감’이 중요해졌다는 배경이 있다. 기부자들은 양적인 수치보다는 기부를 통해 사회가 나아지고 있다는 효능감을 원한다. 이에 따라 반려견의 유기 및 학대를 알리며 기부도 하는 ‘댕댕런’과 아프리카 식수위생사업에 기부되는 ‘6K 기부런’ 등 모금과 활동이 결합한 모금 이벤트도 등장했다.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박미희 연구위원은 “중요한 것은 이벤트 자체보다는 시민들이 왜 호응하느냐를 분석하는 것”이라며 “이벤트만으로 조직에 대한 호감과 기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공감대와 연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규리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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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기부 늘고, 저변도 확대됐다 /archives/84622 Thu, 29 Feb 2024 12:00:00 +0000 /?p=84622 2024 기부 트렌드 전망 <1> 개인 기부는 늘고, 기업 기부는 줄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3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개인 기부금은 10조7000억원으로 2020년(9조2000억원), 2021년(10조3000억원)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반면, 기업 기부금은 2020년 5조2000억원, 2021년 5조3000억원에서 2022년 4조4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데이터로 본 기부 트렌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부금 총액은 15조1000억원으로, 2021년(15조6000억원)보다 5000억원 가량 줄었다. 기업 기부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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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부 트렌드 전망 <1>

개인 기부는 늘고, 기업 기부는 줄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3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개인 기부금은 10조7000억원으로 2020년(9조2000억원), 2021년(10조3000억원)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반면, 기업 기부금은 2020년 5조2000억원, 2021년 5조3000억원에서 2022년 4조4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데이터로 본 기부 트렌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부금 총액은 15조1000억원으로, 2021년(15조6000억원)보다 5000억원 가량 줄었다. 기업 기부금 비중도 지난 10년간 평균 36%였으나, 2022년에는 29%로 7%p 감소했다.

개인 기부의 저변은 확대되고 있다. 국세통계연보에서 확인할 수 있는 2022년 기부 참여자(기부금 공제를 받는 개인의 수)는 737만명으로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2022 기빙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개인 기부 참여율은 61.2%로 2019년 46.5%에 비해 15% 가량 상승했다.

2023년 기부 키워드… ‘고향사랑기부제’, ‘재난재해’

지난해를 설명할 수 있는 기부 키워드로는 ‘고향사랑기부제’, ‘재난재해’가 꼽혔다. 이는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한 ‘기부트렌드 2024’ 보고서에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언론보도기사 및 SNS 데이터 약 26만건을 분석해 기부 키워드를 도출한 결과다.

‘고향사랑기부제’는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으며, 이와 함께 ‘답례품’, ‘지역’ 등의 단어도 관찰됐다. 2023년 1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지자체는 ‘1호 기부자’로 유명인을 앞세워 홍보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이 고향인 광주 북구에 고향사랑기부제 동참 의사를 밝혔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충북 음성군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BTS 제이홉, 반기문 前유엔총장. /조선DB

지난해 2월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튀르키예’, ‘시리아’ 등도 주요 기부 키워드로 언급됐다. 온라인 기부 플랫폼에서는 비영리단체들의 모금함이 앞다투어 열렸고, 기업과 연예인의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기아대책은 지진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 네이버 해피빈에서 4개월간 목표했던 모금액 990만원을 하루만에 초과 달성했으며, 2023년 네이버 해피빈에서 진행된 모금 캠페인 상위 이슈 10개 중 6개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관련 모금함이었다.

김경하 기자 noa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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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2024 총선 바꿀 ‘기후 유권자’가 온다 /archives/84587 Tue, 27 Feb 2024 05:10:10 +0000 /?p=84587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아진 2024년, 이번 총선에서 기후위기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4 ·10 총선을 40여 일 남겨둔 가운데, ‘기후 유권자’가 새로운 유권자 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 유권자’란 최근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생긴 용어로, 기후 의제를 중심으로 투표 선택을 고려하는 유권자를 의미한다.  로컬에너지랩과 더가능연구소, 녹색전환연구소 등이 참여한 ‘기후정치바람’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27일까지 전국 17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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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아진 2024년, 이번 총선에서 기후위기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4 ·10 총선을 40여 일 남겨둔 가운데, ‘기후 유권자’가 새로운 유권자 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 유권자’란 최근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생긴 용어로, 기후 의제를 중심으로 투표 선택을 고려하는 유권자를 의미한다. 

4 ·10 총선을 40여 일 남겨둔 가운데, ‘기후 유권자’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어도비 AI 파이어플라이를 통해 제작된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로컬에너지랩과 더가능연구소, 녹색전환연구소 등이 참여한 ‘기후정치바람’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27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1만7000명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국민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기후정치바람은 ▲‘온실가스’·‘탄소중립’ 등 8개 기후 관련 용어를 알고 있는 지 평가한 기후정보지수 8점 만점에 3.8점 이상 ▲기후위기로 얼마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느끼는지 등을 측정한 기후민감도지수 56점 만점에 25.6점 이상을 충족하는 동시에 기후문제를 투표에서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한 유권자를 ‘기후 유권자’로 정의했다. 해당 조사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인 33.5%가 ‘기후 유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유권자의 등장에 따라, 최근 정치권에서는 기후 선거를 주도할 인재 영입과 함께 ‘기후 후보’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기후 전문가인 김소희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을 영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의 ‘1호 영입인재’는 헌법재판소 기후소송에 참여했던 박지혜 변호사다.  녹색정의당은 대기과학자인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영입했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서울 성수동에서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발표했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19일 인천 영종도 앞바다에서 “기후 정치를 전면에 내걸겠다” 선언한 뒤 입수하는 영상을 올려 해수면 상승을 경고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기후 문제는 뚜렷한 정치 의제가 되고 있다. 기록적인 산불과 홍수가 발생한 2022년 호주 총선, 기후위기 대응을 주요 의제로 한 노동당이 승리했다. 홍수로 2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한 2021년 독일 총선에서 녹색당은 118석이라는 역대 최다 의석을 얻었다. 지난 1월 미국 콜로라도대  ‘환경미래센터’ 연구진이 발표한 ‘기후변화 여론과 최근 대통령 선거’ 보고서는 2020 미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주요 요인 중 하나를 기후 이슈로 분석했다. 이제 유권자들은 정치인에게 ‘기후 변화 대응책’을 묻는다. 이에 따라 2024 총선에서 ‘기후 공약’ 없이는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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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방] 비영리 법인을 설립했다 /archives/83085 Mon, 18 Dec 2023 20:00:00 +0000 /?p=83085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요새는 어떤 게 트렌드예요, 다른 기업들은 뭘 하나요. 가벼운 질문을 받았고 가볍게 답을 했다. 돈을 가치있게 쓰고 싶어요, 어떤 사회공헌 사업을 하면 좋을까요, 그런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나요, 아이디어가 없는데 아이디어 좀 주세요. 질문이 이어졌다. ‘같이 고민해보자’고 말했다. 비영리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 이름은 ‘사단법인 솔루션저널리즘센터’다. 이달 설립 허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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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요새는 어떤 게 트렌드예요, 다른 기업들은 뭘 하나요. 가벼운 질문을 받았고 가볍게 답을 했다. 돈을 가치있게 쓰고 싶어요, 어떤 사회공헌 사업을 하면 좋을까요, 그런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나요, 아이디어가 없는데 아이디어 좀 주세요. 질문이 이어졌다. ‘같이 고민해보자’고 말했다.

비영리 법인을 설립했다. 법인 이름은 ‘사단법인 솔루션저널리즘센터’다. 이달 설립 허가를 받았고 등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지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안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저널리즘이다. 미국에서는 솔루션 저널리즘에 입각한 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운동과 연구가 주류 언론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더나은미래는 태생이 솔루션 저널리즘이다. 2010년 사회공헌과 공익을 다루는 전문 매체로 시작해 NGO·재단·기업·시민사회·공공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조직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도해왔다. NGO는 현장에서, 기업은 비즈니스로, 더나은미래는 기사로 세상을 바꾸는 일에 참여했다.

솔루션저널리즘센터는 더나은미래의 구성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더나은미래가 해오던 솔루션 저널리즘을 좀 더 정교화하고 확장해나가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는 저널리즘, 단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정과 여정을 기록하는 저널리즘이 소셜섹터에 필요하다. 방법을 고민하며 함께 해결해나간다는 점에서 ‘동료 저널리즘’이라고 불러도 좋다.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다는 점에서 ‘프로세스 저널리즘’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미디어 캠페인을 동반한 공익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장애인 고용과 포용을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선언하는 ‘The Great 300′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장애인을 포용하는 기업이 좋은(Good) 기업을 넘어 위대한(Great) 기업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프로젝트다. 미디어를 통해 Great 300을 홍보하고 기업의 장애인 고용 확대 노력과 사례를 연속 기사로 보도할 예정이다.

비영리 법인을 설립했다. 같이 고민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다. 질문이 많았던 그 기업과도 새로운 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일이 많았는데 더 많아졌다. 회사 후배들이 질문했다. 퇴근이 더 늦어질까요. 같이 고민해 봅시다.

김시원 편집국장 blindlet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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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와 구어의 공존, 무대 위에서 다양한 언어를 공유합니다” /archives/79569 Fri, 01 Sep 2023 04:00:01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69 [인터뷰]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 “연기나 춤에 재능 있는 농인들이 많지만 무대에 설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초반에는 연습실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이들의 재능을 발굴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죠.” 농인 배우를 육성하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핸드스피크’의 정정윤 대표는 “농인과 청인이 동등하게 무대에 서려면 기획, 제작단계부터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수어(手語)가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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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

“연기나 춤에 재능 있는 농인들이 많지만 무대에 설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초반에는 연습실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이들의 재능을 발굴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죠.”

농인 배우를 육성하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핸드스피크’의 정정윤 대표는 “농인과 청인이 동등하게 무대에 서려면 기획, 제작단계부터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수어(手語)가 제 1언어인 사람을 농인, 한국어가 제 1언어인 사람을 청인이라고 부른다.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는 2018년 농인 아티스트 3명과 함께 극단을 만들어 현재 20명 넘는 조직으로 성장시켰다. /핸드스피크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는 2018년 농인 아티스트 3명과 함께 극단을 만들어 현재 20명 넘는 조직으로 성장시켰다. /핸드스피크

핸드스피크는 2018년 설립 당시 농인 아티스트 3명으로 출발해 지금은 20명 넘는 단체로 성장했다. 농인 아티스트가 선보이는 연극, 뮤지컬, 수어랩·노래 등의 콘텐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즐길 수 있다. 2020년 무대에 오른 연극 ‘사라지는 사람들’은 농인 배우와 청인 배우의 대사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브라이언임팩트에서 사회혁신 조직을 지원하는 ‘임팩트그라운드 2기’에 선발돼 3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들은 이번 지원으로 농인 예술가 50명을 육성하고 창작품 10개를 무대에 올리면서 농문화 맞춤형의 농예술 제작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달 7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 대표는 “우리 아티스트들을 흔히 ‘농인 예술가’라고 부르지만 장애 구분 없이 그냥 예술가로 바라볼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핸드스피크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15년 전이다. 공연기획사에서 일할 때 춤을 사랑하는 농인 청소년 3명을 만났고, 이들의 담당자가 됐다. 정말 재능 있는 친구들인데 연습과 노력의 결과와는 다르게 무대에 설 기회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아티스트 김지연, 김희화, 이혜진이 핸드스피크 창단 멤버다. 사업으로 돈을 벌겠다는 목표보다는 친동생 같은 친구들이 가장 잘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돕고 싶은 마음으로 출발했다.”

-농인 극단이라는 개념 자체가 한국에선 생소하다.

“해외에서 열리는 여러 축제 현장을 다니면서 가능성을 봤다. 물론 재정적 어려움은 있지만 농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었고, 아티스트가 활동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한국 사회에는 제대로 된 지원 체계가 없다는 점을 오히려 해결해야 할 과제로 봤다.”

-단원 선발 과정이 궁금하다.

“매년 상반기에 아티스트 오디션을 본다. 설립 초창기에 농인 아티스트들의 실력을 보는데 준비된 지원자가 많지 않았다. 연기나 춤을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걸 더 깨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실력을 평가해 단원을 선발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핸드스피크 단원들의 모습. /핸드스피크
핸드스피크 단원들의 모습. /핸드스피크

-농인과 청인 배우가 함께하는 연극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요즘 배리어프리 공연이라고 하면 보통 청인 배우의 대사를 무대 옆이나 아래에서 수어통역사가 대사를 전달하거나 별도의 화면에 자막을 띄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별도의 인력이나 장치의 도움 없이 농인 아티스트들이 꾸미는 무대와 농인과 청인이 동등하게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연극 ‘사라지는 사람들’에서는 각자의 캐릭터가 존재하며, 수어와 음성 언어가 공존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방식을 경험하고, 공연이 끝난 이후에는 모두 극찬을 보낸다.”

-임팩트그라운드 2기로 선정돼 큰 지원을 받게 됐는데.

“대규모 지원은 처음이다. 그전까지는 연습할 때마다 공간을 대여해야 했다. 농인 아티스트들은 바닥의 울림이 중요한데, 대여한 대부분의 연습실은 바닥 울림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 바닥 공사를 하려면 비용이 꽤 드는데, 이번 지원 덕분에 우리만의 연습실을 갖게 됐다. 선정 과정에서 아티스트, 수어통역사, 기획, 운영지원팀 등 핸드스피크 멤버들의 역할이 컸다. 혼자 발표를 준비할 수도 있었겠지만 다 같이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끝없이 이야기했다. 우리들의 간절함을 알아준 것 같아 감사하다.”

-운영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올해로 운영 5년째다. 활동이 넓어지면서 외부 기관과 협업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농인을 자연스럽게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한 조직들을 많이 만난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대상자들을 고려하고 필요성을 인지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목표는?

“농인 아티스트들이 기획, 진행, 홍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외부로 나가는 모든 콘텐츠에 농문화가 담겼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핸드스피크의 활동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 핸드스피크는 아티스트들이 좋아하는 일을 재밌게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연구하고 활동의 기회를 끊임없이 찾아나갈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설립때부터 염두하고 준비한 것은 핸드스피크를 농인 대표가 맡았으면 한다. 더하여 농인 아티스트들이 예술을 할 기회와 활동이 더 많아지면 일반 기업에서도 농인 리더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예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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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설치하고, 농산품 판로 개척해 중소농가 돕는다 /archives/79581 Fri, 01 Sep 2023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1 [인터뷰] 권기표 그린 대표 “최근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마트팜’(Smart farm)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마트팜은 토양의 온도와 습도, 일조량 등 농산물 생산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도입해 척박한 외부 환경에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중소농가에는 농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김포 고촌읍 그린(griin) 본사에서 권기표(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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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기표 그린 대표

“최근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마트팜’(Smart farm)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마트팜은 토양의 온도와 습도, 일조량 등 농산물 생산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도입해 척박한 외부 환경에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중소농가에는 농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김포 고촌읍 그린(griin) 본사에서 권기표(36) 대표를 만났다. 2016년 설립된 농업회사법인 그린은 수직재배시설과 양액재배시설을 개발해 중소규모 농가에 스마트팜을 제공하고 수확한 농산물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6월 그린은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누적 투자액은 35억원을 달성했다.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코맥스벤처러스·하이트진로·더인벤셥랩 등이 그린에 투자했다.

권 대표는 “귀농·귀촌 인구가 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영농 정착에 실패해 1~2년 만에 이탈하는 경우가 아직도 매우 많다”며 “복잡한 영농 정책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중소농가들에 최첨단 시설을 공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경기 김포 고촌읍 그린 본사에서 만난 권기표 대표는 “중소규모 농가에 스마트팜을 제공해 농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호철 청년기자
지난달 28일 경기 김포 고촌읍 그린 본사에서 만난 권기표 대표는 “중소규모 농가에 스마트팜을 제공해 농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호철 청년기자

-왜 중소규모 농가에 초점을 맞췄나?

“그린을 처음 창업했을 때는 청년 농민으로서 의욕이 크게 앞섰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의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발생했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래서 중소규모 농가와 청년 농민들이 인력과 자본 확보 등에서 제도적·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에 그린을 통해 농가들의 자본·토지 규모에 맞춰 스마트팜을 설치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지원하고, 생육 기술과 정부 영농정착 제도 등에 관련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그린의 스마트팜은 무엇이 특별한가? 

“7건의 국내 특허를 받은 ‘타워형 수직재배시설’이 그린의 대표적인 스마트팜 시설이다. 기존 가로 형태의 농작물 재배 방식은 양액 침전물이 발생해 관리가 힘들었다. 반면 그린의 수직재배시설은 양액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침전물이 쌓이는 문제가 없다. 또 작업자가 주저앉아서 농작물을 수확하는 게 아니라 편하게 서서 일할 수 있어 허리와 다리가 덜 아프다는 장점도 있다. 그린은 무전력 양액재배시설도 보유하고 있다. 무전력 양액재배시설은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과채류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을 재배할 수 있어 농가들에 인기가 좋다. 설치 비용도 저렴하다.”

-스마트팜에서 어떤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지?

“중소농가들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고부가가치 작물을 재배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그린은 허브·스테비아·바질·고추냉이·토마틸로 등 특수 작물 18가지를 재배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선한 두릅이나 미나리를 재배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스마트팜에서 수확한 특수 작물은 요식업체들과 고정 공급 계약을 체결해 유통하고 있다.”

그린의 대표적인 스마트팜 시설인 타워형 수직재배시설. /그린
그린의 대표적인 스마트팜 시설인 타워형 수직재배시설. /그린

-중소농가의 농산물을 직접 수매해 유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소농가들의 작물 생산량은 많지 않기 때문에 좋은 유통 판로를 찾기 어렵다. 그래서 고객들의 농산물을 직접 매입하고 판매하는 전량 수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린은 자체 개발한 AI,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농가들의 작물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다. 수매 가격은 농가들이 시장가와 고정가 중 하나를 택해 결정한다. 농가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린이 사들인 농산품은 군부대, 김치·나물 가공 공장, 레스토랑 등 80여곳에 납품하고 있다.”

-농가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그린은 현재 30개 농가와 협업하고 있다. 지원을 받은 농민들은 가용 예산에 맞춰 스마트팜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처음 농업을 시작할 때 정부 보조금을 받지만, 농업 시설에 투입되는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고정된 수입을 확보하게 된 농가들은 “안정적으로 생계를 이어나간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한다. 앞으로 그린은 신규 농가 8곳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청년 농민들과 함께 소규모 마켓도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

“청년 농민들끼리 만든 커뮤니티 내에서 얘기하다 보니 중소농가와 청년 농민들의 유통 판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로컬 스토어에 상품을 납품하고 싶어도 이미 대규모 농가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기 때문에 중소농가나 청년 농민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기 김포 내 약 40개 청년 농가들과 온오프라인으로 ‘소소한농 소소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 마켓은 김포시의 지원을 받아 김포 아트빌리지 한옥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다. 소소한농 소소마켓이 청년 농가들의 판로 개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김포=신호철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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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편하게 누리는 ‘모두를 위한 미용실’을 만듭니다” /archives/79590 Thu, 31 Aug 2023 06: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90 [인터뷰] 조형범 모두의미용 대표 “장애인을 위한 미용 서비스는 굉장히 적어요. 복지관이나 지자체에서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원할 때 바로 자를 수 없고, 지역민을 대상으로 해서 해당 지역이 아닌 장애인은 이용할 수가 없어요. 장애인도 똑같이 머리를 예쁘게 꾸미고 싶은 건 같은데 환경이 그렇지 못한 거죠.” 조형범(40) 모두의미용 대표는 올해 1월 장애인 친화 미용실인 ‘모두의 미용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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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형범 모두의미용 대표

“장애인을 위한 미용 서비스는 굉장히 적어요. 복지관이나 지자체에서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원할 때 바로 자를 수 없고, 지역민을 대상으로 해서 해당 지역이 아닌 장애인은 이용할 수가 없어요. 장애인도 똑같이 머리를 예쁘게 꾸미고 싶은 건 같은데 환경이 그렇지 못한 거죠.”

조형범(40) 모두의미용 대표는 올해 1월 장애인 친화 미용실인 ‘모두의 미용실’을 열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배리어프리 인테리어를 도입했고 저소음 미용기구를 사용한다. 지난 29일 경기 성남 중원구 모두의 미용실에서 만난 조형범 대표는 “장애인이 조건 없이 편안한 미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놀이터 같은 미용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성남시 중원구에서 조형범 모두의미용 대표를 만났다. /성남=서동훈 청년기자
지난 29일 성남시 중원구에서 조형범 모두의미용 대표를 만났다. /성남=서동훈 청년기자

-장애인 친화 미용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장애인이 일반 미용실을 찾아가기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임대료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일 층이 아닌 곳에 미용실이 많기도 하고, 설령 있더라도 문턱이 있어 휠체어 장애인의 이용이 어렵다. 또 의자가 움직이지 않거나 샴푸 시설로 가는 통로에 계단이 있는 등 시설 문제가 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많은 사람이 있는 곳이나 시끄러운 소리 등 낯선 환경에서 이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미용하기가 어렵다. 미용에 대한 욕구는 있는데 환경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 친화 미용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 장애인을 위한 미용실이 없었는지?

“민간에서 장애인 친화 미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최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있지만, 지역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고 짧게 단기간만 운영하거나 수요가 적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민간 주도로 운영되지 않았던 이유는 장애인이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라는 생각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모두의미용이 잘 자리 잡는다면 다른 분들도 장애인 미용실을 하나 둘 열고, 장애인 분들의 선택지도 더욱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반 미용실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모두의 미용실은 미용 의자를 고정해두지 않는다. 휠체어에서 이발하는 경우나 편한 의자에서 미용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입구 역시 턱이 없는 구조라 이동이 쉽고 샴푸시설로 가는 복도 역시 계단이 없어 바로 향할 수 있다. 미용 서비스는 눕거나 일어난 상태에서도 가능하다. 그리고 기존 15분 정도의 커트 시간보다 1시간 정도로 넉넉하게 서비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중간에 휴식하거나 잠깐 미용을 멈춰도 괜찮다. 미용사 역시 긴 미용봉사 경력을 갖고 있어 다양한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

-주로 어떤 사람이 이용하는가?

“주로 발달장애 아동이 많이 찾아온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낯선 환경을 잘 견디지 못하지만, 부모의 도움으로 장애인 친화 미용실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모두의 미용실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미용실이고 준비도 돼 있다. 미용실에 자주 오시던 발달장애인 부모께서 일반 미용실을 갈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결국 모두의 미용실은 자연스럽게 사회에 녹아들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 아동을 대할 때 특별히 주의할 점이 있는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이동이 불편한 경우에는 부딪칠 만한 트레이나 의자를 미리 잘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발달장애인은 가위나 이발기 등 미용 기구를 쓸 때 갑자기 움직이거나 머리에 손을 대려고 할 때가 있다. 그래서 부모에게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부탁한다. 상황에 따라서 미용을 멈추고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인형 의자에서 놀기도 한다. 무리하게 계속 자르려고만 하면 미용실이라는 장소를 무서운 곳으로 생각해서 다시 찾아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형범 모두의미용 대표는 “지난해 1월 미용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6월부터 장애인 친화 미용사를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동훈 청년기자
조형범 모두의미용 대표는 “지난해 1월 미용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6월부터 장애인 친화 미용사를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서동훈 청년기자

-수익 창출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궁금하다.

“미용실에서 가장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파마나 염색을 하지 못해 수익이 큰 편은 아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동과 함께 미용 서비스를 받는 시스템을 생각했다. 장애 아동이 머리를 자르는 동안 부모도 함께 미용을 받을 수 있다. 모두가 이용 가능한 미용실이라는 슬로건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미용서비스 외에도 장애인이 불편해 하지 않는 커트 포 등 새로운 미용 교구를 개발해 판매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자 한다.”

-장애인 친화 미용사 육성도 진행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많아지려면 결국 장애인을 위한 미용사가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미용과 달리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장애인을 위한 미용 인력이 많이 없다. 현재 장애인 친화 미용사 육성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었다. 해당 매뉴얼로 올해 6월 첫 교육도 진행했다. 당시 미용 자격증은 있지만, 일을 쉬거나 해서 재취업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셨다.”

-이외에 다른 계획이 있는가?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인 ‘모미넷’을 제작하고 있다. 모미넷에선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웹 사이트를 이용해 전국에 있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장애 유형, 소리나 공간 등 변화에 민감한 정도 등 조건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미용실을 추천하고 미용사까지 선택할 수 있다. 쉽게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예약하고 걱정 없이 미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올해 안으로 준비하고 있다.”

성남=서동훈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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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야생동물, 공존을 꿈꾸다 /archives/80095 Thu, 31 Aug 2023 04: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80095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연간 2000마리 동물 구조치료·훈련 거친 방사율 40% 오후 2시30분,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센터로 들어왔다. “차량 충돌로 두 뒷다리 모두 탈골됐습니다. 왼쪽 다리 인대도 부상입은 것 같아요. 보호대를 착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취제를 주입하고 곧바로 수술이 시작했다. 고라니 뒷다리에는 하얀 붕대가 감겨 있었다. 도로 위에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두려움에 떨었을 새끼 고라니는 앞으로 몇 달간 이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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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연간 2000마리 동물 구조
치료·훈련 거친 방사율 40%

오후 2시30분,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센터로 들어왔다.

“차량 충돌로 두 뒷다리 모두 탈골됐습니다. 왼쪽 다리 인대도 부상입은 것 같아요. 보호대를 착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취제를 주입하고 곧바로 수술이 시작했다. 고라니 뒷다리에는 하얀 붕대가 감겨 있었다. 도로 위에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두려움에 떨었을 새끼 고라니는 앞으로 몇 달간 이곳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적절한 치료와 보호를 받으며 지내게 된다.

교통사고로 응급 수술을 받은 새끼 고라니. /예산=조영은 청년기자
교통사고로 응급 수술을 받은 새끼 고라니. /예산=조영은 청년기자

지난 18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방문했다. 이곳은 충남 지역에서 조난당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기관이다. 수의사 3명과 재활관리사 6명을 포함해 총 11명이 근무하고 있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0년 중반부터 전국적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부에서 지정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충남센터를 포함해 전국에 19곳이 있다.

연간 구조 동물 2000마리… 방사율은 40%

센터에는 한 해 2000마리 넘는 동물들이 접수된다. 피해 상황은 제각각이다. 유리창 충돌, 밀렵, 농약 중독 등 다양하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접수 동물은 2082마리에서 2022년 2525마리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1253마리가 이곳을 거쳤다. 특히 번식기인 여름은 구조가 가장 활발한 시기로, 한 해 구조 동물의 절반이 이때 몰린다. 하루 30마리에 달하는 동물들이 센터로 밀고 들어올 때도 있다.

지난 7월18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구조 현황표. 동물 구조는 1년 중 여름철에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다. /예산=조영은 청년기자
지난 7월18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구조 현황표. 동물 구조는 1년 중 여름철에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다. /예산=조영은 청년기자

이날 센터 입구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보호 중인 동물들의 먹이를 챙기는 일부터 간단치 않았다. 특히 새끼 새는 수시로 먹이를 줘야 한다. 배변 역시 사람이 직접 항문을 자극해 유도하다 보니 하루 종일 쉴 틈이 없다. 개체별 특성에 따라, 사육환경이 제각각인 만큼 신경 써야 하는 것들도 늘어난다. 가장 어려운 지점은 야생동물들이 아플 때다. 야생성이 강한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아픈 티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 빈틈을 보이면 바로 공격 당하는 야생의 섭리가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정병길 재활관리사는 “맹금류 새끼가 기아로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인데도, 겉으로 봤을 때는 아픈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라며 “그만큼 동물들의 상태를 더욱 세심하게 바라보고 관리한다”고 말했다. 

동물 치료실로 자리를 옮겼다. 멸종위기종 2급인 수리부엉이가 날개를 부풀리며 ‘딱딱’ 경계음을 냈다. 실내 모든 계류장은 담요로 덮어져 있었다.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어린 개체의 경우, 인간과 친밀감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먹이를 줄 때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최대한 신속하게 행동한다. 구조된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치료한 사람을 가열차게 물거나 할퀴려고 할수록 직원들은 오히려 기뻐한다.

센터에서 꾸준한 치료와 돌봄을 받은 후에 비행 실력, 먹이활동 등 방생 요구 조건들을 통과하면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방사할 때는 가능한 구조된 지역 주변에 방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곳에 서식지를 구축했을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구조한 동물 중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비율은 40%. 보통 치명적인 상처를 가진 상태로 들어온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교육 동물 ‘너울’. 새끼 때 사람 손에 길러져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예산=조영은 청년기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교육 동물 ‘너울’. 새끼 때 사람 손에 길러져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예산=조영은 청년기자

야생동물과 교감은 생존에 치명적 영향

구조와 치료 과정에서 인간을 따르거나 상처가 심하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 ‘교육 동물’로 센터에 머무는 너구리 ‘너울’의 이야기다. 정병길 재활관리사가 ‘너울’하고 이름을 부르자 철장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사람 발소리만 들려도 소리를 지르던 다른 동물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너울이는 새끼 때 사람의 손에 1년6개월의 사육당하면서 야생성을 잃었다.

“야생동물을 기르는 행동이 흔히 미화되곤 하지만, 야생동물 입장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정병길 재활관리사는 “야생동물에게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먹이와 환경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체성장이 빠른 새의 경우에는 제공해야 하는 먹이가 수시로 바뀌고,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 도심 아파트 실외기에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기도 하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의 경우 이러한 ‘부적절한 사육’에 쉽게 노출된다.

“일반인이 황조롱이에게 돼지 생고기만을 먹이로 지급해 문제가 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실내에서 기르다 보니 햇빛을 제대로 볼 수도, 날기에도 적절하지 않은 환경이었고요. 구조를 갔을 때 깃털도 제대로 자라지 않았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어요. 뼈가 약해져 구루병을 앓고 있던 것이죠.”

대부분 야생동물은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 로드킬 등 사람에 의해 다쳐 구조된다. 야생동물은 한 번 상처가 나면 치료가 까다롭다. 특히 고라니 같은 사슴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육이 풀리게 되는데, 상처 없이 그물에 걸리기만 해도 수 시간 만에 스트레스로 급사하기도 한다. 애초에 ‘구조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치료와 재활뿐 아니라 활발한 홍보와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병길 재활관리사는 “야생동물은 눈에 띄지 않을 뿐 인간의 생활권 내 어딘가 살고 있고, 삶의 희로애락이 있는 존재”라며 “야생동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언젠가 우리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예산=조영은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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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의 갈림길에 선 청년 예술가를 돕습니다” /archives/79592 Thu, 31 Aug 2023 01:00:49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92 [인터뷰] 이현호 그루북 협동조합 대표   “예술가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요. 이 시기를 버티려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죠. 쉽지 않은 문제예요. 그루북은 청년 예술가들이 맘껏 예술 활동을 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부산 북구 청년아트스테이션에서 만난 이현호(39) 그루북협동조합 대표는 “수많은 청년 예술가들이 적은 수익과 작업 환경 탓에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한다”라며 “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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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현호 그루북 협동조합 대표 

 “예술가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요. 이 시기를 버티려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죠. 쉽지 않은 문제예요. 그루북은 청년 예술가들이 맘껏 예술 활동을 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부산 북구 청년아트스테이션에서 만난 이현호(39) 그루북협동조합 대표는 “수많은 청년 예술가들이 적은 수익과 작업 환경 탓에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한다”라며 “부산 지역만이라도 청년들이 즐겁게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호 그루북 대표는 “청년들이 만든 문화예술 콘텐츠로 북구를 활성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송수경 청년기자
이현호 그루북 대표는 “청년들이 만든 문화예술 콘텐츠로 북구를 활성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송수경 청년기자

그루북은 부산 북구의 청년 예술가가 꿈에 다가갈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지원한다. 전시회를 개최해 예술 활동을 경력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하고, 예술 분야 창업에도 도전할 수 있게 한다. 같은 고민을 가진 지역의 청년 예술가들이 교류할 기회를 마련해 예술 활동을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그루북을 설립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부산 해운대에서 30년 넘게 살다가 결혼하고서 북구에 정착했어요. 북구에 산 지 6년 정도 됐죠. 처음엔 로컬 콘텐츠 커뮤니티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주민, 북구청과 협업해 북구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했어요. 자연스럽게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할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북구에서 청년 예술가가 겪는 어려움을 알게 됐어요. 이들을 돕고, 지속적으로 연대하기 위해 그루북을 만들었어요. 지난 2021년 임의단체로 출발한 그루북은 2022년 협동조합으로 도약하면서 미술 음악 무용 디자인 4개로 파트를 나눠 지원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인가요?

“북구는 부산에서 인구가 네 번째로 많은 구지만 잠만 자는 지역으로 여겨져요. 베드타운이죠. 그래서 그런지 예술가가 되고 싶은 청년을 위한 콘텐츠가 너무 부족하더라고요. 북구청에 문화예술 관련 예산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청년 예술가들은 북구가 아닌 부산진구 전포, 해운대 등에서 활동하고 있었어요. 청년들이 북구에서 활동하면서 북구의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길 바라는 마음에서 청년에게 관심을 갖게 됐어요.”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는 정부 사업도 많은데요. 그루북의 활동은 다른가요?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은 예술로 돈을 버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청년 예술가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청년 예술가가 국가 지원사업을 신청하려고 해도 조건이 있어요. 사업자등록증, 예술활동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가 많은데, 이런 게 준비되지 않아서 지원금을 못 받는 경우도 많아요. 그루북에서는 이런 ‘경력’을 쌓는 과정을 도와줍니다. 견적서, 계약서, 사업계획서 작성법 등을 알려주면서 청년 예술가가 현실 속에서 예술 활동을 하면서 한 발짝씩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거예요. 청년 예술가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걸 알려주는 거죠.”

부산 북구 청년아트스테이션에서 청년 예술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 북구 청년아트스테이션에서 청년 예술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루북협동조합

 -공간도 제공한다고요.

“북구에는 청년 예술가가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베드타운이라서 주민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다 보니, 문화예술과 관련된 기반 시설이 부족합니다. 인구가 많으니 임대료는 비싸고요. 청년들이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부터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해 지난해부터 청년아트스테이션을 맡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1층에는 청년 예술가들이 전시를 열 수 있는 새물갤러리가 있고요. 1.5층과 2층에는 이들이 창작 활동을 하고, 커뮤니티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청년들이 한 공간에 계속 모이면서 소통하고, 정보도 공유하면서 새로운 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죠.”

-반응은 어떤가요.

“올해 들어 관심이 부쩍 커졌습니다. 전시회를 열고 예술활동을 증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예아카데미’ 입학 경쟁률은 3대 1에 달했어요. 저도 깜짝 놀랐죠. 작년에는 북구 밖에서 온 청년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북구 청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청년 예술가가 있나요?

“새몰갤러리에서 전시를 한 한홍비 작가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예술 활동을 거의 포기했다가 오랜만에 작업을 한 작가님이었어요. 예전에 썼던 미술 도구들을 하나씩 닦아가며 작품을 완성하셨대요. 종이봉투에 갇혀 있던 흰 새가 봉투 밖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었어요. 흰 새는 작가님 자신을, 종이봉투는 작가님의 두려움을 상징하는 거였어요. 예예아카데미를 계기로 작가님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역에서 청년 예술가가 계속 활동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지역에서 작가들이 계속 활동하려면 예술에 대한 수요가 있어야 합니다. 갤러리에서 전시가 열리면 돈을 지불하고 전시를 보러 올 사람도, 작품을 구매할 사람도 있어야 하죠. 지역에 문화예술이 꽃피면 예술가들도 굳이 수도권으로 갈 필요가 없어요. 지역에 이런 문화를 만드는 게 그루북이 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그루북의 목표는요?

“문화예술을 통해 베드타운에서 로컬을 성공시킨 사례를 만들고 싶습니다. 퇴근하고 즐길 거리가 많은 동네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는 북구에서 계속 살고 싶어요. 청년에게도 북구가 빨리 떠나고 싶은 동네가 아니라 계속 살고 싶은, 재밌는 동네가 되길 바랍니다.”

 부산=송수경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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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리어카로 광고하세요… 어르신 자립에 쓰입니다” /archives/79567 Wed, 30 Aug 2023 06: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67 [인터뷰] 이민혁 끌림 대표 하루 8시간, 거리의 폐지와 고물을 수거하는 사람들이 있다. 리어카에 가득 실은 폐지의 무게는 평균 150kg. 그렇게 폐지를 팔아 손에 쥐는 돈은 하루 평균 2만~3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고된 일은 대부분 60세를 훌쩍 넘은 노인들이 맡고 있다. 소셜벤처 ‘끌림’은 폐지 수거 노인의 안전과 수익을 동시에 높이는 기업이다. 리어카 공차 무게를 절반으로 줄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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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민혁 끌림 대표

하루 8시간, 거리의 폐지와 고물을 수거하는 사람들이 있다. 리어카에 가득 실은 폐지의 무게는 평균 150kg. 그렇게 폐지를 팔아 손에 쥐는 돈은 하루 평균 2만~3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고된 일은 대부분 60세를 훌쩍 넘은 노인들이 맡고 있다.

소셜벤처 ‘끌림’은 폐지 수거 노인의 안전과 수익을 동시에 높이는 기업이다. 리어카 공차 무게를 절반으로 줄여 안전 사고를 예방하고, 리어카에 광고판을 부착해 수익을 돌려준다. 지난 2016년 대학 동아리로 출발해 소셜벤처로 전환한 이후 7년간 광고비 5억8000만원을 유치했다. 폐지 1만4980t을 모아야 얻을 수 있는 금액이다. 이민혁 대표는 “숫자로 계산되는 물질적인 효과만큼이나 어르신들의 정서적 건강까지 챙기는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3일 서울에서 이민혁(서울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끌림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단기적인 생활 개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기부여와 자부심을 교류할 수 있는 끌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혜림 청년기자
13일 서울에서 이민혁(서울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끌림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단기적인 생활 개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기부여와 자부심을 교류할 수 있는 끌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혜림 청년기자

-무형의 가치라면 어떤 걸 뜻하나요?

“리어카로 폐지를 수집하시는 어르신을 ‘끌리머’라고 부르는데요. 한 끌리머 어르신께서는 이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리어카 끌면서 말상대가 많지 않았는데, 끌림 광고하면서부터 사람들이 나한테 광고에 대해 물어봐. 그럴 때 나도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구나, 소속감을 느껴. 끌림을 하면서 내 인생이 바뀌었어.’라고요. 광고 수익도 중요하지만, 끌리머들이 스스로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게 가장 큰 가치예요. 리어카를 끄는 것이 아니라 광고의 주체가 되는 것이니까요.”

-끌림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대학에서 인액터스(Enactus)라는 동아리로 출발했습니다. 재활용 산업 전반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고물상에 관심이 갔어요. 직접 가보고 인터뷰도 진행하다보니 폐지 수거 어르신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해보였어요.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다가 리어카에 광고를 부착하는 형태로 구체화하게 됐죠.”

-광고 집행은 어떻게 하나요?

“광고주가 의뢰하면 기간과 리어카 대수로 계약을 합니다. 그렇게 리어카 1대당 1명씩 배정해 무상으로 대여하고, 광고 수익을 배분해요.”

-광고 수주가 잘 되나요?

“사업 초반에는 먼저 광고주를 찾아다녔어요. 사업이 조금씩 커지면서 요즘은 제안 받는 광고만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광고주가 홍보를 원하는 지역이 있으면 해당 지역의 고물상이나 복지관과 연결하기도 해요. 끌리머들의 활동 지역이 확장되는 거죠. 서울뿐 아니라 경기, 인천, 대전 등 전국 여러 지역에서 리어카 광고를 보실 수 있어요. 현재는 36개 지역구로 확장했고 끌리머 499명에게 리어카를 무상 임대를 해드렸어요.”

-제공하는 리어카도 특별하다고 들었는데요.

“건강 악화로 기존의 일을 그만두고 폐지 산업에 뛰어든 분들도 있어요. 보통 리어카 무게가 75kg 정도됩니다. 상당히 무겁죠. 그렇다 보니 폐지 수거로 오히려 건강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리어카 구조를 변경하고 가벼운 부품으로 교체해 38kg까지 줄였어요. 너무 가벼운 리어카는 파손 위험이 있어 안정성을 위해 추가적인 경량화 작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고된 폐지 수거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게 목표일텐데요.

“장기적인 목표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제공하는 일이 먼저라고 판단했습니다. 광고를 통해 부수적인 수익을 늘리고, 계약 기간이 끝나더라도 리어카를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어요.”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사업이 7년차에 접어 들면서 안정적인 수익 체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이제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서 더 효과적인 광고 형태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또 끌리머들과 교류가 활발해지도록 유도하려고 해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세대의 장벽을 넘어서 서로 얻어갈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많다고 느꼈거든요. 인액터스를 시작한 서울대 외에도 끌림과 연계된 대학이 있어요. 이런 식으로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끌림을 경험하고 사회적 인식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혜림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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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물이 막힘없이 흐르도록… ‘복원 경제’가 주목받는다 /archives/79568 Wed, 30 Aug 2023 04: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68 최근 미국에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방치된 낡은 댐을 철거하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1900여 댐이 해체됐고, 향후 3만개 댐을 없앨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댐 해체 이유로는 생태 복원이 가장 크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댐 해체의 가장 우선된 목적은 하천 생태 복원이며 그 다음으로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 과도한 유지 관리 비용 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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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방치된 낡은 댐을 철거하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1900여 댐이 해체됐고, 향후 3만개 댐을 없앨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댐 해체 이유로는 생태 복원이 가장 크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댐 해체의 가장 우선된 목적은 하천 생태 복원이며 그 다음으로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 과도한 유지 관리 비용 등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 정부가 3억2470만달러(약 4200억원)를 들여 높이 33m의 엘와댐과 64m의 글라인즈캐니언댐을 철거한 이유도 물고기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생태 복원과 안전성 문제였다. 

이른바 ‘복원 경제’로 주목받고 있는 철거 사업의 밑바탕에는 지난 십수년간 기업과 환경단체들의 꾸준한 사회활동이 깔려있다. 특히 미국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는 2014년부터 ‘댐네이션(DamNation)’이라는 이름의 댐 철거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 낡은 댐의 위험성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고, 세계 각국의 여러 환경단체와 함께 댐 해체 서명 운동을 전국적으로 벌였다.

대서양을 건너 유럽에서 진행된 캠페인 양상은 달랐다. 댐 건설 예정 사업을 무산시키는데 집중됐다. 유럽의 발칸반도는 유럽 대륙에 유일하게 자연하천이 남은 지역이다. 이 자연하천을 두고 현지에서는 ‘푸른심장(Blueheart)’이라고 부른다. 발칸반도 댐 건설 계획은 2018년부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등 서발칸 3국에 의해 추진됐다. 

알바니아의 비요사 자연하천 국립공원 개장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 라이언 겔러트 파타고니아 CEO, 미렐라 쿰바로 푸르시 알바니아 관광환경부 장관. /파타고니아
알바니아의 비요사 자연하천 국립공원 개장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 라이언 겔러트 파타고니아 CEO, 미렐라 쿰바로 푸르시 알바니아 관광환경부 장관. /파타고니아

발칸반도에서 건설 추진 중인 댐은 3000개에 이른다. 이 중 91%가 수력발전소로 전환하는 건설 프로젝트다. 파타고니아는 지역의 환경단체와 함께 유럽 남동부의 발칸강, 알바니아의 비요사강 등을 보존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댐 건설을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에 12만명의 동의를 얻어, 댐 건설에 투자한 금융회사에 전달했다. 발칸반도 강줄기를 근거로 삼아 살아가는 지역 주민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푸른 심장(Blue heart)’을 제작하고, EU 의회에서 상영했다. 지금까지 파타고니아가 제작한 환경 관련 영상은 83편에 이른다.

지난 3월에는 알바니아 비요사강은 유럽 최초로 자연하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그리스의 핀두스(Pindus) 산맥에서 알바니아의 아드리아해로 흐르는 300km의 비요사강은 인공 장벽이 전혀 없는 강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평가한 13종의 동물과 2종의 식물을 포함해 1100종의 야생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지난해 2월21일 경기 성남에 있는 탄천 백현보를 해체하는 현장 모습. 파타고니아는 성남환경운동연합과 협업해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된 보를 철거하는 사회운동을 벌였다. /파타고니아
지난해 2월21일 경기 성남에 있는 탄천 백현보를 해체하는 현장 모습. 파타고니아는 성남환경운동연합과 협업해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된 보를 철거하는 사회운동을 벌였다. /파타고니아

알바니아 정부는 1만2727헥타르 규모의 국립공원을 조성했고, 덕분에 수세기 동안 해당 지역에 거주했던 6만명 이상의 주민들의 거주지도 보호됐다.

국내에는 하천 상류에 물을 저장해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전국에 3만3914개의 보가 설치돼 있다. 파타고니아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파손된 채 방치된 보는 약 5800개에 이른다. 방치된 보는 강바닥에 퇴적물이 쌓여 썩게하고, 이는 곧 수많은 어종의 이동을 막는 등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 보 철거로 강의 흐름을 복원하면 장기적으로 홍수 발생 확률을 줄이고 수질과 경관 개선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성남환경운동연합과 공동으로 경기 성남의 탄천에 방치된 백궁보, 백현보 철거를 시작으로 전국에 10개의 보를 철거할 수 있었다.

올해는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한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경남 통영 일대 바다에 서식하는 ‘잘피’와 제주 앞바다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보존을 위한 해양보호구역 지정 활동을 추진 중이다. 최우혁 파타고니아코리아 지사장은 “바다는 대기보다 50배, 육지의 식물과 토양을 합친 것보다 20배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 기후변화의 가장 중요한 탄소흡수원”이라며 “해양보호 문제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캠페인을 통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아림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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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금융 교육 이야기 /archives/79579 Wed, 30 Aug 2023 01:00:36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79 [인터뷰] 위코노미 이영웅 대표, 장재덕 실장 사회적기업 ‘위코노미’는 미래 세대를 위한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제 막 자산 관리를 시작한 청년과 자립을 준비하는 보호시설 청소년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만18세가 넘어 보호시설을 나와 자립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에게는 홀로서기를 시작할 때 자립정착금이 지급된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800만~1000만원 수준이다. 다만 금융지식이 부족해 일찍 목돈을 탕진하는 경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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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코노미 이영웅 대표, 장재덕 실장

사회적기업 ‘위코노미’는 미래 세대를 위한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제 막 자산 관리를 시작한 청년과 자립을 준비하는 보호시설 청소년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만18세가 넘어 보호시설을 나와 자립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에게는 홀로서기를 시작할 때 자립정착금이 지급된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800만~1000만원 수준이다. 다만 금융지식이 부족해 일찍 목돈을 탕진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분할 지원하기도 한다. 지난달 18일 서울 구로구의 위코노미 사무실에서 만난 이영웅 대표와 장재덕 실장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금융 교육은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자립준비청년 대상으로 금융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위코노미의 이영웅(오른쪽) 대표와 장재덕 실장. /이정민 청년기자
자립준비청년 대상으로 금융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위코노미의 이영웅(오른쪽) 대표와 장재덕 실장. /이정민 청년기자

-왜 금융 교육인가요.

이영웅=미래 세대의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가 금융 교육입니다. 특히 자립준비청년들은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금융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이를 테면 통장을 만들고, 적금이나 보험에 가입하고, 부동산 계약을 하는 방법에 대한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거든요. 깜빡하는 사이에 금전적인 손해를 보기도 하고, 시간도 낭비되는 사례가 많아요.

-교육 인원은 얼마나 되나요.

장재덕=사례를 들어볼게요. ‘서울 영테크’ 사업으로 청년 1만명에게 1대1 재무상담, 5000명 정도 인원에게 금융 교육 실시 중입니다. 만 39세 미만 서울 거주 청년에게 2~3회 재무상담을 무료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자립준비청년에게는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팁 위주로 알려줍니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전월세 임대차 계약서 작성 요령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서 보급하고 있어요. 미래 세대들이 의도치 않게 손해보지 않도록 금융지식을 전하는 게 목표입니다.

-자립준비청년에 관심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영웅=원래 재무상담사로 일했어요. 어느 날 대기업 임원과 미팅이 있었습니다. 넓고 화려한 방에 압도당했죠. 방 하나가 당시 저희 사무실보다 더 컸으니까요. 그날 오후에는 3000만원 대출금 때문에 생계유지가 힘든 분을 만나게 됐어요. 돈이라는 게 뭘까 싶더라고요. 부의 양극화가 극심한 사회에서 살아갈 젊은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일찍 준비할 수 있도록 금융 지식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취약한 지점에 있는 친구들이 자립준비청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청년들을 만나보니 어땠습니까.

이영웅=2014년쯤 우연한 계기로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시설보호아동을 대상으로 교육한 적이 있어요. 당시 자립지원금 규모가 200만~300만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5시간 정도의 교육만 받고 퇴소하더라고요. 일부 학생들이 “누가 먼저 돈을 다 쓰는지 보자”라고 농담하는 게 들렸어요. 경제 관념이 전무한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때부터 시설보호아동이나 자립준비청년에게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청년들에게 사회 생활을 이어가는데 필수적인 금융 지식을 전달하는 위코노미 교육 현장. /위코노미
청년들에게 사회 생활을 이어가는데 필수적인 금융 지식을 전달하는 위코노미 교육 현장. /위코노미

-일반 대중들의 금융 이해 수준도 높진 않은데요.

이영웅=기초 강의도 어렵다고 하는 교육생이 많아요. OECD에서 금융 문해력 테스트를 하는데 크게 ‘태도’ ‘지식’ ‘행동’으로 구분해 측정합니다. 한국은 현재 OECD 평균 수준인데,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은 좀 다른 거 같아요. 실제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금융 문해력은 낮다고 느낍니다. 특히 태도 부분이 가장 부족해 보여요. 사회에 나가서 내 자산을 어떻게 잘 쓸 것이고, 또 어떻게 올바르게 관리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방법이 부족해 보입니다.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을까요.

장재덕=트레이너로 일하는 친구가 있어요. 월급을 180만원 정도의 받고 일하는데, 재무 교육을 진행하면서 저축하는 법을 세세하게 알려줬어요. 현실적으로 매달 120만원은 저축해야 자산관리에 도움이 될 거라는 조언을 자주 하면서 신경 썼던 기억이 납니다. 어려운 환경에도 잘 따라줬어요. 이외에도 전문직이 된 친구, 명문대에 입학한 친구 등 가르치는 입장에서 뿌듯한 결과를 만들어준 고마운 친구들이 많습니다. 

-사업적 성과도 중요합니다. 

이영웅=사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채무상담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재능기부 단체 느낌이 강했어요.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했거든요. 본격적으로 성장했다고 느낀 시점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한 2019년쯤입니다. 당시 매출이 8500만원 정도였는데 작년에는 10억8000만원으로 10배 넘게 늘었죠. 올해 상반기는 전년 대비 약 38% 성장했어요. 직원도 3명에서 9명정도로 늘었고요. 전문성을 가진 강사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받는 청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영웅=기운이 없는 게 너무 아쉬워요. 정말 대다수가 의욕이 없어요. 특히 조금 놀랐던 거는 대부분이 전화를 안 받는 다는 겁니다. 약속 시간이 두시간이나 지났는데 전화를 안 받는 청년들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무례하고 이기적인 태도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하게 됐어요. 이정도로 힘이 없고 무력한 상태였구나.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기운 좀 냈으면 좋겠어요.

장재덕=청년들에게 ‘뭐라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숨지 말고, 갇혀 있지 말고, 밖에 나왔으면 좋겠어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면서 보냈으면 좋겠어요. 의욕 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이정민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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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논란’에도 동물원은 접근 불가… 美은 정부가 나선다 /archives/79575 Tue, 29 Aug 2023 06: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75 사육 동물, 소유권 포기 없이 구조 못해동물보호단체 “구조 후 보호시설도 부족”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삐쩍 마른 몸 때문에 ‘갈비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수사자 바람이(19)의 근황이 최근 공개됐다. 청주동물원은 지난달 19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바람이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사진 속 바람이는 부경동물원에서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진 지 2주 만에 살이 오른 모습이었다. 늑골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청주동물원은 “더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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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동물, 소유권 포기 없이 구조 못해
동물보호단체 “구조 후 보호시설도 부족”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삐쩍 마른 몸 때문에 ‘갈비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수사자 바람이(19)의 근황이 최근 공개됐다. 청주동물원은 지난달 19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바람이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사진 속 바람이는 부경동물원에서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진 지 2주 만에 살이 오른 모습이었다. 늑골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청주동물원은 “더운 날씨로 식욕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바람이는 4kg의 소고기와 닭고기를 한자리에서 다 먹는다”고 했다.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에 있을 당시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삐쩍 마른 몸 때문에 '갈비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수사자 바람이.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에 있을 당시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삐쩍 마른 몸 때문에 ‘갈비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수사자 바람이.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바람이는 2016년부터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지냈다. 가로 14m, 세로 6m가량의 낡고 비좁은 철창 안. 천장과 벽면이 온통 회색 시멘트로 덮여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25평 남짓한 공간이 바람이의 서식지였다. 함께 지내던 암사자가 죽은 후에는 홀로 지내왔다. 이후 부경동물원 관람객들이 바람이가 시멘트 바닥에 누워 있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목격했고, 지난 6월부터 김해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동물복지에 신경 써달라”는 민원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동물학대와 부실운영 논란이 일었다.

동물보호단체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온라인을 통해 바람이의 사진과 함께 혹이 달린 거북이, 털이 덥수룩한 양 등 부경동물원의 방치된 동물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자 청주동물원이 바람이를 돌보겠다고 나섰고, 지난달 5일 바람이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다.

동물원서 구조되는 사례는 극소수… 대부분 폐사

부경동물원에는 여전히 흑표·호랑이·양 등 동물 50여 마리가 남아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바람이처럼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동물이 타 보호시설로 이관되는 경우는 극소수라고 입을 모았다. 2020년 12월 환경부가 발표한 ‘제1차 동물원 관리 종합계획’에 따르면 국내 공영 동물원은 20곳, 민간 동물원은 90곳으로 전체 동물원의 82%가량이 민간 동물원이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야생동물 보호센터와 국립생태원에서도 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고 있지만, 현재 민간 동물원 내 방치된 동물 전부를 수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방치된 동물을 구조하고 나서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기가 어려워 곤란을 겪는다”면서 “현행법상 동물은 ‘사유재산’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소유주가 동물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구조할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보호단체가 방치된 동물을 직접적으로 구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지붕도 없이 야외에서 생활하는 부경동물원 소속 동물들이 폭염을 피해가도록 수의사들과 함께 가림막을 치고 왔다”고 덧붙였다.

민간단체가 동물 구조·보호를 주도하는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동물 구조에 나선다. 특히 동물복지를 강조하는 미국은 정부기관과 동물원, 민간단체가 협력해 방치 동물을 구조한다. 미국 내무부 산하 기관인 ‘미국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United States Fish and Wildlife Service)’은 ▲환경 보전 계획과 정책 수립 ▲미국 국립 야생동물 보호소와 시스템 구축 ▲멸종위기종의 관리와 보존 ▲야생동물 밀매 근절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USFWS는 비영리단체인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Association of Zoos and Aquariums)와도 협약을 체결해 바다거북·해달과 같은 멸종위기종을 구조하고, 야생으로 완전히 돌려보낼 수 있을 때까지 보호한다.

정진아 팀장은 “미국 같은 경우는 야생동물의 본래 서식지와 흡사한 자연환경을 구현해놓은 ‘생추어리(Sanctuary)’가 잘 조성돼 있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에서 구조된 야생동물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남은 생을 보낼 수 있다”며 “한국에서 구조된 사자와 사육곰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에 있는 야생동물생추어리(TWAS·The Wild Animal Sanctuary)에 보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야생동물생추어리(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는 동물의 특성에 맞는 자연환경을 조성해 놓았다. /TWAS
야생동물생추어리(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는 동물의 특성에 맞는 자연환경을 조성해 놓았다. /TWAS

방치된 동물들에 넓은 세상 안겨주려면

현재 국내에서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등 5개 환경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태다. 이 개정안들은 오는 12월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기존 등록제였던 동물원·수족관 설립이 허가제로 전환되고, 시설의 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전문검사관제가 도입된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당장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신규로 동물원을 설립할 경우에는 개정안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기존에 설립된 동물원에는 5년간의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정진아 팀장은 “개정된 법이 시행되면 운영난을 겪는 동물원은 사육 포기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그러면 방치되는 동물이 또다시 발생하기 때문에 더 많은 보호시설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 전시 시설 자체의 운영 목적과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할 필요도 있다”며 “재미를 위한 공간이나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한 공간으로써 동물원이 운영되지 않을 수 있게끔 제도적인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동물원에 방치된 동물을 구조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선결돼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학대를 당한 동물은 지자체를 통해 일정 기간 격리되지만, 소유자로부터 소유권을 박탈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같은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동물원뿐만 아니라 동물의 권리를 다루는 제도나 법률의 추가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해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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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되는 곳 ‘라떼는 집밥’ /archives/79573 Tue, 29 Aug 2023 05: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73 김영숙(76)씨는 1년 전 길을 지나다 우연히 음식점 ‘라떼는 집밥’의 구인광고를 봤다. 코로나19로 집 안에만 있어 답답하던 차였다.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70세를 훌쩍 넘은 자신을 누가 써줄까 싶었지만 일단 지원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합격이었다. 김영숙씨를 더 놀라게 한 건 자신보다 나이 많은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란 사실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24년 1000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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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76)씨는 1년 전 길을 지나다 우연히 음식점 ‘라떼는 집밥’의 구인광고를 봤다. 코로나19로 집 안에만 있어 답답하던 차였다.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70세를 훌쩍 넘은 자신을 누가 써줄까 싶었지만 일단 지원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합격이었다. 김영숙씨를 더 놀라게 한 건 자신보다 나이 많은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란 사실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24년 1000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고령자 돌봄과 일자리 문제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라떼는 집밥’은 어르신들의 재사회화를 돕기 위해 설립된 동명의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음식점이다. 평균 나이 73세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라떼는 집밥’을 지난달 25일 방문했다.

사회적협동조합 ‘라떼는 집밥’은 고령 인구의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음식점을 서울 강북구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명현 청년기자
사회적협동조합 ‘라떼는 집밥’은 고령 인구의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음식점을 서울 강북구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명현 청년기자

다시 세상 밖으로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2시. 음식점에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반찬은 무말랭이와 오뎅볶음, 콩나물국. 2020년 문을 연 ‘라떼는 집밥’에서는 손님들이 진짜 집밥 먹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매일 국과 밑반찬을 다르게 준비한다. 

“2004년 서울 강북구 지역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시작한 ‘반찬 나눔’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몇 년 동안 반찬을 배달해도 ‘그냥 집 앞에 놓고 가라’고만 하고 얼굴 한번 안보여주는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김성희(55) 라떼는 집밥 사무국장은 ”세상으로부터 단절되고 고립된 어르신들을 다시 밖으로 불러내기 위해 식당을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고령층엔 모든 메뉴를 5000원에 판매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르신들은 주민센터와 복지센터 등의 지원을 통해 더 저렴한 가격에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다.  

“혼자 있으면 같은 반찬을 며칠씩 먹지. 요리하기가 힘드니까. 그런데 여기서는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가족이 나에게 이렇게 해줄까 하는 생각도 들어(웃음).”

최태자(80)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라떼는 집밥’에서 식사를 한다. 혼자 생활하는 최씨에게 이곳은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다. 직원들과 안부를 주고받고 대화도 나누며 외로움을 달래는 공간이다. 협동조합을 통해 알게 된 또래 어르신들과 이곳에서 모임을 갖기도 한다. 김성희 사무국장은 “라떼는 집밥이 음식점을 넘어 어르신들의 소통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브로 불리는 이춘원 ‘라떼는 집밥’ 조리장이 주문을 받고 요리를 하고 있다. /한명현 청년기자
올리브로 불리는 이춘원 ‘라떼는 집밥’ 조리장이 주문을 받고 요리를 하고 있다. /한명현 청년기자

직원 평균 나이 73세  

주문이 들어오자 ‘오렌지’가 식당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릇을 설거지하고 떨어진 밑반찬을 채워 넣는다. 조리장 보조로 일하는 김영숙씨는 ‘라떼는 집밥’에서 오렌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가게에 근무하는 직원 4명의 모두 김씨처럼 별명이 있다. 라떼는 집밥의 조리장을 맡고 있는 이춘원씨는 ‘올리브’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나이에 대한 편견을 깨고 수평적 구조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내일 모레 90살인데 누가 날 써주겠어. 그런데 여기선 일도 하고 나처럼 혼자 사는 노인들까지 도울 수 있으니 좋지.” 홀 세팅과 서빙을 맡고 있는 직원 김형수(89)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일하고 싶다”고 했다.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직원 외에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하는 직원들도 여럿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매일 출근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일주일에 두 시간씩 가게에 와서 자신이 잘하는 반찬을 만들고 가는 식으로 일한다. 

김성희 사무국장은 “서비스 대상자와 지역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고령층이 아닌 중장년층의 고독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을 위한 교육과 재사회화와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에요. 또 강북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의 특성에 맞는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한명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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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AI·VR 기술로 치매를 진단한다 /archives/79580 Tue, 29 Aug 2023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0 [인터뷰] 이현준 세븐포인트원 대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902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17.5%에 해당하는 숫자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치매 환자 수도 늘고 있다. 2020년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약 84만명. 2024년에는 100만명,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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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현준 세븐포인트원 대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902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17.5%에 해당하는 숫자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치매 환자 수도 늘고 있다. 2020년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약 84만명. 2024년에는 100만명,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세븐포인트원은 디지털 기술로 치매를 진단하고 대응하는 기업이다.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어르신들의 추억 속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행복감을 증진하는 회상요법 ‘센텐츠(SENTENTS)’와 AI를 이용해 1분 만에 치매를 진단하는 ‘알츠윈(AlzWIN)’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제36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에서는 AI 기술을 토대로 디지털 포용 사회 구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달 20일 이현준 세븐포인트원 대표를 만났다.

/성가현 청년기자

―치매라는 이슈에 관심을 갖고 회사까지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치매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원래는 VR 기술로 콘텐츠를 제작해보고 싶었죠. 우연히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는데 한 어르신이 스무살 이후로 고향에 한번도 내려가지 못했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가지고 있던 VR 기기로 고향의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굉장히 조잡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좋아하셨죠. 이후에 그 어르신이 옛날에 살던 동네나 아드님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며 활력을 되찾으셨다는 소식을 듣게 됐어요. 가슴이 뭉클했죠. 그게 이 일을 시작한 계기가 됐어요.”

―VR 고글을 쓴 어르신들의 모습, 상상이 잘 안가요.

“VR은 2030세대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이동이 제한된 분들에게는 바깥세상을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수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번은 생선을 팔아 다섯 자녀를 키우신 어르신에게 수산시장의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허공에 팔을 휘두르시며 생선을 어디서 어떻게 파셨는지 열심히 설명하시더니 이내 눈물을 흘리시며 좋아하셨죠.”

―그게 ‘회상요법’인가요.

“네 맞습니다. VR을 이용한 회상요법은 해외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습니다. 치매의 원인 중 하나가 우울증이에요. 과거를 회상하며 얻게 되는 행복감은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VR을 통한 회상요법인 ‘센텐츠’는 이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회상요법을 넘어 AI 치매 진단 기술까지 내놓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빠르고 정확한 치매 진단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특히 독거노인들은 치매 고위험군이에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다보니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고 뇌는 반쯤 잠자는 상태에 놓이게 되죠.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치매 검사를 받아보시면 좋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게 참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간단한 진단 방법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기존 치매 진단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신속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어르신들에게 치매 검사 용지를 내밀면 5분도 안 돼서 집중력이 흐려집니다. 하지만 알츠윈은 1분 동안 AI와 대화를 하면 진단이 끝납니다. 집중력이 흐려지기 전에 검사가 끝나죠. 정확도도 높습니다.”

―치매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죠.

“국내 치매 환자가 100명이 있으면 그중 25명만이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돼 있는 상황입니다. 나머지 75명은 치매 진단조차 받지 않은 채로 살아가고 있어요. 알츠윈이 보급되면 손쉽게 치매 진단을 받고 초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제도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은 없나요.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치매 진단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10%라고 해요. 하지만 실제로 치매안심센터에서 검사를 진행하면 2.8%만 치매로 진단받습니다. 치매안심센터가 주로 노인정, 노인대학 등에 가서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인데요. 정작 사각지대에 있는 고위험군은 그곳에 없습니다. 사각지대의 어르신까지 돌볼 수 있는 제도가 시급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알츠윈을 소비자가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센텐츠 가디언’이라는 이름으로 취약계층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회상요법인 ‘센텐츠’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교육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을 사람들이 필요해져 경력보유여성이나 어르신들을 센텐츠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치유하는 기업’이라는 미션을 앞으로도 잘 지켜나가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성가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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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동행, 가족 아닌 이웃도 괜찮아요” /archives/79591 Mon, 28 Aug 2023 06: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91 [인터뷰] 한혜련 이웃하다 대표 “노인분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서 혼자 병원에 방문하는 게 어려워요. 휠체어를 타시는 등 완전히 거동이 불가능한 경우엔 가정 방문이나 시설 입소라는 지원 제도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단순히 거동이 불편한 경우엔 이런 지원을 받지 못하죠. ‘이웃하다’는 이런 분들을 돕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 ‘이웃하다’는 외부 활동에 동행이 필요한 노인에게 이웃을 연결하는 돌봄·동행 서비스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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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혜련 이웃하다 대표

“노인분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서 혼자 병원에 방문하는 게 어려워요. 휠체어를 타시는 등 완전히 거동이 불가능한 경우엔 가정 방문이나 시설 입소라는 지원 제도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단순히 거동이 불편한 경우엔 이런 지원을 받지 못하죠. ‘이웃하다’는 이런 분들을 돕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 ‘이웃하다’는 외부 활동에 동행이 필요한 노인에게 이웃을 연결하는 돌봄·동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병원에 가는 것부터 주민센터에 가서 행정 업무를 보거나 관광·쇼핑까지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 처음 서비스를 도입한 2021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이용자 수는 1700명에 달한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소셜캠퍼스온 2센터에서 만난 한혜련 이웃하다 대표는 “돌봄서비스로 이웃과 이웃이 묶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소셜캠퍼스온 2센터에서 만난 한혜련 이웃하다 대표는 "아직까지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없다"며 "이웃하다는 이웃의 돌봄·돌행으로 보호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장희원 쳥년기자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소셜캠퍼스온 2센터에서 만난 한혜련 이웃하다 대표는 “아직까지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없다”며 “이웃하다는 이웃의 돌봄·돌행으로 보호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장희원 쳥년기자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병원 동행인 서비스’와 무엇이 다른가?

“서울, 인천 등 지자체에서 병원 동행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지자체 내에 거주해야 하고,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 유사 서비스를 받고 있으면 안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조건을 찾다가 지쳐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웃하다는 첫 인증 후 자유롭게 매칭할 수 있기 때문에, 조건 등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돌봄이나 동행이 필요한 사람들이 가까이 사는 이웃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병원 동행이 필요하지만, 동행인을 구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지역을 기반으로 해 동행을 할 수 있는 이웃을 매칭해주는 방식이다. 실제 이용 사례 중에 평소 혼자 병원에 갈 경우 두 시간이 걸렸는데, 서비스를 이용하고 소요시간을 절반이나 줄일 수 있었다.”

-수익 구조가 궁금하다.

“사실 서비스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보니 큰 수익이 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점은 다른 한 편으론 장점이 될 수 있다. 수수료가 없어 동종 서비스보다 5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건강 관련 식품 등 제품 판매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이용자 사례를 소개한다면.

“병원 동행이 필요할 만큼 거동이 불편하지만, 동행인을 구하지 못하는 분들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테스트 기간 중 지방에 거주하는 분이 정기적으로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진료를 다녀야 했다. 보호자와 서울을 오가려면 교통비, 식비 등가 두 배로 드는데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웃하다는 동행인 등록과 인증 시스템을 간편하게 해 접근성을 높였다. /장희원 청년기자
이웃하다는 동행인 등록과 인증 시스템을 간편하게 해 접근성을 높였다. /장희원 청년기자

-타인이 동행인이다 보니 안전을 걱정하는 분이 있을 것 같다.

“모르는 이웃과 동행하는 게 위험해 보일 수 있지만, 철저한 인증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동행인 자격으로 등록되는 ‘이웃하다 선생님’에게 인증마크를 부여해 안전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웃하다 서비스에 처음 등록할 때 관련 경력이나 자격증 등 서류를 등록하면 된다. 특별한 점은 복지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한 경우도 인정해주고 있다. 주말에 남을 위해 시간을 내어 봉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러한 가치도 인정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퇴직 공무원 대상으로 일자리를 연결한다고 들었다.

“중장년의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뉴스타트 일자리 매칭’ 사업을 통해 퇴직 공무원 중심으로 진행하게 됐다. 처음엔 사회공헌 활동 차원으로 퇴직 공무원이었던 분들이 동행인 역할을 해보는 것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퇴직 공무원 한 분이 이웃하다 서비스 이용자와 함께 병원에 동행해 계단에서 업고 오르내리는 걸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 진정성만 있다면 퇴직 공무원도 이웃하다의 선생님이 충분히 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서비스를 알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한번 이용하시면 자연스럽게 계속 이용하시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과 동행한다는 게 두려움이 아닌 누구나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보호자 입장에선 마음 편히 맡길 수 있고, 당사자 입장에서도 동행인을 구하는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장희원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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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익은 ‘그린바나나’로 필리핀 마을을 바꾸다 /archives/79587 Mon, 28 Aug 2023 04: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7 [인터뷰] 차홍선 코너스톤티엔엠 대표 착한 기업, 착한 소비, 착한 탄수화물. ‘착한’이라는 형용사가 유행이다. 문제에 대한 솔루션 제공하는 대상을 지칭할 때 주로 쓰인다. 예컨대 착한 소비는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의 삶까지 생각하는 소비를, 착한 탄수화물은 천천히 소화되고 흡수돼 건강에 이로운 식품을 뜻한다. 소셜벤처 코너스톤티엔엠의 대체식품 브랜드인 ‘바나나아일랜드’는 착한 소비와 착한 탄수화물 섭취 두 가지를 가능하게 하는 상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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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홍선 코너스톤티엔엠 대표

착한 기업, 착한 소비, 착한 탄수화물. ‘착한’이라는 형용사가 유행이다. 문제에 대한 솔루션 제공하는 대상을 지칭할 때 주로 쓰인다. 예컨대 착한 소비는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의 삶까지 생각하는 소비를, 착한 탄수화물은 천천히 소화되고 흡수돼 건강에 이로운 식품을 뜻한다. 소셜벤처 코너스톤티엔엠의 대체식품 브랜드인 ‘바나나아일랜드’는 착한 소비와 착한 탄수화물 섭취 두 가지를 가능하게 하는 상품을 만들었다. 바로 ‘그린바나나가루’다. 한국과 필리핀 각 국가의 사회문제도 동시에 해결한다.

차홍선 코너스톤티엔엠 대표는 “필리핀과 한국, 농촌과 도시를 연결해 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기업의 미션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진 청년기자
차홍선 코너스톤티엔엠 대표는 “필리핀과 한국, 농촌과 도시를 연결해 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기업의 미션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진 청년기자

바나나아일랜드를 만든 차홍선(33) 코너스톤티엔엠 대표는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국제개발협력가였다. 차 대표는 불안정한 농산물 거래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필리핀 소농들에게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 바나나에 부가가치를 더한 그린바나나가루 생산을 시작했다. 원료 수급부터 유통, 생산까지 전 과정을 필리핀 농촌지역의 소농, 바나나협동조합과 함께 진행한다. 이렇게 생산한 그린바나나가루는 글루텐프리(Gluten-free) 식품으로 한국에서 판매된다. 당뇨나 다이어트 등으로 밀가루 대체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지난달 20일 서울 영등포구 소셜캠퍼스온 당산에서 차홍선 코너스톤티엔엠 대표를 만났다.

-국제개발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식품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있었던 필리핀 마운틴프로빈스 주의 파라셀리 지역 주민은 대부분 바나나를 키우는 소농이었어요. 문제는 도로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차량을 가진 유통업자에게 판매를 의존한다는 거였어요. 유통업자가 부르는 값에 바나나를 팔고 있었죠. 그래서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어요. 1kg에 14페소(약 328원)를 받다가 얼마 후에는 7페소(약 164원)에 팔더라고요. 농산물 가격이 일정하지 않으니까 월수입도 예측하기 어렵고, 소농의 삶도 불안정했어요. 가격 문제를 해결해서 소농들에게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줄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바나나를 가공해서 부가가치를 더하는 식품 사업을 떠올리게 됐어요.”

-소농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게 있었나요.

“파라셀리 지역에는 공동 경작하는 품앗이 문화가 남아있어요. 그래도 도움을 받으면 어느 정도 인건비를 줘야 하는데, 그러면 남는 돈이 없는 거예요. 아이들 학교도 보내야 하고, 몸이 아프면 병원에도 가야 하는데 이런 사회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없는 거죠. 만약에 이번 달에는 얼마를 벌 수 있는지 알았으면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바나나 농사를 지어서 팔았을 거예요. 가격이 고정적이면 이런 결정을 사전에 할 수 있는 거죠.”

-사업 아이템으로 그린바나나가루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식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건강문제도 해결하고 싶었어요. 시장조사를 하다가 필리핀 마닐라의 한 상점에서 그린바나나가루를 발견했어요. 조사를 해보니 그린바나나가루에 혈당이 빠르게 오르는 것을 막는 저항성 전분이 굉장히 풍부하더라고요. 식이섬유, 마그네슘, 칼슘, 칼륨, 철분 비율도 높고요. 직접 요리해서 먹어봤는데 맛도 좋았어요. 건조된 분말 형태라서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죠.”

-한국에서는 그린바나나가루가 낯선 재료인데요.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글루텐프리 가루예요. 밀가루 섭취가 어려운 당뇨병 환자 등 식단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요. 노랗게 익기 전인 그린바나나를 건조해 만드는 건데요. 이렇게 초록색 상태일 때는 당분이 없어요. 바나나는 노랗게 익으면서 안에 있었던 전분이 당화가 돼서 달콤해지거든요.”

코너스톤티엔엠은 올해 필리핀 파라셀리 지역에 그린바나나가루의 2차 가공까지 할 수 있는 시설을 완공했다. 차홍선(왼쪽에서 네 번째) 대표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너스톤티엔엠
코너스톤티엔엠은 올해 필리핀 파라셀리 지역에 그린바나나가루의 2차 가공까지 할 수 있는 시설을 완공했다. 차홍선(왼쪽에서 네 번째) 대표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너스톤티엔엠

-아몬드가루, 쌀가루 등 다른 밀가루 대체식품과 비교했을 때 장점은 뭔가요?

“아몬드가루는 베이킹용으로 많이 사용돼요. 아몬드가루로 빵이나 쿠키를 만들면 식감이 포슬포슬해요. 그린바나나가루로는 조금 더 쫀득하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어요. 바나나가 아몬드보다 지방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쌀가루랑 비교했을 때는 섭취 후에 혈당을 많이 올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린바나나가루는 조리 활용도도 다른 대체 밀가루보다 넓어요. 튀김, 부침류 요리도 할 수 있고 소스나 수프에 넣는 전분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그린바나나가루 생산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필리핀 파라셀리 지역의 소농들에게 원료를 수급 받아요. 지역의 바나나협동조합 차량을 이용해서 농부들에게 바나나를 받아오는 직거래 방식이에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2021년 6월부터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78명의 소농과 바나나 직거래를 했어요. 그린바나나가루 생산도 바나나협동조합에서 해요. 코너스톤티엔엠이 생산 시스템 구축과 교육을 담당하고 시설 운영은 협동조합이 하는 거예요. 채용도 협동조합에서 진행하고요. 협동조합 구성원이 생산 직원이 되는 구조인 거죠. 이렇게 협동조합에서 창출된 일자리가 20개 정도 돼요. 원래 작년까지만 해도 1차 가공은 필리핀에서 하고 가공된 원료를 한국으로 가지고 와서 2차 가공을 했는데요. 올해는 파라셀리 지역에 시설을 다 지어서 2차 가공까지 마무리한 완제품을 필리핀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어요. 8500kg의 그린바나나로 그린바나나가루를 1t 정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테스트 중이에요.”

-한국에서 필리핀의 문제를, 필리핀에서는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거네요.

“그렇죠. 한국 소비자가 바나나아일랜드의 제품을 좋아해 주면 필리핀의 소득 문제를 풀 수 있고, 필리핀 소농들의 능력과 자원으로는 한국의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제조업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탄소발자국을 많이 만들게 돼요. 이런 환경적인 책임도 다할 수 있는 가치사슬을 만드는 게 다음 목표예요. 작년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CTS(혁신 기술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개발도상국 친환경 식품 제조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도 마무리했어요.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바나나 껍질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툴을 만들었어요. 이걸 활용해서 제품 생산 과정에서 최대한 탄소발자국이 적게 나오도록 시스템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에요.”

이원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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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예술가를 무대로… ‘열터’에선 케이팝부터 전통음악까지 볼 수 있다 /archives/79584 Mon, 28 Aug 2023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4 [인터뷰] 김정오 문화를만드는곳 열터 대표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은 찜통더위를 피하기 위해 바다를 찾은 피서객들로 붐볐다. 오후가 되자 빽빽한 피서객들 사이로 작은 공연장이 설치됐다. 무대에서는 해변을 배경으로 국악, 클래식, 대중음악 등 각양각색의 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준비된 좌석 100석은 순식간에 채워졌고, 지나가던 행인들도 멈춰 서 공연을 감상했다. 무대 위 청년 예술가들은 능숙하게 관객들의 호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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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오 문화를만드는곳 열터 대표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은 찜통더위를 피하기 위해 바다를 찾은 피서객들로 붐볐다. 오후가 되자 빽빽한 피서객들 사이로 작은 공연장이 설치됐다. 무대에서는 해변을 배경으로 국악, 클래식, 대중음악 등 각양각색의 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준비된 좌석 100석은 순식간에 채워졌고, 지나가던 행인들도 멈춰 서 공연을 감상했다. 무대 위 청년 예술가들은 능숙하게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고, 관객들은 이에 화답했다. 하나의 공연이 끝날 때마다 기립 박수와 앙코르가 끊이지 않았다. 몇몇 관객은 흥을 가라앉히지 못해 자리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평화를 만드는 청춘마이크 길굿’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청춘마이크는 열정과 재능이 넘치는 청년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청년 예술가의 문화적 역량을 키우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게 목적이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만난 김정오 ‘문화를 만드는 곳 열터’ 대표는 “문화예술 부문에서 소외된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예술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예진 청년기자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만난 김정오 ‘문화를 만드는 곳 열터’ 대표는 “문화예술 부문에서 소외된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예술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예진 청년기자

청춘마이크는 ‘문화를만드는곳 열터’(이하 ‘열터’)가 주관한다. 열터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펼치는 사회적기업으로, 2005년 화성시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열터는 청춘마이크 외에도 ▲동네 카페·도서관·미술관 등 화성시 내 다양한 공간에서 3일간 문화예술 공연을 하는 ‘생생우리음악축제’ ▲청년 아티스트들의 버스킹 공연을 들으면서 걷는 ‘매향리아트런’ ▲아동 참여형 전통공연 ‘놀이왕사자’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올해는 19팀의 청년 아티스트가 전국 각지에서 평화를 주제로 거리공연을 펼친다.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다문화가정 청년 등 사회취약계층이 열터에서 활동하는 주요 아티스트들이다. 지난달 20일 경기 화성 봉담 문화의집에서 19년째 열터를 운영해온 김정오 대표(48)를 만났다.

-열터의 설립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생 때부터 공연을 해왔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공연자로서 무대에 서고 싶어서 열터를 만들었어요. 해가 지날수록 공연을 기획하는 쪽으로 영역이 점점 확장된 거죠.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들은 하고 싶은 공연보다는 요구되는 공연을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공연을 하려면 내가 스스로 기획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공연도 기획하고 행사도 만들게 됐습니다.”

-열터 무대를 채우는 건 주로 소외된 청년 예술가들이죠.

“사회취약계층인 청년 예술가들은 문화예술 부문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주로 기반이 약한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많이 하죠. 청년 예술가들과 같이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열터의 구성원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대중음악이든 전통예술이든, 이 업계에 종사하고 싶은 청년들은 참 많을 텐데 ‘20대를 지나서, 30대를 지나서 그 이후에도 과연 이 일을 끝까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공통적인 고민을 갖고 있을 거예요. 열터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그들이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연을 맺은 예술가들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예술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배가 돼주고자 합니다.”

-열터의 행사만의 차별점은 뭔가요?

“열터가 만드는 행사의 특이점은 ‘공백’이 있다는 거예요. 축제나 행사를 가보면 보통 팸플릿에 일정이 가득 채워져 있잖아요. 근데 열터가 만드는 행사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매향리아트런’은 농섬이라는 곳을 걸어갔다가 오는 게 축제의 메인이에요. 시간대별로 체험이나 공연이 정해져 있지 않아요. 참여자들이 각자 바닷길을 걸으면서 축제를 완성하죠. ‘정월대보름축제’도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달짚 태우기를 하는 것 빼고는 일정을 비워놓아요. 열터는 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약간의 놀거리만을 제공하죠. 축제를 채우는 건 참여하시는 분들의 몫입니다.”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청년 예술가들이 만드는 공연 ‘평화를 만드는 청춘마이크 길굿’이 열렸다. 이날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100여명은 국악·클래식 등 다양한 예술 공연을 관람했다. /정예진 청년기자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청년 예술가들이 만드는 공연 ‘평화를 만드는 청춘마이크 길굿’이 열렸다. 이날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100여명은 국악·클래식 등 다양한 예술 공연을 관람했다. /정예진 청년기자

-예술가와 관중을 직접 만나서 고민을 듣고 눈높이에 맞춘 프로젝트를 제공한다고요.

“올해로 6년차인 ‘생생우리음악축제’같은 경우는 참여하는 아티스트가 100명, 팀으로는 25팀 정도 돼요. 팀별로 하나하나 직접 찾아가서 소통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행사를 기획해요. 우리가 하고 싶은 행사를 막무가내로 하기보다는 행사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의 의견으로 행사를 만들어가는 형태에요. ‘청춘마이크’도 마찬가지고요. 10년 가까이 운영 중인 ‘어린이장터’ 행사에서도 어린이 참여자들이 하고 싶은 놀이를 해요. 예술가와 관중의 의견을 수렴해 즐거운 축제를 같이 만들어 가는 거죠.”

-열터의 프로젝트가 어떤 아이디어에서 시작되는지 궁금합니다.

“프로젝트마다 다양한데요,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것들이 많아요. ‘매향리아트런’을 예를 들자면, 제가 대학생 때 매향리를 자주 갔어요. 그때는 매향리에 미군기지 폭격장이 있었는데, 폭격장을 없애자는 주민 집회에도 참석했어요. 그 이후에도 사회에 나와서 고민·근심이 있을 때 매향리에 있는 농섬까지 혼자 걸어갔다 오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농섬을 가보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편안해질 텐데 여기서 뭔가를 해볼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매향리아트런입니다. 농섬에 가면 아직도 포탄 자욱이 있어요. 우리가 평화를 굳이 말이나 글로 전달할 필요 없이 농섬에 다녀만 와도 평화의 소중함을 인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지역 문화행사를 오래 진행하면서 느낀 보람은 뭔가요.

“지역 주민들이 열터 행사에 참여해 놀이를 즐기는 걸 보면 뿌듯하죠. 2015년부터는 ‘어린이장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행사 시간이 되면 2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몰려와요. 계속 찾아주는 관객들이 있으니 청년 아티스트도 꾸준히 무대에 오를 수 있고, 지역 주민들도 양질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거죠.”

태안·화성=정예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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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의 골칫거리 농산부산물, 화장품 원료로 변신 /archives/79585 Fri, 25 Aug 2023 06: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5 [인터뷰]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 대전대학교의 한 사무실에는 풀냄새가 가득하다. 식물 줄기와 잎 등 과일이나 채소를 수확하고 남은 농산부산물에서 풍기는 냄새다. 농가에서 수거한 농산부산물은 세척과 건조 과정을 거쳐 기능성 화장품으로 재탄생한다. 농가의 골칫거리였던 농산부산물을 화장품으로 바꾸는 스타트업 코코베리 사무실 풍경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매년 1000만~1500만t의 농산물이 처리가 곤란해 불법으로 소각되거나 버려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전대학교 사무실에서 만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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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

대전대학교의 한 사무실에는 풀냄새가 가득하다. 식물 줄기와 잎 등 과일이나 채소를 수확하고 남은 농산부산물에서 풍기는 냄새다. 농가에서 수거한 농산부산물은 세척과 건조 과정을 거쳐 기능성 화장품으로 재탄생한다. 농가의 골칫거리였던 농산부산물을 화장품으로 바꾸는 스타트업 코코베리 사무실 풍경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매년 1000만~1500만t의 농산물이 처리가 곤란해 불법으로 소각되거나 버려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전대학교 사무실에서 만난 나상훈(31) 코코베리 대표는 “농산부산물은 먹진 못하지만, 과일이나 채소와 비슷한 수준의 양분을 가지고 있다”며 “농산부산물을 활용해 화장품을 만들면 농가의 고민도 덜고 환경도 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코베리는 농산부산물의 업사이클링을 통해 농산부산물 처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2017년 설립된 코코베리는 딸기 농사 중 버려지는 식물의 줄기에서 항산화 성분을 추출해 스킨 제품을 만들었다. 2021년엔 해당 스킨을 3차까지 모두 완판할 만큼 상품성도 확보했다. 현재 코코베리의 매출은 설립 초기보다 40배 성장했다.

20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 사무실에서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가 딸기의 기는줄기를 소개하고 있다. /대전=정고은 청년기자
20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 사무실에서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가 딸기의 기는줄기를 소개하고 있다. /대전=정고은 청년기자

-농산부산물에 주목한 이유가 있나?

“함께 창업을 준비하던 친구 부모님이 딸기 농사를 지었다. 딸기 농사를 짓다 보면 잎, 줄기 등 농산부산물이 많이 발생하는데, 폐기하는 일이 만만찮았다. 직접 농가로 가보니 열매양에 비해 잎, 줄기 등 농산부산물의 양이 두배 이상 차이 날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결국 폐기물로 버리게 되는데 비용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하더라. 과일 껍질에도 영양분이 있는 것처럼 줄기나 잎에도 사람에게 이로운 성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국내에선 농산부산물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농민들에게 농산부산물은 큰 골칫거리다. 농산부산물 자체는 자연스럽게 부패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엄청나게 많은 양의 부산물을 쌓아두면 다음해 농사를 짓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폐기물로 처리하게 되면 인력이나 비용도 무시하지 못해 대부분 불법적으로 소각하는 경우가 많다. 농가 화재가 2~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대부분 농사를 시작하는 영농기를 앞두고 부산물을 소각하면서 발생한다.”

-농산부산물을 어떻게 화장품으로 재탄생시키는가?

“우선 여러 농산부산물을 모아서 화학적 처리를 통해 피부에 도움이 될만한 성분을 찾는다. 이후 그에 맞춰 화장품을 개발한다. 코코베리의 주력제품인 딸기 스킨의 경우 딸기의 줄기 부분에서 피부 미백, 주름 개선에 효과가 있는 ‘엘라그산’을 발견했다. 이는 석류 열매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이다. 이외에도 수박 줄기에선 염증 억제 성분을 발견해 현재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20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 사무실에서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가 딸기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정고은 청년기자
20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 사무실에서 나상훈 코코베리 대표가 딸기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대전=정고은 청년기자

-수급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현재 농산부산물 거둬들이고 있는 논산의 딸기 농가만 2300개나 된다. 협력 농가 외에도 코코베리 블로그나 기사를 보고 전국에 있는 농가에서 연락도 온다. 심지어 돈을 줄 테니 농산부산물을 가져가 달라는 요청까지 있을 정도다. 2021년엔 농산부산물 100kg 정도만 활용했는데, 현재는 300kg까지 수거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500kg 이상 수거해 활용하는 것이다.”

-소비자 반응도 궁금하다.

“대개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했다고 하면 거부감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신다. 실제로 화장품 개발 공장에서도 이게 효능이 있을지 걱정까지 하셨다. 하지만 제품 성분 개선을 꾸준히 진행해 다른 스킨케어 제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었다. 또 최근엔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더욱 많이 찾아주신다.”

-원료 수거부터 개발, 판매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나?

“수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이 코코베리 내부에서 이뤄진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딸기의 경우 5~6월 농사가 마무리되는데, 그 시기에 맞춰 협력 농가에 방문해 부산물을 수거한다. 이후 부산물 세척, 건조, 성분 추출, 배합 등 전 과정을 모두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모든 과정을 맡는 게 힘들긴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신뢰도를 줄 수 있는 한 가지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농가에서 수급한 농산부산물은 코코베리의 연구실에서 세척, 건조를 거쳐 화장품의 원료로 쓰인다. /대전=정고은 청년기자
농가에서 수급한 농산부산물은 코코베리의 연구실에서 세척, 건조를 거쳐 화장품의 원료로 쓰인다. /대전=정고은 청년기자

-농가에도 수익 일부를 환원하고 있다.

“농산부산물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농가에 수익을 드리고 있다. 농가에 방문하면 기존에 처치하기 곤란했던 걸 수거도 해가는데 부수입도 생기니 기분이 좋다고 하시더라. 앞으로 사업이 더 커지면 제품 판매를 통해 발생한 매출의 일부도 농가에 환원하고자 한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농산부산물을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딸기, 수박, 토마토의 농산부산물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는 39개의 주요 작물의 농산부산물이 있다고 하더라. 이를 모두 연구하고 이로운 성분을 발견해 제품화 하는 게 목표다. 또 해외로도 영역을 넓히려고 계획 중이다. 최근 멕시코와 인도의 대학 연구실에서 공동 연구 제안이 와서 논의 중이다.”

대전=정고은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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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 한부모 가정 일·양육 어려움 가중 /archives/79583 Fri, 25 Aug 2023 04: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3 “모든 걸 홀로 감당해야 하는데 생활력이 없으면 어떡해요.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목소리를 내야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바뀌는 건 없지 않습니까.” 지난달 23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유진(52·가명)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씨는 중국에서 낳은 24살 아들과 18살 딸을 홀로 키우는 탈북민 가정의 가장이다. 전씨가 탈북을 결심한 계기는 8년간의 군 생활에서 전역한 뒤 1990년대말 ‘고난의 행군’ 시기에 급격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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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홀로 감당해야 하는데 생활력이 없으면 어떡해요.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목소리를 내야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바뀌는 건 없지 않습니까.”

지난달 23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유진(52·가명)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씨는 중국에서 낳은 24살 아들과 18살 딸을 홀로 키우는 탈북민 가정의 가장이다. 전씨가 탈북을 결심한 계기는 8년간의 군 생활에서 전역한 뒤 1990년대말 ‘고난의 행군’ 시기에 급격히 어려워진 가정 형편 때문이었다. 집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중국으로 넘어가 일자리를 찾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그의 나이 25살이었다.

중국에서 가정을 꾸린 전씨는 곧바로 일터로 나갔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제대로 된 일을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한곳에 오래 머물다 보면 누군가의 신고로 몸을 숨겨야 했다. 중국 공안에 잡히면 강제북송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중국어에 능숙하지 않아 본인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전씨가 한국에 온 건 2010년이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중국에 있는 가족에게 틈틈이 보냈다. 그러다 한국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아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와야 했다. 낯선 땅에서 아이들과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앞섰다. 하지만 제3국 출생 자녀를 홀로 키워야 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우리 아이들은 중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북한이탈주민 대상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정부 지원이 부족한 탓에 탈북민 한부모의 양육은 끝나지 않는 ‘서바이벌 게임’ 같다”고 말했다.

/어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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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미션, ‘돌봄과 일’ 두 마리 토끼 잡기

제3국 출생 자녀를 둔 가정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북한이탈주민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북한이탈주민은 국내 탈북민 정착 제도에 따라 양육비·정착기본금·주거지원 등을 받는데, 현행법상 북한에서 태어나고 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아야만 북한이탈주민으로 인정된다. 문제는 탈북민의 상당수가 수년간 타국에서 은신하다가 입국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중국, 동남아 등 제3국을 거친다. 이 기간 제3국에서 태어난 자녀는 북한 출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양육 지원 서비스 대상에서 배제된다. 중국에서 아들과 딸을 낳은 전씨도 양육비 450만원을 제외하고 정착기본금과 주거지원은 받지 못했다.

이러한 탓에 전씨는 11년째 직업 세 개를 병행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비만으로는 생계를 이어나갈 수 없는 탓이다. 전씨의 하루는 오전 8시에 시작된다. 그는 5시간가량 환자 옆에서 식사부터 거동까지 돕는 요양보호사로 일한다. 오전에 요양보호사 업무를 마치면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다음 일을 시작한다. 오후에는 보험설계사로서 보험 상담·영업을 수행한다. 업무 시간이 자유로워 틈틈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어 일을 시작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늦은 저녁에는 편의점 작업복을 갈아입고 아르바이트를 한다. 모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자정이 넘는다. 전 씨는 “쓰리잡을 주 5일씩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반복하다 보면 온몸이 쑤신다”며 “최근에는 미흡한 건강관리로 부정맥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두 아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상황이 이보다 안 좋았다. 전씨는 “친척이나 가까운 지인이 없어 육아를 홀로 감당해야 했다”며 “급여 수준을 낮춰가며 육아와 병행 가능한 시간제나 단기 일자리를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로 중화요리 식당에서 설거지했어요. 처음에는 아는 중국어를 간신히 구사하며 조선족인 척했죠. 남한 사람들은 탈북민에게 우호적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단기 일자리로는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유지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컴퓨터 자격증, 심리 상담사 자격증,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조금이라도 젊을 때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죠. 당시 공부를 한다고 아이들이 주말 내내 엄마와 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 그때 함께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이 아직도 마음 한편 남아있습니다.”

북한여성인권 운동가로 활동 중인 김정아 통일맘연합회 대표는 “제3국 출생 아이는 엄마와 한번 떨어졌던 과거 경험으로 인해 더욱 심한 분리불안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맘협회 소속 회원 중 한명은 자녀가 부모와 떨어지는 걸 극도로 두려워해 화상통화를 틀어놓고 다녔을 정도”라며 “결국 그 회원은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미션, 제3국 출생 자녀 학교에 보내기

탈북민 자녀의 학업 공백도 문제다. 제3국에서 생활하다 온 탈북청소년들은 언어, 문화적 차이로 학업을 포기한다. 사교육에 의존한 치열한 성적 경쟁에도 튕겨져나간다. 전씨는 “첫째 아들은 한국어를 잘 못해서 학교 다닐 때 애를 먹었는데, 그래도 검정고시를 통과해 대학에 다니고 있다”면서도 “내후년이면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둘째 딸의 입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교육 관련 정보를 얻을 네트워크가 없다”고 토로했다.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은 ‘탈북자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 반면 북한 출생 탈북청소년은 정원 외 대학 특례입학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 입학문이 더 넓다. 지난 2019년부터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도 특례입학 제도 적용 대상이 됐지만, 정원 ‘내’ 특례입학만 허용했다. 이 또한 강제성이 없어 정원 내 탈북청소년 특례입학 제도를 도입한 대학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모춘흥 한양대학교 평화연구소 연구교수는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가 남한 사회에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제2조에 단서 조항을 두고 ‘제3국에서 출생한 탈북민 자녀’를 포함하는 것을 입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학급에서 만나는 개별 탈북청소년을 이해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 교수는 “탈북민 한부모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보다는 ‘자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탈북민이 더 안정적으로 사회·경제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노동 시장 참여라는 단기적 처방과 함께 자산 형성이라는 장기적인 해법이 요구됩니다. 정부는 탈북민이 개인의 생애 주기 안에서 국가의 공적 사회보장 혜택과 사적 금융 제도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제도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정예림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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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생활체육 장벽을 낮추면 일상이 건강해집니다” /archives/79589 Fri, 25 Aug 2023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9 [인터뷰] 정고운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대표 “여가활동을 하고 싶어도 인프라가 없어 생활체육을 즐기지 못하는 장애인이 많아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장애인공공체육시설이 있지만, 한 번 가려면 3시간은 족히 걸리고, 이마저도 신청인이 많아 이용하려면 수 개월을 기다려야해요. 장애인도 웨이트 트레이닝같은 생활체육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기초 체력도 높일 수 있는데 운동을 못하니 외출도 못하고, 근력도 점차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고운(37)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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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고운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대표

“여가활동을 하고 싶어도 인프라가 없어 생활체육을 즐기지 못하는 장애인이 많아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장애인공공체육시설이 있지만, 한 번 가려면 3시간은 족히 걸리고, 이마저도 신청인이 많아 이용하려면 수 개월을 기다려야해요. 장애인도 웨이트 트레이닝같은 생활체육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기초 체력도 높일 수 있는데 운동을 못하니 외출도 못하고, 근력도 점차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고운(37)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대표는 “장애인의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해선 생활체육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는 2020년 설립된 국내 최초 배리어프리 헬스케어센터로 장애인·기저질환자·노인 등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헬스케어 서비스 ‘어댑핏’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온라인과 서울·부산에 위치한 오프라인 센터의 누적 고객은 5000명에 달한다.

지난 19일 부산 금정구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본사에서 만난 정고운 대표는 “병원치료가 끝난 뒤에도 운동하지 않으면 심폐 능력과 근력이  저하된다”며 “어댑핏을 통해 재활치료와 생활체육 사이 공백을 최소화하고 체력과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맞춤 피트니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부산 금정구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본사에서 정고운 대표가 무장애 헬스케어센터을 소개하고 있다. /강다현 청년기자
지난 19일 부산 금정구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본사에서 정고운 대표가 무장애 헬스케어센터을 소개하고 있다. /부산=강다현 청년기자

-생활체육에 집중한 이유가 궁금하다.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퇴원하는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집에서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받았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가 매우 한정적이란 걸 깨닫고 13년 전부터 환자들에게 퇴원 후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운동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거나 관련 동영상을 추천하기도 했다. 5~6년이 지나고 보니 운동을 꾸준히 한 분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무엇보다 세상에 나와 다른 사람과 소통도 하고 활기찬 삶을 살고 있더라. 이때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함께 할 동료를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댑티드 피트니스가 장애인 스포츠와 구분되는 점은 무엇인가.

“어댑핏은 신체·정신적으로 제약이 있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는 어댑티드 피트니스(Adapted Fitness)의 줄임말이다. 어댑티드 피트니스 문화를 더 확산하자는 취지로 지었다. 강조하고 싶은 건 공공체육센터에서 하는 보치아나 역도 등의 장애인 스포츠와는 완전히 다르다. 어댑티드 피트니스는 신체에 제약이 있는 사람도 생활체육을 접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어댑핏에서는 장애와 질환을 고려해 적합한 생활체육을 제안하고 있다.”

-어댑핏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과정이 궁금하다.
“비장애인의 경우 헬스장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게 인바디와 같은 체성분분석이다. 장애인도 마찬가지로 내 신체 상태를 분석하고 전략을 짜는 게 가장 최우선이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거나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경우 측정기에 올라가기부터 어렵다. 어댑핏에서는 3회에 걸쳐 세부 신체 분석을 진행한다.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도 측정이 가능하도록 기기를 개발했다. 해당 기기로 근지구력, 균형능력 등을 진단하고 자세와 움직임 평가도 한다. 이후 병력이나 장애 관련 상담을 통해 전문가의 소견이 담긴 가이드북을 제공한다. 이 과정이 끝난 후 트레이닝이 시작된다. 센터 내에는 물리치료사, 스포츠의학석사 등 특수체육 전문가 20여 명이 근무하며 장애인의 운동을 돕는다.”

-신체적 제약이 있는 고객을 고려하며 진행하는 게 쉽지 않겠다.

“자체적인 커리큘럼이 있지만, 장애나 질환 유형이 워낙 많다 보니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강사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강사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대한특수웰니스협회’를 만들어 전문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질환과 장애 유형에 따라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드는지, 심리적으로 어떻게 교류할 수 있는지 등을 가르친다.”

-강사의 역량이 강조되다 보면 정서 소진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

“강사 한 명이 정말 많은 케이스의 장애 유형을 다루다 보니 정서적으로 소진이 많이 되긴 한다. 하지만 운동하며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힘든 것도 잊히더라. 2년 전부터 방문하시던 뇌성마비 환자의 경우 우울증을 앓고 계셨는데, 운동을 통해 극복하셨다. 최근엔 부모로부터 독립도 하고 장애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도 하고 계시다. 이런 변화를 경험하면 ‘이 맛에 일하는구나’싶다.”

무장애 헬스케어센터 내 맞춤형 피트니스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강다현 청년기자.
무장애 헬스케어센터 내 맞춤형 피트니스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강다현 청년기자.

-‘어댑핏’외에도 하고 있는 일이 있나?

“휠체어 서핑, 휠체어 복싱, 바디프로필 등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 운동 취약계층에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휠체어 서핑은 어댑핏 고객분들의 요청으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다. 고객의 신체 상황에 맞게 서핑 동작을 수정하고, 서핑에 필요한 근력 트레이닝 등을 진행해 성공적으로 휠체어 서핑 프로그램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물속에서는 더 자유롭다며 행복해하시던 고객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올해는 매트라이프 재단과 함께 ‘100일간의 서프라이즈(SURF-RISE)’ 프로젝트로 확장해 10명의 청년 지체 장애인의 휠체어 서핑을 돕고 있다.”

-앞으로의 확대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아직 고객 유치보다는 어댑티드 피트니스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이 일반 헬스장에 가면 아직도 안전문제로 거절당하는 게 대다수다. 장애를 가지고 있더라도 동일하게 운동할 수 있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올 9월엔 대한민국 최초로 배리어프리 피트니스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강다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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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라이다로 수목 데이터 수집… 수목 시장 활성화에 기후위기 대응까지 /archives/79588 Thu, 24 Aug 2023 06: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8 [인터뷰] 루트릭스 안정록 대표, 김유겸 이사  “앞마당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고 가정해 볼게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나무 가격이나 품질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수목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탓이 커요. 그러다보니 진입장벽도 높아지는 거죠. 수목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공개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나무를 접할 수 있는 수목 거래 환경을 만들고 있어요.” 지난달 13일 만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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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루트릭스 안정록 대표, 김유겸 이사

 “앞마당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고 가정해 볼게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나무 가격이나 품질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수목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탓이 커요. 그러다보니 진입장벽도 높아지는 거죠. 수목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공개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나무를 접할 수 있는 수목 거래 환경을 만들고 있어요.”

지난달 13일 만난 루트릭스의 안정록(32)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직원들과 전국을 돌며 나무 농가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직접 나무의 규격, 높이를 입력하고 루트릭스만의 기술로 이미지를 촬영해 데이터베이스에 업로드했다. 기존에는 수목 공급자가 수기로 나무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기입해야 했다. 정보를 취합할 때 통일된 기준이 없다 보니 이렇게 모은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기도 어려웠다.

지난달 13일 만난 안정록(오른쪽) 루트릭스 대표와 김유겸 이사. 안 대표는 “신뢰할 수 있는 수목 데이터를 수집, 활용해 더 많은 사람이 더 건강한 수목을 심고 가꿀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 이주희 청년기자
지난달 13일 만난 안정록(오른쪽) 루트릭스 대표와 김유겸 이사. 안 대표는 “신뢰할 수 있는 수목 데이터를 수집, 활용해 더 많은 사람이 더 건강한 수목을 심고 가꿀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청년기자

루트릭스는 1만평 기준으로 평균 4.4일이 걸리던 수목 데이터 수집 기간을 무려 16분으로 단축했다. 수목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는 검색 필터를 활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조건의 나무를 찾을 수 있다. 루트릭스는 2021년 창업 이후 2개월 만에 퓨처플레이·소풍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안정록 대표와 김유겸 이사(30)를 서울 강남구 루트릭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안 대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궁극적으로 기후위기 해결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20대 시절 중장년층 문화로 여겨지는 조경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김유겸=조경은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조경을 통해 도심에서도 자연공간을 향유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 조경에 대한 정보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대중에게 수목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해서 조경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자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었다.  

안정록=미국이나 유럽은 조경 선진국이다. 비결은 ‘유지관리’에 있다. 미국에서는 조경 작업 후에 식물 데이터를 활용해 꾸준히 관리한다. 한국은 구축된 수목 데이터가 없어서 나무가 오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거나 체계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왜 수목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나.

안정록=예를 하나 들겠다. 과거에는 브랜드 청바지가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웠다. 동대문에 가도 원단이나 가격에 대해 잘 모르니까 바가지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의류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 수목 데이터가 구축되면 정보를 비교하면서 소비자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조경 시장이 성장하려면 더 많은 사람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에는 공개된 조경 정보가 별로 없다.

김유겸=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보가 없으니 선뜻 수목 거래를 할 마음이 안 든다. 왠지 비싸게 파는 것 같고, 판매자를 신뢰할 수가 없는 거다. 소비자가 없으니 수목 시장 규모는 자꾸 작아진다. 이런 문제 때문에 팔리지 않고 죽는 나무가 엄청 많다. 좋은 나무가 쑥쑥 자라지 못하고 방치되면 결국 손해 보는 건 대중이다. 정보 공개만으로 더 많은 사람이 자연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루트릭스에서 개발한 기술은 어떤 건가.

김유겸=미국, 유럽 등 조경 선진국에서는 라이다(LiDAR) 처리 기술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산림 조사를 한다. 드론이나 비행기로 산림을 촬영해 어떤 나무가, 얼마큼 있는지 파악하는 기술이다. 그런데 이 기술만으로는 나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얻을 수 없다. 자연에서는 나무가 빽빽하고 불규칙한 간격으로 자라기 때문이다. 루트릭스에서는 두 기술을 국내 수목환경에 맞게 개발했다. 같은 종류 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심는 나무 농가에 적용하니 나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수목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김유겸=나무를 구매한 경험이 없던 사람들이 루트릭스를 통해 수목 시장에 많이 유입된다. 루트릭스에서는 고객 눈높이에 맞춰 나무를 추천해주고, 나무 거래 후 유지관리까지 도와준다. 나무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던 사람도 ‘나무를 키울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안정록=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나무를 키우면 결국 나무가 죽는 경우가 많다. 나무가 잘 자라는 데 필요한 기후, 토질 정보와 5년 후 10년 뒤의 생장 예측 정보도 알려 드린다. 고객들이 나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더 커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수목 데이터는 기후위기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안정록=도심에 있는 나무의 지름 등을 측정해 기록해두면 그 나무가 탄소를 얼마나 흡수하는지 알 수 있다. 도심 조경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이미 도심에 있는 나무 지름을 측정해서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한다. 지름이 두꺼운 나무가 탄소를 더 많이 흡수한다. 수목 데이터를 구축하면 산림연구나 기후위기 대응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유겸=나무 가치를 미적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게 아니라, 실제 효용가치에 따라 평가할 수 있게 된다. 그럼 도심지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 더 좋은 나무를 가져올 수 있다. 잎의 상태, 흉고직경(사람의 가슴 높이 부근에서 잰 나무 지름) 등에 따라 건강한 나무를 구분할 수 있는데, 이때 나무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수목 정보가 꼭 필요하다. 에너지 보존, 탄소흡수 등 나무 한 그루가 미치는 경제적, 환경적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김유겸=아름다운 자연 공간을 만드는 서비스를 계속 개발할 것이다. 지금은 루트릭스 직원이 직접 방문해 수목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앞으로는 수목농가들이 각자 키우는 나무 데이터를 직접 입력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수목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조경 시장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주희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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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사회혁신가 발굴해 농가 자립을 돕습니다” /archives/79559 Thu, 24 Aug 2023 04: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59 [인터뷰] 이성범 원더스인터내셔널 대표 “국제개발협력에서 자선보다는 ‘자립’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고 싶었어요. 동정심에서 유발된 자선은 개발도상국 현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저는 실질적으로 ‘성과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반적인 해외원조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국제개발활동을 할 수 있는 비영리단체 ‘원더스인터내셔널’(이하 ‘원더스’)을 설립했죠. 2020년 설립 이후 라오스·캄보디아 등에서 현지 사회혁신가를 발굴·육성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농부들이 자발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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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성범 원더스인터내셔널 대표

“국제개발협력에서 자선보다는 ‘자립’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고 싶었어요. 동정심에서 유발된 자선은 개발도상국 현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저는 실질적으로 ‘성과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반적인 해외원조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국제개발활동을 할 수 있는 비영리단체 ‘원더스인터내셔널’(이하 ‘원더스’)을 설립했죠. 2020년 설립 이후 라오스·캄보디아 등에서 현지 사회혁신가를 발굴·육성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농부들이 자발적으로 농업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도록 농가를 지원합니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원더스인터내셔널 사무실에서 만난 이성범(46) 대표는 ‘옐로펀트 커피’ 드립백을 들고 있었다. 옐로펀트 커피는 라오스 북부 지역의 소규모 농가가 원더스 지원을 받아 생산한 아라비카 커피다. 이 대표는 “원더스는 라오스 3개 주의 8개 마을과 협력해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라오스 북부에 있는 루앙프라방에 설립된 사회적기업 ‘아롬디(Aromdee)’에서 옐로펀트 커피를 소비자들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로펀트 커피가 담긴 머그잔을 사이에 두고 이 대표와 마주 앉았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원더스 인터내셔널 사무실에서 만난 이성범 대표가 ‘옐로펀트 커피’ 드립백을 들고 있다. 옐로펀트 커피는 라오스 북부 지역의 소규모 농가가 원더스 지원을 받아 생산한 아라비카 커피다. /김어진 청년기자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원더스 인터내셔널 사무실에서 만난 이성범 대표가 ‘옐로펀트 커피’ 드립백을 들고 있다. 옐로펀트 커피는 라오스 북부 지역의 소규모 농가가 원더스 지원을 받아 생산한 아라비카 커피다. /김어진 청년기자

-커피 냄새가 향긋하니 좋네요.

“그렇죠?(웃음) 옐로펀트 커피는 오직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커피입니다. 원더스는 루앙프라방주의 고산마을 6곳에 신규 커피 묘목 5만주를 지원해 원두 생산량을 늘리고 있죠. 지난 2019년에는 루앙프라방 야시장 입구 광장에 핸드드립 전문 카페를 차리고 루앙프라방 청년들을 고용해 옐로펀트 커피를 판매 중입니다. 로컬 소비자와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좋아요.” 

-옐로펀트 커피 사업 말고도 원더스에서 진행 중인 다른 프로젝트들이 궁금한데요.

“원더스의 주요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시장기반 지역사회 개발 사업 ▲현지 혁신 활동가 발굴·협력 사업 ▲국제개발협력 인식 증진 사업 등이죠. 원더스는 묘목 등 부자재를 제공하거나 농업 기술을 전수하는 식으로 현지 저소득층 농가를 지원해 농업 생산성을 증대합니다. 옐로펀트 커피 사업이 대표적인 예시죠. 이 밖에도 개도국 현지 농업에 적합한 흑생강, 허브차, 사차인치(견과류의 일종) 등의 작물을 재배하도록 돕습니다. 라오스 현지 여성들은 원더스의 지원을 받아 메콩강에서 자라는 민물김을 가공해 소득을 창출하기도 합니다. 원더스는 이렇게 생산된 농산품을 가공·상품화해 사회적기업에서 판매합니다. 현지 청년들 가운데 사회혁신가를 발굴하고 양성해 함께 사회적기업을 운영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펼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렇죠.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에 앞서 해당 지역의 강점을 파악하고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이때 현지 조사만 9개월에서 1년 정도 진행합니다. 그다음은 지자체, 로컬NGO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현지 주민들을 교육합니다. 자연의 순리대로 농산물을 재배하는 방식을 알려주고, 지속가능한 농업활동을 위해 필요한 외부자원을 연결해줍니다. 민물김 가공 사업을 예를 들면, 라오스 여성들이 기른 민물김이 국제 식품박람회에 출품 가능하도록 돕고, 소셜미디어(SNS) 마케팅 방식을 알려주는 식입니다.“

-현재까지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나요?

“민물김을 가공해 소득을 증대하는 사업에는 여성 85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60%가량 증가하기도 했죠. 라오스 혁신활동가 육성 사업과 아시아 사회혁신가 육성사업을 거쳐 간 청년은 총 110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현지에서 로컬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라오스 현지 여성들은 원더스의 지원을 받아 사차인치(견과류의 일종) 등의 작물을 재배한다. /원더스 인터내셔널
라오스 현지 여성들은 원더스의 지원을 받아 사차인치(견과류의 일종) 등의 작물을 재배한다. /원더스 인터내셔널

-현지 주민들의 신뢰는 어떻게 얻을 수 있었나요?

“공감과 공유가 핵심이에요. 현장 활동가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부분이죠. 때로는 상황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중요해요. 결국 국제개발협력은 사람 간의 관계라고 생각하고,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죠. 원더스는 현지 조사 과정에 주민들과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키기도 했답니다.“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있나요?

“저는 원더스 설립 이전 굿네이버스 등 글로벌 NGO에서 15년간 활동했습니다. NGO에서 활동하며 국가 간의 경계를 구분하기에 인류는 너무나도 연결돼 있고, 빈곤 문제는 특정 국가가 아닌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것을 느꼈죠. 그래서 굿네이버스에서 쌓은 해외사업 관리 업무 경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진행하는 ODA 적정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형태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고안했습니다.”

-원더스를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없나요?

“원더스를 설립했을 당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쳤어요. 해외에서 사업을 펼치는 것부터가 힘들었고, 경영난을 겪었죠. 사실 설립 초기에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원더스의 비전을 계속 알리다 보니 후원자 100여명이 3억6000만원가량의 초기 자금을 후원해주셨죠. 기술과 장비 개발에는 많은 연구원과 교수들이 무보수로 자원해 도와주셨고요. 제가 NGO에서 일한 경력이 길다 보니 대가를 바라지 않고도 함께해주실 분들이 옆에 많았던 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도 궁금합니다.

“원더스의 지원을 받아 농가 소득을 증대시킨 한 할머니께서 돈다발을 흔들며 환하게 웃으시더라고요. 그 할머니께서는 “오늘은 풀을 데쳐 먹는 게 아니라 닭고기를 먹어야겠다”고 자랑하시더라고요. 할머니의 표정과 말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저소득 농가가 수익을 창출하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저축이라는 걸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거 자체가 엄청난 변화고, 보람이죠.”

김어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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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웃음소리 가득… 익산 ‘친환경 청년마을’을 아시나요? /archives/79586 Thu, 24 Aug 2023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6 공공·민간·비영리가 함께 청년 공간 조성작업실부터 놀이터까지 모두 친환경으로 “익산 청년들이 모여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어요. 오늘 혼자 참여했는데 달리기 대회에서 1등도 하고, 다른 분들과 어울리면서 대화하니 즐거웠어요. 앞으로도 행사에 참여할 것 같아요.”(정도희·24) “달리기 대회에 참여하려고 고창에서 왔어요. 비도 오고 골목 상가가 전부 닫혀 있어서 참여 인원이 적을 줄 알았는데 엄청나게 북적이더라고요. 퀴즈도 맞추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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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민간·비영리가 함께 청년 공간 조성
작업실부터 놀이터까지 모두 친환경으로

“익산 청년들이 모여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어요. 오늘 혼자 참여했는데 달리기 대회에서 1등도 하고, 다른 분들과 어울리면서 대화하니 즐거웠어요. 앞으로도 행사에 참여할 것 같아요.”(정도희·24)

“달리기 대회에 참여하려고 고창에서 왔어요. 비도 오고 골목 상가가 전부 닫혀 있어서 참여 인원이 적을 줄 알았는데 엄청나게 북적이더라고요. 퀴즈도 맞추고 샴푸바랑 도마도 받고, 뜻밖의 즐길 거리가 많아서 또 오게 될 것 같습니다.”(김정수(가명)·30)

전북 익산 중앙동에 있는 ‘중앙맨션’ 2층에 러닝화를 신은 청년들이 모였다. 형형색색의 목재 가구들과 목재 소품으로 채워진 이 공간에서 지난달 14일, 사회적 목공기업 ‘사각사각’이 주최하는 ‘지구장이 달리기 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당일 내린 폭우로 인해 행사 규모가 축소됐지만, 열기는 식지 않았다. 20~30대 청년을 포함한 시민과 관계자 50여 명이 모였다. 청년 마을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단거리 달리기 대회, 사각사각 퀴즈 대회 등이 열렸다. 참가자들에겐 사각사각의 제로웨이스트 생활용품과 비건 간식이 제공됐다. 달리기 대회 수상자 6명에겐 사각사각 권순표(39) 대표가 수상자의 이름이 새겨진 나무 상패를 전달했다.

사각사각 팀원들이 중앙맨션의 YES 청년환경비축기지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익산=최민아 청년 기자
사각사각 팀원들이 중앙맨션의 YES 청년환경비축기지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익산=최민아 청년 기자

익산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중앙동 골목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익산의 ‘명동’이었다. 젊은 사람들로 가득 차 활기를 띠던 상권이었지만, 주변 일대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중심지가 형성됐고, 인구고령화, 지방소멸 문제와 맞물려 인구가 감소해 점차 활력을 잃어갔다. 현재는 간판이 녹슬고 차단막이 내려간 폐업 가게들이 상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골목 전체가 어둡고 한산해졌다. 익산에서 나고 자란 김초옥(37) 사각사각 매니저는 “10~20대 시절 활발했던 중앙동 골목을 경험했기 때문에 상권이 모두 죽어버린 현재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지역 활력을 살리기 위해 정부에서 선정한 ‘청년 마을’이다. 행정안전부가 3년간 총 6억원을 지원하는 이번 사업은 사회적 목공기업 사각사각이 맡았다. 사각사각은 원 도심인 중앙동을 소량생산, 직접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단지 ‘지구장이 마을’로 만든다. 중앙동에 위치한 중앙맨션을 거점 공간으로 삼고, 수공예와 환경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친환경 창업을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지역민과 청년이 함께 환경 감수성을 함양할 수 있는 세미나와 행사를 개최하는 활동을 한다. 권 대표는 “지구장이 마을을 통해 익산에 많은 분이 다시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활기를 되찾길 바란다”며 “사각사각은 지속적으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전북 익산 중앙동 중앙맨션에서 사각사각이 주최한 ‘지구장이 달리기 대회’가 열렸다. /익산=최민아 청년기자
지난달 14일 전북 익산 중앙동 중앙맨션에서 사각사각이 주최한 ‘지구장이 달리기 대회’가 열렸다. /익산=최민아 청년기자

처음 진행된 지구장이 달리기 대회에서 청년들은 4시간 동안 중앙맨션 2층에 머물렀다. 달리기 대회 시상식이 종료됐음에도 청년들은 중앙맨션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의 발길을 묶은 것은 달리기 대회, 퀴즈 대회가 아닌 서로간의 ‘교류’였다. 달리기 대회 여자부문에서 1등을 한 정도희(24)씨는 시상식이 끝나고 “현재 중앙동 청년 몰에서 비건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어 앞으로 이런 행사가 있다면 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었던 중앙맨션 1층에서 로컬 편집샵을 운영 중인 김병수(가명) 비마이크 대표는 도희씨에게 편집샵에 베이커리 상품을 납품해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각사각은 YES(Youth Eco Storage-center) 청년환경비축기지를 통해 수공예와 환경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지구장이마을로 더 불러모을 계획이다. 지구장이 달리기 대회 당시에 비어 있던 공간은 사각사각이 양성하는 ‘청년 그린 크래프터’들의 에코 창업 공간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권 대표는 “2022년부터 인화동 도시재생센터에서 위탁교육을 받아 목공 창업교육을 진행해왔다”며 “실질적인 목공 창업 노하우와 그간 쌓인 교육생 데이터를 토대로 소량 생산, 소량 소비를 지향하는 지구장이 마을을 함께 만들 청년을 육성한다.”고 말했다.

YES 청년환경비축기지를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도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KB국민은행은 사각사각과 함께 청년환경비축기지 내에 ‘아름드리 놀이터’를 만들었다. 놀이터에 있는 놀이기구와 장난감은 모두 목재로 만들어졌다. 부모들이 쉬면서 한눈에 놀이터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환경비축기지에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 행사 당일 청년들 사이로 놀이터에 앉아 비건 휘낭시에를 맛있게 먹는 5살 여자 어린이가 사회자 눈에 띄었다. 엄마와 함께 행사에 놀러 온 아이는 사회자와 인터뷰를 하며 달리기 대회 대진표를 추첨했다. 장보미(40) 매니저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모들이 이곳에서 머무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목재의 자원순환을 위한 작업실도 마련됐다. 아름드리 놀이터 옆에는 폐목재를 활용하는 공간인 ‘장이 작업실’이 있다. 가구를 만들고 남은 목재에서 태워 버려져야 하는 폐목재를 활용해 장난감을 만든다. 사각사각은 회사 2층에서 장년층을 대상으로 폐목을 활용한 실용목공교육 프로그램 ‘청춘 놀이터’를 다년간 운영해오며 익산시 은퇴 장년층 6명이 모인 소모임 ‘제페토’를 만들게 됐다. 앞으로 제페토는 중앙맨션 장이 작업실에서 목재 장난감과 소품을 제작한다. 작업실이 통유리창으로 돼 있어 이곳에 방문하는 아이들은 친환경 놀이터를 이용하고 목공과정도 자연스레 관찰할 수 있다. 권 대표는 “목공교육을 하면서 시니어 선생님들과 대화해보면 젊은 열정적이고 포용적인 태도에서 배우는 점이 많다.”며 “아름드리 놀이터와 YES 청년환경비축기지를 이용하는 젊은 세대도 시니어 선생님들과 소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각사각은 2021년 제로웨이스트샵 '게스트 지구인'을 오픈을 시작으로 환경활동을 본격화했다. /전북=최민아 청년기자
사각사각은 2021년 제로웨이스트샵 ‘게스트 지구인’을 오픈을 시작으로 환경활동을 본격화했다. /익산=최민아 청년기자

중앙동에 활기를 불어넣은 사각사각은 전 연령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세대에 상관없는 목공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나무로 누구나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어린이·청년·장년·장애인 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목공교육을 수강한 익산 시민은 3000명에 달한다. 권 대표는 “교육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목공을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다”며 “세대 갈등으로 말이 많은 요즘이지만 목공을 매개로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턴 외부지역 청년의 유입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익산시 중앙동 지구장이 마을은 익산역과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있는 지리적 장점을 살려 로컬에서 창업 경험을 하고 싶은 외지 청년들을 대상으로 ‘퇴근하GO’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외지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는 중앙맨션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제로웨이스트샵 게스트 지구인의 꼭대기 층에 위치해있다. 비닐봉지가 없고 제로웨이스트 제품들로만 생활용품이 채워진 ‘불편한 하우스’에서 외지 청년들이 직접 생활 규칙을 정해 생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외지 청년 2명, 지역 청년 2명과 함께 4박 5일간 숙소를 실험적으로 사용해 기본적인 용품 세팅 등의 준비를 마쳤다. 

지구장이 마을의 최종 목표는 마을 안에서 환경과 관련된 의식주를 모두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친환경문화단지를 만드는 것이다. 김초옥 매니저는 “한 달에 한 번 지구장이 달리기 대회와 같은 행사를 개최하고, 환경 세미나를 개최해 모든 세대가 함께 교류하며 살아가는 환경 공동체를 조성하고, 청년 그린크래프터의 다양한 에코 창업과 실험을 통해 하나의 친환경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3년 안에 중앙동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청년 마을로 부흥시킬 것이다”고 덧붙였다.

익산=최민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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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재활하도록 ‘가활’을 알려드립니다” /archives/79582 Wed, 23 Aug 2023 06: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82 [인터뷰] 김정희 파랑새발달클리닉 대표 “아동의 뇌와 행동 발달은 환경에 크게 의존해요. 그렇기 때문에 직접 생활하는 공간에서 함께 어울리는 사람과 학습하는 것이 아동 발달에 좋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의료기관 중심으로 재활이 이뤄지고 있어요. 덴마크나 호주처럼 가정이나 학교를 중심으로 장애아동의 재활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파랑새발달클리닉 상담실에서 만난 김정희(39) 대표는 “국내 많은 장애아동이 의료영역에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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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희 파랑새발달클리닉 대표

“아동의 뇌와 행동 발달은 환경에 크게 의존해요. 그렇기 때문에 직접 생활하는 공간에서 함께 어울리는 사람과 학습하는 것이 아동 발달에 좋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의료기관 중심으로 재활이 이뤄지고 있어요. 덴마크나 호주처럼 가정이나 학교를 중심으로 장애아동의 재활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파랑새발달클리닉 상담실에서 만난 김정희(39) 대표는 “국내 많은 장애아동이 의료영역에만 국한된 재활을 하고 있다”며 “아동이 병원 밖에서도 일상의 활동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재활 정보와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랑새발달클리닉은 장애아동과 청소년의 재활을 돕는 사회적기업이다. 2018년 설립돼 현재는 대구·안동·구미 등 인접 지역에서 온 장애아동 60여 명이 재활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는 맞춤형 재활 수업과 활동 증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가정이나 학교에서 쉽게 재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를 유튜브에도 제공하고 있다.

김정희 파랑새발달클리닉 대표는 “장애아동·청소년이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의 ‘경험’을 통해 꾸준히 발달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재활”이라고 말했다. /대구=성이영 청년기자
김정희 파랑새발달클리닉 대표는 “장애아동·청소년이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의 ‘경험’을 통해 꾸준히 발달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재활”이라고 말했다. /대구=성이영 청년기자

-파랑새발달클리닉을 설립한 이유가 궁금하다.

“대학병원에서 소아 물리치료사로 12년간 근무하면서 병원에서 대기만 하다가 재활의 골든타임을 놓친 아이들을 자주 봤다. 병원 내 전문 인력 부족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소아 재활이 병원이라는 공간에 한정돼 있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도 재활이 이뤄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설립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옷 입기 등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해 장애아동의 재활을 돕는 것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활동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활동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보와 전략을 알려준다. 그 과정에서 핵심은 부모에게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독립성을 기르는 것에 있다. 보호자에게도 아이가 스스로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다른 민간 재활 기관과 다르게 ‘가활’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파랑새발달클리닉은 가활(Ablement)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가활이란 치료 당사자의 발달상태에 맞춰 인적·물적 환경을 바꾸는 재활 개념이다. 손 사용이 불편해 이 닦기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360도 솔이 달린 칫솔로 이를 닦게 하는 방법이 가활의 예다. 파랑새클리닉은 이 과정에서 360도 칫솔과 같은 가활 도구를 추천하고, 아이가 사용법을 배우고 혼자서 해낼 수 있도록 돕는다. 가활 자체가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라 도구들은 직접 고치거나 외국에서 구해서 쓰고 있다.”

-재활치료실에 전문 기구가 아닌 일상 도구가 많이 보인다.

“보통 재활치료라고 하면 큰 기구를 사용해 수업하는 모습을 생각한다. 하지만 저희는 기존 재활도구와 함께 일상 도구도 함께 활용하고 있다. 아이가 먹고, 입고, 씻는 등 일상생활에서 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한 아동은 혼자 셔츠 입기 어렵다며 치료실에 셔츠를 갖다 두었다. 치료사와 함께 옷 입는 연습을 하며, 손이나 팔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배운다.”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겠다.

“가족은 아이의 재활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의 모든 활동을 보조하는 것 보단 아이를 믿고 최소한의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기관에 중증 뇌병변장애를 가진 7살 기윤이라는 아이가 있다. 기윤이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스스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믿어주신다. 그 덕분에 기윤이는 자신감과 재활 의지가 높아 수월하게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 고개 가누기도 어렵던 아이가 지금은 부모와 산책도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반장을 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자존감도 높아졌다.”

김정희 대표가 다리가 불편한 뇌성마비 아동과 재활 수업을 하고 있다. 파랑새발달클리닉은 축구공 차기 등과 같은 활동을 제공해 아동이 능동적으로 움직임을 학습할 수 있게 돕는다. /파랑새발달클리닉
김정희 대표가 다리가 불편한 뇌성마비 아동과 재활 수업을 하고 있다. 파랑새발달클리닉은 축구공 차기 등과 같은 활동을 제공해 아동이 능동적으로 움직임을 학습할 수 있게 돕는다. /파랑새발달클리닉

-재활치료 외에 별도 프로그램도 있나?

“장애아동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은 재활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달리기 등 일상 활동을 하면서 ‘뛰는 방향을 바꾸는 게 어렵네’, ‘한쪽 발로 서 있는 시간이 부족하네’ 등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랑새발달클리닉 2년 전부터 작은 축구 대회를 열고 있다. 팀을 꾸린 참가 아동들에게 경기에 필요한 움직임을 알려주고, 자유롭게 경기를 하도록 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와 보호자가 일상 활동 경험의 중요성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튜브로 무료 콘텐츠도 보급한다고?

“사람들이 쉽게 소아 재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파랑새 유튜브를 시작했다. 인터넷상에는 정보도 많이 부족하고 잘못된 정보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는 주로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재활 운동 영상이나 소아 재활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영상을 올리고 있다. 오프라인 활동도 찍어서 공유한다. 특히 장애아동의 재활사례에 대한 영상이 인기가 많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가 영상을 보고 위로가 많이 됐다고 하시더라.”

-온라인 재활서비스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기술 지원을 받아 온라인 재활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플랫폼은 어려운 용어가 많은 기존 평가 지표들을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바꿔서 아이의 발달 상태, 맞춤 재활 전략과 방법도 알려준다. 보호자는 이를 활용해 수월하게 아이의 재활을 도울 수 있다. 또 재활서비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에 양질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었다.”

대구=성이영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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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도시 울산서 나오는 폐플라스틱, 현장용 안전 제품이 되다 /archives/79560 Wed, 23 Aug 2023 04: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60 [인터뷰] 변의현 우시산 대표  “울산 앞바다는 조선시대에 고래의 바다, 그러니까 ‘경해(鯨海)’라고 불릴 정도로 고래가 많았어요. 그러다 해양오염으로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지금은 개체 수가 크게 줄었죠. 인간이 버린 폐기물을 잘 활용하면 고래를 살릴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우시산’은 울산에서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한다. 변의현(45) 우시산 대표는 “바다 생물들이 다시 울산 바다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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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의현 우시산 대표

 “울산 앞바다는 조선시대에 고래의 바다, 그러니까 ‘경해(鯨海)’라고 불릴 정도로 고래가 많았어요. 그러다 해양오염으로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지금은 개체 수가 크게 줄었죠. 인간이 버린 폐기물을 잘 활용하면 고래를 살릴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우시산’은 울산에서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한다. 변의현(45) 우시산 대표는 “바다 생물들이 다시 울산 바다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찾은 울산 남구의 ‘울산박물관 뮤지엄샵’에는 우시산에서 만든 인형, 양말, 에코백, 재활용품 수거함 등 다양한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언뜻 보면 큰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모두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었다. 변 대표는 지역 상징물인 고래가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으로 인해 숨을 거둔 채 발견된 것을 보고 2019년 업사이클링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우시산은 ‘우리의 시작은 작았지만, 산처럼 큰 꿈을 꾸는 기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언젠가는 울산의 해양생태계를 이전과 같이 되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바다와 해양생물을 구하는 일은 결국 미래 세대를 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울산=김어진 청년기자
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바다와 해양생물을 구하는 일은 결국 미래 세대를 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울산=김어진 청년기자

 새로운 이름을 얻은 폐플라스틱

세계자연기금(WWF)이 지난해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생물의 88%가 플라스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 아래 있다. 플라스틱을 먹은 해양생물은 장기가 손상되거나 면역, 생식 능력이 감소한다. 몸속에 미세플라스틱이 남은 해양생물을 인간이 섭취하면 암 유발, 세포 사멸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변 대표는 “우시산의 구호는 ‘세이브 더 오션, 세이브 더 웨일, 세이브 더 칠드런’”이라며 “바다와 해양생물을 구하는 일은 자라나는 미래 세대를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우시산 제품마다 바다생물 캐릭터가 있다.

“우시산에서는 환경오염으로 고통받는 해양생물들을 캐릭터로 만들고 있다. 우시산의 첫 번째 업사이클링 제품인 ‘별까루 고래’ 인형은 울산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귀신고래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몸에 따개비가 많이 붙어 있는 귀신고래 모습이 마치 별가루를 뿌린 것 같아 이름을 별까루로 지었다. ‘별들포’라는 해마도 있다. 해마가 많이 사는 울릉도에 정들포라는 아름다운 항구가 있는데 한 번 정이 들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의미가 담긴 이름이다. 여기서 착안해 해마 캐릭터 이름은 별들포라고 지었다. 이 외에도 ‘별바다’ ‘별무리’ 등 모든 캐릭터의 성은 ‘별’이다. 지구온난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 별별 걱정이 많은 북극곰 ‘별곰’도 곧 출시한다.”

-업사이클링 제품은 어떤 과정을 통해 제작되나.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이 선박에서 나오는 폐로프 등 해양쓰레기를 수거한다. 어민이 모은 페트병은 수협 등에서 관리한다. 이 기관들과 협약을 맺고 해양폐기물을 확보해 새활용 제품을 제작한다. 폐페트병은 파쇄, 세척 과정을 거쳐 작은 플레이크 입자가 된다. 이 플레이크로 제조한 단섬유는 인형과 이불의 충전재로 사용된다. 플레이크를 더 작게 분쇄하면 펠릿이 되는데, 이를 녹여 만든 장섬유 원사로 티셔츠, 에코백 등 다양한 섬유제품을 만들 수 있다. 우시산은 현재 수집과 운반, 소재 연구, 원료생산을 담당하는 여러 기업 및 기관과 자원순환 네트워크를 구축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안전 제품도 개발한다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제작하다 보니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업사이클링 제품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야 더 많은 폐기물을 새활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울산이 산업 중심 도시이다 보니 플라스틱이 굉장히 많이 생산된다. 산업체들이 플라스틱 상품을 제작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이라도 꾸준히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속가능한 쓰임을 추구하는 안전ESG 제품을 만든 이유다. 현재 국내 최초로 폐안전모를 새활용한 경량 작업모, 버려진 페트병으로 만든 안전 조끼와 장갑, 불량 자동차 부품을 새활용한 안전 콘 등을 제작한다.”

해양플라스틱 새활용 사업에 쓸 페트병을 수거하는 모습. /우시산 제공
해양플라스틱 새활용 사업에 쓸 페트병을 수거하는 모습. /우시산 제공

-취약계층도 직원으로 채용한다던데.

“맞는다. 이분들이 주로 매장 관리나 페트병 분류, 포장 등 작업을 한다. 어르신 근로자가 많고 최근에는 발달장애인 디자이너들도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발달장애인 7명은 훈련생으로 함께하고 있다. 이들 역량이 올라오면 한 명씩 채용할 생각이다. 최근에 발달장애인 디자이너가 만든 바다생물 이불은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완판 되기도 했다.”

“모든 폐자원을 새활용하고 싶어요”

-현재 준비 중인 다른 업사이클링 소재도 있나?

“해마다 국내에서 나오는 폐의류가 30만 톤(t)이나 된다. 이런 헌 옷을 새활용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까지 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했고 올해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기업체의 폐작업복 등을 모아 해섬(원단 혹은 의류를 찢고 갈아서 섬유의 원료로 되돌리는 작업)해 장갑과 양말, 티셔츠 등을 만들고 있다. 우시산에서 후원하는 장애인 복지관의 발달장애인들이 작업 과정에 참여한다. 일을 하는 발달장애인들 표정이 밝아졌다면서 이들 부모님도 좋아하신다. 현재 울산에만 작업장이 있지만 전국적으로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싶다.”

-옷은 혼합물이라 업사이클링이 어렵다던데.

“헌옷을 모아 재질별로 분류하고 기계에 넣으려면 단추, 지퍼, 프린트를 다 제거해야 한다. 여러 공정을 거쳐 실을 뽑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계속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헌옷을 새활용하려는 기업이 많이 없다. 하지만 헌옷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사람들은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따라 싼 가격에 쉽게 옷을 사고 몇 번 입고 버린다. 이런 옷들은 아프리카로 수출돼 ‘헌옷 산’을 이룬다. 여기서 나온 유독한 화학 성분은 주변 환경을 오염시킨다.”

-업사이클링 사업을 하며 가격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어도 가격이 비싸면 사람들이 사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업사이클링 제품에 쉽게 다가오게 하려면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중간 유통 단계와 이윤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고 한다. 공장과 협업해 우리가 직접 만들어 판매하면 중간 유통 과정을 줄일 수 있다. 수작업으로는 비용을 맞출 수 없어 대량 생산도 필요하다.”

-우시산의 최종 목표는.

“처음에는 페트병 한 가지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버려지는 거의 모든 폐자원을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데 도전하고 있다. 여러 자원이 버려지지 않고 새활용되면 좋겠다. 물론 시도되지 않은 것들을 주로 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고, 기술 개발에 비용도 많이 든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가 하는 일이 빛날 거라고 생각한다.”

울산=김어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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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을 다시 반려견으로… “편견 없는 입양문화 만듭니다” /archives/79561 Wed, 23 Aug 2023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61 [인터뷰]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우리 사회에서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동물 입양을 장려하는 캠페인도 다양하게 진행됐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캠페인 문구는 동물권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구입하는 비율은 여전히 높고, 입양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식품축산부가 지난 2월 공개한 ‘2022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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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우리 사회에서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동물 입양을 장려하는 캠페인도 다양하게 진행됐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캠페인 문구는 동물권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구입하는 비율은 여전히 높고, 입양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식품축산부가 지난 2월 공개한 ‘2022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기로 했을 때 개인을 통해 분양하는 비율이 51.9%로 가장 많았다(유료 분양 포함). 펫샵 구매는 21.9%,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나 민간단체를 통해 유기견을 입양하는 경우는 10.4%였다.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는 “유기동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동물등록제도’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보민 청년기자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는 “유기동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동물등록제도’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보민 청년기자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에서 만난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는 “‘유기견은 키우기 어렵다’는 편견이 입양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이라고 말했다. 수의사인 이 대표는 10년 전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었다. 낮에는 수의사로, 밤에는 개발자로 시간을 보냈다. 지금까지 입양 보낸 동물은 10만마리. 이 대표는 플랫폼을 만들면서도 “상처 많은 유기동물이 새로운 가정에서 잘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고 했다. 현실은 달랐다. “지난 10년 동안 포인핸드를 운영하면서 제 편견도 많이 깨졌습니다. 사랑과 관심을 주면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많이 변합니다.”

이 대표는 미디어에서 유기동물보호소의 열악한 환경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것이 오히려 유기동물에 대한 편견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방송에서 본 유기동물보호소를 떠올려보세요. 철창에 갇혀 두려워하는 모습, 털이 뒤엉킨 채 방치된 모습. 관리가 안 된 동물 모습이 보호소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습니다. 보호소는 더러운 곳이고 이곳에 있는 유기동물은 불쌍하고 건강에 문제가 있는 동물이라는 인식이 강해졌죠. 이런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 대표는 지난 5월 이런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를 열었다. 그는 “보호소가 멀리 있는 혐오시설이 아니라 동물을 아끼는 건강한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여전히 열악한 보호소도 존재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보호소 시설이나 동물 관리 방식 등이 많이 개선됐다”고 했다.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 1층 카페 테이블에 놓인 태블릿에서는 푸른 잔디에서 유기견들이 뛰어노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이어 이 유기견 이름, 건강검진 결과, 사회성 등 여러 특성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2층에는 유기동물 거주 공간을 마련했다.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유기동물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유기동물을 직접 만나고 나면 입양을 결심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간식을 주고, 같이 산책을 하다 보면 편견이 깨지거든요. 매월 두 마리의 유기견을 포인핸드가 운영 중인 보호소에서 이곳으로 데려올 예정이에요.”

서울 마포구에 있는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 개관했다. /서보민 청년기자
서울 마포구에 있는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 개관했다. /서보민 청년기자

포인핸드가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하는 양평유기동물보호소 ‘품’에서는 현재 100마리 이상 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보호 기간(30일)이 지나도 안락사하지 않는다. 유기동물을 케이지가 아닌 애견 호텔식 방에 보호한다. 유기견 크기와 상태, 품종에 따라 1마리 혹은 여러 마리로 나누어 보호한다. 유기동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보호 시스템을 갖췄다. 유기동물보호소에서는 입양을 위한 보호만 담당하지 않는다.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은 가장 먼저 수의사의 검진을 받는다. 심각한 질병이 발견될 경우 치료를 해준다. 유기동물 건강상태를 확인해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이 데이터는 입양 희망자가 나타나면 제공한다. 이 대표는 “유기동물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최대한 안락사시키지 않으려는 보호소들 노력이 주목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동물 유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동물등록제도’가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했다. 내년 1월 1일이면 동물등록제도를 시행한 지 딱 10년이다. 하지만 동물등록제도는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기준 516만8614마리의 의무 등록 대상 반려견 중 등록 반려견은 276만 6250마리로 53.4%로 집계됐다. 2마리 중 1마리는 등록되지 않은 셈이다. 이 대표는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동물을 구조하고서 가장 먼저 동물등록 여부를 알아보지만 확인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라고 했다. “동물의 주인이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인식만 된다면 유기 문제는 조금 더 쉽게 풀릴 수 있을 겁니다. 동물의 삶도 나아질 거예요. 포인핸드도 좀 더 많은 동물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전국으로 입양문화센터 지점 수를 늘리는 등 노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서보민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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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현장 경험은 소중한 자산”… 청세담 14기 수료식 /archives/79686 Tue, 22 Aug 2023 09:16:59 +0000 https://futurechosun.com/?p=79686 22일 서울 중구 씨스퀘어빌딩 라온홀에서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14기 수료식이 열렸다. 청세담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소셜혁신연구소가 2014년부터 운영 중인 공익 콘텐츠 전문가 양성과정이다. 이번 14기 수료생 29명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NGO 활동가, 임팩트 투자자, 공익변호사 등 제3섹터 전문가들에게 현장 이야기를 전해듣는 시간을 가졌다. 현직 기자들로부터 미디어의 역할과 기사 작성 방법을 익히고, 사회혁신가들이 모인 루트임팩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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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중구 씨스퀘어빌딩 라온홀에서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14기 수료식이 열렸다. 청세담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소셜혁신연구소가 2014년부터 운영 중인 공익 콘텐츠 전문가 양성과정이다.

이번 14기 수료생 29명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NGO 활동가, 임팩트 투자자, 공익변호사 등 제3섹터 전문가들에게 현장 이야기를 전해듣는 시간을 가졌다. 현직 기자들로부터 미디어의 역할과 기사 작성 방법을 익히고, 사회혁신가들이 모인 루트임팩트 헤이그라운드 등을 방문하며 여러 공익 현장을 경험했다.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과 교류하면서 네트워킹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22일 서울 중구 씨스퀘어빌딩 1층 라온홀에서 ‘청년, 세상을 담다’ 14기 수료식이 열렸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22일 서울 중구 씨스퀘어빌딩 1층 라온홀에서 ‘청년, 세상을 담다’ 14기 수료식이 열렸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이날 우수 수강생에 대한 시상식도 진행됐다. 출석, 과제 수행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우수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2명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을 받은 김채운 청년기자는 “비슷한 꿈을 꾸는 청세담 14기 동기들의 적극적인 자세를 보면서 열의를 북돋을 수 있었다”며 “기자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직접 부딪혀보며 인터뷰·현장 기사 등을 작성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대외활동 중에서 청세담을 택한 건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청세담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전’에 대한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현대해상은 지난 5월 청세담 수강생과 수료생의 역량 강화를 위해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박근영·고해진 청년기자(14기)가 각각 최우수상과 장려상, 13기 동문 강지민 수료생이 우수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을 받은 박근영 청년기자는 금융기관 퇴직예정자(시니어)와 저소득 청년의 금융컨설팅 사업을 제안했다.

수료식에 참석한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은 “청세담에서 함께한 지난 5개월간 청년기자들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며 성장하는 ‘상호 임팩트’를 만들어냈다”며 “10년째 청세담을 지원하고 있는 현대해상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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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학습자들이 가꾸는 도심형 스마트팜 ‘올치’ /archives/79545 Tue, 22 Aug 2023 06: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45 지하철역에서 채소 키워 판매·유통느린학습자 9명 교대 근무로 운영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 마지막 날. 부산 거제해맞이역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스마트팜 ‘올치(Allchee)’에서는 다 자란 채소들이 푸른 빛을 자랑하고 있었다. 느린학습자인 허모(25)씨는 2m 높이의 수경재배 스마트팜에서 채소를 정성스레 수확하고 있었다. 그는 “싱그러운 채소를 수확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허씨는 이곳에서 5개월째 스마트팜 시설을 관리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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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채소 키워 판매·유통
느린학습자 9명 교대 근무로 운영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 마지막 날. 부산 거제해맞이역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스마트팜 ‘올치(Allchee)’에서는 다 자란 채소들이 푸른 빛을 자랑하고 있었다. 느린학습자인 허모(25)씨는 2m 높이의 수경재배 스마트팜에서 채소를 정성스레 수확하고 있었다. 그는 “싱그러운 채소를 수확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허씨는 이곳에서 5개월째 스마트팜 시설을 관리하고,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채소 포장과 판매, 배송도 모두 허씨의 업무다. 채소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만들어 스마트팜 옆에 마련된 매장에서 팔기도 한다. 허씨의 꿈은 언젠가 스마트팜을 직접 만들어 사람들에게 수경재배 기술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업무 기술을 잘 배워서 나중에 저만의 수경재배 스마트팜을 차리고 싶어요”

느린학습자 허모씨가 부산 거제해맞이역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스마트팜 ‘올치(Allchee)’에서 상추를 가꾸고 있다. /부산=박근영 청년기자
느린학습자 허모씨가 부산 거제해맞이역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스마트팜 ‘올치(Allchee)’에서 상추를 가꾸고 있다. /부산=박근영 청년기자

스마트팜 운영은 협동조합 ‘매일매일즐거워’가 맡고 있다. 이곳 외에도 매일매일즐거워가 관리하는 스마트팜은 총 10곳.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느린학습자 총 9명이 하루 3~4시간씩 교대로 일한다. 매일매일즐거워는 2014년 자폐성 발달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이 ‘자폐성 장애인과 느린학습자들에게 즐거운 매일매일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을 모아 설립한 단체다. 처음에는 물놀이 등 즐거운 놀이를 하는 공동체였지만, 차츰 느린학습자들을 위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으로 발전했다. 2019년에는 느린학습자 아동·청소년이 사회에 진출할 나이가 됐을 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기 위해 느린학습자 청년들이 관리하는 스마트팜 운영을 시작했다.

“느린학습자를 위한 경제적 자립 모델을 고민하던 중, 부산 연제구에서 스마트팜 지원 사업을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부산 화신사이버대학교 주차장에 컨테이너 2개 동을 설치하고, 느린학습자 청년들을 고용해 버섯을 키우면서 스마트팜 운영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민재은 매일매일즐거워 국장(45)이 말했다. 매일매일즐거워는 이후 스마트팜을 시공하고 설치하는 기술을 익혀 부산금융센터역, 고신대학교 등에 총 10개의 스마트팜을 설치했다.

도심형 스마트팜 ‘올치’에서 키우고 있는 채소들. /부산=박근영 청년기자
도심형 스마트팜 ‘올치’에서 키우고 있는 채소들. /부산=박근영 청년기자

느린학습자들이 매일매일즐거워에 입사하면 택배 포장, 샐러드·샌드위치 배송, 매장 운영, 스마트팜 운영, 영업 등 직무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매장을 찾아온 손님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법, 아이스박스에 정기배송할 농산물을 넣어서 우체국을 통해 발송하는 법, 손님이 주문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만들고 서빙하는 법, 매장 내 위생 관리 방법, 스마트팜 농장에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법, 제품과 매장을 홍보하는 법 등 자세한 직무 교육이 진행된다. 매일매일즐거워에서 일하는 느린학습자들은 업무를 하다가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고, 새로운 꿈을 찾기도 한다. 허성규씨처럼 ‘언젠가 나만의 사업을 해보겠다’는 직원도 많다. 민 국장은 “느린학습자의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직무 교육만 이뤄진다면, 느린학습자들도 충분히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몫을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매일즐거워’의 목표는 느린학습자 청년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느린학습자 청년들은 부산 지하철 등 도심 교통망을 이용해 부산은 물론, 김해와 울산까지 직접 배송을 한다. 민 국장은 이런 배송 방식이 국내 대규모 농장이나, 해외에서 농산물을 가져오는 방식에 비해 탄소를 덜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트코 같은 대형 유통업체는 과일이나 채소를 수천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가지고 옵니다. 이 과정에서 트럭이나 선박은 탄소를 배출하죠. 농산물에는 장시간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농약을 뿌립니다. 철도역사 내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채소를 철도를 이용해 배송하면 탄소배출량이 훨씬 적어요. 소비자는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고요.”

스마트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김해 경전철, 대구 지하철 등에서 ‘스마트팜을 설치해달라’는 문의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협업을 제안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느린학습자를 고용해 매일매일즐거워가 운영하는 사업장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한다. 민 국장은 “다른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에 스마트팜을 더 설치하고 농산물 판로를 확대되면, 느린학습자 청년들에 대한 고용도 자연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느린학습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매일매일즐거워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동시에 지구 환경도 살리고요. 이런 여정에 더 많은 분이 동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산=박근영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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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제대로 알면 어울려 살아갈 방법이 보입니다” /archives/79541 Tue, 22 Aug 2023 04: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41 [인터뷰] 김보경 책공장더불어 대표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동물과 우리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을 펴내면서요.” 동물 전문 출판사인 ‘책공장더불어’의 김보경 대표는 기획부터 편집, 마케팅, 유통까지 혼자 도맡는 1인 출판사 운영자다. 반려동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던 시절인 2006년에 출판사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동물 관련 책을 70여 권 출간했다. 반려인을 위한 실용서부터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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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보경 책공장더불어 대표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동물과 우리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을 펴내면서요.”

동물 전문 출판사인 ‘책공장더불어’의 김보경 대표는 기획부터 편집, 마케팅, 유통까지 혼자 도맡는 1인 출판사 운영자다. 반려동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던 시절인 2006년에 출판사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동물 관련 책을 70여 권 출간했다. 반려인을 위한 실용서부터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을 뜻하는 ‘펫 로스’(Pet loss), 유기동물, 동물실험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최근에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3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장애가 있는 개를 주제로 한 책을 제작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카페에서 만난 김 대표는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 제정과 인식 변화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동물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책공장더불어 대표. 동물 관련 도서를 전문으로 하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민지 청년기자
김보경 책공장더불어 대표. 동물 관련 도서를 전문으로 하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민지 청년기자

-동물 전문 1인 출판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출판사를 시작한 2000년대 초반은 국내에서 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던 시기다. 그런데 관련 지식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즈음 함께 살던 반려견이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관절염을 앓았다. 정보가 없으니까 “도대체 이게 뭐지?” 싶더라. 가족처럼 지내던 동물의 노화나 죽음을 처음 겪다 보니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당장 내게 필요한 내용을 찾기 위해 외서를 많이 읽었다. 그러다 ‘나에게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어떤 책들을 냈나.

“반려동물 실용서를 많이 냈다. 대표적으로 ‘펫 로스’에 관한 책이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와 행복하게 살다가 이별이 너무 힘들어서 더는 동물을 키우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이별을 슬프게만 받아들이지 않고, 동물과 함께하는 여러 과정을 헤쳐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 동물 건강 지식, 동물의 노화에 대처하는 방법, 훈련과 교육 방법을 주제로 한 실용서도 있다. 동물이 아프거나 늙었을 때, 문제 행동이 있을 때 많이 버려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유기되는 동물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싶었다.”

-무거운 주제의 책도 많던데.

“실용서 외에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해 동물이 처한 현실을 직접적으로 담은 책도 냈다. 2009년에 나온 책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는 보호소에서 죽어가는 유기동물의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집이다. 10년 만에 컬러 사진과 저자의 글을 보태 개정판을 내기도 했다. 이외에 실험동물, 전시동물, 전쟁에 이용되는 동물 등을 주제로 한 책도 여러 권 냈다.”

-작가를 섭외하는 일이 관건이겠다.

“원고가 꽤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대부분 기획을 통해 책을 출간하고 있다. 기획된 주제에 적합한 저자를 찾아 청탁서를 보내고 섭외한다. 출판사가 전문성을 갖추고 입지를 다진 뒤에는 저자 섭외가 더 수월해졌다.”

-출판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출판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부분은 마케팅이다. 1인 출판사다 보니 마케터 역할까지 하는데, 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책공장더불어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글을 올리면 꾸준히 찾아주는 독자들이 있다. 온라인상에서 책에 대해 수다를 떨기도 하고 동물 관련 문제를 함께 이야기하기도 한다.”

-출판사 설립 초기부터 재생지를 고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출판에서 재생지를 거의 쓰지 않는 분위기다. 일단 재생지를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특히 단행본용 재생지가 없어 고생을 많이 했다. 게다가 하얀 고급지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재생지를 낯설어했다. 하지만 종이를 위해 나무를 베고 숲을 파괴하면 그곳에 살던 동물은 어디로 가겠나. 동물이나 환경 문제에 직결된 일이기 때문에 재생지를 고집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정을 설명하니 독자들도 이해했다.”

-첫 책이 나온 후 17년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기분이 어떤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항상 그 일에 충실하자고 생각해 왔다. 지금도 삶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출판사를 시작하고 나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예전의 나는 그저 강아지 한 마리와 살던 사람일 뿐이었는데, 지금은 많은 동물 문제를 알게 됐다. 그리고 그것을 혼자만 알지 않고 여러 사람과 나누고 있다. 우리 출판사의 책을 읽고 삶이 바뀌었다거나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또 내가 집회를 열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지난해에는 서울대공원 침팬지 반출 반대 집회를 4개월간 진행했다.”

-그간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나.

“강아지나 고양이를 집에서 기른다는 인식이 없어 마당에 두고 키우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이후 ‘애완동물’이라는 말이 등장했고, 이제는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인다. ‘도둑고양이’는 길고양이가 됐다. 길고양이 대신 동네고양이라고 부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충돌과 논의를 통해 사회가 앞으로 나아간다. 동물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러나 사회가 좋은 쪽으로만 변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리한 품종 개량과 불법 번식 같은 산업이 더욱 거대해진 면도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동물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무지가 편견을 만들고, 편견이 혐오를 낳는다. 예를 들어 길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잘못된 정보를 접하면 고양이를 안 좋게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책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동물의 이야기가 많다. 동물 도서가 아직 더 필요한 이유다.”

김민지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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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돌봄의 미래, 요양센터를 어르신 위한 ‘별다방’으로 /archives/79525 Tue, 22 Aug 2023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25 [인터뷰] 김태성 케어링 대표 창업 3년만에 기업가치 1000억원을 돌파한 예비사회적기업이 있다. 이른바 ‘예비유니콘’에 등극한 요양서비스 전문기업 케어링이다. 요양보호사를 고용해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방문요양센터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킨 케이스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의 케어링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성 대표는 “방문요양으로 출발해 지금은 어르신들이 직접 센터를 찾아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통합재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요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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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성 케어링 대표

창업 3년만에 기업가치 1000억원을 돌파한 예비사회적기업이 있다. 이른바 ‘예비유니콘’에 등극한 요양서비스 전문기업 케어링이다. 요양보호사를 고용해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방문요양센터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킨 케이스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의 케어링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성 대표는 “방문요양으로 출발해 지금은 어르신들이 직접 센터를 찾아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통합재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요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무채색 이미지에서 벗어나 피부와 네일 관리도 받을 수 있는 ‘케어링 커뮤니티케어'(이하 커뮤니티케어)라는 공간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커뮤니티 케어 공간이 어르신들에게 때로는 두 번째 집처럼, 때로는 '스타벅스'처럼 편하게 느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커뮤니티케어 공간에서는 어르신들에게 의료, 식사, 운동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공간이 '제2의 집'처럼 편하게 느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커뮤니티케어 공간에서는 어르신들에게 의료, 식사, 운동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공간이 ‘제2의 집’처럼 편하게 느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미 청년기자

-커뮤니티케어가 구체적으로 뭔가요?

“지역별로 있는 주간보호센터와 비슷합니다.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크게 요양보호사를 수요자에게 보내주는 ‘방문요양센터’, 기존 거동이 가능한 어르신들을 맞이하는 ‘주간보호센터’로 나뉩니다. 커뮤니티케어는 이 두 가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겁니다. 대부분 지역의 센터들은 영세하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를 꾸릴 여력이 없어요. 주간 보호만 해도 인력이 늘 부족하거든요. 케어링 커뮤니티케어는 기존의 주간보호센터들보다 대규모로 운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도전할 수 있습니다.”

-요양서비스의 규모화로 얻는 장점이 또 있을까요.
“기존의 주간보호센터를 연결해서 서비스 질을 상향평준화할 수 있습니다. 지역 곳곳을 살펴보면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센터는 많아요. 예를 들어 광주의 한 센터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 피부 마사지랑 네일을 해드렸는데, 어르신들 반응이 무척 좋으셨어요.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긴 어렵잖아요. 요양서비스를 규모화하면 우수 케이스를 전국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의료 서비스도 필요할텐데요. 

“커뮤니티케어는 지금까지 전국 10곳에 설치됐는데, 모두 인근 병원과 제휴를 맺어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까지 맡고 있어요. 양질의 주간보호를 제공하면서 병원 동행 서비스, 식사 배달 서비스 등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반응은 어떻습니까.

“센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근육 감소로 인한 고민을 해결한 분이 있었습니다. 처음 오셨을 때는 지팡이 없으면 못 걸으셨는데, 센터에서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하면서 근력 운동도 하고, 식사도 제때 챙겨 드시니까 언젠가부터 부축받지 않아도 혼자 거동하시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방문요양은 3시간 정도만 케어할 수 있지만, 주간보호센터는 8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으니까 활동량도 늘어나는 거죠.”

케어링 커뮤니티케어에서 운동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성 대표는 “어르신들이 센터에서 여러 사람과 운동, 식사 등을 하면서 어울리다보면 정서적으로 활력을 되찾는다”고 말했다. /케어링 제공
케어링 커뮤니티케어에서 운동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성 대표는 “어르신들이 센터에서 여러 사람과 운동, 식사 등을 하면서 어울리다보면 정서적으로 활력을 되찾는다”고 말했다. /케어링

-방문요양에서 통합서비스까지 확장한 계기가 있나요?

“요양 산업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시기에 요양보호사인 작은어머니께서 급여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요양보호사의 처우가 개선되면 더 높은 질의 돌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방문요양센터 대부분이 수기로 작업하더라고요. 이걸 자동화해서 확보한 운영비용으로 시급을 올릴 수 있었죠. 그렇게 방문요양을 제공하면서 ‘좋은 돌봄’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했어요. 그러다 돌봄 공백이 많아질 예정이니 더 많은 어르신을 케어할 수 있도록 주간보호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간보호뿐만 아니라 방문 요양, 방문 목욕 등을 모두 제공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 판단해서 통합재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어요.”

-어르신들께 어떤 의미를 가진 장소가 되기를 바라시나요?

“개인적으로는 센터가 ‘스타벅스’ 같은 장소로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스타벅스가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어떨 땐 집보다 편하게 느껴져요. 또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모든 지점을 직영으로 운영하잖아요. 사람들은 스타벅스를 집과 직장 그 사이의 제3의 공간이라고 하는데, 주간보호센터는 어르신들의 두 번째 집이라고 생각해요. 때론 집보다 더 편한 곳으로 느끼게끔 센터 수준을 높이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어르신들의 쉐어하우스 격인 ‘유니트 케어’에 대해 구상 중입니다. 시니어 시장에서는 요양원과 실버타운의 사이 단계가 없어요. 실버타운으로는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고 건강한 분들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후기 고령자들은 갈 때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요양원에 입소하실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과 함께 주거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시니어와 관련한 문제는 예상이 아니라 확정된 미래지만, 막연하게 다가오니 방치돼 있는 경향이 커요.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화될 것이고, 지금은 막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한 시점이에요.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인프라를 구축해서 세대 갈등 문제까지 예방하고 싶습니다.”

김은미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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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띄우고 수중 촬영까지… 시민의 힘으로 ‘육해공’ 쓰레기 데이터 모은다 /archives/79499 Mon, 21 Aug 2023 06: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499 “뭘 그렇게 열심히 찾아요?” 서울 전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28일. 뜨거운 햇빛 아래서 하수구를 향해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기자를 보고 한 시민이 말을 걸어왔다. 담배꽁초 개수를 세고 있다고 답하니 재차 질문이 날아왔다. “왜요?” 이날 기자는 해양쓰레기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민과학 프로그램 ‘바다기사단’ 활동에 동행했다. 바다기사단은 비영리단체인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이하 ‘오션’)이 운영하는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해양쓰레기 빅데이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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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열심히 찾아요?”

서울 전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28일. 뜨거운 햇빛 아래서 하수구를 향해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기자를 보고 한 시민이 말을 걸어왔다. 담배꽁초 개수를 세고 있다고 답하니 재차 질문이 날아왔다.

“왜요?”

이날 기자는 해양쓰레기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민과학 프로그램 ‘바다기사단’ 활동에 동행했다. 바다기사단은 비영리단체인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이하 ‘오션’)이 운영하는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해양쓰레기 빅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데이터 수집 범위는 공중, 수중, 해안, 도심 등 육해공을 아우른다.

도심에서 진행되는 데이터 수집은 하수구 주변에서 이뤄진다. 이날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역 인근에서 시작한 모니터링 활동으로 30분 만에 8개 구간에서 총 146개의 쓰레기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다. 전체의 약 66%는 담배꽁초였다. 홍선욱 오션 대표는 “하수구는 도시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관문이라 여기부터 점검하는 게 해양쓰레기를 줄이는 길”이라며 “시민들이 굳이 해안으로 장비를 갖춰 나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데이터 수집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양쓰레기 분포를 확인하기 위해 드론을 하늘에 띄워 촬영한 모습. /스카이나이츠 임세한
해양쓰레기 분포를 확인하기 위해 드론을 하늘에 띄워 촬영한 모습. /스카이나이츠 임세한

시민의 힘으로 해양쓰레기 데이터 수집

최근 2주년을 맞은 바다기사단은 모니터링 공간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드론 카메라로 해양쓰레기 분포를 확인하는 ‘스카이나이츠’ ▲수중카메라로 수중 해양쓰레기 정보를 수집하는 ‘아쿠아나이츠’ ▲스마트폰으로 해안쓰레기를 촬영하는 ‘테라나이츠’ ▲도심의 쓰레기 정보를 수집하는 ‘어반나이츠’다. 각각의 목적은 조금씩 다르다. 스카이나이츠와 테라나이츠는 해양쓰레기의 양과 종류, 분포를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아쿠아나이츠는 바닷속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진행된다. 어반나이츠의 경우 바닷가가 아닌 도심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배수구 주변 쓰레기의 실태와 원인을 찾아 일상에서부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시작됐다.

해양쓰레기 줄이기에 관심 있는 시민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스카이나이츠(드론)와 아쿠아나이츠(다이빙 자격증 및 장비)에 필요한 도구들은 개인이 준비해야 한다. 다만 해안가의 쓰레기 정보를 수집하는 테라나이츠와 도심 속 배수구 등에 있는 쓰레기 정보를 수집하는 어반나이츠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오션 클라우드’만 설치되어 있으면 참여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바다기사단 활동으로 수집한 데이터가 ‘오션 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모습. /전유정 청년기자
지난달 28일 바다기사단 활동으로 수집한 데이터가 ‘오션 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모습. /전유정 청년기자

도심 속 쓰레기를 모니터링하는 ‘어반나이츠’ 활동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수구 주변은 ‘노다지’였다. 담배꽁초, 담뱃갑,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 등이 하수구마다 놓여 있었다. 쓰레기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고, 애플리케이션의 ‘자료 제출하기’ 탭에서 업로드하면 된다. 사진이 서버에 올라가면 조사날짜, 촬영시간, 위치 등이 자동으로 등록됐다. 이후 조사 대상지를 입력하고 사진 속 쓰레기 정보를 구체적으로 입력하면 된다.

취재에 동행한 홍선욱 대표는 사진에 나와 있는 쓰레기 종류의 정보를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입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데이터들이 모여야 활용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쓰레기 종류는 플라스틱 페트병, 비닐, 담배꽁초 등 11개의 세부 항목으로 구분된다. 세부 항목은 현장 활동가들의 의견에 따라 수정되기도 한다.

데이터 쌓일수록 문제 해결에 가까워진다

현재 활동 중인 바다기사단원은 총 245명에 달한다. 모니터링으로 수집된 자료들은 학술 연구, 정책 연구 등의 자료로 사용된다. 또 쓰레기 밀집 지역을 알려 폐기물을 수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보로도 쓰인다. 오션 클라우드에서 구체적인 위도와 경도, 면적까지 측정하는 이유다.  홍선욱 대표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가치와 활용도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데이터가 돈이 되는 세상이잖아요. 앞으로 어떤 데이터를 보유했는지가 경쟁력이 될 텐데 이렇게 시민들의 참여로 모은, 질 좋은 현장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거죠. 더군다나 공익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니까요. 프로그램을 좀 더 키워서 시민, 오션, 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바닷속 해양쓰레기를 모니터링하는 아쿠아나이츠 단원들의 모습. /아쿠아나이츠 곽태진, 강경빈, 양기영, 김미루
바닷속 해양쓰레기를 모니터링하는 아쿠아나이츠 단원들의 모습. /아쿠아나이츠 곽태진, 강경빈, 양기영, 김미루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83억t의 플라스틱이 생산됐고, 이 중 약 50억t은 매립되거나 바다로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연간 10만 마리 넘는 해양포유류와 바닷새 100만 마리 이상이 폐사하거나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수산업, 관광업 등의 해양 산업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해양쓰레기는 기후변화와 더불어 인류가 직면한 문제다.

국제사회는 플라스틱에 대한 생산과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용기 중 30%를 재생 플라스틱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고 2021년 1월부터는 ‘플라스틱세’를 도입해 사용 규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부터 매장 내에서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이미 발생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려 해도 정확한 위치와 규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쓰레기들이 해류와 바람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쓰레기를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지만 1만5000km에 달하는 해안을 모두 직접 관리하기는 어렵다. 오션이 시민주도의 모니터링 프로그램인 바다기사단을 창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홍선욱 대표는 “물이 나오고 있는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으면 아무리 바닥을 닦아도 소용없는 것처럼 쓰레기도 결국엔 생산을 줄여야 한다”라며 “버려진 쓰레기들을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한 만큼 어딘가에서 버리는 사람이 있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유정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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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농산물’로 지구를 살린다 /archives/79500 Mon, 21 Aug 2023 04: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00 [인터뷰] 정한석 예스어스(YES US) 대표 ‘못난이 농산물’은 농산물 표준규격에서 벗어난 등급 외 농산물을 가리킨다. 맛과 영양은 일반 농산물과 다르지 않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팔리지 못한다. 모양, 색깔, 크기 등이 규격에 맞지 않아 버려지는 농산물은 국내 전체 생산량의 10~30% 정도다. 최대 5조원 규모의 농산물이 매년 도로 땅에 묻힌다. 멀쩡한 농산물이 그냥 버려지는 것도 아깝지만 버려진 농산물이 땅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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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한석 예스어스(YES US) 대표

‘못난이 농산물’은 농산물 표준규격에서 벗어난 등급 외 농산물을 가리킨다. 맛과 영양은 일반 농산물과 다르지 않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팔리지 못한다. 모양, 색깔, 크기 등이 규격에 맞지 않아 버려지는 농산물은 국내 전체 생산량의 10~30% 정도다. 최대 5조원 규모의 농산물이 매년 도로 땅에 묻힌다.

멀쩡한 농산물이 그냥 버려지는 것도 아깝지만 버려진 농산물이 땅속에서 썩으면서 토양을 오염시키고 메탄 등 온실가스를 내뿜는다는 점도 문제다. 먹지 않는 채소와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 토지·물·노동력이 낭비되고, 버려진 농산물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정한석 예스어스 대표. /예스어스
정한석 예스어스 대표. /예스어스

‘예스어스’는 못난이 농산물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판로가 막힌 농산물은 대개 버려지거나, 모양을 따지지 않는 잼·주스 등의 가공공장으로 팔려간다. 예스어스는 농산물을 가공공장보다 20% 비싸게 구매한 뒤,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윈-윈’하는 구조를 만든다. 지난달 26일 정한석 예스어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나 마트가 늘고 있습니다. 예스어스는 어떤 차별성이 있나요.

“예스어스는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뿐 아니라 ‘판로 잃은 농산물’도 판매합니다. 상품성이 떨어져 밭을 갈아엎어야 할 위기에 놓인 작물들을 농가로부터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어요. 이때 농가의 수익을 일정 수준 보장해줍니다. 판매 수익이 수확에 들어가는 인건비보다 낮을 때 밭을 갈아엎는 일이 벌어지거든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술이 어디에 적용되는지 궁금합니다.

“MBTI(엠비티아이)에서 이름을 따온 ‘먹비티아이’ 테스트라는 게 있는데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이 쓰입니다.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해 정기구독 서비스인 ‘어스박스’ 꾸러미에 들어갈 채소와 과일, 그리고 레시피까지 인공지능이 제안해줍니다. 고객의 취향, 구매 내역 등을 분석해 더 적합한 상품 꾸러미를 조합하는 것도 인공지능이 수행하고 있어요.”

-2021년 11월 론칭 이후 1년 반이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거래 농가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농업 쪽에 네트워크가 전혀 없었으니 쉽지 않았죠. 그런데 ‘예스어스와 함께하면 수익도 보장되고 괜찮더라’ 하는 입소문이 돌면서 더 많은 생산자와 함께할 수 있게 됐죠. 지금은 생산자님이 다른 생산자를 소개해주기도 하고 지자체에서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해요. 거래하는 농가 규모도 아주 영세한 곳부터 영농조합 단위까지 다양해요.”

-못난이 농산물 소비가 실제로 환경에 어떤 도움을 주나요.

“판로가 마땅치 않으면 결국 밭을 갈아엎는 게 현실입니다. 과수원 같은 경우는 과일이 땅에 떨어져 썩고, 나무가 죽도록 그냥 내버려둡니다. 그런데 이 작물들이 썩으면서 탄소가 배출돼요. 못난이 농산물 1g이 폐기되는 과정에서 평균 1.65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더 정확한 배출량, 예를 들어 ‘당근 1개가 버려졌을 때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기 위해 연구 중입니다.”

-농산물을 포장하고 유통하는 데도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요. 포장과 유통 단계에서 환경을 위해 신경 쓰는 것이 있나요.

“어스박스 꾸러미의 경우 상자, 포장재, 냉매 모두 친환경 소재를 쓰고 있어요. 사실 제일 어려운 부분입니다.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가고, 일회용 포장재에 비해 효율도 떨어지고요. 그래서인지 고객님들의 클레임이 주로 배송 관련해서 들어와요. 최대한 신경 써서 상품 품질에 이상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스어스의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 정기구독 서비스 ‘어스박스’ 구성. /예스어스
예스어스의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 정기구독 서비스 ‘어스박스’ 구성. /예스어스

-환경 보호뿐 아니라 식량 안보, 농가 소득 보전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비즈니스인 것 같습니다. 혹시 정부 지원은 따로 없나요.

“정부 지원은 따로 받는 게 없어요. 지원이 있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풀필먼트 시설(재고관리·포장·배송 등 물류 과정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시설)에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스타트업은 거의 없거든요. 정부에서 시설을 대여해 업체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전국 곳곳에 있는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지역에서도 영향력 있는 기업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내 대기업들, 지자체와 함께 ESG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기업 계열사 구내식당을 담당하는 업체에 저희 못난이 농산물을 납품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워낙 규모가 큰 업체이다보니 못난이 농산물 이슈를 더 넓게 홍보할 수 있었죠. 충청북도와 함께 ‘못난이 김치’를 판매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판로 확보가 어려운 배추를 수확해 충북 김치 공장과 연결해 저렴하게 판매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국산이고, 저렴하고, 사회적 의미도 있고요.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채소·과일뿐 아니라 육류, 해산물 관련한 환경 이슈도 심각하죠.

“육류나 해산물은 축산이나 양식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합니다. 농·축·수산물 업계에 ‘자발적 탄소시장’이 형성되면 좋겠어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감축량만큼 마일리지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거죠. 예스어스도 농산물 영역을 넘어 식품 생산과 유통업 전체의 탄소 절감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못난이 농산물 캠페인’을 하고 싶어요. 지금 전체 농산물 생산량의 30~40%가 제값을 받지 못하고 버려지고 있어요. 바꿔 말하면 그만큼 엄청난 규모의 부가가치가 사라지고 있다는 거죠. 일회성 기사나 홍보가 아닌 ‘캠페인’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예스어스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생겨야 하고 정부와 언론, 다른 기업들도 함께해야 효과가 있으리라 봅니다.”

김채운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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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앨리롤하우스, ‘학교밖청소년’과 꿈을 굽다 /archives/79501 Mon, 21 Aug 2023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9501 [인터뷰] 박희진 앨리롤하우스 대표 “여기가 종착지라고 생각 안 해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청소년들에게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치고, 더 큰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생각이 성장의 원동력이기도 해요.” 지난달 13일, 대구 남구 행복플랫폼 1층 회의실에서 사회적기업 앨리롤하우스의 박희진(40) 대표가 말했다. 행복플랫폼은 지역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민간단체와 연계 운영되는 공간으로 지역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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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희진 앨리롤하우스 대표

“여기가 종착지라고 생각 안 해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청소년들에게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치고, 더 큰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생각이 성장의 원동력이기도 해요.”

지난달 13일, 대구 남구 행복플랫폼 1층 회의실에서 사회적기업 앨리롤하우스의 박희진(40) 대표가 말했다. 행복플랫폼은 지역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민간단체와 연계 운영되는 공간으로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한다. 앨리롤하우스는 2021년 이곳에 입주했다.

사회적기업 앨리롤하우스의 박희진 대표는 대구에서 500명이 넘는 학교밖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김지효 청년기자
사회적기업 앨리롤하우스의 박희진 대표는 대구에서 500명이 넘는 학교밖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김지효 청년기자

앨리롤하우스는 고객맞춤형 케이크를 만드는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레터링 케이크를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케이크를 구운 다음 그 위에 데코레이션 작업을 하는 타 업체와 달리 빵을 반죽하는 과정에서 그림과 사진을 삽입한다. 하루 200개가량의 맞춤제작 케이크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또 하나 특별한 점은 학교 밖 청소년과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베이킹 클래스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엘리롤하우스를 거쳐 간 청소년은 500명이 넘는다.

-학교 밖 청소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케이크를 만드는데 일손이 너무 부족해서 동생한테 도와달라고 요청했어요. 제 동생이 학교 밖 청소년이었거든요. ‘왜 철이 안 들까’하는 생각만 했었는데, 막상 일을 시켜보니까 곧잘 하는 거예요. 제과제빵 자격증은 없었지만, 일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있더라고요. 그때 제 동생에 대해서 다시 보게 됐어요. 학교에 적응을 못 했을 뿐이라고. 어떤 사정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 했을까, 그때부터 관심이 생겼어요.”

-사업을 하면서 청소년들을 챙기는 게 쉽진 않을 텐데요.

“저희는 비수기와 성수기가 분명하게 나뉩니다. 그래서 비수기 때 제과제빵 기술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주면 적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학원에 가면 돈이 많이 드니까요. 당시 청소년 창의센터에서 제과제빵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서 사회적기업 육성 사업에 참여했고, 2019년에는 인증사회적기업이 됐어요.”

-학교 밖 청소년을 어떻게 지원하나요.

“남구에 있는 청소년 창의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여러 개 있어요. 취미반으로 인기 있는 빵을 만들어 보는 과정으로 10회 정도를 수업하는 게 있고, 심화반 수업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으로 일주일에 2회 열려요. 봄학기 때 수업을 쉬는데, 현장에 와서 실무를 배워보는 인턴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직접 일해보지 않은 아이들이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것부터 힘들어하거든요. 그래서 짧게 체험해 보고 적성을 찾는 거죠. 겨울에도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박희진 앨리롤하우스 대표가 지난 2021년 본점에서 진행된 자활센터 창업교육에서 학생들에게 제빵 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앨리롤하우스
박희진 앨리롤하우스 대표가 지난 2021년 본점에서 진행된 자활센터 창업교육에서 학생들에게 제빵 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앨리롤하우스

-해외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고요.

“매출액의 10%로 학교 밖 청소년을 인턴으로 고용해서 심리 상담과 해외 유명 베이커리에 연수를 보내는 ‘BAD 프로젝트’예요. 1년 과정으로 10명의 아이를 선발했어요. 적성을 찾으려면 직접 해봐야 하니까요. 꼭 제빵 기술을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빵 만드는 일도 배워보고, 마케팅도 배워보고, 회계도 해보는 거죠. 회사 견학 느낌으로 여러 부서를 체험해 본다는 취지로 만든 프로그램이었어요. ‘BAKE A DREAM’(꿈을 굽다)의 줄임말로 학교 밖 청소년도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부정적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렇게 3년쯤 운영했는데 지원율이 줄고, 중도 하차자가 늘면서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됐어요. 그 점이 너무 아쉬워요.”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인턴으로 왔던 친구들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BAD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친구였는데, 끝까지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해외도 갔어요. 그 친구는 유튜브 채널 운영하고 누구를 가르쳐주는 걸 재밌어하는 친구였어요. 외국에 있는 디저트 매장들을 돌아다니면서 취재하고 그걸 바탕으로 영상을 만들었어요. 그 친구가 군대에 가면서 일을 그만뒀었어요. 나중에 지인을 통해 소식을 들었는데 영상 만드는 강의를 한다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결국 자기 적성을 찾아가는구나’하는 생각에 뿌듯하더라고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수능도 준비하고 거의 다 대학으로 진학해요. 꼭 제과제빵이 아니더라도 길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청소년을 만났나요?

“누적으로 500명 넘는 학교 밖 청소년을 가르쳤고, 그중에 10명 정도 고용했어요. 현재는 각자 공부한다고 퇴사했습니다. 수능 준비나 대학 진학으로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인턴으로 온 친구가 팀장을 하고 있어요. 나이가 제일 어린데도 팀장이에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사업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지금은 중단된 ‘BAD 프로젝트’를 다시 진행하고 싶어요. 청소년들에게는 동기부여와 현장 경험이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번은 직원들이 저한테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이제 색안경 끼고 사람 안 본다’고요. 청소년들이 인턴 생활을 하면서 바뀌어 나가고, 그 모습을 본 우리 직원들도 바뀌는 것 같아요. 영업하면서 교육도 하느라 고되지만, 청소년들의 사회 진출의 ‘중간 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어요.”

대구=김지효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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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기후위기에 치솟는 밥상물가… ‘기후플레이션’이 온다 /archives/79166 Fri, 11 Aug 2023 02:22:34 +0000 https://futurechosun.com/?p=79166 ‘기후’와 ‘고물가’ 합성한 신조어작황 부진에 따른 식료품 물가 상승 점심으로 나물비빔밥을 요리해먹는다고 가정해보자. 시금치·상추·당근·고사리·콩나물 등 기본적인 재료가 필요하다. 농산물 유통 정보를 제공하는 농넷에 따르면, 11일 기준 전국 공영 도매시장에서 시금치 1kg은 평균 1만220원, 상추 8960원, 당근 1580원, 고사리 2760원, 콩나물 730원에 거래됐다. 도합 2만4250원이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5월 11일 시금치와 상추 1kg은 2000~3000원대에 거래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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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고물가’ 합성한 신조어
작황 부진에 따른 식료품 물가 상승

점심으로 나물비빔밥을 요리해먹는다고 가정해보자. 시금치·상추·당근·고사리·콩나물 등 기본적인 재료가 필요하다. 농산물 유통 정보를 제공하는 농넷에 따르면, 11일 기준 전국 공영 도매시장에서 시금치 1kg은 평균 1만220원, 상추 8960원, 당근 1580원, 고사리 2760원, 콩나물 730원에 거래됐다. 도합 2만4250원이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5월 11일 시금치와 상추 1kg은 2000~3000원대에 거래됐다. 세달만에 가격이 3배 이상 오른 것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조선DB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조선DB

채소·과일값이 널뛴 건 날씨 때문이다. 적도 부근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가 4년 만에 발생하면서 폭염과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농산물 수확량이 감소했고, 식량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엽채류의 주요 산지인 충청권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상추 등을 재배하는 농지가 침수·낙과 등의 피해를 입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가상승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영국 BBC의 시사 프로그램 뉴스나이트는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이라는 신조어를 소개했다. 기후플레이션은 ‘기후(Climate)’와 ‘고물가(Inflation)’의 합성어로, 기후변화가 작황 부진 등을 초래하면서 식료품 물가가 뛰는 현상을 의미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임씨(53)는 “기본적인 밑반찬 재료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밥상을 어떻게 차려야 할지 끼니마다 고민이 된다”며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채소나 과일의 품질이 더 좋은 것도 아닌 게 문제”라고 말했다.

기후플레이션의 영향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멕시코주를 덮친 가뭄은 할라피뇨 고추 흉작을 초래하며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스리라차 소스’의 가격을 폭등시켰다. 스리라차 소스는 원래 한병(481g)에 5달러(약 6500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아마존 등 온라인 상거래에서 10배가 넘는 50달러(6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토마토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토마토는 인도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필수 식재료로, 각 지역에서 시기별로 출하된다. 하지만 올해 3~5월 안드라프라데시주 등 특정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토마토 생산에 막대한 타격을 받았고, 올 상반기 토마토 가격이 445% 넘게 급등했다. 이에 토마토를 노린 강도 사건이 빈발하면서 인도 북서부 마하슈트라에 사는 한 농부는 자신의 토마토밭에 CCTV를 설치하기도 했다. 지난달 인도는 자국 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백미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인도는 세계 쌀 무역량의 40%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으로, 지난해에만 140국에 2200만t의 쌀을 수출했다.

이 밖에도 설탕값이 상승해 다른 식품값이 오른다는 ‘슈거플레이션’이나 우유값이 식품 물가 인상을 이끌고 있다는 ‘밀크플레이션’ 등이 기후플레이션에 포함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5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요인을 제외하고 폭염 영향만으로 지난해 유럽 식품 물가는 0.67%p 올랐다. 독일 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는 이 보고서를 통해 2035년에는 기후변화가 세계 식품 물가 상승률을 최대 3.23%p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치명적인 식량난이 도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네트 바터스 영국전국농민연합(NFU) 회장은 “기후변화가 전 세계 식량시스템에 대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며 “전쟁·분쟁 장기화와 더불어 기후변화가 더 심해진다면 각국은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써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베 자헤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환경국장은 “기후위기와 식량안보를 분리할 수 없다”며 “정부와 기업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농부들이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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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폭염 때는 하루 일당 지급… ‘파라메트릭 보험’ 늘어난다 /archives/78808 Tue, 01 Aug 2023 04:51:33 +0000 https://futurechosun.com/?p=78808 [키워드] 파라메트릭 보험 기온·강우량 등 지표에 따라 보험금 지급개도국 기후 피해 완화할 방안으로 주목 폭염·폭우·산불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늘면서 ‘파라메트릭 보험(Parametric Insurance)’ 시장이 커지고 있다. 파라메트릭 보험이란, 보험 가입 시 정한 객관적인 기준을 충족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지진의 강도, 강우량, 기온 등이 보험금 지급의 기준이 된다. 실제 피해 규모에 따라 보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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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파라메트릭 보험

기온·강우량 등 지표에 따라 보험금 지급
개도국 기후 피해 완화할 방안으로 주목

폭염·폭우·산불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늘면서 ‘파라메트릭 보험(Parametric Insurance)’ 시장이 커지고 있다. 파라메트릭 보험이란, 보험 가입 시 정한 객관적인 기준을 충족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지진의 강도, 강우량, 기온 등이 보험금 지급의 기준이 된다. 실제 피해 규모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는 일반 보험과 달리, 파라메트릭 보험은 손실 정도와 관계없이 보험금이 전달된다.

보험금 지급도 신속하게 이뤄진다. 피해를 입은 고객이 보험금을 신청하고 손해사정사가 실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험금 지급 기준을 충족하는 폭염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고객의 은행계좌에 보험금이 입금되는 식이다. 대응이 지체되면 피해 복구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 보험은 빠른 대응이 가능해 피해를 최소화 한다.

23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를 찾은 관광객들이 분수에 손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 전역이 40도에 달하는 폭염에 시달렸다. /AP 연합뉴스
23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를 찾은 관광객들이 분수에 손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 전역이 40도에 달하는 폭염에 시달렸다. /AP 연합뉴스

이런 장점 덕에 파라메트릭 보험은 예기치 못한 대규모 사회·경제적 피해에 대응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제기구와 글로벌 NGO 등은 ‘기후변화’로 인한 개발도상국 국민과 저소득층의 피해를 완화할 방안으로 파라메트릭 보험을 활용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게 지난 5월 인도에서 시범 출시된 ‘폭염 수입 보험(Extreme Heat Income Insurance)’이다. 폭염으로 일용직 노동을 할 수 없게 된 저소득층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이 보험은 아드리엔 아슈트-록펠러재단 회복력센터(Arsht- Rock)와 인도여성노동조합(SEWA), 보험사 블루마블이 제휴해 운영한다. 폭염이 3일 이상 지속되면 하루 일당에 해당하는 3달러(약 3800원)씩 은행 계좌에 자동 입금된다.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최대 85달러(약 11만원)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센터는 SEWA 회원 2만1000명의 보험금을 지원했다. 인당 보험금은 10달러(약 1만3000원) 정도다. 센터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최소 50만 달러(약 6억4000만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지원도 파라메트릭 보험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 10월 유엔개발정책위원회(UNCDP)·유엔개발계획(UNDP)·유엔연합대-환경안전연구소(UNU-EHS)와 보험사 밴케어(VanCare)는 오세아니아의 섬나라 바누아트에서 사이클론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파라메트릭 보험을 출시했다. 대상은 바누아투의 소작농, 어민, 장애인 등이다. 뉴질랜드·호주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 고객은 사이클론 발생 후 2주 이내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UNCDP는 “바누아투의 기후 취약계층이 사이클론과 같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국제노동기구(ILO)와 UNCDP는 지난 6월 바누아트, 피지, 퉁가, 키리바시, 파푸아 뉴기니 등 태평양 도서 8국에서 파라메트릭 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만들었다. 그래이그 처칠 ILO 사회금융 프로그램 책임자는 “보험 산업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니셔티브를 통해 보험사 역량 강화, 이해관계자 협업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여행 보험사 센서블 웨더는 ‘폭염 보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닉 카바노 센서블 웨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영국 아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극심한 기온으로부터 여행자를 보호하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여행지 기온이 35도 이상이면 총 여행비의 50%를 보상하고, 40도 이상이면 100%를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서블 웨더는 지난해 7월에는 ‘폭우 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총 여행비의 10%를 보험료로 받고, 여행 기간 중 오전 8시~오후 8시에 2시간 이상 비가 오면 당일 총 여행비를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카바노 CEO는 “기후의 영향을 장기적으로 억제하려면 탄소제거와 같은 기술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악영향을 상쇄하는 데는 보험과 같은 금융 상품이 도움될 수 있다”고 했다.

파라메트릭 보험 시장은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알리드마켓리서치는 2021년 117억 달러(약 15조원) 규모였던 전세계 파라메트릭 보험 시장 규모가 2022년부터 연평균 9.9%씩 성장해 2031년에는 293억 달러(약 37조55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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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탄소배출량 줄이자”… 대중교통에 ‘기후티켓’ 도입하는 유럽 /archives/78551 Mon, 24 Jul 2023 18:02: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8551 [키워드 브리핑] 기후티켓 탄소배출량 많은 항공기기차보다 최대 30배 저렴 유럽, 대중교통 할인권‘기후티켓’ 속속 도입 유럽 각국에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기후티켓(Climate Ticket)’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티켓이란 탄소배출량 저감을 목적으로 하는 대중교통 무제한 승차권이다. 지하철·버스·기차 등 모든 대중교통을 일정 기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의 교통수단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권·정액권 등과는 구별된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그린피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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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기후티켓

탄소배출량 많은 항공기
기차보다 최대 30배 저렴

유럽, 대중교통 할인권
‘기후티켓’ 속속 도입

유럽 각국에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기후티켓(Climate Ticket)’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티켓이란 탄소배출량 저감을 목적으로 하는 대중교통 무제한 승차권이다. 지하철·버스·기차 등 모든 대중교통을 일정 기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의 교통수단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권·정액권 등과는 구별된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그린피스는 유럽 내 112개 경로를 지나는 비행기 항공료와 기차표 가격의 추이를 9일간 관찰해 비교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차는 비행기보다 평균 2배, 최대 30배까지 가격이 높았다. 그린피스는 “비행기는 탄소배출량이 매우 많은 운송 수단”이라며 “저렴한 항공권 가격이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 정부가 ‘기후티켓’을 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일의 기후티켓인 ‘도이칠란트 티켓’ 공식 발행을 엿새 앞둔 지난 4월 25일(현지 시각), 폴커 비싱(맨 왼쪽) 독일 교통부 장관 등이 발행 기념식에 참여했다. /독일운송회사협회(VDV)
독일의 기후티켓인 ‘도이칠란트 티켓’ 공식 발행을 엿새 앞둔 지난 4월 25일(현지 시각), 폴커 비싱(맨 왼쪽) 독일 교통부 장관 등이 발행 기념식에 참여했다. /독일운송회사협회(VDV)

비행기 운항으로 연간 배출되는 탄소량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5%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저렴한 가격과 짧은 이동 시간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차보다 비행기 여행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런던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 티켓 가격은 12.99유로다. 반면 기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384유로를 지불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값싼 티켓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이동하는 라이언에어의 티켓이었다. 이동 거리가 서울-부산 간 거리와 비슷한 394km 였는데 티켓 가격은 겨우 10유로였다. 우리 돈으로 약 1만4000원 정도다. 보고서는 “항공사는 등유세,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지만 철도사는 에너지에 대한 세금, 통행료, 부가가치세 등을 다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기차표 가격이 더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버스·지하철·기차 요금을 낮춰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항공사에 주는 보조금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유럽 국가는 공식적으로 기후티켓을 발행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5월부터 전국 어디서든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도이칠란트 티켓(D-Ticket)’을 판매 중이다. 49유로(약 7만원)짜리 한 달 이용권을 구입하면 독일 전역에서 기차와 단거리 버스, 지하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폴커 비싱 독일 교통부 장관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더 자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도”라며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재정적으로 보탬을 주고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기후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기후티켓 이용자 수는 지난달 기준 1100만명이다.

독일 정부는 도이칠란트 티켓 도입에 앞서 지난해 6월부터 석달간 ‘9유로(약 1만3000원) 티켓’을 시범 발행했다. 티켓은 총 5200만장이 팔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독일 인구(8330만명)의 절반 이상이 티켓을 구매한 셈이다. 독일운송회사협회(VDV)는 “9유로 티켓 발행으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약 25% 증가했고, 이산화탄소는 총 180만 톤(t)을 저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2025년까지 기후티켓 제도 운영에 연간 15억 유로(약 2조13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헝가리도 지난 5월 1일부터 기후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한 달 이용권 가격은 독일과 동일한 49유로다. 오스트리아는 2021년부터 하루 3유로(약 4000원)에 전국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판매 중이다. 룩셈부르크는 2020년 대중교통을 전면 무료화했다.

현재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에서도 기후티켓 판매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 유럽 전역에서 이용 가능한 ‘범유럽권 기후티켓’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린피스는 “기후, 에너지, 경제 위기에 대처하고 지속가능성이라는 유럽 공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EU위원회는 유럽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후티켓 발행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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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방] 이상한 어른 /archives/78559 Mon, 24 Jul 2023 18: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8559 D는 대구에 있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엄마 아빠 없는 저런 애랑은 친구 하면 안 돼. 어른들이 D를 가리키며 말했다. 중학생 때는 친구와 길을 걷고 있는데 승용차 한 대가 D를 향해 돌진했다. 급하게 피하다가 길바닥에 쓰러졌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친구 엄마였다. 아들과 친하게 지내는 게 못마땅해 차로 위협한 것이다. 그때부터 D는 어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어른이 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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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D는 대구에 있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엄마 아빠 없는 저런 애랑은 친구 하면 안 돼. 어른들이 D를 가리키며 말했다. 중학생 때는 친구와 길을 걷고 있는데 승용차 한 대가 D를 향해 돌진했다. 급하게 피하다가 길바닥에 쓰러졌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친구 엄마였다. 아들과 친하게 지내는 게 못마땅해 차로 위협한 것이다.

그때부터 D는 어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어른이 말을 걸어오면 무조건 욕을 했다. 무시하는 말을 들으면 주먹을 날렸다. 보육원을 나와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서 음식을 훔치고 싸움을 하다가 재판을 받았다. 소년원에만 세 번을 들락거렸다.

윤용범 청소년행복재단 사무총장을 만난 건 열아홉 살 때다. 서울소년원을 출소한 직후였다. 윤 총장이 말했다. 이제부터 날 ‘아버지’라고 불러라. 소년원에 세 번 다녀왔다고 하면 다들 사람 취급도 안 하는데 아버지는 무슨. 참 이상한 어른이네.

D가 차갑게 굴어도 윤 총장은 수시로 전화를 걸어 잘 지내나, 어려운 거 없나, 아버지가 도와줄게 하며 챙겼다. 1년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 아버지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어느 날 윤 총장이 물었다. 아버지가 소원이 하나 있는데 고등학교에 다녀보면 안 되겠나? 스물한 살이라는 나이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건 아버지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서였다.

졸업장을 받던 날 아버지는 꽃다발을 사 들고 D를 찾아왔다. 기념으로 같이 짜장면을 먹었다. 이제 너도 스물네 살이니까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한다. 윤 총장의 말에 D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나 이제 여섯 살이에요. 아버지 만난 게 6년 전이니까 여섯 살이지. 그런데 왜 홀로서기 하라고 해요. 맞다, 네 말이 맞다. 아버지가 옆에 있을테니 걱정 마라. 둘은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가정밖청소년에 관한 이야기를 6개월째 취재하고 있다. D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만약 좀 더 일찍, 좀 더 어릴 때 아버지를 만났더라면 어땠을까요. 내 손 잡아주는 어른이 한명이라도 곁에 있었다면 나는 다르게 살았을까요.

국내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의 수는 약 1만명이다. 정부는 보육원을 퇴소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돈과 집이 있다고 자립이 될까. 정말 필요한 건 ‘정서적 지원’이다. 자신을 무조건 사랑해주고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의 어른이 있으면 아이들은 일어선다. 보육원 퇴소 때는 늦다. 어릴 때 시작해야 한다. 1만명의 아이들을 품어줄 1만명의 ‘이상한 어른’이 필요하다.

김시원 편집국장 blindlet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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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벌목 논란’ 빚었던 산림청… 탄소중립 계획에 또 벌목발전 /archives/78368 Wed, 19 Jul 2023 08:49:59 +0000 https://futurechosun.com/?p=78368 수령 30년 이상 나무를 베어내 바이오매스 발전에 쓰겠다는 산림청의 탄소중립 계획이 또 다시 등장했다. 산림청은 지난 2021년 나무 3억그루 벌채 계획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한발 물러선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비슷한 계획을 꺼내놓으면서 환경단체 중심으로 비판이 나온다. 10일 산림청은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의 21%(3000만t)을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남성현 산림청장은 브리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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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30년 이상 나무를 베어내 바이오매스 발전에 쓰겠다는 산림청의 탄소중립 계획이 또 다시 등장했다. 산림청은 지난 2021년 나무 3억그루 벌채 계획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한발 물러선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비슷한 계획을 꺼내놓으면서 환경단체 중심으로 비판이 나온다.

10일 산림청은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의 21%(3000만t)을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남성현 산림청장은 브리핑에서 “오래된 나무를 베서 고부가가치 국산 목재, 산림바이오매스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벌목한 나무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224만t을 감축한다는 입장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이 10일 대전 서구 정부대전청사에서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산림청
남성현 산림청장이 10일 대전 서구의 정부대전청사에서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산림청

산림바이오매스는 목재 부산물로, 목재를 절단할 때 생기는 작은 목재 조각인 ‘우드칩’과 파쇄된 나무를 고온에서 압축해 알갱이 형태로 만든 ‘목재펠릿’ 등을 가르킨다. 주로 발전소 땔감으로 쓰인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산림바이오매스 연소 시 탄소배출량은 1TJ(테라줄)당 112t으로 화력발전소용 역청탄(94.6t)보다 많다.

산림청은 지난 2021년 고령 나무 3억 그루를 베고 어린 나무 30억 그루를 심어 2050년까지 탄소를 3400만t 줄이겠다는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베어낸 나무를 바이오매스 발전에 활용하겠다고 밝혀 환경 파괴 논란을 빚었고, 이듬해 1월 나무를 심고 벤다는 내용을 삭제한 수정안을 발표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산림청의 탄소흡수원 증진 계획이 오히려 탄소중립에 역행한다며 비판했다. 송한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정부의 산림 부문 탄소중립 전략은 지난 정부에서 발표한 것과 바뀐 게 없다”며 “산림청은 숲이 고령화될수록 탄소 흡수 속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산림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실상은 바이오매스용 벌목 확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년된 나무를 베면 그 나무가 포집한 누적 탄소량이 한번에 대기 중으로 뿜어져 나오는데, 결국 기후위기를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리칭 펭 세계자원연구소(WRI) 박사와 티모시 서칭어 프린스턴대 교수가 5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세계 목재 수확의 탄소 비용’ 논문에서도 벌목 과정에서 대량의 탄소배출이 이뤄진다고 지적한다.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목재 수요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연간 35억~43억t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50년까지 전 세계 목재 수요가 약 54% 증가할 것”이라며 “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미국 본토와 맞먹는 크기의 숲을 벌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1년 5월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일대 숲이 벌채로 인해 민둥산이 됐다. 이곳에는 40~50년생 잣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조선DB
지난 2021년 5월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일대 숲이 벌채로 인해 민둥산이 됐다. 이곳에는 40~50년생 잣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조선DB

국내 산림바이오매스 보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18일 더나은미래가 한국에너지원으로부터 받은 ‘2021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목재펠릿·우드칩을 활용한 전력 생산량은 177만657kW로, 5년 전(128만6185kW)보다 약 38% 늘었다.

기후솔루션은 산림바이오매스에 높은 가중치를 두는 REC 제도를 문제로 꼽았다. REC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한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로, 전력공급량(MWh)에 가중치를 곱해 산정·발급한다. 가중치가 높을수록 신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이용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산림바이오매스 설비의 가중치는 1.5~2.0으로 태양광(0.5~1.6), 육상풍력 (1.2), 수력(1.5) 보다 높다.

송한새 연구원은 “제도의 본래 취지는 벌목 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 자원을 활용하는 것인데 과도하게 가중치가 적용되면서 산림바이오매스가 하나의 산업의 규모로까지 커진 것”이라고 했다.

19일 산림청은 더나은미래에 “국내 203만ha 규모의 경제림육성단지에 나무를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게 삼림정책의 기본방향”이라고 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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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 땅굴’에서는 은둔청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archives/78075 Tue, 11 Jul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8075 [인터뷰] 이은애 씨즈 이사장 “두더지는 땅속에서 혼자 살지 않아요. 다른 두더지들이 머무는 공간과 땅굴로 연결돼 있죠. 집에서 은둔하는 청년들을 보고 두더지가 떠올랐어요. 집에 웅크린 청년들이 사회와 조금씩 소통하면서 밖으로 나오게 돕고 싶었습니다.” 서울시의 지난 1월 발표에 따르면 만19~30세 고립·은둔(이하 고립 청년) 청년은 전국에 61만명으로 추정된다. 사단법인 씨즈는 이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두더지 땅굴’을 운영한다. 고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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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은애 씨즈 이사장

“두더지는 땅속에서 혼자 살지 않아요. 다른 두더지들이 머무는 공간과 땅굴로 연결돼 있죠. 집에서 은둔하는 청년들을 보고 두더지가 떠올랐어요. 집에 웅크린 청년들이 사회와 조금씩 소통하면서 밖으로 나오게 돕고 싶었습니다.”

서울시의 지난 1월 발표에 따르면 만19~30세 고립·은둔(이하 고립 청년) 청년은 전국에 61만명으로 추정된다. 사단법인 씨즈는 이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두더지 땅굴’을 운영한다. 고립 청년들이 다른 청년들과 건강하게 교류하는 연습을 하는 공간이다. ‘땅속에서 생활하는 두더지의 모습이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땅굴에서 두더지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은애 씨즈 이사장은 “정책 홍보를 활발히 한다고 고립·은둔 청년의 정책 이용이 많아지지는 않는다”며 “해결책의 범위를 넓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보민 청년기자(청세담14기)
이은애 씨즈 이사장은 “정책 홍보를 활발히 한다고 고립·은둔 청년의 정책 이용이 많아지지는 않는다”며 “해결책의 범위를 넓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보민 청년기자(청세담14기)

온라인에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마친 청년들을 위한 곳도 있다. 오프라인 모임공간 ‘두더집’이다. ‘점심밥 모임’, ‘동아리’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두더집은 지난 5월까지 1000명 정도가 이용했다. 지난달 12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두더집을 찾았다. 이날도 2명의 청년이 거실에서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세련된 사무실이 아닌 마당이 딸린 다세대 주택인 이곳에서 청년들은 “외가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두더집의 외할머니라는 이은애(57) 씨즈 이사장이 취재진을 맞았다.

집에서 닿을 수 있는 소통 창구 ‘온라인’

씨즈는 청년세대 사회혁신가 육성을 목표로 2010년 설립됐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에서 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불안 등을 목격하며 그간의 사회혁신 전략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2021년부터는 서울시 청년허브를 위탁 운영하며 467명의 청년을 상담했다. 그러다 사회에서 완전히 소외된 채로 살아가는 고립 청년들을 발견했다. 이후 고립·은둔 문제에 집중하는 다른 단체들과의 회의를 통해 지난해 8월 고립 청년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두더지 땅굴을 만들었다. 지난 5월 기준 두더지 땅굴 회원은 980명이다.

-은둔 청년들이 소통할 공간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 만든 이유는?

“청년들을 상담하며 은둔할 때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느냐고 물어보니, 온라인에서 사회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는 청년이 많았다. 소셜미디어로 다른 이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더 무가치하게 느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온라인은 외로움과 무료함을 견디는 창구였다. 온라인을 통해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며 지지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두더지 땅굴을 만들었다. 자해와 같은 위험 신호도 청년들끼리는 알아차릴 수 있다. 꼭 밖으로 나오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고립 청년들에게는 자신의 얘기를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는, 살아있는 사회적 관계망이 가장 중요하다.”

-청년들이 고립을 시작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크다. 취업시장에서 청년을 비정규직으로 많이 뽑으니 좋은 첫 직장을 잡기가 어렵다. 또 다른 원인은 청년 1인 가구의 급증이다. 일본의 경우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방에서 은둔하는 외톨이가 많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 간의 세대 갈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한국의 청년 1인 가구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주거비, 식비 등의 부담이 크다. 식사도 편의점 음식으로 때우거나 거른다. ‘성공제일주의’ 문화도 영향을 미친다. 사회가 보기에 번듯한 성공을 강요받다 보니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기는 어렵다. 더불어 팬데믹이 결정타가 돼 사회관계 맺기가 어려워지면서 고립이 증가했다.”

-두더지 땅굴의 온라인 프로그램 효과는 어떤가?

“고립 청년들은 밤낮이 바뀌어 일상의 루틴이 깨지다 보니 영양 섭취가 잘 안 되고 위생 상태도 나빠진다. 이들에게 일상성을 찾아주는 역할을 온라인 게시판이 하고 있다. ‘매일매일 쓰담쓰담’ 등의 게시판을 통해 밥은 먹었는지, 잘 잤는지, 다른 이와 통화했는지 등을 얘기하며 서로의 일상을 나눈다. 이런 소통이 위로가 됐다는 분들이 많았고 오프라인 대화 모임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매년 두더지 땅굴 운영을 도울 청년을 30명 정도 뽑는다. 고립 생활을 하던 청년이 용기를 내서 콘텐츠 기획자, 게시판 지기, 편집자, 동아리 운영 등을 하기 위해 지원하기도 있다.

-온라인 플랫폼인 만큼 지역 격차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작년까지 467건의 고립 청년을 상담했는데 그중 30% 정도가 지역 청년이었다. 지역은 수도권에 비해 정보가 적다 보니 온라인으로 상담이나 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에 굉장히 만족도가 높다. 지역 내에서 계속 만날 수 있도록 고립 청년 간의 커뮤니티도 조금씩 만들고 있다. 농어촌의 경우 서울에 비해 고립·은둔 청년 문제를 심각하게 보지 않아서 커뮤니티를 더 활성화하고 싶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

지난달 12일 만난 이은애 씨즈 이사장이 고립·은둔을 경험한 청년들이 모여 소통하는 공간인 '두더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보민 청년기자(청세담14기)
지난달 12일 만난 이은애 씨즈 이사장이 고립·은둔을 경험한 청년들이 모여 소통하는 공간인 ‘두더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보민 청년기자(청세담14기)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당사자의 참여를 강조하는 건가.

“청년세대는 자기 주도성이 보장됐을 때 무언가 해보려 시도한다. 고립 청년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문제를 푸는 주인공이 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청년 스스로 변화할 계기를 찾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해를 자주 하던 청년이 한 번 참았다면 그 차이가 무엇이었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다. 이렇게 고립 청년 스스로 자기주도적 힘을 발견하면 본인의 생활을 조금씩 변화시키게 된다. 사소한 계기를 통해 성숙한 시민으로 자라난다.”

-두더지 땅굴 외에도 씨즈에서 실시하는 고립 청년 지원책이 있나?

“직접 고립 청년들을 발굴하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찾아가는 경우 청년들은 자신이 ‘약자’가 되었다고 생각해 거부감을 느낀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상업 영역에서 고립 청년을 발굴하는 것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매일 새벽 김밥 사가는 고립 청년으로 보이는 이가 요즘 오는지, 고시원 총무에게 월세 밀리는 청년은 없는지 등의 얘기를 듣는다. 한 번은 상황이 심각한 자매를 발견한 적이 있다. 조현병이 있는 20살 동생을 25살 언니가 회사를 관두고 돌보고 있었다. 부모는 이혼을 하고 자매에게 지원을 거의 하지 않아 생활이 엉망이었다. 그래서 자매를 의료 생협과 정신과에 연결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언니에게는 일자리를 연결해줬다.”

-고립 청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고립 청년을 ‘게으른 청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이런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고립, 은둔이 개인 선택으로 인한 결과는 아니다. 사회 시스템으로 인한 복합적 문제가 원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 현재는 청년 고립 문제라고 표현하지만 10년 정도 지나면 전 세대의 고립이 문제가 될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공공뿐 아니라 민간, 시민사회도 함께해야 한다. 청년층을 시작으로 다른 세대의 고립·은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면서 사회가 변화하길 바란다.”

김어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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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 56%가 MZ세대… 기부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다 /archives/78085 Tue, 11 Jul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8085 [인터뷰] 이수정 체리 대표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하는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은 119개국 중 88위에 자리했습니다. 2011년 한국은 57위에 있었는데, 약 10년 만에 31계단 떨어진 셈이죠. 동정심만으로는 민간 기부를 활성화할 수 없습니다. 기부자를 움직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죠. 이에 기부자가 즐겁게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 ‘체리’를 만들었습니다.” 국내 최초의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체리’를 설립한 이수정(59) 대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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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수정 체리 대표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하는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은 119개국 중 88위에 자리했습니다. 2011년 한국은 57위에 있었는데, 약 10년 만에 31계단 떨어진 셈이죠. 동정심만으로는 민간 기부를 활성화할 수 없습니다. 기부자를 움직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죠. 이에 기부자가 즐겁게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 ‘체리’를 만들었습니다.”

국내 최초의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체리’를 설립한 이수정(59) 대표를 지난달 14일 만났다. 체리는 핀테크·블록체인 분야 IT전문기술기업인 ‘이포넷’으로부터 지난 1월 분사했다. ‘마이크로트래킹’이라는 기능을 통해 기부금 사용을 추적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마치 택배 발송 조회처럼 기부금이 언제 기부단체와 수혜자에게 전달됐는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능은 지난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재되기도 했다.

체리는 굿네이버스·사회복지공동모금회·유니세프한국위원회 등 362개 단체와 1700여건 이상의 기부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누적 후원 횟수는 약 20만건. 하루 평균 7890명이 체리를 이용한다. 지난 2019년 첫발을 뗀 지 햇수로 5년 만에 누적 기부금액 94억원을 달성하며 100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 첫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을 설립한 이수정 체리 대표는 "기부 투명성의 부담을 블록체인 기술로 상당 부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호철 청년기자
국내 첫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을 설립한 이수정 체리 대표는 “기부 투명성의 부담을 블록체인 기술로 상당 부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호철 청년기자

-왜 블록체인이었나.

“대부분의 기부단체는 기부금 사용 내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그런데 그 중 하나가 기부금을 부정하게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 모든 기부단체의 투명성이 오명을 쓰게 된다. 그걸 기술로 해결하고 싶었다. 보통 기부단체들은 투명성을 입증하기 위해 따로 비용을 들여야 한다. 그 부담을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로 덜어주고 싶었다.”

-대중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 기부를 생소하게 느끼지는 않았나.

“블록체인 기부라는 걸 들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비트코인 아닌가요?”라고 오해하더라. 그래서 가볍고 즐거운 이미지로 시민의 일상에 다가가려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나.

‘체리 기부 키오스크’가 설치된 식당에서 기부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1000원이 자동으로 기부된다. 걷기를 통한 기부 캠페인도 했다. ‘체리 스니커즈데이’가 대표적이다. 또 가상공간을 활용한 기부 메타버스를 통해 기부자들이 손쉽게 체리를 알 수 있도록 했다. 그런가 하면 일반 시민이 체리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 응모할 수 있는 ‘체리 마스코트 캐릭터 공모전’을 열기도 했고, 소셜미디어에 춤 영상을 개재해 기부할 수 있는 ‘체리댄스챌린지’를 열어 젊은 층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수정 체리 대표는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기부를 녹여 선순환적인 기부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장성희 청년기자(청세담14기)
이수정 체리 대표는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기부를 녹여 선순환적인 기부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장성희 청년기자

-실제로 MZ세대의 관심을 끌었는지?

“체리 이용자의 56%가 MZ세대다. 모든 기부 데이터를 볼 수 있는 투명성, 클릭만 하면 기부가 되는 편리성, MZ세대와 맞닿은 홍보 효과가 함께 작용했다.”

-플랫폼 사용료를 따로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체리 후원자들은 기부할 때 일반 신용카드 외에도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이때 후원자의 기부금 전액을 모금단체에 전달하기 위해 결제 수수료 3%를 제외한 중개수수료나 운영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사용료를 따로 떼는 순간 기부자들이 플랫폼의 투명한 운영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료를 따로 받지 않으면 체리 플랫폼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 같은데.

“현재까지 ‘체리워크’(걸어서 포인트를 받는 앱테크에 기부를 접목한 서비스)와 ‘체리월드’(소셜임팩트 기반 커뮤니티) 광고료, 기부 키오스크 운영비, ESG 컨설팅과 마케팅을 위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꿈꾸는 목표가 있나.

“기부가 일상화됐으면 좋겠다. 일회성 기부도 물론 좋지만, 지속적인 기부가 훨씬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체리를 통해 일상의 행동과 기부를 연동시키고자 한다. 이동을 하기 위해 걸었을 뿐인데 기부를 할 수 있고, 가게 키오스크를 통해 특정 메뉴를 먹으면 일정 금액이 기부되는 것처럼 일상에 자연스럽게 기부를 녹여 선순환적인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신호철·장성희·정예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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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세상 만듭니다” /archives/78042 Mon, 10 Jul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8042 [인터뷰] 이원숙 뷰티플마인드 지휘자 “자, 박자를 맞추면서! 하나, 둘, 셋….”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이원숙(56) 뷰티플마인드 지휘자가 지휘봉을 휘둘렀다. 현악기(바이올린·비올러·첼로)와 관악기(플루트·오보에·트럼펫), 클래식 기타 소리가 조화로운 화음을 이뤘다. 오는 9월 ‘뷰티플마인드와 함께하는 가을 음악회’를 앞둔 터라 연습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뷰티플마인드는 지난 2010년 외교부 산하 문화외교자선단체로 창단한 오케스트라다. 시각장애 학생 8명, 발달장애 학생 25명, 비장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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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원숙 뷰티플마인드 지휘자

“자, 박자를 맞추면서! 하나, 둘, 셋….”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이원숙(56) 뷰티플마인드 지휘자가 지휘봉을 휘둘렀다. 현악기(바이올린·비올러·첼로)와 관악기(플루트·오보에·트럼펫), 클래식 기타 소리가 조화로운 화음을 이뤘다. 오는 9월 ‘뷰티플마인드와 함께하는 가을 음악회’를 앞둔 터라 연습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뷰티플마인드는 지난 2010년 외교부 산하 문화외교자선단체로 창단한 오케스트라다. 시각장애 학생 8명, 발달장애 학생 25명, 비장애 저소득층 학생 10명으로 구성됐다. 국내 최초 장애·비장애 통합 오케스트라로, 장애인과 취약계층 학생을 전문 연주자로 양성해 국내외 대사관, NGO와 함께 음악회를 개최한다. 지금까지 총 77개국 112개 지역에서 435회의 공연을 열었다. 현재 뷰티플마인드 소속 학생 43명, 교사 40명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이원숙 지휘자는 뷰티플마인드 창단 이래로 13년간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그는 “10~30세, 천재부터 노력파까지 다양한 뮤지션들이 앙상블을 맞춰 나간다”며 “시작은 조촐했지만 지금은 졸업생만 150명이 넘는 대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의 핵심 가치는 장애인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이원숙(56)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만났다. 이 지휘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음악과 예술로 하나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어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이원숙(56)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만났다. 이 지휘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음악과 예술로 하나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어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오케스트라 창단 멤버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장애 학생들은 시혜의 대상이 아닌 주체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퍼지길 바랐어요. 장애가 있다고 무대에 오르지 말란 법 없죠. 실제로 단원들은 자신이 배운 악기로 무대에서 연주를 마치고 박수받을 때 큰 자신감을 얻어요. 그래서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잠재력이 있는 아동을 전문 음악인으로 양성하는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단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선발하나요?

“매년 두 차례 신입생을 모집해요. 7~8세 아동을 위주로 선발합니다. 어린 나이부터 배워야 잠재력을 빨리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에 많이 합류했습니다. 주로 추천서를 받거나 부모 면담, 음악 교사와의 면접 등을 통해 선발하는데, 실력만이 선발 기준은 아니에요. 유치원생이었던 시각장애인 김건호 단원은 피아노 연주에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음감과 박자 감각이 좋아서 선발했어요. 김 단원은 올해 장애인 최초로 금호문화재단의 영재 아티스트 ‘금호영재’로 뽑히기도 했답니다.”

-장애 유형별로 악보를 익히는 속도나 실력이 다를 것 같습니다. 특별한 교육 방식이 있나요?

“단원들을 교육하는 ‘뮤직 아카데미’는 총 4학기로 구성되고, 행복반(발달장애인), 사랑반(시각장애인), 희망반(저소득층 비장애인)으로 나뉩니다. 학기당 10회 레슨을 받을 수 있고, 피아노·현악·관악·성악·작곡·국악을 배울 수 있습니다. 뮤직 아카데미를 수강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입시 준비도 병행할 수 있죠. 형편이 어려운 단원에게 악기를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전문 음악 선생님들은 전원 무보수로 재능기부를 하고, 모든 교육은 일대일 맞춤으로 진행됩니다.”

-지도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우선 음악을 편곡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단원들의 특성을 고려해 악보를 수정하다 보니 한 곡을 완성하기까지 수개월이 필요합니다. 또 어떤 단원에게는 정확한 규칙과 일관된 방향성을 알려주는 게 효과적이지만, 어떤 단원은 딱딱한 교육방식을 두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학생 개개인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각 학생의 관점에서 소통하면서 부모님과도 충분한 대화를 나눕니다.”

-자선단체라 운영 비용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습니다.

“뷰티플마인드는 이사진 30여명이 내는 회비와 개인·기업 후원금으로 운영됩니다. 매해 약 6~7억원의 후원금이 모입니다. 많은 분께서 관심을 가져주고 계시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에는 피아노가 없었는데, 최근 개인 후원을 많이 받으면서 피아노를 마련했어요.”

이원숙 지휘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 단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정예림 청년기자(청세담14기)
이원숙 지휘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 단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정예림 청년기자(청세담14기)

-무대에서 선보일 음악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요?

“보통은 빠른 클래식 곡을 선호합니다. 리듬이 명확하다 보니 학생들의 연주 완성도가 높거든요. 조용하고 곡조가 섬세한 음악은 익히는 데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주곡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속도감 있는 곡으로 선정하지만, 최근에는 감성이 다양하게 드러나는 곡들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가 그간 선보인 곡으로는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맘보’, 비제의 ‘카르멘 환상곡’ 등이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요?

“항상 가장 최근에 한 공연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근래 독립극장에서 클래식 공연을 했는데, 이 공연에서 단원들이 조용하고 섬세한 곡으로 연주했거든요. 단원들이 곡을 완전히 이해하고 아주 감성적으로 표현해냈어요. 관중 반응도 아주 좋았답니다.”

-뷰티플마인드 졸업생은 어디로 취업하나요?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은 경우나 장애 학생은 음대를 졸업하고도 사회인으로 자리 잡는 데 어려움을 겪어요. 이에 뷰티플마인드는 2020년부터 장애인 취업연계프로그램 ‘뷰앙상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채용 인원을 선제시하면 고등학교·대학교를 졸업한 뷰티플마인드 출신 단원을 연결하는 식인데요, 현재 22명의 연주자가 동국제약·메리츠캐피탈 등 7개 기업에서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업 소속 아티스트로서 각종 사회공헌 연주 활동과 사내행사에 참여합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장애 학생과 취약계층 아동이 음악적 역량을 마음껏 펼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에요. 오는 9월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배리어프리 공연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한가지 목표입니다. 배리어프리 공연은 점자 서비스, 수어 해설을 비롯해 보조휠체어 등을 지원합니다. 다 같이 즐기는 공연이 되도록 우리 단원들도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앞서 8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에스와티니 학생을 대상으로 오케스트라 레슨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정예림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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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균사체로 만든 친환경 스티로폼… 50일이면 완전 생분해 /archives/78051 Mon, 10 Jul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8051 [인터뷰] 정성일 어스폼 대표 “50일이면 토양에서 완벽히 생분해됩니다. 유해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스티로폼인 셈이죠.” 지난달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에서 만난 정성일(34) 어스폼 대표는 스티로폼 원료인 발포성폴리스티렌(EPS)의 대체재를 개발하고 있다. 버섯 균사체를 활용해 만든 생분해성 스티로폼은 기존 스티로폼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해물질 없이 빠르게 분해된다. 포장·완충재를 넘어 인테리어, 단열재, 부표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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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성일 어스폼 대표

“50일이면 토양에서 완벽히 생분해됩니다. 유해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스티로폼인 셈이죠.”

지난달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에서 만난 정성일(34) 어스폼 대표는 스티로폼 원료인 발포성폴리스티렌(EPS)의 대체재를 개발하고 있다. 버섯 균사체를 활용해 만든 생분해성 스티로폼은 기존 스티로폼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해물질 없이 빠르게 분해된다. 포장·완충재를 넘어 인테리어, 단열재, 부표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수 있다. 또 균사체를 농수산 부산물에 배양해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정 대표는 “500년이라는 긴 분해시간으로 플라스틱과 함께 환경유해 물질로 손꼽히던 스티로폼이 이제 50일이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버섯 균사체로 스티로폼 대체제를 생산하는 어스폼의 정성일 대표는 "균사체를 활용한 생분해성 스트로폼은 유해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고 포장재, 완충재, 단열재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고 말했다. /어스폼
버섯 균사체로 스티로폼 대체제를 생산하는 어스폼의 정성일 대표는 “균사체를 활용한 생분해성 스트로폼은 유해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고 포장재, 완충재, 단열재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고 말했다. /어스폼

-어스폼을 설립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쓰던 가방을 아직까지 들고 다닐 정도로 환경에 관심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임가공 플랫폼인 ‘공공 스페이스’와 융복합 제작소인 ‘팹브로스제작소’에서의 근무 경험이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커스텀 제작을 주로 하는 업체다 보니 발생하는 쓰레기가 다른 제조업체에 비해 상당했거든요. 그때 일과 가치관 사이의 모순을 느끼며 해결 방법을 찾다보니 창업에 이르게 됐습니다.”

-버섯 균사체로 스티로폼 대체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균사체를 이용하면서 생기는 가장 큰 장점은 자연 분해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일반 토양에서 50일 이내로 분해되기 때문에 유해 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죠. 사용 후 간단한 분쇄 및 살균처리를 통해 원재료화하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훗날 기업이 크게 성장하면 그러한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싶어요(웃음).”

-제작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크게 성형틀을 만드는 기술과 균사체를 배양하는 기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필요한 모양으로 성형틀을 만든 후, 그 안에 배지(培地, 버섯을 기르는 밑재료)를 채워 넣습니다. 그 후 배지에 버섯 균사체를 주입해 배양하는 거죠. 균사체는 치밀한 그물망을 만들며 성장하기 때문에 배지를 단단하게 연결하는 자연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균사체가 충분히 자란 이후에 틀에서 꺼내 건조시키면 단단한 친환경 포장재가 탄생하게 됩니다.”

-기존 스티로폼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거의 완벽히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난 1년 동안은 연구에 매진했는데 꾸준한 노력 끝에 경도나 강도를 완벽하게 구현 가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추가로 어스폼은 배지 재료 배합 방법이나 온도 등의 배양조건에 따라 물성치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못을 박을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해요.”

-쓰임새가 다양할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분야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불이 잘 붙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단열재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인테리어로도 많이 활용하고요. 작가들과 협업해 어스폼 소재의 작품을 제작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어스폼에서 개발한 생분해 스티로폼 대체제. 배양 조건에 따라 다양한 특징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백민정 청년기자(청세담14기)
어스폼에서 개발한 생분해 스티로폼 대체제. 배양 조건에 따라 다양한 특징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백민정 청년기자(청세담14기)

-균사체를 이용해 포장·완충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또 있나요?

“미국의 에코베이티브(Ecovative)라는 스타트업이 있어요. 스티로폼 대체재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이 기업의 사례를 접하고 나서부터였어요. 어스폼 창업 준비 당시 많은 부분을 참고했습니다.”

-그렇다면 어스폼만의 차별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농수산 부산물을 주 재료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왕겨, 볏짚, 굴 껍데기 등 폐기하는 데 비용을 소비해야 하는 모든 것들이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폐기 비용도 아끼면서 포장재도 생산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것이죠.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이뤄지면서 자원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어요. 앞으로는 수제 맥주 찌꺼기를 공급받을 예정입니다. 대기업 맥주 찌꺼기와 다르게 수제 맥주 찌꺼기는 자원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쓰레기 처리 비용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다양한 부산물들을 재료화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어스폼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폐기물 순환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협의 중입니다. 예를 들면 녹차 줄기나 잎처럼 자연 원료 화장품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들을 부산물로 활용하는 것이죠. 원재료를 사용해 만든 결과물을 해당 화장품의 포장재로 다시 사용하며 자원 선순환을 함께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상용화하려면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게 중요한 과제겠네요.

“맞습니다. 균사체를 직접 키우면서 만들기 때문에 상용화하기에는 아직 비용이 높은 편입니다. 의미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친환경을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가격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스티로폼이 폐기 과정에서 많은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강력히 규제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하고 있거든요. 반면 어스폼의 원재료들은 무상수급 가능한 부산물의 확대로 가격을 낮출 수 있죠. 앞으로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강화한다면 확실한 대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조영은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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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생산부터 재판매까지 데이터로 기록한다 /archives/77760 Fri, 07 Jul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7760 [인터뷰] 노힘찬 민트컬렉션 대표 “패션 산업은 연간 100억t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지만, 산업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전혀 관리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확한 측정’부터 해야합니다. 의류의 발생부터 재사용까지 데이터를 측정해 의류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민트컬렉션 사무실에서 만난 노힘찬(34) 대표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던 패션산업에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며 “의류의 생산부터 판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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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힘찬 민트컬렉션 대표

“패션 산업은 연간 100억t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지만, 산업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전혀 관리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확한 측정’부터 해야합니다. 의류의 발생부터 재사용까지 데이터를 측정해 의류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민트컬렉션 사무실에서 만난 노힘찬(34) 대표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던 패션산업에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며 “의류의 생산부터 판매, 재사용 과정에서 데이터 정보를 기록하면 버려지는 의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설립된 민트컬렉션은 옷에 대한 정보가 담긴 디지털 라벨링 기술로 의류의 재사용를 촉진하는 순환 패션 플랫폼이다. 2021년엔 약 2만벌의 의류를 회수해 1억5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9월부턴 패션산업의 디지털화를 위해 옷에 디지털 정보를 결합한 라벨 ‘민트 아이디(MINT-ID)’를 도입했다.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매장에서 만난 노힘찬 민트컬렉션 대표가 MINT-ID 카드와 판매 의류를 보여주고 있다./강다현 청년기자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매장에서 만난 노힘찬 민트컬렉션 대표가 MINT-ID 카드와 판매 의류를 보여주고 있다./강다현 청년기자

-패션 산업의 가장 큰 문제가 뭔가?

“기업에서 의류를 100벌 생산하면 30벌 정도만 판매된다. 이후 70벌은 아울렛 판매나 기부를 통해 해결되지만, 그럼에도 남는 옷들은 결국 소각된다. 이렇게 매년 330억벌의 옷이 폐기되고 있다. 브랜드 측에서는 가치 보존 등의 문제로 버려지는 의류 문제에 대해 나서지 않아 의류 순환 과정이 정확히 측정조차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잘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그간 패션업계는 버려지는 의류량을 일일히 파악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손대지 못했다. 때문에 데이터 측정을 통한 전 과정 관리가 중요하다. 민트컬렉션은 민트 아이디를 개발해 소비자에게 상품의 재판매·정품 여부와 환경 이력 등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특히 옷을 구매할 때 구구절절 설명하면 좋아하는 소비자는 없다. 소비자가 휴대폰 등으로 직관적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민트아이디를 통해 순환된 의류는 얼마나 되나?

“현재까지 2만2000벌의 옷이 회수됐다. 한벌당 무게를 평균 3.7kg로 환산하면, 약 81t의 의류가 버려지지 않고 재사용됐다는 뜻이다. 전체 발행량 중 5%정도가 회수됐는데, 전체 물량이 순환되면 약 1620t에 달하는 의류폐기물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서울 서대문구 민트컬렉션 매장 내 재판매를 위해 회수된 옷이 놓여있다. /강다현 청년기자
서울 서대문구 민트컬렉션 매장 내 재판매를 위해 회수된 옷이 놓여있다. /강다현 청년기자

-물량 확보는 어떻게 하고 있나?

“민트컬렉션은 철저한 보상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중고 의류는 쓸모가 없어진 의류가 아니라는 점을 제휴사와 소비자에게 알려줘야 한다. 중고 의류의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겠지만, 최초 구매가에 10~40% 수준의 보상을 드리고 있다. 소비자분들의 경우 자신이 입지 않게 된 의류를 편하게 보낼 곳이 있고, 보상까지 얻을 수 있으니 매우 좋아하신다.”

-제휴사를 확보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중고 시장에 유통되면 이미지가 훼손될 거라는 우려를 표한 기업도 있었다. 하지만 세컨드핸드(Second-hand)시장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중고 의류 시장에서 브랜드를 접하는 소비자에게 “이 브랜드는 환경을 생각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패션 기업이 마케팅에 거액의 비용을 지급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현재는 80개가 넘는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있다.”

-작년 12월엔 ‘패션-탄소 발자국 계산기’를 시연했다.

“의류 순환으로 만들어낸 환경 성과를 측정하려면 탄소 배출량 데이터가 필수다. 기존에는 미국의 중고 의류 플랫폼 ‘스레드업(Thread Up)’의 탄소 발자국 계산기를 사용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산정 기준이 달라 국내에 완전히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탄소중립연구원과 협업해 국내 섬유산업 데이터를 활용한 전 과정 평가 기법을 개발했다. 섬유를 소재별, 중량별로 구분해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계산할 수 있다. 올해 안으로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강다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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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 있는 건물은 초록색 표시… 휠체어 내비게이션 ‘휠비’를 아시나요? /archives/77991 Fri, 07 Jul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7991 [인터뷰] ‘휠비’ 프로젝트 이끈 김선홍 행복나눔재단 매니저 앱(app)을 실행하고 목적지를 입력하자 초록색과 빨간색 아이콘들이 지도에 빼곡하게 나타난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건물에는 초록색, 그렇지 않은 곳에는 빨간색 아이콘이 표시되는 식이다. 이용자가 미리 ‘수동 휠체어’ ‘전동 휠체어’ ‘보조자’ 중에 유형을 골라 설정해 놓으면 각 유형에 맞는 안전한 길을 자동으로 안내해주는 휠체어 내비게이션 앱 ‘휠비(WheelVi)’ 이야기다. 휠비는 행복나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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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휠비’ 프로젝트 이끈 김선홍 행복나눔재단 매니저

앱(app)을 실행하고 목적지를 입력하자 초록색과 빨간색 아이콘들이 지도에 빼곡하게 나타난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건물에는 초록색, 그렇지 않은 곳에는 빨간색 아이콘이 표시되는 식이다. 이용자가 미리 ‘수동 휠체어’ ‘전동 휠체어’ ‘보조자’ 중에 유형을 골라 설정해 놓으면 각 유형에 맞는 안전한 길을 자동으로 안내해주는 휠체어 내비게이션 앱 ‘휠비(WheelVi)’ 이야기다.

휠비는 행복나눔재단 ‘휠체어 이동정보 제공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5월 출시됐다. 휠체어 이용자에게 적합한 경로를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기능에, 서울 시내 건물 출입 가능 여부와 장애인 화장실 위치 등을 알려주는 접근성 정보를 더한 형태다. 행복나눔재단이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하고, 협동조합 ‘무의’가 접근성 데이터 수집을, 내비게이션 개발사 엘비에스테크(LBS Tech)가 앱 개발을 각각 맡았다.

‘무의’의 리서처들이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도로와 건물 내부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엘비에스테크의 AI가 장애물·경사도·출입문 등 접근성 정보를 판별해 휠비 앱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2020년 프로젝트 초기에는 서울 시내 주요 번화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모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는 서울시 20개 자치구의 휠체어 이동 경로와 건물 접근성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지난달 15일, 휠비 프로젝트를 기획한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팀 김선홍 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접근성 정보가 있는 장애인의 목적지 도착 성공률은 정보가 없는 장애인의 두 배에 달한다”면서 “이는 비장애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휠비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선홍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팀 매니저. /성가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휠비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선홍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팀 매니저. /성가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휠비 프로젝트’의 기획 배경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휠체어를 쓰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동성 향상 및 신체 발달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휠체어와 전동 키트를 제공하고 신체 재활 훈련을 진행했어요. 하지만 정작 아이들의 생활에 큰 변화가 없었어요. 이유를 들여다봤더니 ‘접근성 정보’가 없다는 게 문제였어요. 모르는 지역에서 약속을 잡으면 휠체어로 갈 수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는 데만 30분에서 1시간이 걸린다는 거였죠. 그래서 기획한 게 ‘휠비’예요. 2020년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서 2021년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고, 베타 테스트를 거쳐 지난 5월에 정식 출시했습니다.”

―교통약자를 위한 앱은 기존에도 여럿 출시됐는데요. 휠비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존에는 공간의 접근성과 주변 교통 인프라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가 없었어요. ‘휠비’는 위치 기반 내비게이션 앱이에요. 휠체어 경로부터 접근성 정보까지 하나의 앱에서 알려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또 접근성 정보 업데이트 주기가 비교적 짧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주기가 6개월 정도예요. 국토교통부 GIS(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어요. 기획 단계부터 협동조합 ‘무의’와 협업하면서, 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뽑을 수 있겠네요.“

지난 12일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에 무의 리서처들이 모여 지금까지 쌓아온 데이터를 확인하는 활동 공유회를 가졌다. /성가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지난 12일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에 무의 리서처들이 모여 지금까지 쌓아온 데이터를 확인하는 활동 공유회를 가졌다. /성가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접근성 판별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휠체어 이용자마다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가장 보수적으로 기준을 잡았어요. 경사로는 5도 미만, 출입문 폭은 90cm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어요. 워낙 개발사 AI가 고도화돼있기 때문에, 리서처가 사진만 찍어서 보내도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지 판별이 돼요. 지금 휠비는 주로 카페와 식당 접근성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드러그스토어와 약국 정보도 추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장애인용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 교통약자 이동에 관련된 모든 정보가 담겨 있어요.”

―정식 출시 이후 한 달여가 지났는데요. 베타 테스트 기간을 포함해 이용자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서비스 지역 확대가 시급하다’는 거였어요. 인터뷰에 참여한 한 장애인 이용자는 ‘비장애인이 2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씩 걸려 출퇴근했는데, 휠비를 사용한 이후 어떤 날은 비장애인보다도 일찍 출근했다’고 하셨어요. 단순히 외출 빈도가 높아지는 걸 넘어서 ‘휠비가 교통약자의 생활 패턴 자체를 바꿀 수 있겠다’는 걸 깨달았어요. 앱 만족도도 90% 이상으로 높았어요. 휠체어 경로와 접근성 정보를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제공하는 앱은 없었으니까요.”

휠비 앱 화면. 이용자 유형에 맞는 내비게이션 기능과 장소별 접근성 정보가 제공된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곳은 초록색으로, 불가능한 곳은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휠비
휠비 앱 화면. 이용자 유형에 맞는 내비게이션 기능과 장소별 접근성 정보가 제공된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곳은 초록색으로, 불가능한 곳은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휠비

―휠비 앱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는 건 결국 우리나라가 교통약자 이동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휠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에 교통약자가 갈 수 있는 곳이 너무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서울 어느 번화가는 조사하는 한 시간 내내 한 군데도 들어갈 수 있는 가게가 없었습니다.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정부에서 공공데이터를 제공하면 민간에서 투자해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겠죠. 지금 여러 지도 앱이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하잖아요. 만약 보행로 CCTV를 정부가 제공해준다면 휠비도 경로 안내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겠죠.“

―혹시 다른 지도 앱과 협업할 가능성도 있나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모델링’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교통약자 내비게이션 앱’이 유의미한 서비스 모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우선은 지자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대표적인 공공서비스로 자리 잡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민간 지도 앱에서 교통약자를 위한 기능들을 추가하겠죠. 저희가 축적하고 있는 이 데이터를 누가 더 효과적으로 유지·보수를 하면서 업데이트를 해나갈 수 있느냐, 그걸 기준으로 협업 대상을 판단할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요.

“휠비 데이터는 교통약자 모두를 위한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노인이나 유모차를 위한 서비스로 확장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더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김채운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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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찌꺼기의 변신… 플라스틱 대체제로 활용한다 /archives/77857 Thu, 06 Jul 2023 07:00:14 +0000 https://futurechosun.com/?p=77857 [인터뷰] 이호철 포이엔 대표 우리나라 성인 한 사람은 매일 한 잔꼴로 커피를 마신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성인 한 사람의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이다. 하루 평균 0.9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연간 132잔)과 비교하면 2.7배 수준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두는 15g. 이 중 99.8%가 커피박, 즉 커피 찌꺼기가 된다. 생활폐기물로 분류되는 커피박 발생 규모는 2019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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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호철 포이엔 대표

우리나라 성인 한 사람은 매일 한 잔꼴로 커피를 마신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성인 한 사람의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이다. 하루 평균 0.9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연간 132잔)과 비교하면 2.7배 수준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두는 15g. 이 중 99.8%가 커피박, 즉 커피 찌꺼기가 된다. 생활폐기물로 분류되는 커피박 발생 규모는 2019년 기준 15만t에 달한다. 이를 처리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매립·소각되는 커피박을 태우면 1t당 이산화탄소가 338kg 발생하고, 매립하면 메탄가스가 발생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5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포이엔은 커피와 땅콩 등에서 발생하는 농업 부산물을 수거해 바이오 소재로 가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성동구 포이엔 본사에서 만난 이호철(47) 대표는 “커피박을 플라스틱 대체제나 고형연료 형태로 재활용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특히 커피찌꺼기는 도시에서 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바이오매스 자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만난 이호철 포이엔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 연구실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기반으로 시작한 사업을 벌써 13년째 이어가고 있다”라며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체제를 보급해 아시아 최대의 온실가스 감축 이니셔티브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김지효 청년기자
지난달 21일 만난 이호철 포이엔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 연구실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기반으로 시작한 사업을 벌써 13년째 이어가고 있다”라며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체제를 보급해 아시아 최대의 온실가스 감축 이니셔티브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김지효 청년기자

-커피박을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할 수 있나?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있다. 그 솔루션이 바로 바이오매스 열분해로 플라스틱 대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커피박을 수거해 건조시켜 화분이나 테이블을 만들 수 있고, 고형연료나 비료로 쓸 수도 있다. 국내에서 커피를 워낙 많이 마시니까 커피박을 수급하는 건 어렵지 않고, 특히 커피박은 유기화학물이 풍부해 자원으로 쓸 여지도 많다.”

-커피 매장마다 발생하는 커피박을 수거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텐데.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의 지역균형 뉴딜사업으로 성동구, 화성시, 안성시 등 3곳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을 수거해 재활용한 다음 지자체에서 원하는 아이템으로 환원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약 170개 매장에서 나오는 커피박을 수거하는데, 지자체의 시니어 일자리 지원사업으로 연계된 인력을 활용한다. 시니어 직원들이 전기차를 타고 자체 개발한 내비게이션을 따라 효율적으로 수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커피박은 어떻게 수거하나?

“매장마다 센서를 보급해 매일 발생하는 커피박의 무게 데이터를 측정한다. 규모에 따라 발생량이 다르기 때문에 수거 주기도 제각각인데, 매일 효율적으로 동선을 구성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내비게이션에 탑재했다. 시니어 직원이 2인 1조로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움직인다. 이렇게 데이터로 커피박 수거량을 예측하고, 이 예측을 통해 1년간 제품을 얼마나 생산할 수 있을지 계획을 짤 수 있다.”

-시니어 일자리도 창출하는 모델인데, 전국으로 확장할 수 없나?

“수거 지역을 넓히고 싶지만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폐기물 산업 특성상 100이 들어오면 100을 다 처분을 해줘야 한다. 밸류체인 앞단에서 인풋이 확실해도 후단에서 바로 처리할 수 없으면 물량을 받을 수 없다. 커피박을 재활용한 제품들을 팔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가치소비를 하는 구매자가 있어야 하고, 지자체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식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이를테면 지역균형 뉴딜사업에는 커피박 수거 비용과 재활용 제품 구매에 쓸 수 있는 사업비가 배정돼 있다.”

-제품을 일반 대중 상대로 판매해도 좋을 것 같다.

“고민하는 중이다. 재작년부터 여러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아직 B2C(소비재)에 해당하는 제품은 없다. 현재 주로 기업이나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제품들이다. 문제는 생각보다 커피박 제품을 일반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는 점이다. 존재 자체를 잘 모르기도 하지만, 비슷한 제품보다 가격이 더 비싼 점도 소비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치소비 문화가 확산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탄소배출권 사업도 진행한다고 들었다.

“창업을 했던 2011년에는 국내에 배출권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는데, 2015년 도입되면서 청정개발체제(CDM)에 진출하게 됐다. 온실가스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다보니까 줄였다는 것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 검증은 UN 같은 국제기구나 환경부에서 마련해놨는데, 그 프로토콜이 CDM이다. CDM이란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제품을 보급하고 감축분의 일정 비율을 자국의 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CDM 사업으로 탄소배출권을 얻어 기업의 배출량과 상쇄할 수 있다. 향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서 ‘아시아 최대의 온실가스 감축 이니셔티브’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전 세계는 아니더라도 아시아에서는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김지효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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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여성 선수들이 만든 ‘모두를 위한 운동장’ /archives/77763 Thu, 06 Jul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7763 [인터뷰]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 “코로나 엔데믹 이후 국민 10명 중 6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운동할 정도로 생활체육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어요. 10년 전과 비교해도 20%나 늘었죠. 생활체육은 ‘모두를 위한 체육(Sport for All)’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 여성이나 장애인은 ‘모두’에서 빠져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서울 광진구 동부서울여성발전센터에서 만난 신혜미(46) 위밋업스포츠 대표는 “생활체육 종목 중 구기종목인 축구나 풋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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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

“코로나 엔데믹 이후 국민 10명 중 6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운동할 정도로 생활체육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어요. 10년 전과 비교해도 20%나 늘었죠. 생활체육은 ‘모두를 위한 체육(Sport for All)’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 여성이나 장애인은 ‘모두’에서 빠져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서울 광진구 동부서울여성발전센터에서 만난 신혜미(46) 위밋업스포츠 대표는 “생활체육 종목 중 구기종목인 축구나 풋살의 경우 여성의 참여율은 0.8% 정도로 매우 낮다”며 “장애인 참여율은 26.6%로 국민 전체 참여율 61.2%보다 34.5%p나 낮아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밋업스포츠는 2018년 출범한 5년차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여성과 장애인의 스포츠 경험 확대를 위해 여러 종목의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신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축구선수 동료였던 양수안나 대표와 함께 은퇴 여성 선수가 강사로 참여하는 축구, 농구, 배구 등 생활체육 수업을 만들었다. 지난해엔 여성으로만 구성된 축구 대회 ‘언니들 축구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16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동부여성발전센터 회의실에서 만난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는 “여성들이 운동을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며 “운동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다 도전해보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민아 청년기자
16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동부여성발전센터 회의실에서 만난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는 “여성들이 운동을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며 “운동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다 도전해보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민아 청년기자

-여성만을 위한 체육 플랫폼을 만든 이유가 있나?

“생활체육 수업을 운영하는 여러 단체가 있지만, 대부분 수강생 확보 등을 이유로 혼성으로 진행되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생활체육을 주저하는 여성들이 많다. 2019년 여성 주짓수 강사와 여성을 위한 수업을 열었는데 30명이나 모였다. 이때를 계기로 여성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강사들도 전부 여성이다.

“여성 강사야말로 여성 회원들의 운동 능력 등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인재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강사도 여성으로 구성돼야 진정한 여성을 위한 체육 플랫폼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대부분 강사는 은퇴 선수들이다. 은퇴한 여성 선수들은 체육 관련 일자리가 적어 동종 업계에 재진입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현재 운영하고 계신 프로그램이 궁금하다.

“현재 축구, 농구 등 12개 종목의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2개 종목으로 시작했지만, 수강생들이 늘고, 다양한 종목에 대한 수요가 생겨서 확대했다. 올해는 패들보드와 프리다이빙 등 수상종목에 대한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수업 외엔 대회도 열고 있다. 수강생분들이 수업 말고 실제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요청이 잦았다. 지난 5월에 ‘제1회 농구 페스티벌’을 개최할 수 있었다.”

지난 5월 서울 노원구 월계구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1회 위밋업 농구페스티벌’에서 참여자들이 시합을 준비하고 있다. 위밋업 농구 페스티벌은 농구 클래스에 관한 수강생들의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신설된 대회 프로그램으로, 기존 농구 클래스 수강생을 대상으로 팀을 꾸려 경기를 진행한다. /위밋업스포츠
지난 5월 서울 노원구 월계구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1회 위밋업 농구페스티벌’에서 참여자들이 시합을 준비하고 있다. 위밋업 농구 페스티벌은 농구 클래스에 관한 수강생들의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신설된 대회 프로그램으로, 기존 농구 클래스 수강생을 대상으로 팀을 꾸려 경기를 진행한다. /위밋업스포츠

-청각장애인을 위한 홈트레이닝 영상도 제작했다.

“3년 전 운동을 좋아하는 청각장애인 김관이란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가 보디빌딩대회를 나가려고 서울에서 천안까지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천안에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트레이너가 있어 운동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데 꼭 알아야 할 용어들이 수어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그때 처음 알게 됐다. 그래서 청각장애인 친구와 수어로 설명하는 홈트레이닝 영상을 찍자고 제안했다.”

-생활체육에 관한 수어 책자를 발행한 일도 연장선인가?

“위밋업스포츠에서 함께 일하는 수어 통역사분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수어책을 보여준 적이 있다. 국내에도 스포츠 동작을 수어로 설명해주는 책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게도 한 사진작가분께서 재능기부를 해주시고, 빅이슈에서 책자 디자인을 맡았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운동 종목과 동작에 대한 설명을 담은 수어책자를 완성할 수 있었다.”

-여성 장애인을 위한 클래스도 따로 운영되나?

“장애인만을 위한 클래스는 없다. 대신 모든 수업에 동일하게 참여하실 수 있다. 모든 강사분이 수어표현을 하실 수 있기 때문이고, 수업 시 입 모양을 더 명확히 해서 참여에 어려움도 없으시다. 앞으로도 모든 수업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두에게 스포츠 장벽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운영될 예정이다.”

-활동 범위를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한다고 들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오가면서 아시아권 여성들이 한국과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동남아시아의 은퇴 여성 선수를 만나 그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확인하고, 위밋업스포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도움을 주고 싶다.”

최민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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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 여성을 위한 ‘특별한 운동법’을 알려드립니다” /archives/77800 Wed, 05 Jul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7800 [인터뷰]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출산을 하고 나면 여성의 몸은 크게 변해요. 갈비뼈, 골반, 엉덩이…. 출산은 여성의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습니다. 심지어 여성 스스로도요. 출산 흔적은 여성의 몸에 평생 남는데도요. 더패밀리랩에서는 출산한 여성을 위한 특화된 운동법을 개발해 제공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패밀리랩은 출산한 여성이 겪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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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출산을 하고 나면 여성의 몸은 크게 변해요. 갈비뼈, 골반, 엉덩이…. 출산은 여성의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습니다. 심지어 여성 스스로도요. 출산 흔적은 여성의 몸에 평생 남는데도요. 더패밀리랩에서는 출산한 여성을 위한 특화된 운동법을 개발해 제공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패밀리랩은 출산한 여성이 겪는 문제를 다룬다. ‘헤이마마’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출산 후 체형 회복에 도움이 되는 전문 운동 프로그램과 더불어 호르몬 변화를 고려한 셀프 케어 루틴을 제공한다. 지난달 12일 서울 성수동 헤이마마 사무실에서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를 만났다. 하 대표는 “출산한 모든 여성이 겪지만, 정보가 부족해 해결방법을 알 수 없었던 문제들을 풀어가고 싶다”고 했다.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는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인한 건강 문제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불편함을 감내해왔다"며 "출산이라는 행위로 인한 여성의 건강 저하는 '사회적' 이슈"라고 말했다. /이주희 청년기자(청세담 14기)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는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후 발생하는 건강 문제가 ‘개인’이 해결해야 할 이슈라고 생각하고 불편함을 감내해왔다”며 “출산이라는 행위로 인한 여성의 건강 저하는 ‘사회적’ 문제”라고 말했다. /이주희 청년기자(청세담14기)

여성이 건강해야 온 가족이 건강

-여성의 출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아이를 낳고 크게 아팠어요. 몸무게 3kg밖에 나가지 않는 아이도 들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망가졌거든요. 몸이 아프니 자신감도 사라지더라고요. 육아라는 노동을 하기에 제가 무능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어떻게든 건강을 되찾으려고 운동을 시작했더니 몸과 마음의 문제가 다 걷혔어요. 덕분에 일도 다시 할 수 있게 됐어요. 이 경험을 바탕으로 HG 이니셔티브(HG Initiative)에서 육아 문제 해결을 위한 사내벤처를 꾸리게 됐어요. 지금은 분사에서 독립적으로 더패밀리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의 몸’을 조명한다는 게 새로운데요.

“아기를 위한 상품은 수도 없이 많지만 출산 후 여성은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해요. ‘육아는 힘들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데는 육아 당사자가 건강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끼친다고 봤어요. 출산 후 여성이 건강해야 육아와 관련된 문제가 해결되고, 나아가 온 가족이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시작해 여성의 생애주기 전반에 대한 문제를 다루려 했죠. 그중 평생 여성의 몸에 영향을 미치는 ‘출산’에 대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게 됐습니다.”

-평생 영향을 미친다고요?

“우선 신체 변화가 가장 먼저 눈에 띄죠. 배가 나오고, 몸통이 커지고, 골반이 틀어지고….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도 매우 약해집니다. 이런 상태가 다양한 통증을 유발해요. 불편함이 해결되지 않으면 요실금 같은 문제도 생겨요. 호르몬 변화 때문에 산후 우울증을 겪고서도 또 우울감이 올 수도 있고요. 헤이마마는 이런 상황에 각각 특화된 운동을 알려줍니다.”

-유튜브만 봐도 이미 여성을 위한 운동법은 많습니다. 다른 여성용 헬스케어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기존 콘텐츠는 대부분 ‘몸매 관리’를 목표로 합니다. 헤이 마마는 신체가 변화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둬요. 고려대 구로병원과 여성 복부 근육을 강화하는 임상 연구를 하는 등 기존 운동 프로그램과는 다른 전문성을 확보하려고 했어요. 실제 임상연구에서 출산한 여성들이 이 운동을 했더니 신체와 관련된 모든 지표가 개선됐습니다. 헤이마마는 여성에 특화된 셀프케어 루틴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출산 후에 체중이 늘어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 출산 전과 같이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는 건 문제를 잘못 진단한 거죠. 헤이마마에서는 출산 후에 식욕을 억제하기 어려워진 고객이 있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진단합니다. ‘수면 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오면 잠을 잘 자게 하는 솔루션을 제공해줘야겠죠. 이런 식으로 여성이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합니다.”

인터뷰 중인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더패밀리랩의 목표는 여성의 건강과 관련된 모든 문제의 솔루션을 '헤이마마'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총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주희 청년기자(청세담 14기)
인터뷰 중인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더패밀리랩의 목표는 여성의 건강과 관련된 모든 문제의 솔루션을 ‘헤이마마’ 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이주희 청년기자(청세담14기)

‘요실금’은 부끄러운 걸까요?

-서비스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여성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출산 후 여성은 신생아 육아를 하느라 병원에 방문할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요. 게다가 산후 체형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은 대부분 고가여서 비용 부담도 크죠. 많은 엄마가 아기가 성장해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을 때까지 문제를 방치하고 삽니다. 헤이마마는 이런 특성을 고려해서 운동 서비스를 낮은 가격대에,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게 했어요. 여성이 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인지하면 스스로 서비스를 선택해 해결할 수 있죠.”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요?

“연구원으로 일하는 고객이 출산 후에 몸이 너무 부어서 남성용 장갑을 끼고 실험을 했대요. 헤이마마를 통해 운동을 시작하고 일주일 만에 여성용 장갑이 헐렁해진 사진을 보내줬어요. 부기가 빠지고, 몸이 가벼워지니 너무 편하다면서요. 스스로 실천해서 변화를 만들었다는 점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이런 분도 있었어요. 아기 띠를 매고 산책이라도 한번 하고 나면 속옷을 세탁해야 할 정도로 요실금이 심했죠. 8주간 운동을 했더니 증상이 사라졌어요. 요실금은 배에 압력 조절이 안 돼서 발생하는 문제인데, 운동을 했더니 코어에 힘이 생겨 해결된 거죠. 헤이마마의 서비스가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걸 확인하니 감동적이었어요.”

-출산한 여성의 몸에 대한 이슈가 더 보편적으로 다뤄지면 좋을 텐데요.

“맞습니다. 출산 후 여성이 겪는 문제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아기를 낳고 나면 여성의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죠. 다른 나라에서는 출산한 여성에게 국가 차원에서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해요. 프랑스에서는 출산 후 영향을 받는 골반저근(케겔) 근육 물리치료가 의료 보험으로 처리됩니다. 독일은 국가에서 산후 운동 클래스를 제공하고요.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건강문제가 40·50대에 만성 질환으로 나타나면 국가 헬스케어 시스템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예방을 하는 거죠. 우리나라에는 이런 국가적인 인프라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우리나라는 여성이 임신·출산을 했을 때 고민을 말할 수 있는 곳이 없어요. 오히려 숨겨야 하는 문제로 인식되기도 해요. 여성의 문제가 부끄러운 것이 아닌, 사회에서 중요한 영역으로 다뤄지면 좋겠어요. 호주에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서 요실금과 관련한 캠페인을 열었어요. 유명인사들이 캠페인에 참여해서 공개적으로 요실금을 겪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했죠. 요실금 같은 증상을 감추고 민망해하면서 병원에 가는 것을 피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결할 문제로 인식하는 거예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변화가 빠르게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김은미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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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배송 업무는 시니어에게 맡기세요” /archives/77798 Wed, 05 Jul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7798 [인터뷰]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 “시니어를 돌봄대상으로 보지 말고 경제주체로 인식하면 많이 게 달리보여요. 과거와 달리 시니어는 여전히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럴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정현강(28) 내이루리 대표는 시니어 배송원을 채용해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락이나 샐러드, 세탁물 등 정기배송이 필요한 고객사에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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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

“시니어를 돌봄대상으로 보지 말고 경제주체로 인식하면 많이 게 달리보여요. 과거와 달리 시니어는 여전히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럴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정현강(28) 내이루리 대표는 시니어 배송원을 채용해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락이나 샐러드, 세탁물 등 정기배송이 필요한 고객사에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라고 불리는 시니어 배송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다.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 시니어 배송원을 채용해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고 있다. /전유정 청년기자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 시니어 배송원을 채용해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고 있다. /전유정 청년기자

창업 3년차인 올해 기준으로 직원은 총 71명이다. 이 가운데 시니어 직원만 60명에 이른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돼 5억원을 지원받았고, 11억8000만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내이루리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시니어 일자리 분야는 구직을 원하는 수에 비해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는 플레이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시니어 일자리 부족은 오랜 숙제인데요.

“심각성에 비해서 제시된 솔루션들이 많지 않습니다. 시니어 일자리의 시장 규모도 크지 않고요.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대학마다 노인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거의 없어요. 최근에 이걸 체감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지난 5월 어버이날에 강남구청 시니어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으로 표창장을 받았어요. 지난해 강남구에서 시니어를 가장 많이 고용한 기업이 내이루리라는 거예요. 시니어 직원이 30명 정도였어요. 수상 자체는 기뻤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일할 곳이 많지 않으니까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자영업으로 빠지는 것 같아요.”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나요?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단순하게 일자리 수가 부족하다기 보단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요. 다양성도 부족하고요. 보통 시니어 일자리라고 하면 단순 노동이 많아요. 시니어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설계된 일자리가 없는 거죠.”

-배송 업무가 시니어에게 적합한가요?

“일반적인 배송대행과 정기배송은 성격이 조금 달라요. 일반배송에서는 ‘속도’가 중요하다면 정기배송은 ‘정시성’이 중요해요. 또 일반배송의 경우에는 매번 새로운 지역을 가야 하는데, 정기배송은 배송지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런 특성들이 시니어 인력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졌어요. 매번 새로운 배송지로 빠른 시간 안에 배송을 완료해야 하는 일반배송에서는 시니어들이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는 게 힘들어요. 그런데 정기배송에서는 시니어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요.”

-고객사를 설득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회사니까 시장에서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었어요. 정기배송이 필요한 업체들로부터 여러번 거절 당하고 나서 직접 고객사가 모집하는 배송 공고에 지원해서 경험을 해봤어요. 그때 시장의 구조를 다시 파악하고, 고객사들의 니즈를 파악해서 기업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했어요. 그렇게 하나 둘 파트너사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번이 첫 사업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실버라이닝’이라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했어요. 서비스 이름은 ‘할배달’이었고요. 로컬 기반으로 일자리가 없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고용해 도보로 배달하는 일반배송 서비스였어요. 그런데 시니어 직원들이 매번 새로운 배송지를 찾아가는 걸 힘들어했어요. 배송 건수가 매일 달라져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낮았고요. 그래서 일반배송보다는 정기배송이라는 시장을 공략하기로 사업 방향을 수정한 거죠.”

-시니어 직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일하는 시니어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소득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은퇴 후에 일정한 루틴을 갖고 싶어서 일하는 분도 꽤 많습니다. 직원들은 최소 3시간 이상 원하는만큼 일하면서 소득을 올리고 있어요. 매일 3-4시간 정도 업무를 보는 분들도 ‘일하는 나’라는 사회적 존재감을 찾을 수 있어서 만족하는 편입니다.”

-올해 창업 3년차인데 앞으로 3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중국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을 하려고 계획 중이에요. 중국의 노인 비율은 한국보다 적지만 인구 규모에서 압도적으로 큰 시장이니까요. 중국 정부에서도 시니어 일자리와 관련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요. 국내에서는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기인데 정부나 민간 영역에서 시니어 관련 문제에 빠르게 움직일 것 같아요. 그간 쌓아온 노하우로 변화에 조금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계획한 것들을 잘 해냈을 때의 경우겠죠.”

전유정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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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하며 순환경제 중요성 배워”… 청세담14기 워크숍 개최 /archives/77803 Mon, 03 Jul 2023 07:23:27 +0000 https://futurechosun.com/?p=77803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에 있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쇼룸. 유행이 지난 청바지 수십벌이 31개의 지갑으로 재탄생했다. 이날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14기 워크숍에 참석한 수강생 31명은 이젠니 젠니클로젯 대표를 비롯한 업사이클링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입던 청바지로 지갑을 만들었다. 청세담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소셜혁신연구소가 함께하는 소셜에디터(공익 콘텐츠 전문가) 양성 과정이다. 2014년부터 비영리, 사회적경제, 기업 사회공헌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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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중구에 있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쇼룸. 유행이 지난 청바지 수십벌이 31개의 지갑으로 재탄생했다. 이날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14기 워크숍에 참석한 수강생 31명은 이젠니 젠니클로젯 대표를 비롯한 업사이클링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입던 청바지로 지갑을 만들었다.

청세담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소셜혁신연구소가 함께하는 소셜에디터(공익 콘텐츠 전문가) 양성 과정이다. 2014년부터 비영리, 사회적경제, 기업 사회공헌 등 국내외 공익 분야에 관심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지금까지 약 400명이 수료했고 언론사, 비영리단체, 대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

30일 서울 중구 하우스젠니에서 열린 '청세담' 14기 워크숍 참석자들이 청바지 업사이클링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30일 서울 중구 하우스젠니에서 열린 ‘청세담’ 14기 워크숍 참석자들이 청바지 업사이클링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이날 이젠니 대표는 업사이클링 체험에 앞서 업사이클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상의와 하의를 비롯한 외출복 한 벌을 생산하는 데 76kg의 탄소가 배출된다”며 “특히 청바지 한 장을 만들 때 탄소 33.4kg와 폐수 7000L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7년부터 기업과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청바지를 기부받아 업사이클링 가방 등을 제작하는 ‘세이브워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수강생 김동주(26)씨는 “이전에는 업사이클링 제품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합리적으로 느껴진다”며 “탄소 배출을 상쇄하고자 노동력이 투입된만큼 그 값을 충분히 지불할만하다”고 말했다. 수강생 이주희(28)씨도 “이번 강연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생산하는 소셜 벤처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의류 산업이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 10%를 차지한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엘렌맥아더재단은 의류 업계의 대량 생산 관행이 계속되면 2050년까지 그 비율이 26%까지 늘어날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류 폐기물 발생량도 심각한 수준이다. 매년 9200만t의 의류가 생산되고 그 중 1%만 재활용된다. 국내도 비슷한 상황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폐의류 발생량은 약 8만2422t에 달한다. 하루 평균 225t의 의류 폐기물이 쏟아지는 셈이다. 업사이클링을 중심으로 한 의류 순환경제 구축이 절실해진 배경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청세담' 14기 워크숍에서 이젠니 젠니클로젯 대표는 업사이클링의 가치와 실천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지난달 30일 열린 ‘청세담’ 14기 워크숍에서 이젠니 젠니클로젯 대표는 업사이클링의 가치와 실천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이 대표는 의류 브랜드 젠니클로젯을 운영하며 업사이클링을 실천하고 있다. 버려지는 원단으로 친환경 신소재도 개발한다. 폐데님에 필름을 코팅해 ‘데님 레더’라는 대체 가죽을 개발하는 식이다. 이 대표는 “원단 등 소재 생산 과정에서 의류 생산 전체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의 70%가량이 발생한다”며 “업사이클링 패션이 그린워싱이 되지 않으려면 소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데님 소재를 중심으로 업사이클링 활동을 이어온 이유다. 최근 진행한 의류 브랜드 캘빈클라인과의 협업에서도 폐기 처리될 예정이었던 청바지 800벌을 에코백으로 업사이클링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이 대표는 청세담 수강생들에게 공익활동 선배로서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의류 기업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고민하다보니 어느새 업사이클링 전문가가 돼있었다”며 “공익 활동도 전문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세담14기 수강생 송수경(21)씨는 “지난 1년 친구들과 함께 은둔청년 등 취약계층을 위한 뉴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해왔지만 호응이 저조해 운영을 지속할지 고민했다”며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대표님의 말씀을 통해 공익활동을 이어갈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백승훈 인턴기자 pojac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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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개도국 부채 인수해 환경에 투자한다… 다시 주목받는 ‘DNS’ /archives/77385 Thu, 22 Jun 2023 08:03:58 +0000 https://futurechosun.com/?p=77385 개발도상국의 국채를 녹색채권으로 전환해 환경 보호에 투자하는 ‘DNS(Debt for nature swap·자연부채교환)’ 제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는 21일(현지 시각) “유럽투자은행이 올해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DNS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DNS는 국제금융기관, 국가, NGO 등에서 개도국의 채권을 인수하고, 인수금액의 일정 비율만큼 환경보호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이를 테면 NGO가 개도국의 국채를 인수해 금융기관에 양도하고, 금융기관에서는 국채를 담보로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식이다. 최초의 DNS 체결은 1987년 세계자연기금(WWF)-국제자연보호협회(TNC)와 에콰도르와 간에 이뤄졌다. 이후 35년간 약 140건이 체결됐다. 1991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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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의 국채를 녹색채권으로 전환해 환경 보호에 투자하는 ‘DNS(Debt for nature swap·자연부채교환)’ 제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는 21일(현지 시각) “유럽투자은행이 올해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DNS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DNS는 국제금융기관, 국가, NGO 등에서 개도국의 채권을 인수하고, 인수금액의 일정 비율만큼 환경보호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이를 테면 NGO가 개도국의 국채를 인수해 금융기관에 양도하고, 금융기관에서는 국채를 담보로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식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5월 9일(현지 시각) 에콰도르와 갈라파고스 제도의 생물다양성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DNS'(자연부채교환)를 체결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5월 9일(현지 시각) 에콰도르와 갈라파고스 제도의 생물다양성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DNS'(자연부채교환)를 체결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초의 DNS 체결은 1987년 세계자연기금(WWF)-국제자연보호협회(TNC)와 에콰도르와 간에 이뤄졌다. 이후 35년간 약 140건이 체결됐다. 1991년에 미국이 폴란드 채권을 DNS로 인수한 이후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가 2021년 중미 국가 벨리즈와 TNC가 약 6억달러의 DNS를 체결하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제 금리 상승에 따른 개도국의 부채 부실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에는 크레디트스위스와 에콰도르가 갈라파고스 제도의 생물다양성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DNS를 맺었다. 규모는 16억달러(약 2조원) 수준이다. 램지 이싸 크레디트스위스 상무이사는 “이번 계약이 환경 투자의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투자은행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5~10국과 DNS 체결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앙골라, 케냐, 나이지라, 우간다 등을 DNS 체결 후보국으로 꼽았다. 마리아 쇼 바라간 유럽투자은행 이사는 “DNS 체결을 위해 여러 국가와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정 국가의 채권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국가명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투자은행의 첫 번째 DNS 체결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백승훈 인턴기자 pojac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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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기 어렵다고요? 김포공항에서는 ‘시니어 매니저’를 찾으세요” /archives/77002 Wed, 14 Jun 2023 08:3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7002 사회적기업 리베라빗, 공항 내 이동 지원日평균 468명 이용… 시니어 일자리 창출 “짐도 많은데 공항까지 타고 가세요.”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 내린 한 가족에게 유신일(67)씨가 말을 걸었다. 유씨 옆에는 6명이 탈 수 있는 흰색 카트가 서있었다. 유씨는 지하철역에서 공항까지 승객을 태우고 전동카트를 운전하는 일을 5년째 하고 있다. 짐 가방을 트렁크에 넣고 ‘신기한 자동차’에 올라타는 어린이 얼굴에 설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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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리베라빗, 공항 내 이동 지원
日평균 468명 이용… 시니어 일자리 창출

“짐도 많은데 공항까지 타고 가세요.”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 내린 한 가족에게 유신일(67)씨가 말을 걸었다. 유씨 옆에는 6명이 탈 수 있는 흰색 카트가 서있었다. 유씨는 지하철역에서 공항까지 승객을 태우고 전동카트를 운전하는 일을 5년째 하고 있다. 짐 가방을 트렁크에 넣고 ‘신기한 자동차’에 올라타는 어린이 얼굴에 설렘이 묻어났다. “안전 체인 꼭 잠가 주세요.” 유씨는 출발 전 안전수칙을 일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손자뻘 어린이 이용객을 대하는 그에게서 노련함이 보였다.

지난달 5일 서울 김포국제공항 내에서 어린이 승객과 가족이 '포티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보민 청년기자
지난달 5일 서울 김포국제공항 내에서 어린이 승객과 가족이 ‘포티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보민 청년기자

사회적기업 리베라빗은 한국공항공사, 함께일하는재단과 2018년 1월부터 ‘포티케어(Porty Care)’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영유아·고령자 등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유씨와 같은 시니어 매니저가 지하철역부터 공항까지 전동 카트로 데려다 주는 서비스다. 평균 나이 65세. 시니어 매니저의 하루를 지난달 5일 동행 취재했다.

오전 10시. 비 오는 아침부터 김포공항은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지팡이를 짚은 노인, 임산부, 휠체어를 탄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손에는 우산과 짐이 한가득이었다. 공항 곳곳에서는 유씨 같은 시니어 매니저가 운전하는 흰색 카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지하철 김포공항역은 환승 동선이 길고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김포공항역은 5호선과 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 그리고 곧 개통할 서해선까지 총 5개 지하철 노선이 모인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조사 결과 김포공항역은 수도권 107개 철도 환승역 가운데 2번째로 환승 환경이 나빠 ‘최악의 환승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방문객들은 거대하고도 복잡한 교통섬 속에서 길을 잃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자동차를 타고 공항에 방문해도 국내선과 국제선 청사는 10분 이상을 걸어야 오갈 수 있다. 유씨는 “고령자나 장애인은 공항에서부터 여행에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포티케어 서비스는 인기가 좋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468명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누적 이용객 수는 67만명에 달한다. 주말에는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 줄을 서야 할 정도다. 포티케어 이용자 노연진(84)씨는 “80이 넘은 고령자가 걸어서 이동하기에는 지하철부터 공항까지 거리가 너무 멀다”며 “전동카트를 타면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채수범(65) 시니어 매니저와 청년기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박근영 청년기자
채수범(65) 시니어 매니저와 청년기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근영 청년기자

포티케어 서비스는 평균 연령 65세인 시니어 인력으로만 운영된다. 매니저들은 하루에 4시간 또는 8시간 중 하나를 선택해 근무할 수 있다. 현재 고용된 시니어 매니저 22명 중 13명이 5년 이상 장기근속 중이다. 포티케어 서비스 시범운영 당시에는 청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 그러다 한국공항공사와 함께일하는재단이 2018년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포티케어 주 이용객이 고령자인 만큼, 서비스 운영 인력의 절반 이상을 시니어 인력으로 채용해 보자’고 리베라빗에 제안했다. 원영오 리베라빗 대표가 온라인에 채용 공고를 내자, 경쟁률이 120대 1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다. 원 대표는 “공항에서 서비스를 이용해 본 분들이 ‘나도 이런 의미 있는 일에 도전하고 싶다’며 이력서를 주고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컴퓨터가 서툰 분들은 정성스럽게 직접 쓴 종이 이력서를 들고 오기도 하세요. 그런 이력서는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가, 결원이 생길 때 연락을 드려요.”

방글라데시에서 사업을 하다가 한국에 돌아왔다는 채수범(65)씨는 “은퇴 후 시니어 매니저로 활동하면서 삶의 의미를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채씨는 올해로 5년째 매니저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매니저를 하면서 들은 감사인사가 평생 사회생활을 하며 들은 것보다 많다”며 “이동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느끼게 해줬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포티케어 서비스를 공항 밖의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시설과 서비스를 확충하는 건, 결국 모두를 위한 투자이기도 해요. 누구나 언젠가는 나이가 들잖아요. 사람들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이동권 문제를 바라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주희·박근영·서보민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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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문제있는 아이는 없다”… 느린 학습자들의 학교 이야기 /archives/76969 Wed, 14 Jun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6969 ‘사람사랑나눔학교’ 수업 현장을 가다 “자기 앞에 놓인 종이들을 같은 모양과 색으로 구분해보세요. 초록색 네모 종이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사람사랑나눔학교(이하 ‘나눔학교’) 초등반 교실. 조금은 특별한 ‘경제’ 수업이 시작됐다. 교사의 설명만 들어보면 ‘미술’ 수업 같지만, 학생들의 책상에 놓인 건 색종이가 아닌 다양한 색과 형태의 ‘지폐’들이다. 담임인 류호정 교사는 “외운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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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랑나눔학교’ 수업 현장을 가다

“자기 앞에 놓인 종이들을 같은 모양과 색으로 구분해보세요. 초록색 네모 종이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사람사랑나눔학교(이하 ‘나눔학교’) 초등반 교실. 조금은 특별한 ‘경제’ 수업이 시작됐다. 교사의 설명만 들어보면 ‘미술’ 수업 같지만, 학생들의 책상에 놓인 건 색종이가 아닌 다양한 색과 형태의 ‘지폐’들이다. 담임인 류호정 교사는 “외운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는 ‘느린 학습자’들을 위해 교과목 중심의 지식 전달 교육 대신 ‘감각’을 통해 만지고 느끼며 개념을 익히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사랑나눔학교의 ‘경제와 한걸음’ 시간. 학생들이 모조 지폐를 활용해 학습하고 있다. /사람사랑나눔학교
사람사랑나눔학교의 ‘경제와 한걸음’ 시간. 학생들이 모조 지폐를 활용해 학습하고 있다. /사람사랑나눔학교

느린 학습자란 지능지수(IQ) 71~84 사이의 ‘경계선 지능인’을 주로 가리킨다. 서울시경계선지능인평생교육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약 13.5%가 경계선 지능에 속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제도적 지원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지난 2020년 서울시가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지난 4월 국회에서 ‘경계선 지능인 지원에 관한 법률’이 발의되는 등 비교적 최근에서야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나눔학교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느린 학습자’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경계선 지능뿐 아니라 자폐스펙트럼, ADHD, 발달장애 등 다양한 유형의 느린 학습자 55명이 나눔학교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다. 강소영 나눔학교 교장은 “느린 학습자들에게 일반 학교는 배움이 없는, 그저 물리적 공간에 불과하다”면서 “사회성과 문제해결력이 부족해 왕따와 괴롭힘에 시달리기 쉽다”고 말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는 느린 학습자들을 위한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외우지 않고 느껴요”… 감각 중심 교육

이날 경제 수업에서 학생들은 1000원, 5000원짜리 화폐의 가치와 계산법을 배우는 대신 화폐를 보고 만지며 감각적으로 돈의 개념을 익혔다. 이후 직접 가게를 운영해보거나 손님이 되는 등의 ‘경제 놀이’를 하며 돈을 활용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경험한다. ‘감각-개념-활용’으로 이어지는 나눔학교만의 교육 철학이다.

1교시 ‘아침 열기’ 시간 모습. 학생들은 신체활동과 함께 서로 인사하고 칭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백민정 청년기자
1교시 ‘아침 열기’ 시간 모습. 학생들은 신체활동과 함께 서로 인사하고 칭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백민정 청년기자

‘생태’ 수업 시간에서도 이런 교육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수업 주제는 ‘텃밭’이었다. 류 교사는 두 개의 영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여의도 빌딩숲과 농촌 전경이 나오는 영상이었다. 

“지금 본 도시와 농촌 영상은 무엇이 달랐나요?” 

“색깔이 달라요.“

“농촌 영상에서는 무엇이 보이나요?” 

“꽃이 진짜 많아요.“

학생들은 영상을 보며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직접 비교했다. 밭을 가꾸는 장면을 보며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과 물건을 큰 종이에 같이 적기 시작했다. 농부, 흙, 방울토마토 등 아이들이 적은 단어로 종이가 빼곡히 채워졌다. 

교사가 생태나 자연, 텃밭의 정의를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스스로 그 개념을 시각적으로 인지해 나갔다. 감각으로 개념을 익힌 아이들은 다음날 진행되는 ‘텃밭 가꾸기’ 수업을 통해 실제로 텃밭에 물을 주고 작물들을 만져 보는 경험을 하며 생태적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된다.

“농부가 뭐 하는 사람인지 말해볼 사람?” 

“밭에서 작물을 가꾸는 사람이요.” 

“밭에서만?”

가연(18)이의 대답에 선생님이 질문을 이어갔다. 대답하는 데 오래 걸려도 선생님이 재촉하거나 답을 알려주는 일은 없었다. 질문은 수업 내내 계속됐다.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기다리는 것. 나눔학교 교육의 또 다른 철칙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몸으로 개념을 익히고,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성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교사 류호정 씨는 “아이들이 느리지만 기다려주면 할 수 있다”며 “최대한 아이들의 행동에 개입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농촌 영상에 나오는 단어들을 전지에 적으며 ‘생각 지도’를 만들고 있다. /백민정 청년기자
학생들이 농촌 영상에 나오는 단어들을 전지에 적으며 ‘생각 지도’를 만들고 있다. /백민정 청년기자

‘장애’가 아닌 ‘개성’, 존중받고 존중해요

“선생님, 지후랑 범서랑 자리 바꾸라고 해주세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상연(14)이는 친구들의 ‘자리’에 관심이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 친구들의 자리를 바꾸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상연이의 행동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나눔학교에서 장애는 결핍이 아니라 그 아이의 특성 중 하나일 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는 것은 아이가 ‘나’를 인식하고 표현하도록 돕는 첫 단계다. 

“네가 직접 물어봐. 거절하면 거기서 그만이야. 네가 원하는 대로만 할 수는 없어.” 

상연이는 상대방의 눈을 보며 원하는 것을 말로 표현하는 법을 익혀간다. 선생님의 역할은 상연이가 적극적으로 자기를 표현하면서도, 상대의 거절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류 교사는 “아이들에게 거절이나 실패의 경험은 필요하다”며 “자신의 행동이 집단 속에서 어떤 반응이나 결과를 가져올지 인내심을 가지고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기표현과 상호존중의 규칙을 익힌다. 나와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연습하는 것. 나눔학교는 이런 방식으로 느린 학습자의 ‘관계 맺기’를 돕는다. 

영문도 모른 채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다가 전학 온 지우(16)는 “친구들과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 나눔학교에 와서 알게 됐다”면서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수업 시간에 앉아 있는 걸 힘들어 해서 조퇴를 밥 먹듯 했던 진영(19)이도 달라지고 있다. 취재 당일에는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 소식을 전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축하받았다.

학교 1층 ‘꿈너머 카페’에서 진행되는 진로(바리스타) 수업 모습. 최다원씨도 이곳에서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 합격했다. /백민정 청년기자
학교 1층 ‘꿈너머 카페’에서 진행되는 진로(바리스타) 수업 모습. 최다원씨도 이곳에서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 합격했다. /백민정 청년기자

졸업생 최다원(22)씨는 중학교 1학년 때 나눔학교에 전학왔다. 그전까지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따돌림을 당했고, 분노조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 행동을 깨닫는 데 한 달이 걸렸고, 행동을 고치기 시작한 건 3년 뒤였어요.” 다원씨는 제빵사를 꿈꾸며 제빵기능사와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고, 교장선생님의 도움으로 동네 빵집에서 1년간 주방 아르바이트도 했다. 

“일을 하면서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농담과 진담을 잘 구별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했어요.” 현재 다원씨는 서울의 한 빵집에 취업해 제빵사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강소영 교장은 “교육의 본질은 잠재된 능력을 발굴해 스스로 살아가도록 하는 데 있다”고 했다. “누구나 잘하는 게 있고, 못하는 게 있어요. 조금씩 다를 뿐이지 틀린 건 없어요. 같이 노력하고, 같이 흘러가는 게 중요해요.”

사람사랑나눔학교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느린 학습자’를 위한 대안학교다. 서울시교육청 위탁교육기관 ‘사람사랑나눔학교’와 학교밖청소년 대안교육기관 ‘나눔공동체학교’를 함께 운영한다. 위탁교육기관은 초-중-고 과정별로 반을 나누어 수업이 이뤄지며, 졸업 시 본래 소속된 일반학교 소속으로 학력이 인정된다. 대안교육기관은 나이에 상관없이 함께 수업을 받고, 교과보다는 주제별 통합 학습에 중점을 둔다. 사람사랑나눔학교는 사회적기업 ‘아주건강한속삭임’을 설립해 학생들이 졸업 후 인턴십을 하며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채운·백민정·한명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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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률 낮은 폐장난감, 분해하면 건축자재가 됩니다” /archives/76925 Tue, 13 Jun 2023 08: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6925 플라스틱·고무·쇠 섞인 복합물질수작업으로 분해해 재생원료 추출 유아용 킥보드, 소꿉놀이 세트, 캐릭터 인형·피규어…. 경기 고양에 있는 사단법인 ‘트루(Toy Recycle Union)’의 사무실에는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만큼이나 각양각색의 놀잇감이 겹겹이 쌓여있다. 얼핏 보기엔 새것 같지만, 주인 손을 떠난 폐장난감이다. 트루는 헌 장난감을 기부받아 재활용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들은 기업이나 시민들에게 받은 폐장난감을 하나씩 분해해 플라스틱만 따로 모아 재질과 색깔별로 분류하고, 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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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고무·쇠 섞인 복합물질
수작업으로 분해해 재생원료 추출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있는 사단법인 ‘트루(Toy Recycle Union)’의 사무실. 소꿉놀이 세트, 캐릭터 인형·피규어, 자동차 모형 등의 폐장난감으로 가득하다. /고해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있는 사단법인 ‘트루(Toy Recycle Union)’의 사무실. 소꿉놀이 세트, 캐릭터 인형·피규어, 자동차 모형 등의 폐장난감으로 가득하다. /고해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유아용 킥보드, 소꿉놀이 세트, 캐릭터 인형·피규어…. 경기 고양에 있는 사단법인 ‘트루(Toy Recycle Union)’의 사무실에는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만큼이나 각양각색의 놀잇감이 겹겹이 쌓여있다. 얼핏 보기엔 새것 같지만, 주인 손을 떠난 폐장난감이다.

트루는 헌 장난감을 기부받아 재활용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들은 기업이나 시민들에게 받은 폐장난감을 하나씩 분해해 플라스틱만 따로 모아 재질과 색깔별로 분류하고, 이를 플레이크 형태로 분쇄한 뒤 압축해 ‘플라스틱 판재’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판재는 인테리어 소품, 건축자재, 예술작품 등에 쓰인다.

지난달 8일 방문한 트루 사무실은 폐장난감 분해 작업 중인 봉사자들로 분주했다. 폐장난감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분해 작업이다. 촘촘하게 조립된 장난감 하나를 분해하는 데만 최소 30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플라스틱·철·쇠·고무 등 복합물질로 이뤄져 있어 분해도 까다롭다. 한정된 시간 내 최대한 많은 장난감을 분해하기 위해 트루는 직원뿐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는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청년기자들도 일일 봉사자로 장난감 분해 작업에 참여했다.

청세담14기 청년기자들이 플라스틱 장난감 칼을 분해하고 있다. /정예림 청년기자(청세담14기)
청세담14기 청년기자들이 플라스틱 장난감 칼을 분해하고 있다. /정예림 청년기자(청세담14기)

작업 테이블 위에는 플라스틱 장난감 칼과 글루·드라이버·드릴·펜 등의 공구들이 놓여 있었다. 목장갑을 착용한 뒤 안전 수칙과 직조, 매듭법을 익혔다. 작업 과정은 간단한 듯했지만 쉽지 않았다. 먼저 드라이버로 장난감 중심축에 박힌 나사들을 풀어야 한다. 15개가 넘는 나사 구멍에 드릴을 넣으면 되는데, 나사가 깊숙이 박혀 있어 볼트에 드릴의 턱을 맞추기 어려웠다. 간신히 드릴을 나사 구멍에 넣었다면, 천천히 드릴 트리거를 잡아당겨야 한다. 노후화된 장난감은 나사가 플라스틱 본체에 붙어 쉽사리 떼어지지 않는 경우가 다분해 강약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약 35분간의 나사 해제 작업이 끝나자 장난감 가운데가 갈라지며 내부가 드러났다. 인쇄회로기판, 스피커, 쇠, 스프링, 전깃줄, 고무, 건전지 등 소형 복합물질이 가득했다. 마치 가전제품의 내부와 흡사했다. 접착제로 붙어 있는 부분을 다 떼어내고, 엉켜져 있는 전깃줄을 자른 후 각 부품을 바구니에 담았다. 이 부품들은 새로운 장난감·용품을 제작하는 데 활용된다.

장난감 칼과 달리 분해될 수 없는 장난감들은 소각·매립된다. 박준성(53) 트루 사무총장은 “장난감 같은 소형 복합 플라스틱 폐기물은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약 240만t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장난감은 재활용해도 수익성이 크지 않아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단체·기업이 부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장난감이 미래 세대가 살아가야 하는 지구를 훼손하지 않게 업사이클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예림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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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1년 ‘브라보비버대구’, 지역의 발달장애인 고용을 바꾸다 /archives/76882 Tue, 13 Jun 2023 07:3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6882 “스티커에 있는 선을 따라 똑바로 붙여야 해요”  쿠키를 포장하는 취재진의 모습을 ‘매의 눈’으로 살피던 발달장애인 사원 이민령(24)씨가 주의를 줬다. 벌써 세 번째 지적이다. 비장애인에게도 쉽지 않은 쿠키 포장 작업을 발달장애인 사원들은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착착 해냈다.   지난달 8일, 더나은미래 청년기자 4명이 ‘브라보비버대구’를 방문했다. 지난해 5월 설립된 브라보비버대구는 발달장애인을 고용해 수제 쿠키와 드립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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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에 있는 선을 따라 똑바로 붙여야 해요” 

쿠키를 포장하는 취재진의 모습을 ‘매의 눈’으로 살피던 발달장애인 사원 이민령(24)씨가 주의를 줬다. 벌써 세 번째 지적이다. 비장애인에게도 쉽지 않은 쿠키 포장 작업을 발달장애인 사원들은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착착 해냈다.  

지난달 8일, 더나은미래 청년기자 4명이 ‘브라보비버대구’를 방문했다. 지난해 5월 설립된 브라보비버대구는 발달장애인을 고용해 수제 쿠키와 드립백 커피를 생산하는 회사다. 55명의 발달장애인 직원과 8명의 매니저가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강동욱 브라보비버대구 대표는 “장애인 고용 문제는 지방에서 무척 심각하다”면서 “대구에서 이렇게 대규모로 장애인을 채용한 게 이례적이라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지분투자형 표준사업장 ‘브라보비버대구’를 찾은 김동주, 성가현, 이혜림, 조영은 청년기자가 발달장애인 사원 이민령씨의 안내에 따라 쿠키를 포장하고 있다. /대구=조영은 청년기자
지난달 8일 지분투자형 표준사업장 ‘브라보비버대구’를 찾은 김동주, 성가현, 이혜림, 조영은 청년기자가 발달장애인 사원 이민령씨의 안내에 따라 쿠키를 포장하고 있다. /대구=조영은 청년기자

지분투자형 표준사업장, 기업과 사회 모두 ‘윈윈’

브라보비버대구는 전국 최초의 ‘지분투자형 표준사업장’이다. 발달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가 고안한 모델로,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기 어려운 기업들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아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투자한 지분만큼 장애인 고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강동욱 대표는 “지분투자형 표준사업장은 ‘기업’과 ‘사회’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한 기업은 정부에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지분투자형 사업장에 참여할 경우 의무고용률도 채울 수 있고, 제품도 납품받을 수 있어 기업으로서는 이득이다. 또 사회적으로는 장애인 고용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으니 기업과 사회 모두 윈윈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브라보비버대구는 투자 기업들에 쿠키와 커피 드립백을 납품하고 있다. 납품 받은 제품을 직원 복지용으로 나눠주는 기업도 있고,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대구의 성공에 힘입어 인천과 경기 의정부에도 지분투자형 표준사업장 2호와 3호가 생겨나는 등 전국적으로 모델이 확산하고 있다.

브라보비버대구 커피실 풍경. 커피 드립백 생산이 한창이다. /대구=성가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브라보비버대구 커피실 풍경. 커피 드립백 생산이 한창이다. /대구=성가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설립 1년 만에 안정화… 비결은 지속적인 ‘소통’

발달장애인 사원들은 오전 조, 오후 조로 나뉘어 하루 4시간씩 근무한다. 중증장애인 근로에 최적화된 시간이다. 본격적인 업무에 투입되기 전 발달장애인 사원들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지원을 받아 4주간의 직무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 개인의 작업 능력과 속도, 성향 등을 다방면으로 고려해 업무에 배치된다. 

이날 매니저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회의실에는 뜯지 않은 택배상자가 가득 쌓여있었다. 권윤회 매니저는 “설립 1주년을 기념해 사원들의 명함과 회사 캐릭터가 들어간 티를 단체 제작했다”며 웃었다. 

브라보비버대구가 1년 만에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었던 비결은 비장애인 매니저들과 발달장애 사원들이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대화를 나눈 덕분이다. 사원들은 근무 중 힘든 일이 있을 때 언제든지 매니저에게 면담을 요청할 수 있다. 매니저들은 사원들이 겪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마련한다. 

“매니저님이 어려운 점이 없는지 항상 물어보세요. 저는 힘든 일 없어 잘 다니고 있어요.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요. 돈을 모아 저축도 하고, 부모님께 선물도 해드려요. 오늘은 어버이날이라 카네이션을 사 갈 거예요.” (이민령 사원)

“장애는 ‘다양성’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 결과 브라보비버대구 직원 대다수가 1년 동안 근무를 이어가고 있어요.” (권윤회 매니저)

브라보비버대구 원두커피 드립백 완성품. /대구=김동주 청년기자(청세담14기)
브라보비버대구 원두커피 드립백 완성품. /대구=김동주 청년기자(청세담14기)

발달장애 사원 위한 ‘체육 프로그램’도 준비 중 

브라보비버대구는 사원들의 정서적 건강뿐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에도 신경 쓰고 있다. 사내 곳곳에 놓인 혈압측정기와 인바디를 통해 사원들은 언제든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비버운동장’ 준비에 한창이다. 사내에 각종 체육 기구를 설치하고, 전문 코치를 뽑아 발달장애인 사원들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강동욱 대표는 “발달장애인 사원들이 여가의 즐거움과 건강까지도 함께 얻을 수 있는 좋은 일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회사의 마스코트인 ‘비버’ 캐릭터는 각자 다른 모습으로 생태계를 함께 꾸려나가는 발달장애인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어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원들을 보면 정말 비버 같아요. 4시간 동안 주어진 일을 해내고, 동료를 사귀고, 같이 어울려 회식도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죠. 이런 놀라운 변화가 다른 지역으로도 널리 퍼져나가길 바랍니다.”

대구=조영은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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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전문가 된 주민들… 지역자율방재단, 여름철 안전사고 막는다 /archives/76861 Mon, 12 Jun 2023 08: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6861 주민이 주도하는 민간 자율방재단재난 예방부터 초기 대응·복구까지 올여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폭우와 이상기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작년 여름 갑작스러운 폭우로 서울·포항 등 전국 곳곳에서 수해 피해가 발생한 탓에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이 이끄는 지역자율방재단(이하 방재단)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방재단은 지역주민 스스로 각종 자연재해 예방·대응·복구 활동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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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주도하는 민간 자율방재단
재난 예방부터 초기 대응·복구까지

올여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폭우와 이상기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작년 여름 갑작스러운 폭우로 서울·포항 등 전국 곳곳에서 수해 피해가 발생한 탓에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이 이끄는 지역자율방재단(이하 방재단)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방재단은 지역주민 스스로 각종 자연재해 예방·대응·복구 활동에 참여하는 민간 조직이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에서 약 7만명의 단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행정안전부·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위험지대를 발굴하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 각 방재단은 운영에 필요한 소정의 활동비를 소속 지자체로부터 받는다.

지난달 13일 경기 남양주 지역자율방재단원들이 배수구 아래 쌓인 흙먼지·낙엽 등을 괭이와 삽으로 퍼내고 있다. /장성희 청년기자
지난달 13일 경기 남양주 지역자율방재단원들이 배수구 아래 쌓인 흙먼지·낙엽 등을 괭이와 삽으로 퍼내고 있다. /장성희 청년기자

방재단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재난 예방이다. 특히 강수량이 많은 여름에는 지역 내 취약시설에 대한 사전 점검·정비가 이뤄진다. 본격적인 수해 예방 활동에 돌입한 남양주 지역자율방재단 활동에 지난달 13일 더나은미래 청년기자들이 동행했다.

권영수(64) 남양주 방재단장은 “최근 몇 년 해마다 물이 범람했다”며 “지역 내 배수펌프를 하나씩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뭇가지나 흙먼지가 배수 구멍을 막으면 빗물이 빠지지 않을뿐더러 하천의 역류를 막는 밸브를 잠글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 방재단의 영문 약자인 ‘CAIND(Citizen corps Active In Disaster)’가 새겨진 초록 조끼차림의 단원들이 남양주 퇴계원읍 신화촌에 모였다. 왕숙천 둑을 따라 설치된 배수펌프 19기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단원 6명은 능숙하게 배수구 위에 덮인 고무 매트와 얇은 철판을 걷어냈다. 판 밑의 배수구 덮개를 열고서 빗물이 구멍으로 잘 빠지도록 배수구 아래 쌓인 흙먼지·낙엽 등을 괭이와 삽으로 퍼내 자루에 옮겨 담았다. 퍼올린 불순물은 주변 땅으로 걷어낸 흙을 제외하고도 세 포대에 달하는 양이었다. 해당 과정을 거치며 발견된 문제는 작업이 끝나고 시청에 보고된다. 이날 방재단의 노트에는 향후 수리돼야 할 항목이 빼곡하게 적혔다.

남양주시 지역자율방재단원들이 풀숲의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연막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장성희 청년기자(청세담14기)
남양주시 지역자율방재단원들이 풀숲의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연막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장성희 청년기자

재난 예방뿐 아니라 평상시 지역주민 생활에 밀접한 이슈들을 해결하는 일 역시 방재단의 몫이다. 방재단은 왕숙천의 배수펌프시설을 점검한 후 진건배수펌프장에서 모기 유충 구제 활동을 벌였다. 모기 유충 부화를 막기 위해 배수구에 약을 살포했고, 풀숲의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연막 소독을 진행했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신화촌 주민 A씨는 “평일에도 방재 단원들이 활동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익숙한 풍경”이라고 말했다. 권 단장 역시 지역주민들에게 방재단은 이미 유명하다고 말한다. 그는 “가끔은 주민들이 새참이나 간식을 주기도 하는데, 이럴 때 지역사회와 유대감을 느낀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 밖에도 방재단은 주기적으로 남양주 내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또 독거노인 집 청소, 읍면동 행정센터 물품 무상 수리 역시 방재단이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영역이다. 남양주시 방재단은 다방면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장성희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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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들 달래는 따뜻한 집밥 한 끼” /archives/76836 Mon, 12 Jun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6836 전국 각지서 매일 ‘밥집알로’ 찾아식사하며 안부 묻는 네트워크 공간 “김치 좀 가져가.” “냄새 나고 들고 가기 힘들어요.” “냄새 안 나는 김치로 사뒀어. 가져가!” 서울 은평구 ‘밥집알로’에서 흔히 벌어지는 실랑이. 반찬 하나라도 손에 쉬어주려는 수녀와 이를 마다하는 자립준비청년의 귀여운 다툼이다. 밥집알로는 보육시설을 나와 홀로서기 중인 자립준비청년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기쁨나눔재단이 지난해 1월 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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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서 매일 ‘밥집알로’ 찾아
식사하며 안부 묻는 네트워크 공간

“김치 좀 가져가.” “냄새 나고 들고 가기 힘들어요.” “냄새 안 나는 김치로 사뒀어. 가져가!”

서울 은평구 ‘밥집알로’에서 흔히 벌어지는 실랑이. 반찬 하나라도 손에 쉬어주려는 수녀와 이를 마다하는 자립준비청년의 귀여운 다툼이다.

밥집알로는 보육시설을 나와 홀로서기 중인 자립준비청년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기쁨나눔재단이 지난해 1월 문을 열었다. 주택 3, 4층을 임차해 3층은 조리와 식사 공간, 4층은 휴게 공간으로 구성했다. 공간을 운영하는 신부와 수녀, 봉사자들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4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집밥을 준비해 청년들을 기다린다. 밥집알로는 직접 찾은 지난달 6일, 현관문을 열자 밥 짓는 구수한 향과 포근한 집안의 온기가 느껴졌다.

서울 은평구에 마련된 자립준비청년들의 공간 '밥집알로'. /이원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서울 은평구에 마련된 자립준비청년들의 공간 ‘밥집알로’. /이원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오후 4시 30분. 자원봉사자들은 오랜 세월 합을 맞춰온 듯 일사천리로 저녁밥을 준비했다. 오후 6시가 다가오자, 청년들이 모여들었다. 전북 전주, 경기 수원 등 각지에서 온 청년들이었다. 밥과 국을 뜨고 새 반찬을 접시에 담느라 정신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청년들은 밥을 먹으며 서로 안부를 묻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밥을 다 먹고도 거실에서 한참을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곳을 찾은 청년들은 20명이 넘는다.

밥집알로를 찾는 자립준비청년은 대부분 아동양육시설 ‘꿈나무마을’ 출신이다. 밥집알로와 도보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보육시설을 퇴소한 청년들은 어려움이 생겨도 나이 제한 때문에 다시 시설로 돌아갈 수 없다. 퇴소한 청년들이 가장 쓸쓸할 때는 집에서 밥을 먹을 때다. 혼자라는 현실이 문득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자립준비청년 유민상(21)씨는 “꿈나무마을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생활하다가 자립 후 혼자 지내면서 많이 외로웠다”며 “자립 초기엔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냈지만, 점점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져서 밥집알로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밥집알로의 운영을 맡은 박종인 신부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기댈 수 있는 ‘친정집’같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밥집알로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들은 한 식탁에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한다. 식기는 은색 식판이 아닌 가정집에서 주로 쓰는 접시를 사용한다. /이원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자립준비청년들은 한 식탁에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한다. 식기는 은색 식판이 아닌 가정집에서 주로 쓰는 접시를 사용한다. /이원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보건복지부 ‘2021년 아동자립지원 통계현황’에 따르면 보호종료 5년 이내인 자립준비청년 5명 중 1명은 연락 두절로 사후 관리망에서 벗어나 행방을 알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밥집알로는 청년들이 어떻게 지내는 매개체가 된다. 밥집알로 운영을 돕고 있는 한 수녀는 “아이들이 퇴소하고 나면 얼굴 한 번 보기가 어려운데, 밥집알로라는 공간이 있으니 아이들이 아주 편안하게 온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밥집알로를 방문하는 청년들에게 ‘잘 지내니?’ ‘요즘은 뭐 하고 지내니?’ 안부를 묻는다. 간단한 대화를 나누며 청년들이 당장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도 꼼꼼하게 확인한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함께 밥 먹는 시간이 늘면서 신부와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이가 됐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저녁을 먹으러 온다는 정다훈(23)씨는 임시개업 때부터 밥집알로를 방문한 단골손님이다. 정씨에게 밥집알로는 ‘상담소’다. 그는 “혼자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는데, 자립준비청년은 혼자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사업 준비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6000만원가량 빚이 생겼다. 차 사고가 나기도 했다. 그는 밥집알로에서 신부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 충남 천안에서 온 최사훈(24)씨는 “멀기는 하지만 가족이니까 주말마다 만나는 것”이라며 “서울에 가족 같은 지인이 많이 있어 잘 곳은 걱정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일에는 대화 상대가 없어 굉장히 우울하다”며 “주말마다 밥집알로에서 ‘집밥’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밥집알로 부엌에서 봉사자들이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이원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밥집알로 부엌에서 봉사자들이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이원진 청년기자(청세담14기)

밥집알로가 지금처럼 많은 청년을 만날 수 있는 데는 봉사자 역할도 크다. 처음 밥집알로가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메뉴는 김치찌개뿐이었다. 봉사자 수가 늘면서 메뉴도 다양해졌다. 봉사자는 하루 평균 4명으로, 동네 성당에 다니는 신자부터 기사를 통해 밥집알로를 접하고 멀리서 오는 봉사자까지 다양하다. 요리에 필요한 고기, 쌀 등 식재료는 후원을 받아 충당한다. 청년들에게 특식을 제공하고 싶다며 재료를 사오는 봉사자도 있다. 봉사자들은 청소와 설거지, 음식 준비를 하면서 청년들과 활발하게 소통한다. 재능기부를 하는 봉사자도 있다. 은퇴한 교수, 소아과 의사 등의 다양한 직업군의 봉사자들이 학습지원과 의료지원을 한다.

박 신부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상시로 밥을 제공하는 기관은 전국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박 신부는 “다른 지역에도 밥집알로를 만들고 싶었는데,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지 않아 무산됐다”며 “밥집알로와 같이 자립준비청년들이 아동양육시설 퇴소 이후에도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경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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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통 서울샛별학교… 만학도·이주여성 ‘학업의 꿈’ 펼친다 /archives/76681 Fri, 09 Jun 2023 08: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6681 1년 3학기제, 중·고등 검정고시 지원청년 자원봉사자 35명이 교사 역할 서울 성동구 금호초등학교 안에 있는 열린금호문화교육관에서는 1년 내내 특별한 수업이 열린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가득찬 일반 학교와 달리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이주 여성 등 학생들 면면이 다양하다. 지난달 15일 찾은 교실에서는 20대 선생님이 수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수업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필기에 집중했다. 나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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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학기제, 중·고등 검정고시 지원
청년 자원봉사자 35명이 교사 역할

서울 성동구 금호초등학교 안에 있는 열린금호문화교육관에서는 1년 내내 특별한 수업이 열린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가득찬 일반 학교와 달리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이주 여성 등 학생들 면면이 다양하다. 지난달 15일 찾은 교실에서는 20대 선생님이 수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수업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필기에 집중했다. 나이도 국적도 제각각인 학생들이 배움이라는 목표 하나로 한 자리에 모였다.

서울샛별학교는 교육소외계층에게 검정고시 학습을 지원하는 야학이다. 1993년에 개교해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설립 당시에는 서울 동대문 장한평에 터를 잡았다가 이후 성수동, 금호동으로 이사를 다녔고, 2018년 성동구도시관리공단과 협약을 맺으면서 현재 위치에 자리 잡았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20대 자원봉사자 35명이 맡고 있다. 1년 3학기제로 운영되며, 학생들은 필요 학력에 따라 중등반이나 고등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매년 20여 명이 서울샛별학교를 졸업한다.

서울샛별학교 교사 고다영(23)씨가 지난달 15일 입학식 날 한 만학도의 학생등록카드 작성을 돕고 있다. /최민아 청년기자
서울샛별학교 교사 고다영(23)씨가 지난달 15일 입학식 날 한 만학도의 학생등록카드 작성을 돕고 있다. /최민아 청년기자

이곳에서 학생들은 상담, 교육, 시험접수 등 검정고시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지원받는다. 서울샛별학교 학생 홍순복(68)씨는 지난해 중등반을 졸업하면서 중학교 학력을 취득했다. 홍씨는 “처음엔 모든 게 어려웠지만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다 보니 수학도 그렇고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며 “이번 2학기부터는 고등반에 입학해 고등학교 학력 취득에도 도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샛별학교에는 제때 취득하지 못한 학력 때문에 손해를 보거나 소외감을 느꼈던 어르신들이 검정고시에 도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생부 교사 최유진(20)씨는 “문의 전화를 주신 학생들 중 대부분이 입학을 망설인다”며 “입학 상담이 고민 상담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령층의 경우 가족들에게도 입학 사실을 숨기다가 몇 개월이 지난 후에야 가족들이 알게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2021년 서울샛별학교 고등반을 졸업한 박순자(69·가명)씨는 젊은 시절 학력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박순자씨는 젊은 시절 생계 유지를 위해 회사에 다니면서 야학에 다녔다. 문제는 다니던 학교가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던 곳이었다. 박씨는 “자격증 따거나 취업을 할 때 고등학교 졸업장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학력 때문에 못 한 것이 많다”며 “샛별학교에 다니면서 검정고시도 통과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학습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학력을 활용하는 것보다 ‘어려워도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지금은 컴퓨터 공부에 도전 중이다”고 말했다.

서울샛별학교 학생이 수업에 사용할 교재를 읽어보고 있다. 서울샛별학교 교재는 노년층 학생의 특성을 고려해 시판 교재보다 크게 제작한다. /최민아 청년기자
서울샛별학교 학생이 수업에 사용할 교재를 읽어보고 있다. 서울샛별학교 교재는 노년층 학생의 특성을 고려해 시판 교재보다 크게 제작한다. /최민아 청년기자

학력 취득 외에도 서울샛별학교에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방문하는 학생도 있다. 한국으로 온 지 12년된 중국인 권룽(33)씨는 국어 문법 등 정규교육과정의 국어를 배우고 싶어 이곳에 왔다.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한국어 교실의 일상 회화 수업을 모두 수강했지만 자녀와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룽씨는 “한국어를 더 잘하게 되면 초등학생인 자녀들과의 소통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아이들에게 ‘나도 그거 알고 있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샛별학교는 지역사회 중요한 커뮤니티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한다. 졸업생 이정금(84·가명)씨도 다른 졸업생 친구와 함께 입학식에 자리해 반갑게 대화를 나눴다. 서울샛별학교 교사 최유진씨는 “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며 “이러한 유대감은 학생에게는 공부를, 교사에게는 일을 지속하게 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샛별학교는 노년층뿐 아니라 학교밖청소년, 탈북자, 결혼이주여성까지 학교에 올 수 있도록 교육 대상을 확장할 계획이다. 5월부터 탈북청소년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적합한 수업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또 학교밖청소년 멘토링, 결혼이주여성 센터와의 연계사업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서울샛별학교 교장인 윤훈탁(25)씨는 “우리 사회에 보이지는 않지만 교육이란 이름으로 소외된 사람이 많이 있다”며 “이들을 어떻게 학교에 잘 녹아들게 할 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이영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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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과 시니어가 함께 일하는 ‘더사랑’ 사업장 방문기 /archives/76704 Fri, 09 Jun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6704 장애인 특성에 맞춰 업무 배분시니어는 발달장애인 근무 지원 발달장애인 윤종혁(34)씨는 음식점 등에서 단순 노동직을 전전했다. 주로 설거지를 맡았는데 오래 서 있기가 어려워 일을 지속할 수 없었다. 휴식 시간을 가질 때면 일이 느리다며 상사에게 혼나기 바빴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놀림과 괴롭힘도 잦았다. 지난해 옮긴 새 직장 ‘더사랑’은 달랐다. 올해로 입사 2년을 맞은 윤씨는 “여기에선 일이 느리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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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특성에 맞춰 업무 배분
시니어는 발달장애인 근무 지원

발달장애인 윤종혁(34)씨는 음식점 등에서 단순 노동직을 전전했다. 주로 설거지를 맡았는데 오래 서 있기가 어려워 일을 지속할 수 없었다. 휴식 시간을 가질 때면 일이 느리다며 상사에게 혼나기 바빴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놀림과 괴롭힘도 잦았다. 지난해 옮긴 새 직장 ‘더사랑’은 달랐다. 올해로 입사 2년을 맞은 윤씨는 “여기에선 일이 느리거나, 조금 쉰다 해도 혼내는 사람이 없어서 맘 편히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더사랑은 발달장애인과 노인 등 고용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앞장서는 사회적기업이다. 2011년 서울 중랑구에서 시작한 더사랑은 자체 쇼핑몰 ‘보킷’과 포장 업체 ‘굿패커’를 만들어 발달장애인과 은퇴 시니어의 경제 활동을 돕는다. 현재 발달장애인 22명과 시니어 7명이 함께하고 있다. 지난달 8일 발달장애인과 노인이 함께 일하는 더사랑 사업장에 방문했다.

지난달 8일 서울 중랑구에 있는 사회적기업 '더사랑' 직원들이 컬러 점토를 소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다현 청년기자
지난달 8일 서울 중랑구에 있는 사회적기업 ‘더사랑’ 직원들이 컬러 점토를 소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다현 청년기자

더사랑 직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하는 오전반과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오후반으로 나뉘어 하루 4시간씩 근무한다. 이곳에서는 발달장애인을 ‘청년직원’으로, 고령자를 ‘시니어 선생님’으로 부른다. 이날 오후반에서는 청년직원 10명이 나란히 앉아 점토 포장 작업을 하고 있었다.

더사랑 청년직원 김동혁(33)씨는 자신을 “10년 차 베테랑”으로 소개하며 작업 방법을 설명했다. 그는 동료 직원에게 농담도 건네며 능숙하게 작업을 이어나갔다. 조영화 더사랑 대표는 “장애인 일터는 우울할 것 같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사랑에서는 유쾌함만을 이어 나가고 있다”며 “조금의 신경만 써도 발달장애인에게 친화적인 업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근무만족도는 이곳을 ‘작은 천국’이라 부를 만큼 높다. 조영화 대표는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회사 생활을 통해 규칙적인 일과가 생기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며 “더사랑도 청년직원들이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작업장을 만들고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더사랑 사업장의 2년 이상 근속자는 64%에 달하며,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는 9명이다.

오후반의 두 번째 업무인 응급키트 제작이 시작됐다. 응급키트 한 개는 15명의 청년직원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발달장애인 청년들의 개별 특성을 고려해 작업 단계를 세분화했기 때문이다. 조영화 대표는 “다양한 구성품으로 이뤄진 응급키트를 만들기 위해 청년직원의 특성과 컨디션 등을 고려해 8개에서 10개 파트로 나눠 키트 제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사랑 직원들이 ’보킷‘의 응급키트 제작 작업을 하고 있다. 더사랑은 발달장애인 청년 직원의 컨디션과 특성에 따라 업무를 유동적으로 나눠 일을 진행한다. /강다현 청년기자
더사랑 직원들이 응급키트 제작 작업을 하고 있다. 더사랑은 발달장애인 청년직원의 컨디션과 특성에 따라 업무를 유동적으로 나눠 작업을 진행한다. /강다현 청년기자

시니어 선생님은 청년직원 두 명과 파트너가 된다. 60세가 넘는 노인으로 구성된 시니어 선생님들은 청년직원과 동료이면서 동시에 친구처럼 지낸다. 조영화 대표는 “시니어 선생님들은 오랜 기간 쌓아온 사회경험으로 청년직원들과 편안하고 능숙하게 친밀감을 쌓아나간다”라며 “덕분에 청년직원들이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사랑 설립 초기부터 근무하고 있는 이화자(63)씨는 “발달장애인 직원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며 작은 행복을 경험한다”며 “은퇴 후 일거리가 없어 찾게 됐지만, 일을 하지만 오히려 작은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사랑은 꾸준한 제품 개발과 협력업체 발굴을 통해 최근 3년새 발달장애인 12명을 고용했다. 조 대표는 “비즈니스를 통해 고용취약계층에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늘어가는 우리 사회에 문제를 골머리 앓는 문제로 여기기보다 서로 도우며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다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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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목소리 친구’ 돼보세요”… 낭독활동가 교육 현장을 가다 /archives/76649 Thu, 08 Jun 2023 08:2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6649 양질의 오디오북 제작 위해 목소리 훈련“누구나 따뜻하고 푸근한 소리 낼 수 있어” “하늘 높이 떠서도 뽐내지 않고 / 소리 없이 빛을 뿜어내는 / 한 점 별처럼 / 나도 누구에게나 빛을 건네주는 / 별 마음 밝은 마음으로 /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 ‘꽃마음 별마음’을 마이크에 대고 낭독한 수강생 권분조(74)씨가 눈가를 손으로 훔쳤다. 한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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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오디오북 제작 위해 목소리 훈련
“누구나 따뜻하고 푸근한 소리 낼 수 있어”

“하늘 높이 떠서도 뽐내지 않고 / 소리 없이 빛을 뿜어내는 / 한 점 별처럼 / 나도 누구에게나 빛을 건네주는 / 별 마음 밝은 마음으로 /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 ‘꽃마음 별마음’을 마이크에 대고 낭독한 수강생 권분조(74)씨가 눈가를 손으로 훔쳤다. 한 자 한 자 글귀를 읽어내리다 나온 권 씨의 눈물에 모두가 숨을 죽였다. 지난달 12일 서울 양재동의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린 낭독활동가 교육 현장에서다.

낭독활동가 교육은 글을 소리 내 읽는 법과 나만의 목소리 재능을 만들어 가는 수업으로, 대부분 낭독봉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참여한다. 낭독봉사란 시각장애인을 위해 글이나 책을 면대면으로 읽어주거나 오디오북을 제작해 지원하는 활동을 뜻한다. 시각장애인복지관이나 점자도서관 등에서 이따금 낭독봉사자를 모집한다.

지난달 12일 서울 양재동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된 낭독활동가 교육 현장에서 수강생 이정은(59)씨가 오디오 녹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최근 감정을 실어 자연스럽게 말하는 낭독법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효 청년기자
지난달 12일 서울 양재동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된 낭독활동가 교육 현장에서 수강생 이정은(59)씨가 오디오 녹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최근 감정을 실어 자연스럽게 말하는 낭독법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효 청년기자

권씨는 딸의 추천으로 낭독활동가 교육을 신청했다. 치매 환자인 남편이 주간 보호시설인 ‘데이케어센터(Day care center)’에 머무는 시간에 짬을 내 교육장을 찾는다. 평소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고, 남편 병간호에 치여 기회가 없었던 그에게 우연히 마주하게 된 수업이었다. 권씨는 경상도 억양을 가진 70대 노인도 수강할 수 있다는 말에 얼른 수강 신청을 했다.

“낭독봉사라는 새로운 일을 하면서 마음에 활력소가 생겨요. 평소에도 집에서 혼자 소리 내 책을 읽곤 했는데, 여기서는 선생님들이 지도도 해주시고 글의 내용도 ‘탁’ 마음에 와닿고 좋습니다. 주변 친구들도 여기 오라고 이야기 해줘야겠다 싶어요.”

수강생 연령대는 30대에서 70대까지 폭넓다. 나이는 제각각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낭독할 때 조금은 쑥스러워할지라도, 모두가 행복한 표정으로 수업에 임한다는 점이다. 수강생들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봉사라는 이름으로 수업에 참여하지만 동시에 봉사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있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시각장애인 수는 25만767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점자도서 이용이 가능한 인구는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각장애인 10명 중 8명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후천적 시각장애인인데, 이들이 새로운 언어인 점자를 배우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시각장애인은 오디오북을 찾는다. 점자 국립장애인도서관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의 오디오북 이용률은 80%일 정도로 수요가 높은 편이다.

시각장애인들은 주로 TTS(텍스트 음성 변환)를 활용해 정보를 접한다. 기술이 점차 발전하고는 있지만, 기계음을 빠른 속도로 오래 듣다 보면 귀에 피로도가 쌓인다. 청각 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사람의 목소리로 낭독한 오디오를 찾게 되는 이유다. 문제는 오디오의 품질이다. 여러 기관에서 이벤트성으로 봉사자를 모집해 체계적인 교육 없이 제작하면 오디오 질이 고르지 못하다. 오디오북은 시각장애인들이 오래 들어도 편안한 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 봉사단체 '책 읽는 사람들'의 장영재(왼쪽) 대표와 보조강사를 맡고 있는 문하연 회원. /김지효 청년기자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 봉사단체 ‘책 읽는 사람들’의 장영재(왼쪽) 대표와 보조강사를 맡고 있는 문하연 회원. /김지효 청년기자

“누구나 따뜻하고 푸근하고 친절한 소리를 갖고 있어요. 그 소리를 성격이나 성향 때문에 잘 꺼내지 못했을 수 있을 뿐이죠. 이제 연습해야죠. 누굴 위해서? 듣는 사람을 위해서.”

낭독 봉사단체 ‘책 읽는 사람들'(책읽사)를 이끄는 장영재 대표가 말했다. 그는 경력 20년의 프리랜서 성우다. 지난 2013년부터 10년째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00명이 넘는 책읽사 회원들과 매달 오디오북을 제작해 장애인단체와 기관에 기증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자료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을 포함해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으로 전해져 5000여 명의 시각장애인과 만났다.

장 대표가 단체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시각장애인 관점’이다. 마이크 앞에 앉는 자기 모습에 취해서, 본인이 편한 대로 빠르게, 혹은 너무 느리게 읽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장 대표는 “듣는 사람이 편한 오디오를 녹음하기 위해서는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분석의 과정과 읽기 연습이 필수”라며 “국내에 낭독봉사자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곳이 거의 없어서 강사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기증한 오디오를 시각장애인들이 쉬고 싶을 때 듣는 음악 같은 존재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시각장애인이 오디오를 편하게 열람할 수 있을지, 클라우드 등 플랫폼 활용을 고민 중이다. 목소리 재능을 키워 누군가의 ‘쉼’이 될 수 있는 보람찬 활동. 이것이 낭독이 가진 매력이자, 순기능이다.

김지효 청년기자(청세담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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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사람을 잇다… 동물보호소 ‘카라 더봄센터’ 가보니 /archives/76673 Thu, 08 Jun 2023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6673 전국서 구조된 동물 250마리 보호치료부터 교육, 입양까지 종합관리 경기 파주시 법원읍 금곡리. 병풍처럼 두른 파평산과 비학산 아래 둥근모서리의 삼각형 모양의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지난 2020년 10월 문을 연 ‘더봄센터’다. 이곳은 동물권 인식을 개선하고 입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건립된 동물보호소다. ‘수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기존 유기동물 보호소와 달리 ‘동물 복지’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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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구조된 동물 250마리 보호
치료부터 교육, 입양까지 종합관리

경기 파주시 법원읍 금곡리. 병풍처럼 두른 파평산과 비학산 아래 둥근모서리의 삼각형 모양의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지난 2020년 10월 문을 연 ‘더봄센터’다. 이곳은 동물권 인식을 개선하고 입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건립된 동물보호소다. ‘수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기존 유기동물 보호소와 달리 ‘동물 복지’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대지 4022㎡(약 1216평)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센터는 동물병원부터 교육장, 놀이터, 산책로 등을 갖추고 있다. 동물 구조부터 보호, 입양, 교육까지 동물을 위한 종합복지센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현재 센터에서 개와 고양이는 250여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새로운 보호자 곁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센터를 직접 찾은 지난달 6일, 정문을 들어서자 높고 낮은 음정으로 개들이 짖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로비에 도착하자 유리창을 너머로 중앙정원 잔디밭을 활발하게 뛰어다니는 보더콜리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이름은 ‘말론이’. 세살짜리 수컷이다.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김현지 더봄센터장은 “선천적으로 귀가 멀었는지 후천적으로 난청이 발현됐는지 모르지만 말론이는 소리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며 “유전적으로 매우 취약한 교배종이라 언제 시력 저하가 발생하거나 돌연사할 수 있다”고 했다.

2년 전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보더콜리 '말론이'가 경기 파주에 마련된 동물보호소 '카라 더봄센터'에서 뛰놀고 있다. /카라
2년 전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보더콜리 ‘말론이’가 경기 파주에 마련된 동물보호소 ‘카라 더봄센터’에서 뛰놀고 있다. /카라

말론이가 더봄센터로 온 건 2년 전이다. 경기 의정부에 있는 보더콜리 전문 훈련소에서 구조됐다. 김 센터장은 “당시 재개발로 철거를 앞둔 훈련소였는데, 제보에 따르면 불법 번식과 위탁 판매를 벌인 곳이었다”며 “텅 빈 밥그릇, 육안 상으로 앙상하게 마른 개들, 백골 사체가 흩어진 곳에서 말론이를 데려왔다”고 말했다. 구조 당시 말론이는 빈혈 증세와 심장 사상충 감염, 피부병을 앓고 있었지만 지금은 건강을 회복했다.

말론이처럼 구조된 동물은 더봄센터 옆에 별도로 마련된 계류장에 머무른다. 안정기를 거쳐 센터 1층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이동해 건강검진과 진료, 중성화 수술을 진행한다. 이후 2층의 견사로 옮겨져 사회화 교육을 받으며 입양자를 기다리게 된다. 비가 오는 날에는 실내 2층 다목적 교육장에서 교육이 진행된다. 이곳에서는 동물들이 교육을 받는 공간인 동시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동물권 교육과 각종 회의, 토론회도 열린다.

다목적 교육장 옆에는 활동가들이 업무를 보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무 공간 한쪽에는 집중 케어가 필요한 일부 동물들이 돌봄을 받고 있다. 다목적 교육장에서 나와 견사를 지나 옥상정원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계단 혹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2층 건물에 굳이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데에도 이유가 있다. 동물들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보호자를 만날 때를 대비해 좁은 엘리베이터 공간에 대한 적응 훈련이다.

더봄센터 옥상정원에서 내려다 본 센터 전경. /카라
더봄센터 옥상정원에서 내려다 본 센터 전경. /카라

옥상정원에서 센터를 내려다보니 삼각형 모양의 건물이 한 눈에 들어왔다. 김현지 센터장은 “지금까지 쭉 둘러본 공간들은 동물을 위기 상황에서 구출하는 것에서 나아가 새 보호자에게 입양을 보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날 동행한 말론이와 건물 옥상에서 경사로를 통해 중앙정원으로 걸어 내려갔다. 경사로는 안전사고가 없어야 한다는 고민과 함께 경사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난간에 튼튼한 망을 덧댔다. 덕분에 장애견도 휠체어를 타고 옥상정원을 활용할 수 있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카라가 오랫동안 내세운 슬로건이다. 입양할 여건이 되지 않을 때는 센터에 머무는 동물과 결연 후원을 할 수 있다. 나이가 많거나, 완치가 어려운 질병, 장애가 있는 동물들은 입양이 쉽지 않고 센터에서 보호받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아림 청년기자(청세담 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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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산림복원에 투자하는 ‘리스토어펀드’… 애플 주도로 5300억원 조성 /archives/75533 Thu, 04 May 2023 08:57:10 +0000 https://futurechosun.com/?p=75533 산림이나 해양·습지 복원 활동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리스토어 펀드(Restore Fund)’에 글로벌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11일 이산화탄소 흡수를 위한 산림복원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를 추가로 2억달러(약 2655억원) 조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애플은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 국제금융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함께 2억 달러 규모로 리스토어 펀드를 출범시켰고, 이번에 기금을 2억달러 늘려 총 4억달러(약 5310억원) 규모로 키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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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이나 해양·습지 복원 활동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리스토어 펀드(Restore Fund)’에 글로벌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11일 이산화탄소 흡수를 위한 산림복원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를 추가로 2억달러(약 2655억원) 조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애플은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 국제금융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함께 2억 달러 규모로 리스토어 펀드를 출범시켰고, 이번에 기금을 2억달러 늘려 총 4억달러(약 5310억원) 규모로 키웠다.

펀드의 첫 프로젝트는 브라질과 파라과이에서 진행된다. 2025년까지 브라질과 파라과이에서 각각 6억700만㎡과 4억400만㎡ 규모의 자생림과 초원, 습지를 복원할 계획이다.

이번 펀드는 ‘자연기반해법(Nature Based Solution)’이 적용된 최초의 사례다. 자연기반해법은 2016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자연의 본래 기능을 해치지 않고, 생태계를 보호하며 지속가능한 관리와 복원 행동을 의미한다. 박찬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자연기반해법은 자연의 보존, 보호, 복원을 핵심 가치로 이뤄지는 인간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에너지분야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금융권의 ESG 펀드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애플과 국제보존협회는 지난 2020년 케냐 치울루 힐스 지역에서 산림복원 활동을 통해 기후변화로 파괴됐던 생태계를 복원한 바 있다. /애플
애플과 국제보존협회는 지난 2020년 케냐 치울루 힐스 지역에서 산림복원 활동을 통해 기후변화로 파괴됐던 생태계를 복원한 바 있다. /애플

애플은 투자금 회수 방식이 구체적이지 않아 그간 주저하던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명확한 수익 구조도 밝혔다. 애플은 비영리 환경단체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 국제금융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함께 산림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해 매년 이산화탄소를 100만t 제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크레딧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산림을 복원하고, 산림이 흡수한 탄소를 바탕으로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모델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금전적·기후적 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기반해법을 적용한 펀드는 그간 호주 정부의 탄소배출 저감 기금(Emissions Rduction Fund) 등 정부나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운용됐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자연기반해법 펀드를 운용하기에는 토지 이용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이 있어 대부분 탄소저감, 저장기술 등 기술적인 투자가 주를 이뤘다”며 “애플의 리스토어 펀드가 안정적으로 정착해 수익률이 발생하기 시작해 좋은 선례로 정착하면 비슷한 개념의 투자 상품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기반해법에 투자해도 단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산림 조성이 완료되는 기간을 명확히 정하기 어렵고, 실제 탄소 상쇄 데이터를 얻기까지 오래 걸린다는 설명이다. 최순영 선임연구원은 “자연기반해법 펀드의 경우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장기적인 호흡이 필요해 비교적 투자가 덜되는 분야”라며 “공항, 전철 등 인프라 투자의 경우 회수가 평균 10년 안에 이뤄지는 데 반해 자연기반해법 펀드의 경우 약 10~30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연기반해법 펀드 등이 자리 잡기 위해서 명확한 측정과 보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찬 교수는 “명확한 측정을 통한 탄소 데이터 마련, 정확한 검증과 보고가 이뤄진다면 자연기반해법 펀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자연기반해법 펀드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법으로 5년간의 데이터를 평균을 낸 후 1년 단위로 공시하고, 데이터 결과값을 후보정하는 방향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자연기반해법을 통한 탄소중립과 생물다양성 보전 연구가 올해 4월부터 5년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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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애인 의무고용 미달 기업, 계획서 쓰면 ‘명단 공개’ 피할 수 있다? /archives/75370 Mon, 01 May 2023 18:02: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5370 명단 공개 대상 기업 연평균 1150곳실제 공표되는 기업 480여 곳에 그쳐 삼성전자의 장애인 고용률은 5년째 의무고용률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 2021년 삼성전자의 장애인 고용률은 1.54~1.59%였다. 이 기간 삼성전자가 납부한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총 905억6100만원에 달한다. 현 제도에서는 장애인 고용률이 높은 기업도,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않고 부담금으로 때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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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 공개 대상 기업
연평균 1150곳
실제 공표되는 기업
480여 곳에 그쳐

삼성전자의 장애인 고용률은 5년째 의무고용률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 2021년 삼성전자의 장애인 고용률은 1.54~1.59%였다. 이 기간 삼성전자가 납부한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총 905억6100만원에 달한다.

현 제도에서는 장애인 고용률이 높은 기업도,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않고 부담금으로 때운 기업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부는 고용노동부 훈령에 따라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 공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국민에게 알린다는 취지다.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않은 모든 기업명을 공개하는 건 아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의 50%를 넘기지 못한 경우만 공표 대상이다. 올해 기준, 장애인 의무고용률 3.1%의 절반인 1.55%를 달성하지 못하면 이름이 공개된다. 매년 이 비율을 가까스로 넘긴 삼성전자는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에서 5년간 찾아볼 수 없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애인 의무고용 미달 기업, 계획서 쓰면 '명단 공개' 피할 수 있다?

매년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않고도 공표 대상에서 제외된다. 명단 공표 제도가 ‘기업 봐주기 식’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7년 명단 공표 대상 기업 수는 1110곳이었다. 이 중 실제 공표까지 이어진 기업은 579곳(52.2%)뿐이었다. 2021년에는 공표 대상이 1126곳으로 늘었지만, 공표된 기업 수는 더 줄었다. 37.2%인 419곳만이 공개됐다. 5년 새 15%p 감소한 것이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기준으로 하면 더욱 많은 기업이 명단 공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5년간 장애인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은 2017년 1만4744곳에서 2021년 1만6770곳으로 증가했다. 이 중 이름이 공개된 비율은 2017년 3.9%에서 2021년 2.5%로 떨어졌다.

정부는 기업이 명단 공표를 피할 구멍을 열어두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에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해소 계획서’ 제출 ▲직원 대상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실시 ▲공단의 장애인 인사 간담회 참석 등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실제 장애인 고용으로 이어졌는지는 확인하지 않는다. 형식상 노력으로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는 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장려하기 위해 규제를 강하게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규제가 너무 세면 기업이 오히려 장애인 고용에 손을 놓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킨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기업에는 개선을 위한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의 고용 촉진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민간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줄곧 2% 수준에 머물렀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장애인 의무 고용 현황’에 따르면 2021년 민간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2.89%로 2017년에 비해 0.25%p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1년 기준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 기업 2만9092곳 중 의무고용률을 달성한 기업은 1만2322곳(42.4%)에 불과했다.

강선우 의원은 “민간 기업의 명단 공표 기준인 1.55%는 너무 낮다”면서 “기업이 경각심을 갖도록 하려면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명단 공표 기준을 정부 기관이나 공공 기관과 동등한 수준인 장애인 의무고용률의 100%까지 높이는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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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대기 중 탄소 잡는 ‘탄소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이 뜬다 /archives/74970 Fri, 14 Apr 2023 01:00:19 +0000 https://futurechosun.com/?p=74970 대기 중 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탄소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이 넷제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DAC는 대형 팬에 공기를 통과시켜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DAC 기술 보유 스타트업 ‘노야(Noya)’는 11일(현지 시각) 1100만달러(약 144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헤지펀드 GMO의 창업자 제레미 그랜섬도 DAC 스타트업 ‘서스테라(Sustaera)’에 1000만달러(약 131억원)를 투자한 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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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 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탄소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이 넷제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DAC는 대형 팬에 공기를 통과시켜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DAC 기술 보유 스타트업 ‘노야(Noya)’는 11일(현지 시각) 1100만달러(약 144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헤지펀드 GMO의 창업자 제레미 그랜섬도 DAC 스타트업 ‘서스테라(Sustaera)’에 1000만달러(약 131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세계 각국 정부도 DAC 지원하고 나섰다. 미국은 DAC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세액공제 정책인 ‘45Q 텍스 크레딧(Tax Credit)’을 개정해 탄소배출 감축 시 세금 혜택을 부여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20년 예산 118억달러(약 15조4600억원)를 10개년 DAC 연구 프로그램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스위스의 탄소직접공기포집(DAC) 스타트업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아이슬란드에 세계 최대 규모 탄소 포집·저장시설 ‘오르카(Orca)’를 설치했다. /클라임웍스

DAC는 대기에 누적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로, 탄소 포집 기술로 알려진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과는 차이가 있다. CCUS는 석유화학·시멘트 공장이나 대규모 산업 시설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 저층에 저장하거나(CCS), 합성가스·고분자화합물·벽돌 등으로 변환시켜 활용(CCU)하는 기술이다. CCUS 설비는 탄소가 배출되는 공장 굴뚝이나 석탄발전소에 설치된다. 반면 DAC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식이기 때문에 여러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 DAC를 통해 포집된 탄소는 영구 저장되거나 합성항공유 등의 연료와 건축자재, 탄산음료에 사용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8개의 DAC 시설이 캐나다, 유럽, 미국에서 가동되고 있다. DAC 상용화에 나선 대표적인 민간 기업들은 캐나다의 ‘카본 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 미국의 ‘글로벌서모스택(Global Thermostat)’, 스위스의 ‘클라임웍스(Climeworks)’ 등이다. 특히 클라임웍스는 지난해 기준 6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한해 DAC 기술을 통해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20만t이다.

IEA는 오는 2030년 DAC 기술로 이산화탄소 1억340만t을 포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DAC가 갖는 효율성, 경제성 등의 한계를 돌파했을 경우다. 현재 DAC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권이균 공주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겸 한국CCUS추진단장은 “석유화학·시멘트·화석연료공장 등 흔히 다배출원이라고 불리는 시설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는 이산화탄소량이 10% 이상 포함돼 있다”며 “반면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저히 옅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2040 탄소중립을 약속한 국가들은 당장 대량으로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이는 게 시급하기 때문에 DAC보다는 CCUS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적인 한계도 있다. 탄소 포집 기술은 포집 단가를 기준으로 정량적 비교를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산업 분야에서 포집하는 이산화탄소 단가는 1t당 30~70달러(약 4만~9만원)다. 반면 DAC 기술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1t을 포집하는 비용은 200~400달러(약 26만~52만원)에 달한다.

이러한 한계에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피해 저감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DAC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지구온난화 현상은 과거에 배출된 온실가스가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DAC를 통해 대기 중 탄소를 줄여나가야 온난화가 심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DAC에 대한 연구개발이 꾸준히 이뤄져 기술 수준이 향상되면 탄소 포집 효율성은 오르고, 포집 비용은 자연스레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EA는 2030년 탄소 포집 단가가 1t당 100달러(약 13만원)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이균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LNG 시설 등 산업배출원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CCUS를 통해 감축할 수 있지만, 인간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탄소까지 다 포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궁극적으로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기 중에 있는 탄소까지 포집하는 DAC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탄소중립과 관련된 각국의 정책적 기조만 유지된다면 상용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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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해변 입양하고 돌봅니다”… ‘반려해변’ 참여 기관 100곳 넘어 /archives/73712 Wed, 15 Mar 2023 08:24:25 +0000 https://futurechosun.com/?p=73712 국내 해변을 반려동물처럼 입양해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민간 기관이 100곳을 돌파했다. 해변을 분양하는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다. 해양수산부는 ‘반려해변’이라는 제도를 통해 해양폐기물 관리에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반려해변 제도는 기업·단체·학교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반려동물처럼 주기적으로 가꾸고 돌보는 프로그램이다. 해변을 입양한 기관은 연간 3회 이상 해변 정화활동을 수행하고, 해양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캠페인도 연 1회 이상 진행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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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변을 반려동물처럼 입양해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민간 기관이 100곳을 돌파했다. 해변을 분양하는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다.

해양수산부는 ‘반려해변’이라는 제도를 통해 해양폐기물 관리에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반려해변 제도는 기업·단체·학교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반려동물처럼 주기적으로 가꾸고 돌보는 프로그램이다. 해변을 입양한 기관은 연간 3회 이상 해변 정화활동을 수행하고, 해양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캠페인도 연 1회 이상 진행해야 한다. 참여 기간은 2년이지만, 활동 기준을 충족하면 연장할 수 있다. 해양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3906명이 반려해변 정화활동에 참여해 해양폐기물 6만3593kg을 수거했다.

시작은 제주였다. 지난 2020년 9월 해수부는 제주도와 반려해변 업무협약(MOU)을 맺고 첫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처음에는 제주맥주, 하이트진로, 공무원연금공단 세곳만 참여했다. 약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는 107개 기관이 해변 73곳을 관리하고 있다. 기관들이 관리하는 반려해변의 길이는 총 81.5km다.

반려해변은 해안가에 위치한 각 지자체와 해양환경공단이 지정한다. 현재 ▲제주 ▲인천 ▲충남 ▲경남 ▲경북 ▲전남 ▲전북 ▲부산 등 8개 지자체가 반려해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참여 기관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이다. 전남에서만 24개 기관이 반려해변을 입양해 관리한다. 일례로 SK E&S는 신안 둔장해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완도문화원·완도군청년연합회 등은 완도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경기, 강원, 울산은 연안 지역임에도 반려해변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서울, 대구, 광주 등 내륙 지역은 반려해변 대상 지역에서 제외된다.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88개 기업이 반려해변을 입양했다. 특히 KT&G는 충남 서산군 장포리 해변과 경북 포항시 호미곶, 인천시 선녀바위 해변, 부산시 청사포 등 4곳의 반려해변을 입양하면서 해양생태계 살리기에 나섰다. 장유경 해수부 해양보존과 사무관은 “최근 기업·단체들이 ESG 경영의 일환으로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반려해변에서 임직원 봉사활동,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제주 금능해수욕장에 설치된 반려해변 입간판. /해양수산부
제주 금능해수욕장에 설치된 반려해변 입간판. /해양수산부

참여 기관의 해변 정화 활동에 대한 내용, 횟수 등은 전문 코디네이터들이 관리한다. 반려해변을 운영하는 각 지자체는 공모를 통해 코디네이팅을 진행할 민간단체를 선정한다. 선정된 단체에서 활동하는 코디네이터는 정화 활동을 수행하는 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폐기물을 수거하는데 필요한 마대나 집게 등을 제공한다. 또 수거된 해양 폐기물 처리 관련해서도 지자체와 협의해 위탁업체가 정해진 날짜에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디네이터들은 기관의 정화활동을 지원하면서 활동 상황이나 성과 등을 기록해 해양환경공단과 해수부에 제출한다. 민간 기관과 정부 부처의 중간다리인 셈이다.

장유경 사무관은 “이달 중으로 코디네이터들을 신규 선정할 계획”이라며 “코디네이터 선정 이후에는 반려해변 운영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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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방] 누가 먼저 넷째를 낳을까 /archives/73510 Mon, 13 Mar 2023 18: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3510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병원에 다니고 시술을 받아도 번번이 실패했다. 원인 불명 난임으로 고생하던 배정란씨는 문득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고향인 전남 여수에서 상경한 게 스무 살 때. 서울서 대학 다니고 직장을 얻고 결혼을 했다. 부부 둘 다 야근과 술자리가 많은 직업을 가진 탓에 평일에는 서로 얼굴 보기도 어려웠고 주말에는 피로에 절어 무기력했다. ‘우리가 원한 삶이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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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병원에 다니고 시술을 받아도 번번이 실패했다. 원인 불명 난임으로 고생하던 배정란씨는 문득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고향인 전남 여수에서 상경한 게 스무 살 때. 서울서 대학 다니고 직장을 얻고 결혼을 했다. 부부 둘 다 야근과 술자리가 많은 직업을 가진 탓에 평일에는 서로 얼굴 보기도 어려웠고 주말에는 피로에 절어 무기력했다. ‘우리가 원한 삶이 이런 것이었나?’ 부부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남편의 고향인 경북 청도로 내려갔다. 매일 아침 사과 밭으로 출근하는 생활이 시작됐다. 그리고 귀촌 6개월 만에 기적처럼 아이가 생겼다. 자연 임신이었다. 연년생으로 둘째도 태어났다.

작년 가을 어느 행사장에서 만난 배정란씨는 마이크를 잡고 들뜬 목소리로 지난 이야기를 들려줬다. 청도 지역 여성들과 함께 ‘노는엄마들’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멤버로 참여한 엄마가 8명인데 아이는 23명이라고 했다. 자녀가 평균 3명씩 있는 셈이다. 인구 소멸 위험 지역으로 알려진 청도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청도에는 소아과와 산부인과 병원이 없다. 학원도 적고 돌봄 시설도 부족하다. 초등학생이 갈 수 있는 돌봄센터가 두 곳 있는데 20명씩 총 40명이 이용할 수 있다. 대기자가 많아 들어갈 엄두도 못 낸다.

‘노는엄마들’은 육아와 돌봄 인프라가 부족한 청도에 직접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최근 주력하는 건 협동조합 형식의 돌봄센터를 설립하는 일이다. 일단 돌봄이 해결돼야 엄마들이 일하든 놀든 뭐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멤버는 작년보다 셋 늘어 11명이 됐다. 장난식으로 이런 내기를 한 적도 있다. 우리 중에 누가 먼저 넷째를 낳을까. 그런데 최근 멤버 중 하나가 넷째를 임신했다. 배정란씨도 올여름 셋째를 낳는다. 내년에는 엄마 열한 명에 아이가 서른 명쯤?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곤두박질치는 한국의 합계출산율. 언론과 미디어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2030세대, 아이 낳지 않겠다는 청년들을 ‘사회문제’처럼 다룬다. 하지만 출산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다. 정부는 청년들의 생각을 돌려놓을 저출산 대책을 찾기 위해 ‘어떻게 아이를 낳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질문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이미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 소아과도 산부인과도 없는 마을에서, 혹은 집 한 칸 마련하기 어려운 서울에서, 둘째 낳고 셋째 낳으며 행복을 찾아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김시원 편집국장 blindlet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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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청년, 세상을 담다’ 14기 면접 대상자 발표 /archives/73431 Fri, 10 Mar 2023 06:3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3431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소셜혁신연구소가 함께하는 현대해상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14기 면접 대상자를 발표합니다. ▲면접 일시: 3월 17일(금) 오후 1~6시, TV조선 라온홀 ▲면접 방식: 대면 면접 ▲문의: 더나은미래 청세담 담당자 (02)724-7867. 7869 / seihwa2@chosun.com※ 면접대상자에게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로 개별 안내될 예정입니다. ※ 10일(금) 오후 5시까지 개별 연락을 받지 못하신 분은 꼭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면접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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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세담 14기 면접대상자 발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소셜혁신연구소가 함께하는 현대해상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14기 면접 대상자를 발표합니다.

▲면접 일시: 3월 17일(금) 오후 1~6시, TV조선 라온홀

▲면접 방식: 대면 면접

▲문의: 더나은미래 청세담 담당자 (02)724-7867. 7869 / seihwa2@chosun.com
※ 면접대상자에게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로 개별 안내될 예정입니다. 
※ 10일(금) 오후 5시까지 개별 연락을 받지 못하신 분은 꼭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면접 시간 및 대상자 명단

13:00~ 13:20
서*민 (19950524)
이*진 (20020308)
김*준 (19960523)
정*진 (20021118)

13:20~ 13:40
박*영 (19980618)
이*민 (20000103)
장*원 (20010626)
김*지 (20010606) 

13:40~ 14:00
박*비 (20021109)
이*빈 (19981120)
강*현 (20020330)
신*철 (19971010)

14:00~ 14:20
김*미 (20020106)
고*진 (19990525)
성*현 (19991224)
임*진 (20000413)

14:20~ 14:40
전*정 (19971227)
이*민 (19971002)
최*진 (20010519)
김*운 (19970127)

14:40~ 15:00
정*연 (20030819)
송*경 (20011022)
이*림 (20030919)
한*현 (19981216)

15:00~ 15:20
김*효 (19991019)
천*수 (20021211)
정*진 (20031228)
김*진 (20030111)

15:20~ 15:40
박*은 (19980312)
김*진 (19991221)
이*   (19991212)
이*빈 (20030807)

15:40~ 16:00
안*진 (20010124)
박*현 (20000214)
천*승 (20020420)
민*우 (20030328)

16:00~ 16:20
윤*주 (19991103)
조*빈 (20020506)
성*영 (20020625)
장*희 (19970126)

16:20~ 16:40
임*비 (20020720)
서*훈 (19970531)
정*은 (20010609)
김*주 (19961026)

16:40~ 17:00
김*옥 (19991018)
서*주 (20021023)
정*림 (20010128)
조*은 (20010301)

17:00~ 17:20
김*아 (19990705)
이*희 (19950501)
최*아 (20010320)
박*경 (20020912) 

17:20~ 17:40
김*빈 (20031020)
이*림 (19990103)
서*정 (20020428)
정*경 (19990629)

17:40~ 18:00
백*정 (19980216)
김*영 (20010402)
차*경 (20021220)
이*윤 (199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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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포항 탄소저장 사업 중단… ‘기후기술 확보’ 역행 논란 /archives/73236 Fri, 03 Mar 2023 09:55:49 +0000 https://futurechosun.com/?p=73236 경북 포항 앞바다에 설치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시설이 지난달 27일 철거에 들어갔다. 2017년 첫 가동 이후 6년 만이다. CCS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땅속에 저장하는 기술로 대기 중에서 열을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특히 탄소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선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데 핵심 기술로 꼽힌다. 포항 CCS 시설은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 소규모 실증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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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앞바다에 설치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시설이 지난달 27일 철거에 들어갔다. 2017년 첫 가동 이후 6년 만이다. CCS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땅속에 저장하는 기술로 대기 중에서 열을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특히 탄소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선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데 핵심 기술로 꼽힌다. 포항 CCS 시설은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 소규모 실증 성공 사례로 화제를 모았고, 연간 50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문제의 발단은 2017년 11월 포항 지열발전소 가동에 따른 5.4 규모의 지진이다. 지진 발생을 우려한 주민들이 CCS 폐쇄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실증사업에 참여한 한국지구물리학회 등은 2019년 조사단을 꾸려 포항지진과 CCS 사업의 관련성이 없다고 밝혔지만, 포항 시민들은 여전히 철거를 요청했다. 결국 정부는 183억6000만원을 들인 설비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27일 경북 포항 영일만에 설치된 '포항 해상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설비'가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경북 포항 영일만에 설치된 ‘포항 해상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설비’가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CCS는 205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까지 낮추기 위한 파리기후협정에서  약속 이행 방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재생에너지 100%(RE100) 도입, 에너지 사용의 전기화(Electrification) 등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로 인해 단계적으로 전환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시멘트 등 탄소를 배출량이 많은 제조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CCS가 해결책으로 2013년 처음 논의됐다.

그럼에도 CCS 기술은 아직까지 초기단계다. 지질 안정성 검증, 주민 수용 문제 등 고려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CCS 상용화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호주, 캐나다 등 13개국이다. 미국에서는 1972년 발베르데 천연가스 발전소(Val Verde Natural Gas Power Plant)에서 활용하기 시작해 2021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또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4년간 탄소 포집 기술 경연대회에서 1Gt(기가톤)의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한 팀에게 1억달러 상당의 기부금을 내건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CCS가 초기단계에 그치고 있지만 설비 도입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스테이터스 리포트 2022(Global Status Report 2022)’에 따르면 지난해 CCS 시설 설비와 관련된 프로젝트는 196개이다. 이는 2021년(136개)에 비해 44% 증가한 수치다. 또 2017년부터 꾸준히 연간 포집 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2017년 59.55Mt(미터톤)에서 지난해 포집 용량은 243.94Mt로 증가했다.

CCS 도입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는 반대로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초기 실증 단계여서 관련 설비를 설치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설치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CCS에 대한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저장량 성장률이 약 10%가 돼야 CCS 기술이 탄소중립에 기여한다 밝히고 있다. 하지만 1996년 세계 최초의 CCS인 노르웨이 슬라이프너 지역 가스전의 경우 연평균 성장률이 8.6%에 그친다.

기후솔루션은 “지난해 발표된 IPCC 보고서에 따르면 CCS 기술은 아직까지 비용이 많이 들고, 감축 잠재력도 재생에너지 대비 현저히 떨어진다”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대신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 산업에 CCS를 덧붙여 산업의 수명을 연장한다면 넷제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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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풍력발전 성패 좌우하는 ‘바람가뭄’ /archives/72459 Tue, 07 Feb 2023 01:3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2459 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기상 예측이다. 햇빛이나 바람 등 자연에너지원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률이 높을 수록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풍력발전의 전력 손실을 유발하는 ‘바람가뭄(Wind drought)’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바람가뭄이란 한 지역에 바람이 없거나 평소보다 풍속이 느려지는 기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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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기상 예측이다. 햇빛이나 바람 등 자연에너지원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률이 높을 수록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풍력발전의 전력 손실을 유발하는 ‘바람가뭄(Wind drought)’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풍력 발전단지 모습. /조선DB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풍력 발전단지 모습. /조선DB

바람가뭄이란 한 지역에 바람이 없거나 평소보다 풍속이 느려지는 기간이 장기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바람가뭄 발생 빈도가 증가하면 풍력 발전에 차질이 생겨 전력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바람가뭄은 특히 유럽 등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은 국가에서 매우 치명적이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것과 더불어 EU 회원국 중 풍력 발전 비율이 높은 국가의 경우 바람가뭄으로 인해 발전량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영국은 바람가뭄에 효율적으로 대처한 국가다. 2021년 풍속이 전년 대비 15% 정도 느려져 전체 전력의 18%를 차지하던 풍력발전이 2%로 급감했지만, 영국 내 전력 수급엔 차질이 없었다.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기후변화 프로그램(UKCCP)’를 통해 태양광, 풍력 등 자연에너지원의 변동 흐름을 예측하고, 이에 맞는 발전 비중을 설정해 대응했기 때문이다.

국내는 아직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은 수준이지만 점차 확대 추세에 있다. 2020년 2.3% 수준에 그치던 재생에너지 비율은 2021년 6.5%, 지난해엔 8.3%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는 태양광·풍력 비중도 현재 87대 13 수준에서 2030년까지 6대 4로 올려 풍력발전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예측 분야는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 말한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는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이를 예측하기 위한 기술이 적용됐을 때 관리적, 사업적인 면에서 이점이 크다”며 “국내 재생에너지 관련 예측 분야가 성장하려면 재생에너지 전체 비율을 15-20% 수준으로 높이는 게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1일 정부는 풍력발전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풍력과 관련된 정보를 추가 제공한다고 밝혔다. 바람가뭄을 예측하기 위한 바람 자료를 구축해 전력수요와 발전량의 오차를 줄여 효율적인 풍력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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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칼럼] “비영리의 인건비는 ‘사업비’다” 법원 판결이 불러올 나비효과는? /archives/72284 Tue, 31 Jan 2023 23: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72284 늦은 밤. 동료들의 전화 통화, 타이핑 소리가 이어진다. 학교에서 부당한 처분을 받은 발달장애 학생에 대한 구제 사건, 외국인보호소에 수 개월째 구금된 난민에 관한 사건, 북송된 어머니와의 친생자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탈북민 자녀 사건…. ‘공익변호사’들은 소송의 결과를 예측하지 않는다.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 뿐이다. 이런 간절함으로 재판을 하고, 서면을 쓰고 관계자를 설득하는 노력들이 사무 공간을 가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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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늦은 밤. 동료들의 전화 통화, 타이핑 소리가 이어진다. 학교에서 부당한 처분을 받은 발달장애 학생에 대한 구제 사건, 외국인보호소에 수 개월째 구금된 난민에 관한 사건, 북송된 어머니와의 친생자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탈북민 자녀 사건…. ‘공익변호사’들은 소송의 결과를 예측하지 않는다.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 뿐이다. 이런 간절함으로 재판을 하고, 서면을 쓰고 관계자를 설득하는 노력들이 사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비영리의 활동가, 연구자들도 마찬가지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을 상담하고, 구제받을 길을 함께 찾고,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기획하는 일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된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인건비가 사업비가 아닌 단순 운영비로 치부돼 법적 규제 대상이 되곤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도 같은 경우였다. 주무관청은 ‘공익법인의 상근임직원의 인건비는 운용소득의 20% 이내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내부 기준을 이유로 들며 독립운동가와 친일 역사를 규명하는 공익사단법인의 연구자 직원 정수 승인을 거부했다. 연구원 인건비 지급을 위한 기부회원들의 기부금 사용도 동결시켜 기부금이 쌓여 있음에도 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 수개월째 이어졌다. 결국 연구자들은 소속을 바꿀 수밖에 없었고 수십 년간의 쌓아온 연구소의 연구 기능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공익법인은 주무관청을 설득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였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처분을 다투는 행정 소송을 진행했고, 1년여 기간을 다툰 끝에 지난 12월 법원은 공익법인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주무관청의 상근임직원 정수승인신청 반려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주무관청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 기준에 따라 처분한 것이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처분의 적법 여부는 내부 기준에 적합한 것인가 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 법 규정 및 그 취지에 적합한 것인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함을 분명히 하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원고와 같은 학술연구단체는 인건비가 사업수행비용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고, 연구자들은 원고의 목적사업인 학술에 관한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데 필요불가결한 인력이며, 기부금으로 연구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은 원고의 공익목적 사업 자체에 직접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의 반려처분으로 원고의 사적자치 또는 자율적인 법인 운영이 지나치게 제한되고, 공익상 필요에 비해 원고의 불이익이 과도하다’고 하여 주무관청의 위법한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1구합68551 사건).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공익단체의 인건비 사용에 관한 해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비영리 단체에 대한 인건비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보조금과 기부금 사용 시 활동가의 인건비를 ‘사업비’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법원이 공익법인의 인건비를 사업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목적사업 수행을 위한 인건비가 기부금품모집법상 모집비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대법원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위 판결이 의미있는 선례가 되길 기대한다.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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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방] 9·11 테러를 막은 사람 /archives/70787 Mon, 05 Dec 2022 19:15:31 +0000 https://futurechosun.com/?p=70787 미국의 어느 상원의원이 비행기를 탔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항공기 기장이 있는 조종실 안으로 다른 승무원들이 너무 쉽게 드나든다는 점이었다.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그는 즉시 법안을 발의했다. 기장이 조종실 안에서 문을 열어줘야 바깥에 있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일종의 잠금장치를 항공기마다 장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항공사들은 난색을 표했다. 이런 장치를 모든 비행기에 설치하려면 일단 비용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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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미국의 어느 상원의원이 비행기를 탔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항공기 기장이 있는 조종실 안으로 다른 승무원들이 너무 쉽게 드나든다는 점이었다.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그는 즉시 법안을 발의했다. 기장이 조종실 안에서 문을 열어줘야 바깥에 있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일종의 잠금장치를 항공기마다 장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항공사들은 난색을 표했다. 이런 장치를 모든 비행기에 설치하려면 일단 비용이 많이 들고 항공기 무게가 늘어나 연료도 더 많이 든다는 설명이었다. 법안을 낸 의원이 잠금장치 회사와 관련이 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누명까지 써가며 그는 어렵게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모든 미국 항공기와 미국 땅을 밟는 외국 항공기들이 잠금장치를 장착하게 됐고, 그 덕에 알카에다가 항공기를 납치해 벌인 ‘9·11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의원을 칭찬하는 사람도 없었다.

미국 경제학자 나심 탈레브가 쓴 ‘블랙 스완’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위험 상황에 대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대접과 평가를 받는지,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업으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돈 한 푼 안 받고 자기 시간을 내서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예찰’ 활동이 대표적이다.

태풍이 오거나 비가 많이 내릴 거라는 기상 예보가 뜨면 전국의 적십자 재난상황실로 그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예찰을 나가기 위해 모여든다. 자주 침수되는 지역, 문제가 생길 만한 지역을 미리 예상해서 살펴보는 활동이다.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거나, 빗물이 빠지지 않는 곳을 발견하면 즉시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사람들이 다가가지 못하게 펜스를 치거나 관에 알리기도 한다.

예찰은 사고의 작은 조짐을 발견해 큰 사고를 막는 일이다. 다시 말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는 일’이다. 그 덕에 누구도 다치거나 죽지 않지만 ‘숫자’로 보여줄 수 있는 성과가 없기 때문에 임팩트가 없는 일로 치부된다. 그럼에도 자원봉사자들이 예찰을 계속하는 이유는 멈추는 순간 그 일이 일어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위험을 대비하는 사람들. 지난 10·29 참사 때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까. 나심 탈레브처럼 뒤늦은 상상을 해본다.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blindlet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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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선진국이 개도국 탈석탄 돕는다”…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파트너십(JETP) /archives/70158 Wed, 16 Nov 2022 01:55:09 +0000 https://futurechosun.com/?p=70158 주요 선진국이 15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인도네시아 탈석탄 지원 계획을 담은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파트너십(JETP·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에 서명했다. 참여한 국가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 유럽 6개국 등 총 9국이다. 향후 3~5년간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각 100억 달러씩 조달해 총 200억 달러(약 26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JETP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전환을 재정적, 기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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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선진국이 15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인도네시아 탈석탄 지원 계획을 담은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파트너십(JETP·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에 서명했다. 참여한 국가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 유럽 6개국 등 총 9국이다. 향후 3~5년간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각 100억 달러씩 조달해 총 200억 달러(약 26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G20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G20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JETP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전환을 재정적, 기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결성한 네트워크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개도국의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려면 개도국을 온실가스 감축 대열에 합류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석탄 발전 비중이 높은 개도국의 에너지산업 구조를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출범했다.

JETP는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영국과 EU, 미국 독일, 프랑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지원하기로 했다. 3~5년 동안 총 85억 달러(약 11조원)를 투입한다. 정의로운 전환에는 지역주민의 일자리와 생계를 보호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탈석탄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와 지역사회 보호, 광산 부지 용도 변경, 양질의 녹색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술 혁신 등을 마련한다.

지난 6월에는 G7 국가가 동참을 선언했다. 개도국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세네갈이 추가 지원 대상 국가로 결정됐다. G20에서 인도네시아와의 협약이 성사되면서 인도네시아는 기존 목표 시기보다 10년 앞당겨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지형 특성상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아 난관이 예상된다.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베트남에는 50억 달러(약 6조5500억원)가 투입될 전망이다.

인도와의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인도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3위권이지만 석탄발전을 폐쇄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인프라부터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 결정은 내년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세네갈은 아직 협상 초기 단계다.

기금은 선진국이 공적자금과 민간자금을 마련해 개도국 정부에 전달한다. 문제는 ‘투명성’이다. 개도국 정부의 지출을 감시할 장치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선진국이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지원하면서 시장 형성 초기부터 자국 기업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공식적인 참여 의사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베트남 사업을 주도하는 영국이 우리나라 참여 의사를 묻기는 했지만 공식적인 제안이 아니었고 아직 사업 절차도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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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방] 나는 열 살에 죽었다 /archives/70081 Mon, 14 Nov 2022 18:15:18 +0000 https://futurechosun.com/?p=70081 내 이름은 이사벨(Isabel). 아프리카 남동부의 작은 나라 ‘말라위’에서 태어난 여자 아이다.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가족의 하루 수입은 1.5달러였다. 하루 한 끼 식사만 가능할 정도로 가난했고 제대로 된 집도 없었다. 여동생이 둘 태어났고, 남동생도 하나 태어났다. 우리 가족은 항상 굶주렸다. 나는 친구들에 비해 똑똑한 편이었지만 영양실조 때문에 허약했고 자주 아팠다. 결국 8살에 학교를 그만뒀다. 셋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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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내 이름은 이사벨(Isabel). 아프리카 남동부의 작은 나라 ‘말라위’에서 태어난 여자 아이다.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가족의 하루 수입은 1.5달러였다. 하루 한 끼 식사만 가능할 정도로 가난했고 제대로 된 집도 없었다. 여동생이 둘 태어났고, 남동생도 하나 태어났다. 우리 가족은 항상 굶주렸다. 나는 친구들에 비해 똑똑한 편이었지만 영양실조 때문에 허약했고 자주 아팠다. 결국 8살에 학교를 그만뒀다. 셋째 여동생은 6살이 되던 해에 감염병에 걸려 죽었다. 나는 동생이 눈을 감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봐야 했다.

한국을 방문한 파라그 만키카(Parag Mankeekar) 박사를 인터뷰했다. 그는 ‘리얼라이브즈(RealLives)’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든 인도의 사회적기업가다. 게임 사이트에 접속해 ‘랜덤 인생 살아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아기 울음소리와 함께 나이가 ‘0세’로 설정된 아바타가 생성된다. 출생 국가, 도시, 성별 등은 무작위로 정해진다. 선진국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날지, 아프리카 최빈국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날지는 알 수 없다. 유엔(UN)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발표한 100여 개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했기 때문에 전 세계 각국의 삶을 사실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플레이어는 그 나라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문제나 갈등에 대해 직접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이나 의지로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들이 게임 안에서 자꾸만 벌어진다. 치안이 불안한 나라에서 태어난 경우엔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친구들로부터 ‘마약을 하자’는 제안을 받기 시작한다. 거절해도 제안은 계속된다. 제안을 받아들일 때까지 말이다. 지진이나 홍수 등 자연재난이 잦은 나라에서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그 피해를 감당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공중보건이 열악한 나라에서 태어나면 두 살에 병에 걸려 죽는다. 현실은 어떨까. 게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게임을 통해서라도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자. 그것이 불평등과 빈곤을 해결하는 첫걸음이다.” 파라그 박사가 말했다.

돈 주고 게임을 산 건 처음이었다. 11달러를 결제한 뒤 ‘살아보기’ 버튼을 눌렀다. 어떤 나라에서 어떤 아이로 태어날까 궁금했다. 내 이름은 이사벨. 말라위에서 태어난 나는 늘 배가 고팠고 몸이 아팠다. 내 동생이 죽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죽었다. 내 나이 열 살. 영양실조로 인한 합병증이 원인이었다.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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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RE100’ 확산 방안으로 떠오르는 ‘CF100’ /archives/69576 Thu, 03 Nov 2022 03:32:49 +0000 https://futurechosun.com/?p=69576 기업의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정착을 위해 무탄소 에너지 운동인 ‘CF100’을 먼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CF100은 ‘무탄소(Carbon Free) 100%’의 줄임말로, ‘유엔 에너지'(UN Energy)와 유엔 산하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재생에너지를 포함해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원자력발전과 연료전지 등으로 에너지 공급을 전환하는 RE100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유엔 에너지(UN Energy)에 따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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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정착을 위해 무탄소 에너지 운동인 ‘CF100’을 먼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CF100은 ‘무탄소(Carbon Free) 100%’의 줄임말로, ‘유엔 에너지'(UN Energy)와 유엔 산하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재생에너지를 포함해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원자력발전과 연료전지 등으로 에너지 공급을 전환하는 RE100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유엔 에너지(UN Energy)에 따르면 정식 명칭은 ‘24/7 무탄소 에너지 콤팩트(24/7 Carbon free Energy Compact·24/7 CFE)’다. 24시간, 일주일 내내 탄소를 쓰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전기를 공급한다는 뜻이다. 현재 24/7 CFE에는 총 91곳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IT기업뿐 아니라 스코틀랜드·아이슬란드 정부, 원자력연구소(NEI) 등 각 정부와 협회도 동참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의 풍력·태양광 발전 시설. /조선DB
제주 서귀포시의 풍력·태양광 발전 시설. /조선DB

지난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탄소중립 미래를 위한 RE100 국제 컨퍼런스’에서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국가별 재생에너지 가격이 다른 점을 고려해 실시간 사용전력의 무탄소화를 목표로 하는 CF100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RE100 이행이 어려운 이유로는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 여건이 제한적이고, 재생에너지 구매와 투자 비용이 높다는 점이 꼽혔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국가별 RE100 이행 현황을 공유하고 탄소중립에 국내 기업들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국제 캠페인 RE100을 주도하는 더클라이밋그룹(The Climate Group)과 글로벌 탄소정보공개 이니셔티브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관계자는 이날 한국 기업들의 RE100 이행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CF100과 RE100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효진 한국전기통신기술연구조합 연구원은 “탄소중립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면서 “다만 CF100은 전력 부문에서 어떻게 현실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지 집중하는 개념이라, 원자력발전·연료전지·수소발전 등을 포함한다”고 했다. 하지만 RE100은 원자력발전을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아울러 CF100이 중소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효진 연구원은 “RE100을 실천한다는 국내외 대기업들도 직접 사업장 내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만으론 RE100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부족분은 외부에서 구매해 올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CF100 개념을 받아들여 전력 부문에서부터 단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주장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기자 100g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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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선진국·글로벌 기업, 기후정의 실현하라 /archives/69217 Mon, 24 Oct 2022 22:08:35 +0000 https://futurechosun.com/?p=69217 기후변화로 개발도상국에 재난이 잇따르자 선진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에 ‘기후 정의(Climate Justice)’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후 정의란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이 지구온난화 유발에 주요한 영향을 끼쳤지만, 이에 따른 고통은 개도국과 취약 계층에 집중된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시된 개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1990~2019년 G20 국가가 배출한 온실가스 누적량은 939Gt(기가톤)에 달한다. 같은 시기 개도국 섬나라 38국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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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개발도상국에 재난이 잇따르자 선진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에 ‘기후 정의(Climate Justice)’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후 정의란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이 지구온난화 유발에 주요한 영향을 끼쳤지만, 이에 따른 고통은 개도국과 취약 계층에 집중된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시된 개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1990~2019년 G20 국가가 배출한 온실가스 누적량은 939Gt(기가톤)에 달한다. 같은 시기 개도국 섬나라 38국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8.02Gt에 불과했다. 하지만 적도 부근 개도국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 더 빈번하다. 파키스탄은 지난 6월 발생한 홍수로 400억달러(약 57조원) 규모의 피해를 보았다. 이달 16일 나이지리아에서는 대홍수로 600명 이상 사망하고, 수재민이 130만명 발생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기후 위기에 취약한 개도국 20곳의 재무장관이 결성한 협의체 ‘V20(Vulnerable Twenty Group)’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주요 선진국에 기후 위기 대응 계획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기후 기금 조달을 위해 각국 정부가 석유·가스 기업에 ‘횡재세(초과이윤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달 6~11일 예정된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도 개도국인 이집트에서 개최되는 만큼, 기후 정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황원규 더나은미래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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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작은 가게는 휠체어 경사로 설치 의무 없다”는 법원 /archives/69208 Mon, 24 Oct 2022 22:05:47 +0000 https://futurechosun.com/?p=69208 국가 상대 손배 2심“설치 대상 범위 설정차별이라 볼 수 없어” 지난 6일 서울고등법원 재판정에 출석한 지체장애인 김명학(64)씨는 판결을 듣는 순간 마음이 내려앉았다. 이날은 김씨가 “모든 사람에게 ‘1층이 있는 삶’을 보장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차별구제청구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이었다. ‘1층이 있는 삶’이란 휠체어나 유아차를 타는 사람이 어떤 건물이라도 제한 없이 접근할 권리를 요구하는 활동이다. 원고 측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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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상대 손배 2심
“설치 대상 범위 설정
차별이라 볼 수 없어”

지난 6일 서울고등법원 재판정에 출석한 지체장애인 김명학(64)씨는 판결을 듣는 순간 마음이 내려앉았다. 이날은 김씨가 “모든 사람에게 ‘1층이 있는 삶’을 보장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차별구제청구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이었다. ‘1층이 있는 삶’이란 휠체어나 유아차를 타는 사람이 어떤 건물이라도 제한 없이 접근할 권리를 요구하는 활동이다. 원고 측은 일정 면적 이하 시설에 장애인 접근성 보장 의무를 면제하는 정부의 ‘장애인 등 편의법’ 시행령이 기본권을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허탈해서 웃음이 납디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또 싸워야죠. 안 싸우면 안 들어주는 걸요.”

현행법에 따르면 50㎡(약 15평) 미만 민간 사업장은 이동 약자를 위한 편의 시설 설치 의무가 없다. 2020년 기준 전국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민간 사업체 243만2631곳 중 50㎡ 미만인 곳은 96만2542곳이다. 이는 전체의 39.5%로, 10곳 중 4곳이 장애인 접근권 보장 의무에서 면제된 셈이다.

장애인 단체와 공익 변호사들은 휠체어나 유아차를 타는 사람도 모든 건물에 제한 없이 접근할 권리를 요구하는 '1층이 있는 삶' 소송을 5년째 이어오고 있다. 휠체어는 문턱 높이가 3㎝만 돼도 지나기 어렵다. /조선DB
장애인 단체와 공익 변호사들은 휠체어나 유아차를 타는 사람도 모든 건물에 제한 없이 접근할 권리를 요구하는 ‘1층이 있는 삶’ 소송을 5년째 이어오고 있다. 휠체어는 문턱 높이가 3㎝만 돼도 지나기 어렵다. /조선DB

소송은 4년 전 시작됐다. 김씨 혼자만의 싸움은 아니었다. 장애인 단체, 공익 변호사들이 함께 나섰다. 장애인뿐 아니라 노인, 유아차를 끄는 부모도 원고로 함께했다. 피고는 대표적인 생활 편의 시설인 투썸플레이스(카페)·호텔신라(숙박업)·GS리테일(편의점),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였다. 2020년 2월에는 호텔신라와 투썸플레이스가 조정을 받아들여 시설 개선을 약속했다. 이의신청을 했던 GS리테일도 올해 2월 법원 판결을 수용해 관련 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끝내 대한민국 정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회적 비용’을 접근권 제한의 근거로 들었다. 이번 판결문에서 “국가가 편의 시설 설치 대상을 설정함에 있어 그 범위를 단계적으로 결정할 재량이 있다”며 “국가는 편의 시설 설치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시설주의 경제적 손실, 사회경제적 부담, 사회적 비용 등을 조사해 탄력적으로 대상의 범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도 지난해 6월 의무 설치 면적 기준을 300㎡에서 50㎡로 변경하는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더나은미래 취재 결과 장애인 편의 시설 설치에 드는 비용은 많지 않았다. 건물 구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리석 경사로 설치 비용은 1m에 100만원, 철제 간이 경사로는 10만~20만원 선이다. 경사로를 설치하기 어려운 환경일 때 대체할 수 있는 호출용 벨도 10만원 이하로 구입할 수 있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 2022년 한국 국가보고서를 심의하면서 우리나라 건물의 접근권 보장 기준이 바닥 면적, 건축 일자 등에 의해 제한되는 것을 우려하며 모든 공중 이용 시설에 접근권 보장 의무를 부여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18년 이 같은 기준으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장애인 행복추구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 평등권 등이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면적을 기준으로 예외를 두는 시행령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2022년 5월 1일 이후 신축, 개축하는 건물만 해당한다.

정다혜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유엔과 인권위가 시행령 개정을 지속적으로 권고했는데, 정부가 이를 유지했다는 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방치한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며 “재판부가 적은 금액이라도 상징적으로 국가에 배상 책임을 물어야 했다”고 말했다.

국가가 장애인 권리 보장 의무에 면제 조건을 두는 것 자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홍윤희 장애인협동조합 무의 이사장은 “정부가 모든 사업체에 접근권 보장 의무를 부과하되, 유예 기간을 두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현재 시행령은 사회 구성원에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권리 보장을 안 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애인 인권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일괄적으로 접근권 보장 의무를 부여한다. 면적, 건축 연도 등 특수 상황에도 예외는 없다. 문턱을 제거하는 게 불가능한 경우에는 건물 출입구에 호출 벨을 설치해 직원이 나와 도와줄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영국은 체인점의 경우 경사로가 없는 매장에서 경사로가 설치된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교통편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시설주가 접근권 보장에 든 비용을 직접 지출해야 하지만, 이후 세액공제나 소득공제 혜택 등을 제공한다.

이승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는 “접근성 향상을 위한 시설은 장애인뿐 아니라 노인, 임신부, 유아차를 끄는 부모 등 다양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재판부는 결국 비용을 이유로 모든 국민의 행복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석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행위가 ‘경제활동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접근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할 권리이며 혜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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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브리핑] 탄소 저장 블루카본, 발굴·보존 경쟁 치열 /archives/68060 Mon, 05 Sep 2022 21:15: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8060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블루카본(Blue Carbon)’이 주목받고 있다. 블루카본은 갯벌이나 해조류, 염생식물, 맹그로브숲 등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 등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해양 생태계는 육지 생태계보다 뛰어난 탄소 저장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맹그로브의 탄소 저장 능력은 1헥타르당 3767tCO₂eq로 열대우림(800tCO₂eq)보다 약 4.7배 높다. 또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속도도 맹그로브가 열대우림보다 최대 50배 빠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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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그로브 군락이 바다 위로 솟아 있다. /조선DB
맹그로브 군락이 바다 위로 솟아 있다. /조선DB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블루카본(Blue Carbon)’이 주목받고 있다. 블루카본은 갯벌이나 해조류, 염생식물, 맹그로브숲 등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 등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해양 생태계는 육지 생태계보다 뛰어난 탄소 저장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맹그로브의 탄소 저장 능력은 1헥타르당 3767tCO₂eq로 열대우림(800tCO₂eq)보다 약 4.7배 높다. 또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속도도 맹그로브가 열대우림보다 최대 50배 빠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지난 2019년 발표한 ‘해양·빙권 특별보고서’를 통해 블루카본을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공식 인정했다. 미국과 호주는 온실가스 통계를 산출할 때 블루카본을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블루카본 발굴·보존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의 갯벌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중요 자원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블루카본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IPCC의 온실가스 배출·흡수량 지침을 살펴보면, 해양 부문 탄소 흡수원으로는 잘피림, 염습지, 맹그로브숲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한국의 갯벌은 식물이 살지 않는 비식생이 전체의 약 98%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갯벌 2492㎢ 중 IPCC의 탄소 흡수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염습지 면적은 35㎢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국내 비식생 갯벌의 블루카본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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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방] ESG에도 설민석이 필요한가 /archives/68045 Mon, 05 Sep 2022 2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8045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네. 실소와 개탄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ESG 열풍을 틈타 ‘애매한 전문가’들이 등장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정도가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ESG와 관련된 분야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기존 발표 자료에 ‘라벨 갈이’만 해서 강의를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까진 그래도 괜찮았다. 다 밥그릇 싸움이지, 싶었다. 요즘은 전혀 다른 분야에 있던 사람들까지도 전문가 행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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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네. 실소와 개탄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ESG 열풍을 틈타 ‘애매한 전문가’들이 등장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정도가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ESG와 관련된 분야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기존 발표 자료에 ‘라벨 갈이’만 해서 강의를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까진 그래도 괜찮았다. 다 밥그릇 싸움이지, 싶었다. 요즘은 전혀 다른 분야에 있던 사람들까지도 전문가 행세를 한다. 근본을 알 수 없는 민간 ESG 자격증도 양산되고 있다.

ESG의 ‘찐 전문가’들을 만나보면 확실히 인사이트가 넘친다. ESG가 등장하기까지의 역사적 맥락, 자본시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않고서 환경, 사회공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ESG가 아니라고 말한다. 공부가 부족한 사람들이 얕은 지식으로 여기저기 강의를 하고 다니니 ESG에 대한 오해가 쌓이고 혼란이 가중되며 발전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연극영화과 출신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한창 방송계를 주름잡을 때 역사 전문가들이 했던 지적과 비슷하다.

애매한 전문가, 가짜 전문가들이 늘어나는 건 싫지만 ESG 분야에 ‘스피커’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ESG를 아십니까’라고 물으면 열에 일고여덟은 ‘잘 모르겠다’고 하지 않을까. 관계자들끼리는 내가 맞고 네가 틀렸다고 하지만 그런 논쟁은 대중의 관심사가 아니다. 전문가들도 대중의 무관심에 대해 크게 아쉬워하지 않는다. 그냥 서로 관심이 없다. 가짜들 입장에서는 참 날뛰기 좋은 환경이다.

설민석은 역사 왜곡과 논문 표절로 물의를 일으킨 뒤 방송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그가 한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만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특유의 스토리텔링, 딕션, 연기력으로 역사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몰입하게 만들었다. 어찌 보면 ‘전문가’라기보다는 ‘전달자’에 가까운 역할이었다.

스스로 전문가라는 착각에 빠지지 않는 유능한 전달자. 그의 등장만이 이 무질서와 혼란을 끝낼 방법인 것 같다.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ESG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존재가 필요하다. 더 많은 사람이 ESG를 알게 된다면 가짜 전문가들도 자연스레 다른 일을 찾게 될 것이다. ESG 워싱을 남몰래 꿈꿨던 기업들은 살포시 꿈을 접을 것이다. ‘찐 전문가’들은 ESG의 개념을 정립하고, 방향성을 잡고, 올바른 정책을 만드는 일을 차분하게 해나가면 된다.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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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누구와 어떤 밥을 먹었나요?”…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마을밥상 /archives/67943 Fri, 02 Sep 2022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943 [인터뷰] 임재원 인수마을밥상 대표 ‘이 밥이 어디에서 왔습니까? 우리는 온 생명 기운 깃든 밥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천천히 온 마음으로 먹고 서로 살리는 밥으로 살겠습니다.’ 서울 강북구 인수동에 있는 마을공동체 ‘밝은누리’가 운영하는 식당 ‘인수마을밥상’에 걸려 있는 글귀다. 인수마을밥상은 25년 전 육아 품앗이로 아이들을 함께 키우던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며 식사를 준비하던 데서 시작됐다. 부모와 아이들의 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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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재원 인수마을밥상 대표

‘이 밥이 어디에서 왔습니까? 우리는 온 생명 기운 깃든 밥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천천히 온 마음으로 먹고 서로 살리는 밥으로 살겠습니다.’

서울 강북구 인수동에 있는 마을공동체 ‘밝은누리’가 운영하는 식당 ‘인수마을밥상’에 걸려 있는 글귀다. 인수마을밥상은 25년 전 육아 품앗이로 아이들을 함께 키우던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며 식사를 준비하던 데서 시작됐다. 부모와 아이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이웃 주민들도 함께 어울려 밥을 나누던 중, 2010년 3월 한 청년이 마을밥상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인수동 주민들과 북한산 등산객, 인근 공사장 작업자들에게도 열린 지금의 마을밥상이 됐다.

지난 7월 21일 만난 임재원(47) 인수마을밥상 대표는 “마을밥상은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모이는 곳이 아니라 서로 일상을 나누고 안부를 살피는 사랑방 같은 곳”이라고 했다.

임재원 인수마을밥상 대표는 "모든 생명이 순환으로 이어져야 하듯이 음식을 소비하고 생산하는 것에도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청년기자
임재원 인수마을밥상 대표는 “모든 생명이 순환으로 이어져야 하듯이 음식을 소비하고 생산하는 것에도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청년기자

연대와 순환, 마을밥상의 운영 비결

인수마을밥상은 평일 점심과 저녁마다 열린다. 한 끼 가격은 5500원. 차림은 현미잡곡밥과 김치를 기본으로 국과 반찬 2종류는 끼니마다 달라진다. 마을밥상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는 주로 생활협동조합을 통해 구한다. 농부들로부터 얻은 유기농 제철 채소도 쓰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예전처럼 사람들이 한데 모여 밥을 먹진 않는다. 각자 챙겨온 그릇에 음식을 담아 집으로 가져간다. 이러한 상황에도 외부 지원금이나 후원 없이 자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 달 치 식권을 미리 구매하는 ‘달밥’ 회원제와 급여를 받지 않고 일손을 보태는 ‘지킴이’ 문화 덕분이다. 꾸준히 달밥을 등록하는 사람과 단골 주민을 합쳐 한 끼 평균 80명이 마을밥상을 찾는다. 인건비를 받고 일하는 ‘밥상지기’는 6명이다. 이외에 주 1회 출근 시간을 조정해 같이 점심을 준비하는 지킴이와 월 1회씩 퇴근 후 마감 청소를 돕는 지킴이도 있다. 임재원 대표는 “노동을 돈으로만 환산하지 않고 일상에서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는 여러 손길이 마을밥상을 지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마을밥상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순환’이다. 마을밥상에서 남은 음식물, 이른바 ‘밥상 부산물’을 근처 강북마을텃밭으로 보내 퇴비로 쓰인다. 마을 사람들은 이 퇴비를 활용해 텃밭에서 기른 작물을 마을밥상에 가져다준다. 주 1회 두부를 납품받을 때는 일회용 포장재 대신 스테인리스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두부 배달 기사에게 빈 다회용기를 전달하면 다음 주에 납품될 두부가 그 통에 담겨 오는 방식이다.

건강한 먹거리, 소비보다 생산이 근본

“쉽게 먹고 쓰고 버리는 사이에 순환이 막혔는데 어디에서 건강한 음식을 구할 수 있을까요? 소비보다 생산이 근본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돈이 먼저가 아니라는 말이에요. 생산의 바탕은 흙입니다. 흙은 어머니이고 어머니가 생명을 낳습니다. 작물을 키우는 일뿐 아니라 아이를 기르고 식구를 살리는 ‘농사, 육아, 살림’ 노동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생산의 가치에 눈 뜨니, 모든 생명이 순환으로 이어져야 기후위기도 극복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임 대표는 자연의 흐름보다 인간의 욕망이 앞서는 한국의 식(食)문화를 꼬집었다. 그는 “지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소비의 양이 많아지면서 기후위기가 심각해졌다”면서 “절기마다 밥상에 올라오는 재료가 달라지는 게 자연스러운데 절기와 상관없이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했다.

임재원 대표는 3년 전 대표직을 맡았다. 20대 때는 영화계에서 조감독을 했다. 이후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나름 애쓰고 살았지만 가부장제와 가족주의를 혼자서 대항하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계속 이렇게 살면 아이들에게 당당히 물려줄 무언가가 남아있을까?’라는 불안에 빠지기도 했다. 그는 고민 끝에 2013년 마을공동체 밝은누리가 있는 인수동으로 이사 왔고 그렇게 인수마을밥상을 만났다.

“하루 세끼 가족들을 위한 밥상을 차리다가 누군가 차려주는 밥상을 마주했던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려고 온 마을에서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고 생기를 되찾았거든요. 2014년부터는 밥상지기를 제안받아 마음밥상에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차림이 조금 아쉬운 날에도 ‘잘 먹겠습니다’ 인사하며 우리의 수고를 고맙게 여겨줬고, 저 역시 수십 명이 먹는 밥을 직접 차릴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서로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마을밥상을 함께 일구다가 어느새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는 대표가 됐습니다.”

인수마을밥상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묻자 임 대표는 “살림 노동에 전혀 익숙지 않았던 마을 동생이 입대 전 넉 달 동안 마을밥상에서 일하며 깨달은 바를 편지로 전해준 일”을 꼽았다. 현재 그 청년은 전역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마다 마을밥상의 부산물을 흙으로 되돌려주는 일을 꾸준히 맡고 있다.

“밥을 소비하는 문화에 익숙했던 많은 사람이 마을밥상을 통해 밥에 대해 새롭게 경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밥 앞에서 누구도 소외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을 혼자 가질 수 없듯이 밥도 함께 나눠야 합니다.”

이수연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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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재밌는 성교육’을 합니다” /archives/67949 Fri, 02 Sep 2022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949 [인터뷰] 성문화연구소 ‘라라스쿨’ 성교육 ‘사각지대’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성문화연구소 ‘라라스쿨’의 구성원이다. ‘성교육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 하에 연령, 장애 유무를 떠나 누구나 양질의 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라라스쿨은 유네스코가 규정한 ‘포괄적 성교육’을 지향한다. 기존의 성교육이 성별의 생물학적 특징과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포괄적 성교육은 모든 사람이 주체성을 갖고 평등에 기반한 성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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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문화연구소 ‘라라스쿨’

성교육 ‘사각지대’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성문화연구소 ‘라라스쿨’의 구성원이다. ‘성교육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 하에 연령, 장애 유무를 떠나 누구나 양질의 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라라스쿨은 유네스코가 규정한 ‘포괄적 성교육’을 지향한다. 기존의 성교육이 성별의 생물학적 특징과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포괄적 성교육은 모든 사람이 주체성을 갖고 평등에 기반한 성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기반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성교육과 배리어프리 성교육 교구를 개발한다.

성문화연구소 ‘라라스쿨‘은 ‘성교육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 하에 연령, 장애 유무를 떠나 누구나 양질의 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7월 11일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라라스쿨 구성원들을 만났다. /최다희 청년기자
성문화연구소 ‘라라스쿨‘은 ‘성교육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 하에 연령, 장애 유무를 떠나 누구나 양질의 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7월 11일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라라스쿨 구성원들을 만났다. /최다희 청년기자

지난 7월 11일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성문화연구소 ‘라라스쿨’ 구성원을 만났다. 이수지(30)·노하연(31) 공동대표와 콘텐츠팀의 고지선(28)·손세희(23)씨, 업무지원팀의 이은솔(34)씨가 모였다.

성교육은 ‘평생 교육’

-라라스쿨을 창립한 계기는?

이수지=노하연 공동대표와 성교육 강사로 일하다 만났다. 강사 활동을 하면서 한국의 성교육이 청소년에게 집중돼 있다고 느꼈다. 그마저도 청소년기의 발달 과정에서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이 생애주기에 따라 즐겁게 성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었다.

노하연=성교육이라고 말하면 흔히 10대 청소년을 떠올린다. 성교육은 전 생애에 걸쳐서 이뤄져야 한다. 라라스쿨은 2017년엔 유아동 성교육을 주력으로 했지만, 이후 성인으로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하면서 터부시 됐던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마련했다. 갱년기 여성이 이 시기 자신의 변화를 정확히 인지하고 돌볼 수 있도록 돕는 ‘완경파티’, 평등하고 건강한 성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섹스 살롱’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존 성교육에서 어떤 점이 터부시 됐나?

이수지=남성 신체에 비해 여성 신체에 대한 이야기가 터부시 됐다고 생각한다. 보건 교과서를 아무리 살펴봐도 ‘음순’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여성 성기는 단순하지 않다. 기존의 성교육은 임신과 출산을 중심으로 내부 성기인 포궁(자궁)만을 다뤄온 경향이 있다. 난소, 포궁, 질구까지 부분이 꼼꼼히 다뤄지지 않으니 여성들 스스로도 몸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

-라라스쿨의 포괄적 성교육은 무엇인가?

이수지=라라스쿨 성교육은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가진 성적 권리를 어떻게 잘 행사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단순히 성기가 어떻게 생겼고 성관계가 무엇인지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타인의 경계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 성 건강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을 성적 권리를 갖춘 능동적인 주체로 인식하게 된다.

노하연=지극히 일상적인 부분도 중요한 주제다. 예전에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여학생이 입어야 할 브래지어 색상까지 정해놓았다. 속옷이 교복에 비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때 문득 ‘그냥 교복을 어두운 색으로 만들면 안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괄적 성교육에서는 이런 질문을 공유한다. 내 주변에 어떤 성차별이 있는지, 성적 권리를 어떻게 주장할 수 있는지. 질문에 대한 생각을 나누면서 자신의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장애 성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하나?

이수지=장애인 학교 혹은 장애인 기관에서 오히려 성교육을 더 많이 한다. 따로 마련된 예산이나 사업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성교육에서는 장애인 행동을 통제하거나 금지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라라스쿨에서는 장애 유형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도록 교구와 활동지를 개발하는 데 신경을 썼다. 특수학교 학생들의 발달 유형과 장애 유형은 천차만별이다. 이에 같은 내용이더라도 소근육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따라 활동지 내용을 달리 구성했다. 장애 성교육은 5~10회에 걸쳐 진행된다. 교육 초반엔 장애인에게 어떤 성적 권리가 있는지, 그 권리를 어떻게 존중받아야 하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번은 경계성 지능장애를 지닌 수강생이 지금까지는 장애인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에 대한 성교육만 주로 들어왔는데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어”라고 얘기해주는 성교육을 받아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는 후기를 전달해줬다.

라라스쿨 구성원들은 “우리는 재미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라며 “‘재미없었다’라는 다섯 음절의 후기가 절대 나오지 않도록 모두가 재밌어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성교육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다희 청년기자
라라스쿨 구성원들은 “우리는 재미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라며 “‘재미없었다’라는 다섯 음절의 후기가 절대 나오지 않도록 모두가 재밌어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성교육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다희 청년기자

시각장애인이 ‘포궁’을 배우는 법

-배리어프리 교구를 직접 개발한 이유는 무엇인가?

노하연=현장에서 특수 성교육 교구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목소리가 계속 있었다. 통합 교구의 경우 40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라라스쿨에서는 교구 가격을 70만원대로 정했다. 교구 판매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크지 않다. 그러나 특수학급 교사가 쉽게 교구를 구입해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또 수도권에 비해 성교육 접근성이 낮은 지방이나 도서 산간 지역으로의 보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직접 개발했다.

-현장 반응은 어떤가?

고지선=시각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 적이 있다. 쉬는 시간이 끝나 교실로 돌아왔는데 한 아동이 분리된 교구를 조립해 포궁을 완성한 뒤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자랑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교구 덕분에 입체적인 성교육이 가능해진 것이다. 온라인 수업에서 만났던 친구도 기억이 난다. 사춘기를 주제로 성교육을 진행했는데 수업이 끝난 뒤 “덕분에 사춘기를 무사히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런 교육 꼭 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교육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이수지=학생들 만족도는 매우 높다. 그런데 교사나 양육자 분들이 “아이들이 이런 거 알아도 괜찮나?” 염려한다. 부모 세대가 오늘날과 같은 성교육을 받지 못한 세대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교육 전에 “수업이 너무 노골적이지 않았으면 합니다”라는 요청이 들어올 때도 있다. 어른들이 청소년의 주체성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서 ‘이런 거 알게 됐다가 임신하면 어떡하지?’ 걱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성교육은 문제를 가속화 하는 게 아니다. 당장 사회에서 성범죄가 발생하면 늘 해결책으로 성교육이 제시되지 않는가. 좋은 성교육은 발달 단계에 맞춰 자연스럽게 생기는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삶 속에서 필요한 지식을 적절히 채워준다. 라라스쿨은 양육자 교육을 통해 가정에서도 포괄적 성교육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는?

노하연=우리는 재미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다. ‘재미없었다’라는 다섯 음절의 후기가 절대 나오지 않도록 모두가 재밌어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성교육을 하려고 한다.

이수지=돈도 많이 벌고 싶다(웃음). 라라스쿨에 열여섯 명의 위촉강사가 있는데 대부분 경력단절여성이다. 라라스쿨을 만나 육아와 출산으로 중단됐던 경력을 다시 이어나가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기쁨을 느끼고 있다. 이분들이 강사 일을 부업이 아닌 생업으로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라라스쿨의 사업을 더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최다희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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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문화·윤리 아우르는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한 이유 /archives/67982 Fri, 02 Sep 2022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982 “성(性) 평등은 우리 사회에 성적 욕망과 즐거움을 쫓는 것에 대한 억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성적 즐거움은 모든 사람에게 보장돼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게 바로 성적 권리입니다. 그런데 여성·노인·청소년 등은 여전히 성담론에서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어요. 전 생애에 걸쳐 성적 권리를 찾아갈 수 있는 ‘포괄적 성교육(CSE·Comprehensive Sexuality Education)’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이유정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포괄적 성교육을 통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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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 평등은 우리 사회에 성적 욕망과 즐거움을 쫓는 것에 대한 억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성적 즐거움은 모든 사람에게 보장돼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게 바로 성적 권리입니다. 그런데 여성·노인·청소년 등은 여전히 성담론에서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어요. 전 생애에 걸쳐 성적 권리를 찾아갈 수 있는 ‘포괄적 성교육(CSE·Comprehensive Sexuality Education)’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이유정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포괄적 성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 성적 욕망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괄적 성교육이란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을 뜻한다. 신체와 심리 발달,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 문화와 윤리 등을 아우른다. 이 사무국장은 “세계건강학회가 2019년 발표한 선언문에도 모든 사람은 포괄적 성교육의 권리를 갖고, 이는 연령에 맞게 과학적으로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서 인권, 섹슈얼리티, 성적 즐거움에 대한 긍정적 접근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제공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제공

‘성교육’에 대한 오해와 진실

국내 성교육 현실은 국제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지난 2018년 한국여성연구원에서 실시한 ‘청소년 성교육 수요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0%는 자신의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생각이 들 경우 어떻게 생각하거나 행동할 것인지를 물었을 때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항목은 ‘그런 생각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였다. 한국여성연구원은 “청소년기의 성은 성적 욕구 충족뿐만 아니라 성정체감과 자아정체감 형성에 필요한 욕구도 포함하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사회적 통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지난 2015년 내놓은 ‘성교육 표준안’은 성 편견을 강화하는 예시, 청소년의 성행동을 불건전한 것으로 표현하는 등의 문제로 비판을 받아 ‘폐기 아닌 폐기’ 상태가 됐다. 이후 일부 단체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학생건강증진정책방향’에 ‘포괄적’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이유정 사무국장은 “성폭력 예방만을 강조하는 기존의 성교육 방식으로는 아동 청소년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없다”면서 “청소년이 문화적 맥락이나 개인적인 호기심을 이해하고 해소하는 것, 정확하고 과학적인 성 지식을 제공받는 것, 타인과 안전하고 평등한 관계를 맺을 자유를 갖는 것 또한 청소년의 권리”라고 말했다.

유네스코는 성교육의 기본적인 목적을 청소년이 자신의 성적, 사회적 관계들에 대해 책임 있는 선택을 하도록 하는 지식, 기술, 가치를 갖추게 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포괄적 성교육에 대해서는 과학적이고 정확하고 현실적이며 비판단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성과 관계를 가르치는 연령에 적합하고 문화적으로 적절한 접근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WeTee)'는 청소년 당사자의 입장에서 성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단체다. /위티 제공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WeTee)’는 청소년 당사자의 입장에서 성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단체다. /위티 제공

제도권 밖 민간이 뛴다

청소년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은 제도권 교육이 아닌 민간 영역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가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크워크 ‘위티(WeTee)’다. 2016년 소모임으로 시작해 2018년 교내 성폭력 고발운동인 ‘스쿨미투’를 계기로 청소년 당사자 목소리를 전하는 단체가 됐다. 지난 1일 만난 위티 활동가 최유경씨는 “스쿨미투 당시 가해 교사의 그릇된 행동이라는 점이 가장 크게 부각됐지만 사실 불평등한 학교 구조와 청소년에게 성적 권리나 인권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사회 문제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사건”이라고 했다.

위티는 2018년 ‘소녀, 소녀를 말하다’라는 이름의 청소년 페미니스트 기자단을 만들어 청소년의 시각에서 스쿨미투, 섹슈얼리티를 다뤘다. 2020년에는 ‘힐난도 자랑도 수치도 아닌 콘돔전시회’를 열었다. 최씨는 “상징적으로 콘돔을 활용했지만, 청소년의 피임 접근성뿐만 아닌 섹슈얼리티 전반에 대해 다룬 전시회”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에서 청소년 성문제를 다루는 사례도 있다. 콘돔 브랜드 체레미마카를 운영하는 인스팅터스는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판매량만큼 피임도구를 교구로 기부했다. 또 청소년 피임접근성 증진 프로젝트로 매달 신청한 청소년에 2개의 콘돔을 일반 우편으로 보내준다.

박홍주 인스팅터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성의 영역에서 솔루션이 필요한 문제는 뭘까 고민하다 ‘성에 소외된 존재’에 초점을 맞췄고, 그 시작이 청소년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설립 당시부터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SRHR·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 and Rights)’를 다루고 싶었고, 그중에서도 피임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 성에 대한 고민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의료진, 활동가, 상담가들을 만나고 포괄적 성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수민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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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욕탕이 찾아갑니다”… 노숙인 자립 돕는 ‘찾탕’ /archives/67941 Fri, 02 Sep 2022 05: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941 휴일이던 지난 7월 31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지하철 종각역 5번 출구 앞에 4.5t짜리 트럭이 들어섰다. 운전기사는 차에서 내려 비닐 천막 두 동을 뚝딱 세우고 식탁과 의자를 배치했다. 오전 10시가 가까워 올수록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모여들었다. 커다란 등산 가방을 짊어진 남성이 있는가 하면 작은 크로스백을 멘 남성도 있었다. 가방 대신 ‘서초구’라고 적힌 종량제봉투 안에 마스크와 여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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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던 지난 7월 31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지하철 종각역 5번 출구 앞에 4.5t짜리 트럭이 들어섰다. 운전기사는 차에서 내려 비닐 천막 두 동을 뚝딱 세우고 식탁과 의자를 배치했다.

오전 10시가 가까워 올수록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모여들었다. 커다란 등산 가방을 짊어진 남성이 있는가 하면 작은 크로스백을 멘 남성도 있었다. 가방 대신 ‘서초구’라고 적힌 종량제봉투 안에 마스크와 여벌 옷을 챙겨온 사람도 있었다.

지난 7월 31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지하철 종각역 5번 출구 앞에 들어선 ‘찾탕(찾아가는 목욕탕)’ 트럭과 천막. /유민선 청년기자
지난 7월 31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지하철 종각역 5번 출구 앞에 들어선 ‘찾탕(찾아가는 목욕탕)’ 트럭과 천막. /유민선 청년기자

이른바 ‘찾탕(찾아가는 목욕탕)’으로 불리는 이 트럭은 노숙인들을 위한 이동식 목욕탕이다. 매주 일요일마다 종각역 5번 출구 앞에서 노숙인을 맞는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을 중단했다가 올해 4월 재개했다.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용기

찾탕 대표인 이대유(60)씨는 지난 2018년 여름부터 노숙인들을 위해 직접 트럭을 몰기 시작했다. 그는 “몸을 씻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의 시작”이라며 “노숙인들이 편견에서 벗어나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때 디자인회사를 운영했던 이씨는 경영이 악화하면서 사업을 접고 대리기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대리운전 기사 일을 하면서 지하철역에 들어가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다. 직장을 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노숙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씨는 “대화를 나누거나 돈을 건네기도 했지만, 그 돈으로 술이나 사 마시는 듯했다”면서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다니며 악취를 풍기는 노숙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날 오픈 준비를 마친 이씨가 발걸음을 옮겼다. 근처 다이소에 들러 칫솔, 면도기, 종이컵 등을 샀다. 찾탕에는 노숙인들이 목욕 후 갈아입을 수 있는 새 속옷과 양말도 구비돼있다. 찾탕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한 달에 200만~300만원이다. 지방자치단체나 타 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사비로 감당하고 있다. 후원자들이 보내주는 돈을 제외하고 모든 비용을 대리기사 수입으로 충당한다.

트럭 내부 공간은 1인용 샤워 부스와 간이식당으로 나뉘어 있다. 초기에는 샤워시설 제공만을 목표로 시작했다. 그러나 목욕하고 나오니 배고프다는 노숙인들의 말에 간이식당을 만들었다. 이날 간이식당에는 라면, 계란, 김치만두, 밥 등 요리 재료들이 준비돼 있었다.

찾탕 천막에서 식사 중인 노숙인들과 이대유(오른쪽) 찾탕 대표. /유민선 청년기자
찾탕 천막에서 식사 중인 노숙인들과 이대유(오른쪽) 찾탕 대표. /유민선 청년기자

줄을 서면 무료로 배식을 받는 시설과 달리, 이곳에서는 직접 요리를 해먹어야 한다. 노숙인들은 김치볶음밥, 계란 2개를 푼 라면, 계란 간장밥, 김치찌개 등 각자 취향대로 요리했다. 식사 후엔 설거지도 해야 한다. 믹스커피 한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이날 오후 4시쯤 한 노숙인이 오더니 “커피 한 잔만 타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첫 방문으로 보였다. 이씨는 “여기는 자율적으로 직접 해 드셔야 한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씨는 스스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노숙인에 대한 지원은 대부분 무상배급 형태로 이뤄지는데 이는 노숙인들의 진정한 자립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씻고 먹는 것만큼은 혼자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찾탕의 최종 목표는 노숙인들의 자립이다.

노숙인에게 ‘대장’으로 불리는 사나이

“내가 아주 여기 덕을 많이 봤지. 대장 없었으면 난 죽었어”

이대유씨는 찾탕을 운영한 후로 ‘대표’ ‘사장’ ‘이사장’ ‘형님’ 등 다양한 호칭으로 불린다. 그중 독특하게 그를 대장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김모(63)씨는 오랜 노숙생활을 하다가 3년 전 찾탕을 처음 찾았다. 그 후 일요일마다 목욕을 하고, 라면과 토스트를 먹으러 왔다. 매주 오다보니 이씨와 친해지면서 천막 설치나 트럭 내부 청소를 돕게 됐다. 이렇게 1년 정도 스태프로 근무했다. 본인과 같은 상황에 부닥친 노숙인들을 돕는 일을 하며 보람을 느꼈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한다.  현재는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에서 노숙인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짤짤이(돈)만 생기면 술을 사 마시던 때가 있었는데 대장 덕분에 지금은 일도 하고 돈 벌어 고시원에 들어가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찾탕에서는 찢어진 옷을 입고 술에 절어 있는 노숙인을 볼 수 없었다. 이씨는 “다른 봉사단체나 교회에서 나온 사람들이 보고 ‘이렇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냐’라며 깜짝 놀란다”고 했다. 그는 “노숙인을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니까 다 대신해주게 되는 것”이라며 “이런 편견을 깨고 자기 일은 스스로 해결토록 해야 자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지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에게 찾탕을 알게 된 경로를 묻자 대부분이 다른 노숙인의 추천을 받고 왔다고 답했다. 시설에 입소하지 않는 이상 씻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공중 화장실에서 씻어야 한다. 이날 만난 고모(57)씨는 “집이 없는 건 괜찮은데 제대로 씻지 못한 상태에서 사람들의 멸시가 느껴질 때 제일 힘들다”라며 “몸을 씻을 수 있는 찾탕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곳은 노숙인들에게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한다. 각자 만든 요리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고향 이야기부터 방수매트 자랑, 서울역에서 티비를 보다가 알게 된 최신 뉴스까지 대화 주제는 다양했다. 지난주에 누군가 허리가 아프다고 하자 진통제를 챙겨온 노숙인도 있었다. 비가 오는데 우산을 왜 안 챙겼냐는 걱정 담긴 잔소리도 들려왔다. 신모(48)씨는 “찾탕은 노숙인들을 위한 사랑방 같은 곳”이라며 “여기 오면 눈치 안 보고 천천히 밥 해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오후 5시20분. “대표님! 대표님!”이라 외치며 한 남성이 트럭으로 들어왔다. 이씨는 “우리 계란귀신이 드디어 오셨네”라며 반겼다. 한 번 올 때마다 계란을 20개씩 삶아 먹고 가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오늘은 다른 일정이 있다며 커피만 타가겠다고 하자 이씨가 라면 3봉지를 챙겨줬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마감 시간인 오후 5시 30분까지 총 28명이 찾탕을 다녀갔다. 보통 40-50명이 찾지만, 이날 비가 내리면서 평소보다 적었다고 했다. 하루에 300명이 방문한 적도 있다고 한다. 찾탕은 코로나19로 인한 1년 4개월의 휴무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기다리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돈도 명예도 없지만 노숙인들 옆에 있겠다는 약속은 꼭 지킬 것”이라고 했다.

유민선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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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도 놀이처럼’… 발달장애 부모들이 만든 ‘꿈고래놀이터’ /archives/67946 Fri, 02 Sep 2022 05: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946 [인터뷰] 임신화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이사장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되고 4년이 지난 2018년 4월,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요구하며 단체 삭발과 농성에 나섰다. 다시 4년의 세월이 흐른 2022년 발달장애인 8명과 그들의 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발달장애인 참사’가 발생했다. 발달장애 부모들은 지금도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과 제2차 생애주기별 종합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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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신화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이사장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되고 4년이 지난 2018년 4월,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요구하며 단체 삭발과 농성에 나섰다. 다시 4년의 세월이 흐른 2022년 발달장애인 8명과 그들의 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발달장애인 참사’가 발생했다. 발달장애 부모들은 지금도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과 제2차 생애주기별 종합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두 아이의 엄마가 발달장애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했다. 장애아동 부모들이 주축이 돼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7월 29일 꿈고래놀이터 경기 수원점에서 임신화(48) 꿈고래놀이터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지난 7월 29일 꿈고래놀이터 경기 수원점에서 임신화 꿈고래놀이터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임 이사장은 “장애 아동들이 지역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협동조합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이슬이 청년기자
지난 7월 29일 꿈고래놀이터 경기 수원점에서 임신화 꿈고래놀이터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임 이사장은 “장애 아동들이 지역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협동조합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이슬이 청년기자

발달 장애 아동들을 위한 놀이터

꿈고래놀이터에서는 보건복지부 사업인 발달장애 방과 후 활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꿈고래놀이터 경기 화성 봉담점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연 수원점에는 현재 30명의 아이가 수업을 듣기 위해 방문한다. 화성 봉담점에서는 매주 75명의 아이가 언어, 인지, 미술, 통합, 감각 등 치료를 받는다. 전문 치료사들이 경기도 사설 센터의 평균 단가보다 약 1만5000원 저렴한 4만원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4년 봄 경기도 복지관에서 ‘협동조합의 이해’라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들었어요. 한 아이 치료비로 200만원씩 들 때였어요. 협동조합을 운영하면 ‘치료에 들인 돈을 다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쓰는 구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꿈고래어린이집에 함께 다녔던 아이들 학부모가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이름은 ‘꿈고래놀이터’로 정했다. “놀이터에는 치료와 교육을 놀이처럼 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주말에도 항상 열려 있는 공간이에요. 아이들과 부모님이 언제든 방문해서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꿈고래놀이터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임 이사장은 “발달장애인 관련 협동조합 중 장애 아동 부모들이 직접 치료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뿐”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조합원인 아이와 부모들의 요구를 바로 반영할 수 있다. 상담이 필요하다고 하면 외부전문가를 섭외해 상담을 제공하고, 야외 활동을 요구하면 바로 야외 수업을 진행한다.

꿈고래놀이터에서 발달장애 아동들이 만든 창작물. /이슬이 청년기자
꿈고래놀이터에서 발달장애 아동들이 만든 창작물. /이슬이 청년기자

올해 7월에는 발달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반려동물 간식 사업을 시작했다. 벌써 사업을 함께할 발달장애인도 1명 고용했다. 상품 포장용 유산지 깔기, 상자 접기 등의 공정을 일부러 많이 넣어 발달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간식 배합에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어요. 오랜 시간 샘플 테스트를 거쳐 완성했죠.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이 제품을 발달장애인이 포장한다’ ‘구매하면 발달장애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같은 말들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요. 장애인 고용과 상관없이 우선 제품의 퀄리티가 좋아야 매출이 높아질 수 있고, 어느 정도의 수익이 나면 발달장애인 고용을 늘릴 수 있을 거예요. 사업이 잘되면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도 지속가능하겠죠.”

작은 인식 변화의 힘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은 지난달 15일 발달장애 전문 박람회 ‘제2회 오티즘 엑스포’ 참가 기관으로 나섰다. 임 이사장은 조직위원으로 행사를 기획했다. 부대 행사에서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의 사례를 발표했다. 임 이사장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관심이 생겨서 방문했다는 젊은 사람이 많았다”면서 “미디어에 발달장애인을 노출하는 것이 사람들 인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에서는 우영우 같은 발달장애인을 보기 어렵다”며 “주인공에 주목하기보다 그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동료 변호사들을 떠올려달라”고 했다.

“드라마로 인해 우려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아이의 장애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가족들이 ‘우리 아이도 우영우 같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면서 주변 사람을 이해시키기가 더 쉽겠죠. 물론 현실에는 우영우 같은 발달장애인을 보기 어려워요. 하지만 우영우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동료 변호사는 현실에도 있을법하고, 이들은 비장애인이 충분히 닮을 수 있는 존재죠.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조력자들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으면 해요.”

임 이사장은 “협동조합 설립 후 7년이 지난 지금 장애 아동 가족을 위한 정책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지역구 안에서의 변화는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장기보다 우리 협동조합이 많이 알려지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시청에서 먼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물어봐요. 즉각적인 변화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제안하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사회가 조금씩은 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은 현재 제공 중인 치료 서비스를 특화하고 성인을 위한 주간 활동 서비스 센터를 확장해 운영할 계획이다. “반려동물 간식 사업이 잘돼서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 없이 화성과 수원에 발달장애인 센터를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투자를 할 거예요. 나중엔 전국 단위의 연합회를 만들어서 더 큰 목소리를 낼 겁니다.”

이슬이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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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예술가 아닌 ‘한 명의 예술가’로” /archives/67938 Fri, 02 Sep 2022 05: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938 [인터뷰] 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 국내 첫 장애인 예술가 에이전시 ‘디스에이블드(THISABLED)’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 2016년 설립 직후부터 작가들의 사회적·경제적 자립을 돕는 전시회를 열었고 이후 작품을 활용한 기획, 디자인, 상품, 영상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지난 7월 2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디스에이블드 본사에서 만난 김현일(31) 대표는 “회사 이름을 ‘장애’라는 뜻의 ‘디스에이블드(disabled)’의 철자 ‘d’를 ‘th’로 바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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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

국내 첫 장애인 예술가 에이전시 ‘디스에이블드(THISABLED)’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 2016년 설립 직후부터 작가들의 사회적·경제적 자립을 돕는 전시회를 열었고 이후 작품을 활용한 기획, 디자인, 상품, 영상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지난 7월 2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디스에이블드 본사에서 만난 김현일(31) 대표는 “회사 이름을 ‘장애’라는 뜻의 ‘디스에이블드(disabled)’의 철자 ‘d’를 ‘th’로 바꿔 ‘이것은 가능하다(THIS ABLED)’로 정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불가능한 일들이 가능한 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일 디스에이블드(THISABLED) 대표는 “회사 이름을 ‘장애’라는 뜻의 ‘디스에이블드(disabled)’의 철자 ‘d’를 ‘th’로 바꿔 ‘이것은 가능하다(THIS ABLED)’로 정했다”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불가능한 일들이 가능한 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일 디스에이블드(THISABLED) 대표는 “회사 이름을 ‘장애’라는 뜻의 ‘디스에이블드(disabled)’의 철자 ‘d’를 ‘th’로 바꿔 ‘이것은 가능하다(THIS ABLED)’로 정했다”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불가능한 일들이 가능한 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 나이에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로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한 전시장에 들어갔어요. 거기에 걸린 그림이 전체적으로 좋았어요. 색감도 그렇고요. 그런데 관람객도 없고 심지어 인포데스크에 사람도 없이 텅 빈 채 방치돼 있었어요. 그림도 삐뚤빼뚤 걸려 있고요. 알고 보니 발달장애 예술가분들의 그림이었어요. 그날 이후, 이렇게 좋은 작품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작가를 직접 찾아가서 작가님 어머니에게 제안했죠. 그렇게 3개월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2016년에 첫 계약을 했어요.”

-우연히 발달장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가요?

“학창시절 윗집 살던 형이 발달장애인이었어요. 피아노 되게 잘 쳐서 뉴스도 촬영하고 인터뷰도 많이 하고 나름 유명했어요. 발달장애인 중에 특별한 능력을 보이는 ‘서번트증후군’이었죠. 그래서 재능있는 발달장애인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죠.”

-사업을 의지만으로 시작하긴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께 돈을 빌렸어요. 무일푼으로 창업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당시 어머니께서 망하면 바로 취업하는 조건을 붙여서 빌려 주셨죠(웃음).”

-일반적인 전시와 다른 점이 있나요?

“2018년부터 전시에 ‘하티즘(Heartism)’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하티즘은 ‘마음주의’라는 뜻이에요.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그리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예술 활동을 지칭하는 말이에요. 하티즘 전시장에는 발달장애인 작품이라는 걸 안내하지 않고, 관람객들이 작품을 즐기고 전시장을 나올 때쯤 그 사실을 알게끔 기획했어요.”

-발달장애 작가들과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일단 들어오시면 안 나가시고요(웃음). 현재 100여명이 소속돼 있는데, 작가들의 작품 활동에 정당한 대가를 주는 거죠. 회사가 아무리 힘들어도 그 원칙은 지키고 있습니다. 작가들의 부모님에게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다 말해요. 그런 점에서 만족하고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을 위한 NFT 플랫폼도 만들었죠.

“지난달 NFT 플랫폼 ‘하티즘(HEARTISM)’을 런칭했어요. 글로벌 가상 자산 기업 ‘안체인’과 협업해 자체 개발한 플랫폼이에요. 비장애 작가들 위주로 형성된 NFT 시장에서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 여겨지던 발달장애 예술가들도 NFT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요.”

-NFT 시장에 진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본인들의 사후에도 자식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느냐는 거예요. 우선은 경제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요.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의 수입은 작품 판매인데, 지금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수입 구조를 만들기 어려워요. 반면 NFT는 작품에 ‘크리에이터 피(creator fee)’를 붙여놓으면 거래될 때마다 작가에게 지속적으로 수익이 돌아가게 됩니다. 이른바 지속가능한 예술 활동, 지속가능한 생활 가능해지는 거죠.”

-꿈꾸는 미래가 있습니까?

“발달장애 예술가라는 표현보다는 한 명의 예술가로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소속 작가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것이 디스에이블드의 최종 목표입니다”

오인애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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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며 동네 지키는 ‘반려견 순찰대’가 뜬다 /archives/67914 Thu, 01 Sep 2022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914 공원에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시민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려견의 사회활동과 운동을 위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산책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에서는 형광 조끼를 입은 견주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반려견 순찰대’다. 반려견과 함께 동네를 산책하며 곳곳의 위험 요소를 살피고 방범 활동을 하는 주민 참여형 순찰대다. 순찰대원 선발시험도 있다. 견주의 ‘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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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시민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려견의 사회활동과 운동을 위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산책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에서는 형광 조끼를 입은 견주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반려견 순찰대’다. 반려견과 함께 동네를 산책하며 곳곳의 위험 요소를 살피고 방범 활동을 하는 주민 참여형 순찰대다. 순찰대원 선발시험도 있다. 견주의 ‘앉아’ ‘기다려’ ‘이리와’ 등 세 가지 신호를 이행하면 합격이다.

반려견 순찰대는 지난 5월 서울 강동구에서 전국 최초로 도입됐다. 두 달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최근 서울 내 9개 자치구로 확대 운영이 결정됐다. 7월 26일 서울 반려견 순찰대의 도입과 운영을 주도한 사단법인 ‘유기견없는도시’의 김지민 대표를 만났다. 이날 자리에는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이상국 과장과 강민준 경위도 함께했다.

국내 최초로 '반려견 순찰대'를 도입한 주역들. (왼쪽부터)김지민 유기견없는도시 대표, 이상국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과장, 강민준 경위. /최지영 청년기자
국내 최초로 ‘반려견 순찰대’를 도입한 주역들. (왼쪽부터)김지민 유기견없는도시 대표, 이상국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과장, 강민준 경위. /최지영 청년기자

매일 산책하는 반려견, 동네 지킴이로

-‘반려견 순찰대’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김지민=쉽게 말하면, 견주들이 매일 반려견을 산책시키면서 동네 순찰을 같이하는 거예요. 제복 입은 경찰이 동네를 순찰하듯 반려견과 견주가 활동복을 입은 채로 활동합니다. 덕분에 자연스레 범죄 예방 효과가 생겨요. 또 대원들이 순찰하다가 범죄 현장을 목격하거나 생활 불편사항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함으로써 빠르게 조처를 할 수도 있고요.

이상국=순찰을 통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불편함을 해결하는 게 자치경찰의 근본 목적입니다. 이를 반려견과 함께 하는 거죠. 반려견 순찰대원들은 매일 자유로운 시간에 반려견과 함께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지역 내 방범 활동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시작이 궁금한데요.

강민준=자치경찰과 관련된 해외의 여러 시책을 찾아보다가, 일본의 ‘멍멍순찰대’ 운영 사례를 보게 됐어요. 우리나라도 반려견 돌봄 가족의 수가 매년 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통한 치안 정책을 마련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입했어요. 지역사회 내 범죄예방 효과는 물론이고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습니다.

-서울 강동구가 전국 최초네요.

강민준=2013년에 ‘동물복지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 조례’가 전국 처음으로 제정될 정도로 강동구는 타 자치구에 비해 반려견 문화와 인식이 많이 정착된 편이에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반려견 문화행사도 자주 개최되고 있고요. 이 시책을 강동구에서 추진하게 되면 눈으로 보이는 효과성이 클 것 같아서 강동구를 시범운영지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김지민=사실은 제가 강동구청 동물복지위원장도 겸하고 있어요. 강동구청 측에서 판단했을 때, 이 시책은 전문적인 동물 단체와 협업해 이끌어 나가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 당시에 제가 강동구청과 함께 반려견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미팅을 했고, 프로젝트 협업에 참여하게 된 거죠.

반려견에 대한 편견 바꾼다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나요?

강민준=생활안전 120번 신고량이 5월에는 84건이었는데 6월에는 34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대원들이 순찰하면서 동네의 위험 요소들을 발견하고, 미리 신고하니까 시민이 신고할 만한 일이 줄어들었던 거죠. 시범운영 결과 이렇게 치안 효과가 수치로 입증되자 확대 운영이 결정된 겁니다.

-순찰 중 특히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강민준=순찰대원 중에 16살 된 ‘짱순이’라는 강아지가 있는데, 새벽에 순찰하다가 대형트럭 바퀴 밑에 술 취해서 잠든 사람을 발견한 거예요. 새벽에 어두우니까 트럭 운전사가 못 보고 후진하게 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는데, 그 사람을 ‘짱순이’가 처음 발견했던 거죠. 견주 분이 신고하고 보호조치 하다가 가족에게 무사히 인계했습니다.

-참여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지민=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다고 많이들 말씀해 주세요. 순찰대로 활동하면서 평소에는 관심을 갖지 않아 잘 몰랐던, 치안에서의 위험요소나 생활안전 부분에서의 불편한 점들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고 하시더라고요.

강민준=또 곳곳을 순찰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동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긴다고 하십니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자긍심 느끼시는 분들도 많고요. 강아지랑 길을 걷다 보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면 길이 패여 있거나, 보도블록이 깨져 있거나 하는, 사소하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 다칠 수도 있는 부분들을 잘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반려견 순찰대원들이 이런 생활 불편 요소들을 미리 발견해서 신고한 적도 많고요.

-반려견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데도 도움이 되겠네요.

강민준=순찰대원들이 활동복 입은 것을 보고 무슨 일 하느냐고 물어봐서 설명하면 강아지가 좋은 일 한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공무원 강아지’ ‘멍순찰’ ‘멍대원’ 등으로 부르면서 간식을 챙겨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김지민= 주민 입장에서 강아지와 함께 동네를 순찰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조금은 깨질 수도 있고요. 이를테면 맹인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많이 퍼져서 이제는 사람들이 안내견 옷을 입은 강아지는 절대 건드리지 않듯이, 반려견 순찰대 활동복을 입은 강아지가 견주와 함께 순찰하는 모습이 흔해지면 반려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궁극적으로는 변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순찰대원들은 올바른 반려문화를 소개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원래 강아지 오줌은 산성이 강해서 잔디가 다 죽기 때문에 그 위에 물을 뿌려서 중화시켜줘야 하거든요.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반려견 산책 전용 물뿌리개도 판매할 정도로 보편적인 인식입니다. 이런 용품들을 순찰대원들이 사용하게 함으로써 반려인에게는 올바른 반려문화에 대해 알리고, 비반려인에게는 반려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거죠.

-앞으로의 활동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합니다.

강민준=현재 강동구와 서초구, 송파구는 추가 지원자 모집하고 있고, 9월 초부터는 약 450명의 순찰대원이 활동할 수 있도록 8월 말에는 9개 자치구 모두 선발 심사를 종료할 예정입니다. 반려견 순찰대가 더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인데요. 예를 들면, 순찰대가 지역사회 내 약자들과 동행하는 ‘독거 어르신 실버 말벗 산책’과 통학로 안전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초등학교 등하굣길 순찰대 동행’ 등이 있습니다.

이상국=한 자치구당 순찰대 적정 인원은 30~50명 정도로 생각 중인데요. 신청자 모두가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순찰대로 활동할 수 있을 만큼 반려견이 사회성이 있는지, 견주가 반려견을 잘 통제할 수 있는지 등의 여부를 심사하고 선발할 예정입니다.

김지민=강아지는 모든 것을 입으로 표현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아무리 교육이 잘돼 있다고 하더라도, 사고 발생 가능성을 전제로 깔고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심사할 때 아주 작은 부분까지 철저하게 확인하고, 선발 후에도 위험요소를 최소화시키자는 마음으로 다양한 안전교육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지영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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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펨테크 서비스로 여성 건강 지킵니다” /archives/67892 Thu, 01 Sep 2022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892 [인터뷰] 이원엽 씽즈 대표 “한국 사회에서 생리를 터놓고 말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여성은 생리와 같은 건강 정보를 엄마 혹은 주변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하기 어려울뿐더러 여성의 생리주기와 생리통은 개인별로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주변인의 추천이 항상 자신에게 맞으리란 법이 없습니다. 펨테크(femtech) 기업 씽즈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7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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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원엽 씽즈 대표

“한국 사회에서 생리를 터놓고 말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여성은 생리와 같은 건강 정보를 엄마 혹은 주변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하기 어려울뿐더러 여성의 생리주기와 생리통은 개인별로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주변인의 추천이 항상 자신에게 맞으리란 법이 없습니다. 펨테크(femtech) 기업 씽즈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7월 27일 서울 마포구 씽즈 서울지사에서 이원엽(40)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아내의 부정출혈(하혈) 때문에 씽즈를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월경장애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여성 건강 제품을 알아봤지만, 아내의 몸에 맞는 제품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문제는 아내뿐 아니라 많은 여성이 맞춤형 제품을 찾기 어려워한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가 창업을 준비하면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리 시작 후 여성이 자신에게 맞는 생리대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5년이었다. 이 대표는 “맞춤형 제품을 찾는데만 평균 60만원의 기회비용이 드는 상황”이라며 “여성이 스스로 건강을 케어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먼슬리씽’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만난 이원엽 씽즈 대표는 “여성이 스스로 건강을 케어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먼슬리씽’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씽즈 제공
지난 7월 27일 만난 이원엽 씽즈 대표는 “여성이 스스로 건강을 케어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먼슬리씽’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씽즈 제공

먼슬리씽은 씽즈의 모바일 앱 서비스로 여성의 생리 예정일을 예측하고, 생리 주기에 맞춰 생리대·청결제 등 여성용품을 정기 배송한다. 앱에는 ‘다이어리’ 서비스도 탑재돼 있다.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생리용품의 종류와 사용량을 다이어리에 기록해 두면 이후에 생리용품을 구매할 때 필요한 수량만큼 주문할 수 있게 된다는 취지다.

인공지능(AI)을 통한 큐레이션 기술로 맞춤형 여성용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이용자가 다이어리에 컨디션·감정, 생리량 등 개인의 생체 정보를 적어놓으면, AI가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이용자가 다이어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빅데이터가 확보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여성 개인의 생체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마스킹처리해서 정보 주체 외에는 열람할 수 없도록 했다.

이러한 맞춤형 서비스로 씽즈의 사업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초기 구성원이 3명뿐이었던 씽즈는 현재 충남에 있는 본사를 포함해 총 20명의 직원과 함께하고 있다. 먼슬리씽 이용자는 13만명이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20억원에 달한다.

정부 부처와 협력 중인 사업도 있다. 씽즈는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와 함께 차상위 계층을 위한 생리대·기저귀 바우처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바우처 이용자는 먼슬리씽에서 검수된 안전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사회투자와 IBK기업은행이 주관하는 ‘IBK창공’ 혁신 창업기업에 선발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올해 중으로 먼슬리씽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 밝혔다. 기존의 AI 추천뿐 아니라 사용자의 참여형 추천을 통해 개인화 서비스를 넘어선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사용자 참여형 추천은 이용자 본인과 비슷한 조건에 있는 다른 이용자의 추천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 대표는 먼슬리씽이 여성의 건강 전반을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생리뿐 아니라 다양한 이슈가 있습니다. 먼슬리씽이 여성의 일상에 자리 잡아 생리 사용량이나 그날의 기분을 일기처럼 기록하면서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한연지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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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인간의 삶을 돌이켜보다… 연극 무대에 오른 ‘기후위기’ /archives/67915 Thu, 01 Sep 2022 07: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915 기후위기를 전면으로 다룬 작품들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경북 영덕에서 열린 ‘2022 국제환경연극제’에서다. 국제환경연극제는 지구촌 환경 문제를 공유하고 생태예술을 다루는 예술인들이 교류하는 국내 유일의 공연 예술 축제다. 이번 연극제에는 미국·영국·독일·스페인·일본·홍콩·태국 등 해외 7개국에서 온 공연단체 8곳과 국내 공연단체 24곳이 무대를 채웠다. 국제환경연극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 2회를 맞았다. 특정 무대에서 진행된다기보다 영덕야성초등학교, 영덕교육지원청, 영덕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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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를 전면으로 다룬 작품들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경북 영덕에서 열린 ‘2022 국제환경연극제’에서다. 국제환경연극제는 지구촌 환경 문제를 공유하고 생태예술을 다루는 예술인들이 교류하는 국내 유일의 공연 예술 축제다. 이번 연극제에는 미국·영국·독일·스페인·일본·홍콩·태국 등 해외 7개국에서 온 공연단체 8곳과 국내 공연단체 24곳이 무대를 채웠다.

지난 1~7일 경북 영덕에서 열린 ‘2022 국제환경연극제’에서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임태경 청년기자
지난달 1~7일 경북 영덕에서 열린 ‘2022 국제환경연극제’에서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임태경 청년기자

국제환경연극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 2회를 맞았다. 특정 무대에서 진행된다기보다 영덕야성초등학교, 영덕교육지원청, 영덕군 청소년야영장, 인문힐링센터 여명 등 영덕군 일대를 공연장으로 활용했다. 특히 연극제에는 전문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지역 청소년, 문화활동가, 주민들도 퍼포머로 참여했다. 이번 연극제의 총감독을 맡은 장소익 연출가는 “영덕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동해안에서도 손꼽히는 지역이라 기후위기를 예술로 풀어내는 무대로 잘 어울린다”라며 개최지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1일 오후 6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공연 준비가 진행됐다. 개막 공연은 영덕교육지원청에서 출발해 영덕야성초등학교까지 약 600m 거리를 걸으며 진행되는 거리음악 퍼레이드였다.

청년문화예술공동단체 ‘님(NIM)’의 북소리를 시작으로 대지의 여인을 상징하는 대형 인형탈과 물새로 분장한 학생들이 뒤따랐다. 행진이 진행되자 한산했던 거리는 관람 인파로 북적였다. 흥이 오른 일부 주민들은 물새들의 몸짓을 따라 하며 행렬에 합류하기도 했다. 그렇게 약 30분간 거리를 돌아다니며 영덕야성초등학교에 도착하는 것으로 개막 공연이 끝났다.

학교에는 색다른 퍼포먼스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구를 감싼 대지의 여인을 뒤따르던 물새들이 원형으로 여인을 둘러싸는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환경연극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야외무대에서는 가수와 소리꾼들의 공연을 시작으로 초청 작품들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8시에 맞춰 영덕야성초등학교 앞마당에서는 국내 초청 작품인 ‘크락션’이 시작됐다. 금설복합예술소의 크락션은 어느 공원을 오가는 사람들 속 많은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한 작품으로, 쌓이고 쌓인 쓰레기 속에 ‘버려진 꿈’을 조명했다. 버려진 것은 환경이기도 했고, 우리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개막일의 마지막 공연은 온앤오프무용단의 ‘웜바디’였다.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환경과 나를 돌아보는 퍼포먼스다. 생태계는 결국 자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도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 기후위기로 잃어버린 생태계의 삶의 속도를 되찾기 위함과 더불어 나 자신의 마음 생태계를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몸의 움직임으로 승화했다.

연극제 2일 차에는 영덕교육지원청 초연관에서 ‘환경과 공동체 예술’에 관한 주제로 환경포럼이 진행됐다. 포럼에서는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난개발, 코로나19 등 전 지구적 재난 상황에서 해체위기에 놓여 있는 지역 공동체 문제를 다뤘다. 동시대의 삶과 사회문제를 살펴보고, 이를 공동체 예술의 현주소와 함께 조명하면서 우리 시대 문화예술이 나아가는 바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장소익 연출가는 “관객들이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생명·평화의 가치를 느끼고, 예술문화를 통해 힐링과 재충전의 시간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환경연극제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오랫동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생태전환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힘 써온 국내외 예술가들이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행사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임태경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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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약자도 불편 없도록… ‘포용사회’를 디자인합니다” /archives/67886 Thu, 01 Sep 2022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886 [인터뷰]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삼성전자 제품디자이너가 사회 혁신을 위한 디자인·미디어 소셜벤처 ‘미션잇’을 설립했다. 미션잇은 사회적약자를 위한 ‘포용력 있는 디자인’을 제작한다.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 인클루시브 디자인(Inclusive Design) 등 장애 유무나 나이, 성별을 떠나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이다. 미션잇은 현재 매거진 ‘MSV’ 출판, 인클루시브 디자인에 기반을 둔 제품·공간 디자인, 통합 디자인 워크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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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삼성전자 제품디자이너가 사회 혁신을 위한 디자인·미디어 소셜벤처 ‘미션잇’을 설립했다. 미션잇은 사회적약자를 위한 ‘포용력 있는 디자인’을 제작한다.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 인클루시브 디자인(Inclusive Design) 등 장애 유무나 나이, 성별을 떠나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이다. 미션잇은 현재 매거진 ‘MSV’ 출판, 인클루시브 디자인에 기반을 둔 제품·공간 디자인, 통합 디자인 워크숍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27일 서울 서초구 미션잇 사무실에서 김병수(36) 대표를 만났다.

지난달 27일 만난 김병수 미션잇 대표는 “디자인이 주는 가치가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션잇 제공
지난 7월 27일 만난 김병수 미션잇 대표는 “디자인이 주는 가치가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션잇 제공

-삼성전자 제품디자이너가 사회적약자를 위한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시각장애인 마라톤 가이드러너 자원봉사활동이나 방글라데시 단기선교 등을 통해 사회적약자의 삶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직 포용력 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미진하고, 인클루시브 디자인도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이 포용력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촉진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주는 가치가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구체적으로 미션잇은 어떤 활동을 하는가?

“미션잇은 다양한 사용자를 포괄하는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기반으로 리서치나 제품, 공간 디자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주요 고객층은 사회적기업이나 제조업 관계자, 디자이너, 공공사업 운영자 등이다.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수단 중 하나가 매거진 ‘MSV(Magazine for Social Value)’다.”

-MSV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MSV는 사회적 가치를 위한 잡지다.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실무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잘 표현한 해외 사례나 리서치, 미션잇이 직접 발굴한 디자인 등을 잡지에 실었다. 현재 3호까지 발간됐는데, 1호에서는 모빌리티(Mobility)를 주제로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소개했다. 2호는 장애인이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3호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를 공간 디자인으로 제시했다. 다양한 독자층을 고려해 대중성과 전문성을 살렸고, MZ세대한테도 인기가 많다.”

지난해 미션잇은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플레이포올(play for all)’ 체험형 전시를 개최했다. 전시에는 특수 제작된 고강도 지관(종이 파이프)을 연결한 놀이 조형물을 비치했다. /미션잇 제공
지난해 미션잇은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플레이포올(play for all)’ 체험형 전시를 개최했다. 전시에는 특수 제작된 고강도 지관(종이 파이프)을 연결한 놀이 조형물을 비치했다. /미션잇 제공

-잡지를 발간하는 과정에서 조사와 분석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주로 사용자 인터뷰를 많이 진행한다. MSV 3호를 준비하면서 장애아동의 부모님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들은 특별한 무언가를 원하지 않았다. 그저 비장애 아동이 노는 것처럼 장애아동도 똑같이 놀 수 있는 놀이 환경을 원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플레이포올(play for all)’ 체험형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정확히 어떤 전시였는지 궁금하다.

“‘플레이포올(play for all)’은 모두를 위한 놀이공간으로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놀이터다. 특수 제작된 고강도 지관(종이 파이프) 171개를 연결한 놀이 조형물을 비치해 아이들이 오르락내리락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파이프 안에서 숨바꼭질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전시 기간에 40~50여명의 아동이 다녀갔다. 장애아동도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다.”

-미션잇의 활동이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 것 같나?

“기존에 한국 사회에서 잘 사용하지 않던 ‘인클루시브 디자인’ ‘포용력 있는 디자인’ 등의 용어가 많이 보편화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 MSV 잡지를 준비하면서 만나는 여러 사회적약자들의 반응이 미션잇 활동에 의미를 부여한다. MSV 3호에 소개된 놀이 공간 디자인 관련해서는 한 발달장애아동 부모가 ‘더 나은 사회가 된 것 같다’는 피드백을 남겨주기도 했다.”

-앞으로 미션잇의 계획은?

“미션잇은 직접 디자인한 제품이나 공간을 보여주는 것 외에도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또 국내 프로젝트뿐 아니라 해외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개발도상국 현지 소재를 활용한다면 지속가능한 아동 놀이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시니어, 영유아, 임산부 등이 더 편리하게 제품,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하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이지선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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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으고, 빌리고, 나눈다”… 청년의뜰, 청년 대상 금융솔루션 제공 /archives/67889 Thu, 01 Sep 2022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889 [인터뷰] 한병선 청년의뜰 본부장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쓰이는 말이다. 지난달 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만난 한병선(57) 청년의뜰 본부장은 “신용 불량 위기에 빠진, 소비를 모르고 저축만 하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이 많다”며 “사단법인 ‘청년의뜰’은 이들의 금융·재정관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에 취약한 청년 지원 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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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병선 청년의뜰 본부장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쓰이는 말이다. 지난달 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만난 한병선(57) 청년의뜰 본부장은 “신용 불량 위기에 빠진, 소비를 모르고 저축만 하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이 많다”며 “사단법인 ‘청년의뜰’은 이들의 금융·재정관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한병선 청년의뜰 본부장은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금융·재정관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수빈 청년기자
지난달 2일 한병선 청년의뜰 본부장은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금융·재정관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미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수빈 청년기자

금융에 취약한 청년 지원 나서

청년의뜰은 지난 2006년 설립됐다. 한 본부장은 금융 지식이 부족한 청년들을 위해 지난해 TF팀을 꾸려 ‘청년미래은행’을 설립했다. 청년미래은행은 청년이 금융에 대한 자기 기준과 자기 가치관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년미래은행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배워요 ▲모아요 ▲빌려요 ▲나눠요 등이다. 한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배워요’를 꼽았다. 배워요는 교육을 통해 청년의 금융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으로 금융 메이트가 일대일로 청년과 재정상담을 진행한다. 금융 메이트는 청년의뜰에서 교육을 이수한 30~40대로 청년들의 행복한 소비와 건강한 재정관 확립을 위해 소통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현재 20명의 금융 메이트가 활동 중이다. 배워요에 참여한 청년들은 6개월간 매주 15분씩 금융 메이트와 상담, 교육을 진행한다.

‘모아요’는 저축과 성취를 목표로 청년이 월 10만원씩 6개월간 저축하면 청년미래은행에서 40만원의 저축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청년들이 시드머니(Seed Money)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올바른 저축과 소비를 실행하는 습관을 기른다는 취지다.

‘빌려요’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 credit·자활 의지를 갖고 있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소액대출제도)다. 세부적으로 긴급생활자금대출, 미래교육투자금대출, 주거안정자금대출로 나뉜다. 청년들의 신용 불량의 위기를 돕고, 소비습관을 변화시켜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눠요’는 청년의 저축과 대출, 상담, 교육을 위한 기부 프로그램이다.

취약계층도 스스로 자산관리 할 수 있게

한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61명의 청년이 ‘모아요’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지난해에는 25명이 모아요 지원을 받았다. 배워요에는 50명가량, 빌려요에는 22명의 청년이 참여했다.

“소외계층이었던 A씨는 신청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몰랐지만, 청년미래은행에서 교육을 받으며 직접 모은 돈으로 PC를 구입하고 스스로 돈을 관리할 수 있게 됐어요. 청년의 삶이 바뀌는 걸 보니 직접 보니 정말 뿌듯했어요.”

청년미래은행은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후원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지앤엠글로벌문화재단(Grace & Mercy Foundation Korea), 동작신협 여의도지점 등이 대표적인 후원 기관이다.

작년 투자 유치액은 약 1억 9000만원으로 올해는 2억을 넘어섰다. 한 본부장은 “한 해씩 투자 유치 금액을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청년 지원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청년미래은행이 청년들의 건강한 금융·재정관 확립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수빈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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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제각각 ‘폐타이어 신발’… MZ세대 사로잡았다 /archives/67883 Thu, 01 Sep 2022 01: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883 [인터뷰]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 “트레드앤그루브는 상상했던 것들을 구현해 주는 곳이에요. 버려진 타이어를 활용해 신발을 만드는 상상은 현실이 됐죠.” 지난 7월 27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이온(28) 트레드앤그루브 대표를 만났다. 트레드앤그루브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신발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트레드앤그루브의 ‘트레드’는 노면에 닿는 바퀴의 접지면, ‘그루브’는 접지면에 새겨진 무늬를 의미한다. 버려진 타이어가 신발로 제작되는 과정 이 대표는 “폐타이어는 카센터, 폐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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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

“트레드앤그루브는 상상했던 것들을 구현해 주는 곳이에요. 버려진 타이어를 활용해 신발을 만드는 상상은 현실이 됐죠.”

지난 7월 27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이온(28) 트레드앤그루브 대표를 만났다. 트레드앤그루브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신발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트레드앤그루브의 ‘트레드’는 노면에 닿는 바퀴의 접지면, ‘그루브’는 접지면에 새겨진 무늬를 의미한다.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는 “버려진 타이어를 활용해 신발을 만드는 상상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송자빈 청년기자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는 “버려진 타이어를 활용해 신발을 만드는 상상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송자빈 청년기자

버려진 타이어가 신발로 제작되는 과정

이 대표는 “폐타이어는 카센터, 폐차장, 타이어 수거 업체 등에서 구할 수 있다”며 “현재 트레드앤그루브는 한국타이어와 롯데 렌터카와 같은 대기업에서 사용하고 남은 타이어 혹은 생산과정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 타이어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폐타이어 1회 수거량은 평균 100~300개에 이른다. 타이어 개당 무게는 10kg가량으로 300개를 수거할 경우 3t이 조금 넘는다. 이 대표는 수거한 폐타이어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트럭 두대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거된 폐타이어는 경기 남양주에 있는 트레드앤그루브 자체 공장으로 보내져 고무를 분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고무로 둘러싸인 타이어 내부는 단단한 철사층과 섬유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가장 바깥에 있는 고무층을 3~6mm가량 분리해야 한다. 분리된 고무는 신발 밑창 등에 사용된다.

이 대표는 “고무층을 분리하는 작업에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트레드앤그루브 공장이 타이어를 정밀 가공할 수 있는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타 회사와의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어를 먼저 분쇄하고 가공하는 프랑스, 인도네시아의 폐타이어 업사이클링 기업과 달리 트레드앤그루브는 자체 설계한 자동화 기계를 통해 폐타이어를 분쇄 없이 가공하기 때문이다.

타이어에서 분리된 고무는 부산에 위치한 신발 공장으로 전달돼 완제품으로 제작된다. 신발 종류는 운동화, 샌들, 부츠 등으로 다양하다.

폐타이어에서 철사층·섬유층과 분리된 고무는 신발 밑창에 사용된다. /트레드앤그루브 제공
폐타이어에서 철사층·섬유층과 분리된 고무는 신발 밑창에 사용된다. /트레드앤그루브 제공

MZ세대를 사로잡은 감각적인 디자인

트레드앤그루브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MZ세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트레드앤그루브의 주요 소비 연령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구매 고객의 약 60%가 남성이다. 타이어의 패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제작되는 신발도 각각의 모양을 갖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소비자가 신발을 구매하면 그 신발에 활용된 타이어가 어떤 차종에 쓰였고, 어떤 패턴을 갖고 있는지 설명한 안내문을 같이 발송한다”고 말했다.

트레드앤그루브 신발의 착화감을 묻는 말에는 “타이어를 활용했기에 탄성이 좋은 편”이라며 “미끄럼에도 강하고, 무게도 일반 신발과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답했다.

현재 트레드앤그루브의 누적 신발 판매량은 약 3600켤레에 달한다. 월 매출만 3000만~4000만원이다. 이 대표는 올해 연 매출이 3억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과정이 모두 순탄했던 건 아니다. 초기에는 여러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지금은 트레드앤그루브만의 차별점이 된 고무층 분리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 고비였어요. 타이어의 고무 부분이 너무 얇아서 이를 정확히 분리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기술이 필요했죠. 고무를 분리한 후 신발 완제품을 만들어줄 업체를 찾는 것도 힘들었어요. 타이어라는 특이한 소재를 활용해 신발을 제작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업체들이 많았죠. 소규모 생산을 의뢰하면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적도 많고요.”

하지만 이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학교 2학년 시절 창업 동아리에서 만난 두 명의 팀원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사업 규모를 점차 키워나갔다.

최근에는 한국타이어와 협업해 제작한 스니커즈가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국타이어는 흠집 등으로 판매가 어려운 타이어를 제공했고, 트레드앤그루브는 이를 신발 밑창에 적용해 한정판 스니커즈 ‘에이치케이 그루비(HK Groovy)’를 만들었다. 처음에 준비한 물량 300켤레는 2주 만에 완판됐다. 이 대표는 2차 판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버려지는 타이어는 환경에도 좋지 않아요. 타이어를 재활용해 신발을 만들게 되면 한 켤레당 약 9kg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죠. 앞으로는 폐타이어를 활용해 신발 외에도 가방 등의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송자빈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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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이 자립할 때까지 동행합니다” /archives/67859 Wed, 31 Aug 2022 08: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859 [인터뷰] 박현홍 러빙핸즈 대표 ‘러빙핸즈’는 한 명의 성인 멘토가 한 명의 아동·청소년 멘티를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멘토링하는 국내 최장기 멘토링 단체다. 18시간의 멘토 양성 교육 과정을 이수한 멘토들은 거주지역 주변에 있는 한부모 혹은 조손 가정의 아동·청소년을 지원한다. 멘토링은 멘티가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지속한다.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초록리본도서관’에서 박현홍(54) 대표를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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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현홍 러빙핸즈 대표

‘러빙핸즈’는 한 명의 성인 멘토가 한 명의 아동·청소년 멘티를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멘토링하는 국내 최장기 멘토링 단체다. 18시간의 멘토 양성 교육 과정을 이수한 멘토들은 거주지역 주변에 있는 한부모 혹은 조손 가정의 아동·청소년을 지원한다. 멘토링은 멘티가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지속한다.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초록리본도서관’에서 박현홍(54) 대표를 만났다. 러빙핸즈가 운영하는 초록리본도서관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다. 박 대표는 “정서적인 지지가 결여된 한부모·조손 가정 아이들에게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돼주는 것, 그것이 러빙핸즈가 멘토링 과정을 진행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초록리본도서관에서 만난 박현홍 러빙핸즈 대표는 “정서적 결핍을 느끼는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에게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돼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찬우 청년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초록리본도서관에서 만난 박현홍 러빙핸즈 대표는 “정서적 결핍을 느끼는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에게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돼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찬우 청년기자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의 정서적 공백을 채운다

-도서관이 안락하고 예쁘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을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초록리본도서관은 모든 아동·청소년들이 잘 놀고, 잘 먹고, 잘 읽을 수 있는 쉼터다. 러빙핸즈 멘토와 멘티들이 원활한 멘토링을 진행하기 위해선 안정적이고 자율적인 공간이 필요해 도서관을 만들게 됐다. 물론 이용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외부에는 멘토링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지?

“외부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공간이 있으면 더 효과적으로 멘토링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러빙핸즈 멘티라고 하면 한부모, 조손 가정이라고 낙인 찍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러빙핸즈 멘티’ 대신 ‘초록리본도서관 회원’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고 싶기도 했다.”

-러빙핸즈 운영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지?

“아직 우리나라 복지 서비스는 공급자(후원자) 중심의 서비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장학금, 지원금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후원자 중심의 복지 서비스에 아쉬움을 느끼고,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 즉 친밀감과 유대감의 형성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인 멘토와 아동 청소년 멘티의 장기적인 1:1 멘토링 과정을 시작하게 됐다.” 

-지원 대상을 한부모·조손 가정 아동으로 한 이유가 있는지?

“한부모, 조손 가정 아동·청소년들은 가정으로부터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게 됐다. 성장기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정서적 안정, 유대감을 멘토로부터 얻으며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게 목표다.”

-멘토와 멘티를 선정하는 기준이나 방식은?

“멘티를 선정할 때는 우선 관공서나 동사무소에 등록된 가족 형태가 중요하다. 주민등록상 한부모, 조손 가정이어야 한다. 멘토의 경우 러빙핸즈에서 실시하는 멘토 양성 과정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이 끝나면 멘토가 거주하는 지역 근처에 사는 아동·청소년을 멘토와 매칭한다. 멘토와 멘티의 거주지역이 가까워야 활동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류만 보고 지원 아동을 선정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최근 개인정보 보호가 이전보다 강화되면서 멘티 선정이 매우 어려워졌다. 주변 관공서에 공문을 보내고 협조 요청을 해봐도 개인정보 관련 내용이라 협조받기가 어렵다. 힘들게 추천을 받아 멘티 선정을 했는데, 막상 아이들이 멘토링 과정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기존에 받았던 상담이나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부정적인 인상을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불 안에 꽁꽁 숨어 있던 아이를 세상 밖으로

-구체적인 멘토링 내용이 궁금한데?

“가장 기본적인 멘토링은 같이 밥을 먹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러빙핸즈 밥토링’이라고 부른다(웃음).  성인 멘토와 아동·청소년 멘티가 매칭되면 처음에는 같이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기본적인 친밀감과 유대감이 어느 정도 쌓이면 멘토와 멘티가 함께 의논해 하고 싶은 활동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멘토와 멘티가 모두 운동을 좋아한다면 같이 배드민턴을 하거나 농구를 할 수 있다. 러빙핸즈는 멘토링 활동에 따로 제한을 두지 않는다. 멘토와 멘티가 서로 원하는 활동을 같이 하는 것이 우리 멘토링의 핵심이다.”

-커리큘럼은 따로 없다는 건가?

“러빙핸즈는 유연한 멘토링을 지향하기 때문에 틀에 박힌 커리큘럼이나 미리 정해진 교육과정이 별도로 없다. 하지만 이는 멘토한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유 공간을 만들어 멘토들이 서로 활동 일지를 공유하고, 조언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아동·청소년들의 얘기를 듣고, 서로 케이스를 공유하면서 멘토들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다.”

-러빙핸즈 멘토링을 통해 변한 아동이 있다면?

“4년 전부터 멘토링을 진행한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멘토링을 시작하기 전 이 아이는 집 밖은커녕 방 안 침대에서 이불을 돌돌 만 채 얼굴만 내밀고 생활했다. 처음에는 정상적인 멘토링을 진행할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멘토 선생님이 포기하지 않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아이의 집까지 찾아가서 직접 사온 간식거리들을 수차례 전달했다. 그러자 아이도 마음이 조금은 열렸는지 얼굴을 보고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현재 아이는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데, 이제는 먼저 멘토에게 하고 싶은 활동을 제안하기까지 한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관계가 이 아이를 변화시킨 것이다.”

-러빙핸즈를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낀 순간은?

“아동·청소년 멘티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멘토링 과정을 이어 나가 성인이 되고, 대학에 진학했을 때 정말 뿌듯하다. 지금까지 멘토링 과정에 참여한 500여명의 아동 중 모든 과정을 수료한 아동은 약 240명이다. 거의 절반 가까이 되는 수준인데, 이 아이들이 우리의 멘토링 과정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평생 갈 수 있는 친구 관계를 형성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다. 우리의 취지와 미션에 공감하고 힘을 보태 주는 후원자들에게도 감사하다.”

박찬우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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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사용자도 ‘홈트’ 하세요” /archives/67848 Wed, 31 Aug 2022 08:0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848 [인터뷰] 김강 캥스터즈 대표 “장애인에게 운동은 생존의 영역입니다. 특히 휠체어를 스스로 조정하는 일에는 많은 힘과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빠르고 적절한 강도의 운동이 필요하죠. 그러나 장애인의 운동 접근성은 아직 열악하기만 합니다. 홈 트레이닝과 실내용 운동 기기처럼 휠체어 사용자가 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고 운동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죠. 그러다 ‘휠체어’와 ‘트레드밀(treadmill·러닝머신)’ 그리고 ‘피트니스 콘텐츠’라는 생소한 조합을 만들어냈습니다.” 지난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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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강 캥스터즈 대표

“장애인에게 운동은 생존의 영역입니다. 특히 휠체어를 스스로 조정하는 일에는 많은 힘과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빠르고 적절한 강도의 운동이 필요하죠. 그러나 장애인의 운동 접근성은 아직 열악하기만 합니다. 홈 트레이닝과 실내용 운동 기기처럼 휠체어 사용자가 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고 운동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죠. 그러다 ‘휠체어’와 ‘트레드밀(treadmill·러닝머신)’ 그리고 ‘피트니스 콘텐츠’라는 생소한 조합을 만들어냈습니다.”

지난달 22일 만난 김강 캥스터즈 대표는 “누구나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피트니스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캥스터즈 제공
지난달 22일 만난 김강 캥스터즈 대표는 “누구나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피트니스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캥스터즈 제공

지난달 22일 경기 안산시 사무실에서 김강(31) 캥스터즈 대표를 만났다. 2020년 설립된 캥스터즈는 장애인 보조기기를 만들어 운동 약자를 위한 통합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휠체어 이용자가 스스로 트레드밀에 탑승해 운동할 수 있는 ‘휠리엑스’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장애인 보조기기 사업은 대부분 이동, 즉 야외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캥스터즈는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가정 안에서 휠체어 사용자가 할 수 있는 활동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휠체어 사용자도 집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보호자 도움 없이 이용자 스스로 휠체어를 타고 트레드밀에 올라갈 수 있다고요.

“유사한 해외 제품들은 경증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최중증 장애인의 경우 상체의 관절 가동범위(ROM)가 좁고 힘이 부족하거든요. 최대한 많은 분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하곤 해요. 하지만 휠체어를 이동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던 가장이 마트에서 장을 볼 수 있게 됐어요. 캥스터즈의 원동력은 여기에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되나요?

“한양대학교와 함께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실제 휠체어 이용자 16명이 6주간 ‘휠리엑스’를 이용했을 때 체중과 복부 지방이 줄어들었고, 상체 근력과 심폐지구력이 각각 38%, 52%씩 향상됐어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지표는 바로 관절 가동범위였습니다. 휠라테스나 휠라로빅 콘텐츠는 상체의 다양한 움직임을 요구해요. 유연성 운동이나 호흡법이 관절에도 영향을 미친 거죠. 휠리엑스가 단순히 러닝머신 기능만 가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한 셈입니다.”

-‘휠라로빅’이라니, 생소한 분야인 것 같아요.

“휠리엑스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휠라로빅과 휠라테스부터 휠체어 스피닝까지, 신체 여러 부분을 단련시킬 수 있어요. 운동 기록을 측정하면 장애 정도와 신체 능력 등을 고려해 맞춤 운동 콘텐츠를 추천해 줍니다. 경쟁이나 협력이 가능한 피트니스 게임 서비스도 제공되고요. 현재는 휠체어 레이싱 VR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재활 기기 산업에서도 이 정도 기술력과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드는 거죠. 오는 9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재활복지 산업전시회 ‘레하케어’에서 최초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휠리엑스가 출시됐을 때 시장 반응은 어땠나요?

“작고 보수적인 재활 보조기기 시장 특성상, 사업에 뛰어든 젊은 청년들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어요. 응원의 목소리가 크긴 했지만, 호불호가 심했던 것도 사실이죠. 그래도 기업들과 공공기관 반응이 특히 좋았습니다. 장애인 복지관이나 장애인 체육시설 등 기관에 배치해 휠리엑스를 최대한으로 노출하는 방향을 목표로 잡았어요.”

-현재 성과도 궁금한데요.

“지난해 12월 휠리엑스가 출시됐고, 지금까지 약 80대가 판매됐습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도 100명을 넘었고요. 휠리엑스가 고가 운동 장비인 점을 감안했을 때,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시설과 기관 영업이 주로 이뤄졌고,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개인 프로필을 만들어 접속할 수 있으니 실제 이용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해외로 시장을 넓혀 3년 안에 3만 명 정도의 이용자를 갖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휠체어 이용자가 스스로 트레드밀(treadmill·러닝머신)에 탑승해 운동할 수 있도록 한 ‘휠리엑스’ 운동 기기. /캥스터즈 제공
휠체어 이용자가 스스로 트레드밀(treadmill·러닝머신)에 탑승해 운동할 수 있도록 한 ‘휠리엑스’ 운동 기기. /캥스터즈 제공

“가족에 대한 사랑을 원동력으로”

-가족 중에 휠체어 이용자가 있나요?

“캥스터즈 직원의 절반 정도는 장애가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직원들도 대부분 장애나 휠체어와 관련된 경험을 가졌고요. 가족에 대한 사랑이 캥스터즈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캥스터즈는 비즈니스와 기술 위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비전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죠.”

-휴대용 휠 클리너 ‘휠스터 미니’도 그렇게 탄생했겠네요.

“휠체어 바퀴는 다리와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 다리를 닦아주는 것과 마찬가지잖아요. 이용자가 휠체어에 탄 채로 손바닥 크기의 패드 위에 올라가 바퀴를 굴리면 솔이 바퀴에 낀 이물질을 털어주는 방식입니다. 미니 스틱에 물티슈나 부직포 티슈 등을 끼우면 원하는 방법으로 바퀴를 세척할 수도 있어요. 세척도, 먼지 제거도 가능한 거죠. 전 세계 유일한 휴대용 휠 클리너입니다.”

-캥스터즈가 세계 최초라는 게 놀라운데요. 비슷한 제품이 없었나요?

“덴마크에 가정용 휠 클리너 제품이 있어요. 그러나 가격대가 높고 이용하는 데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앞바퀴 세척도 불가능하고 휴대도 어렵고요. 휴대가 가능한 휠 클리너는 캥스터즈가 최초입니다. 사실 휠리엑스도 국내 최초 제품입니다. IT 강국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시도가 없었다는 게 놀라웠어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휠체어는 표준화되지 않은 제품이에요. 모양과 형태가 다르죠. 최대한 많은 휠체어가 올라가는 유니버셜 디자인 제품을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두 명의 휠체어 이용자를 캥스터즈의 사외이사로 선임했습니다. 따로 휠체어 사용자 자문단을 꾸려 꾸준히 조언을 받았고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대화를 나눴어요.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간극을 줄여나갔습니다.”

-첫 피드백이 궁금한데요.

“경쟁사 제품들을 수입해 분석해 보니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런데 오판이었죠. 첫 시제품은 불편했을 뿐만 아니라 이용자 혼자 트레드밀에 올라가는 것조차 어려웠어요. 1년 동안 7번이 넘는 모형 제작 과정을 거쳤습니다. 꾸준히 피드백을 받으며 조금씩 개선해나갔어요. 지금은 기능이나 안전성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품질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의 사업 확장 계획은요?

“재활 보조기기 산업의 절반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예정입니다. 곧 장애인 복지 혜택 큐레이션 서비스도 출시되고요. 최근엔 장애 전문 엔터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나 IT 솔루션 기업 ‘에어패스’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캥스터즈를 알리고 파트너와 바이어를 발굴하기 위해 제품 판매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와 오프라인 행사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대표님의 개인적인 목표도 들어보고 싶은데요.

“누구나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피트니스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에요. ‘자전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 것처럼, ‘휠체어 트레드밀’ 하면 모두가 캥스터즈를 떠올리는 날이 왔으면 해요. 그리고 언젠가 장애와 비장애가 구별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강지민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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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비율 급증하는 고령화시대… 맞춤형 돌봄서비스 제공합니다” /archives/67814 Wed, 31 Aug 2022 03:3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814 [인터뷰]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은 서울 광진구를 ‘돌봄서비스 1번지’로 만든 인물이다. 도우누리는 2008년 자활공동체 형태인 ‘늘푸른돌봄센터’로 출범해 2013년 직원들의 출자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생애주기에 따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돌봄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재가·시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지난달 9일에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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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은 서울 광진구를 ‘돌봄서비스 1번지’로 만든 인물이다. 도우누리는 2008년 자활공동체 형태인 ‘늘푸른돌봄센터’로 출범해 2013년 직원들의 출자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생애주기에 따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돌봄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재가·시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지난달 9일에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을 받아 베스트협동조합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민동세 이사장은 “2025년에는 지역사회와 협동하는 도우누리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이수완 청년기자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민동세 이사장은 “2025년에는 지역사회와 협동하는 도우누리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이수완 청년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도우누리 사무실에서 만난 민동세 이사장은 “지난 9일 경주에서 열린 사회적경제박람회 베스트협동조합 부문에서 도우누리가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협동조합의 기본적 가치에 충실히 집중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협동조합의 운영원칙을 최대한 수용하고 원칙에 따라 조직을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져 이번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돌봄서비스에는 협동조합이 가장 적합한가?

“도우누리의 시초는 2008년 서울 광진구에 설립된 자활공동체의 형태인 ‘늘푸름돌봄센터’다. 그러나 조직을 운영하는데 직원들의 참여가 법적으로 보장이 안 되는 자활공동체의 한계로 인해 조직형태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우리는 ‘돌봄’이라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므로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영리조직이면 안 된다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 기회가 생겨 협동조합 기본법 제정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게 됐고 거기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조직형태를 처음 접하게 됐다. 인적결사체이면서 기업조직의 형태를 띠는 비영리 법인격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우리가 지향하는 조직의 형태라는 생각이 들어 1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친 끝에 2013년 4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첫 번째 사회적협동조합이 됐다.”

-도우누리가 오랫동안 유지된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원래 광진주민연대가 위탁하는 지역자활센터의 센터장으로 일했었다. 자연스레 기초수급자분들을 접하게 되고 가난이라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러한 가난의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2008년 늘푸름돌봄센터를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수급자 6명과 함께 설립했다. 초창기에는 돈을 많이 벌어 후원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을 했었다. 그런데 재무제표를 확인해보니 엄청난 적자가 났다. 그때 우리나라에서 돌봄서비스로 돈을 번다는 건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된 도우누리만의 신념과 가치를 만들기 위해 2년 동안 매주 주말마다 직원들과 모여 사회서비스분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직구성원 모두가 철저히 공부를 한 결과 오랫동안 도우누리가 흔들리지 않고 별 탈 없이 유지됐다는 생각이 든다.”

-한 조직을 10여 년 이끌면서 경험한 어려움은?

“시간이 흐르고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여러 운영 시설에서 노사간의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업장 내에서 직원들과 개별적인 갈등이 생길 때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끝나지만 노동조합과 같은 집단과 갈등이 생기면 해결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그 노사갈등의 책임은 결국 나한테 온다. 그때 가장 마음이 아프고 내가 지금 조직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느냐는 많은 회의감이 든다.”

-돌봄 노동자를 위한 서비스도 필요하다.

“서비스의 표준화된 구조, 매뉴얼 등이 일정한 서비스수준을 만드는 건 맞지만 그 일정한 수준을 넘게 하는 건 결국 ‘사람’이라 생각한다. 도우누리는 돌봄노동자한테 좋은 환경이 갖추어졌을 때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 생각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돌봄노동자의 처우에 관한 제도, 정책들이 많이 미흡하다. 이에 따라 좋은 품질의 돌봄서비스가 제공이 되기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자연스레 돌봄노동자들의 처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올해 지역 재가통합돌봄센터를 새로 건립했다.

“지역 재가통합돌봄센터의 대상은 노인분들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노인에게 제공되는 요양서비스는 크게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단기보호, 주야간보호 5가지로 나뉜다. 현재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달라 통합성이 사라지고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은 많은 혼란을 겪게 된다. 도우누리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요양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됐다. 이 돌봄센터는 4층 건물로 지어져, 1층은 식당과 노인분들의 커뮤니티 공간, 2층은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와 재가 요양을 제공하는 사무실, 3층과 4층은 주간보호센터로 구성됐다. 이렇게 여러 가지 요양서비스를 돌봄센터에서 한꺼번에 제공하게 돼 노인분들이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새롭게 계획하는 사업은?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만의 요양원을 세우는 거다. 현재 도우누리가 운영하는 요양원은 시립시설이므로 우리가 계획한 대로 운영을 하기가 쉽지 않다. 꼭 도우누리의 자산만으로 요양원을 지어 도우누리만의 돌봄서비스를 노인분들에게 제공하고 싶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도우누리가 이뤘던 가장 성공적인 성과는?

“돌봄서비스 측면에서 봤을 때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직 없다. 관련된 법과 제도들이 뒷받침되어야 우리가 제공하는 돌봄서비스의 질이 좋아지는데 아직 관련제도들이 미흡하고 보완돼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성과는 도우누리가 성장하면서 직원들도 같이 성장하는 거다. 예를 들어 원래 기초수급자나 무직자였던 분이 도우누리를 첫 직장으로 선택해 일을 시작하고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면서 승진을 할 때가 있다. 이때 많은 뿌듯함을 느낀다. 이런 게 가장 큰 성과지 않나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목표는?

“우선 2025년도를 목표로 가지는 비전은 지역과 협동하는 돌봄공동체가 되는 거다. 올해 세워지는 재가통합돌봄센터를 거점으로 광진구 지역 내에 있는 사회복지단체들이나 경제조직들과 협력해 보다 더 많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그래서 한 지역사회 안에서 시민이 모든돌봄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이수완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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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시니어는 새 직장서 활력 찾고, 기업은 고급 인력 활용” /archives/67830 Wed, 31 Aug 2022 03:3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830 “출근하는 월요일이 가장 싫다.” “사직서 품고 회사 다닌다.”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 ‘일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면 가장 흔히 돌아오는 답변이다. 대부분은 긍정적인 말보다 부정적인 말이 앞선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7월 발표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전국 만15~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기 퇴사’ 및 ‘정년’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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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월요일이 가장 싫다.” “사직서 품고 회사 다닌다.”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 ‘일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면 가장 흔히 돌아오는 답변이다. 대부분은 긍정적인 말보다 부정적인 말이 앞선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7월 발표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전국 만15~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기 퇴사’ 및 ‘정년’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71.9%)은 평소 퇴사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은퇴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예리 청년기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은퇴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예리 청년기자

시니어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당장 생계를 위한 목적을 넘어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일을 찾는다. 중장년층의 생애주기에 맞는 통합지원을 진행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지난 한 해 접수된 일자리 상담 건수는 2만3017건에 이른다. 이들이 은퇴 이후 다시 일하기 위해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뭘까?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시니어에 적합한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은퇴 이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 보다 체계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요 지원 사업은 생애설계 상담, 교육, 일자리 연계, 사회공헌 활동 등이다. 재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시니어의 일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추세라 재단 내 상담과 교육 등의 서비스도 새로운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을 통해 ‘사회적경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형결(61)씨는 스스로 직장에서의 은퇴를 결정했지만,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재단을 찾았다. 그는 “일은 곧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라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자 다른 사람과 유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일을 할 때엔 여러 사람과 교류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지요. 스스로 성장도 확인할 수 있어요.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느끼는 게 있으니까요. 일을 많이 하면 고달프고, 일이 없으면 괴롭습니다. 은퇴 이후 재단을 통해 다시 일하게 되면서 모든 것을 충족할 순 없고, 삶은 고달픔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최근 이씨는 출근할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운동도 시작했다. 그만큼 그에게 일이 갖는 의미는 크다.

개인에 따라 은퇴 이후의 삶은 다를 수 있다. 휴식기를 가질 수도 있고, 다시 일하기 위해 재정비 기간을 가질 수도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은퇴 시니어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은 휴식도 일할 때 의미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특정 중장년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2016년 서울시에서 정책을 설계하기 위해 중장년 실태조사를 한 결과, 공통으로 ‘불안하다’ ‘일하고 싶다’ ‘갈 곳이 없다’ 등으로 답했다.

현재 재단에서 운영 중인 ‘서울50+ 인턴십 사업’은 현장 노하우를 쌓은 중장년층이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 사회적경제기업, 지역기업 등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은퇴 시니어는 새로운 직장에서 활력을 찾고, 기업은 고급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인턴십 프로그램 이후 실제 취업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재단에 따르면,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중장년층도 많다. 대표적으로 복지 분야에서 중장년층이 도움을 주는 일자리 프로그램인 ‘서울시 50+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서다. 전문성보다는 프로그램 참여자의 의지와 관심이 중요하다. 참여자들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고 이야기한다. 재단의 상담 서비스가 개인적인 어려움에 큰 위로로 다가와, 다른 이에게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관련 역량을 길러 보람일자리로 목표를 실현한 사례도 있다.

이예리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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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보리찌꺼기의 변신… 밀가루 대체 원료로 재탄생 /archives/67829 Wed, 31 Aug 2022 03:30:00 +0000 https://futurechosun.com/?p=67829 [인터뷰]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10%는 식품 쓰레기에서 발생한다. 이는 미국과 유럽 지역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매년 생산되는 식품의 40%는 소비되지 않고 버려지며 이를 규모로 따지면 약 25억t에 이른다. 식품 쓰레기는 최종 소비 단계보다 중간 제조 단계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가정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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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10%는 식품 쓰레기에서 발생한다. 이는 미국과 유럽 지역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매년 생산되는 식품의 40%는 소비되지 않고 버려지며 이를 규모로 따지면 약 25억t에 이른다.

식품 쓰레기는 최종 소비 단계보다 중간 제조 단계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가정과 식당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일부만 파악하고 있을 뿐, 식품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가 맥주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보리 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리너지 가루’를 들어 보이고 있다. 리너지 가루는 밀가루 대체 원료로 쓰인다. /리하베스트 제공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가 맥주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보리 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리너지 가루’를 들어 보이고 있다. 리너지 가루는 밀가루 대체 원료로 쓰인다. /리하베스트 제공

소셜벤처 리하베스트는 ‘푸드업사이클’ 방식으로 식품 부산물을 새로운 식품으로 만들고 있다. 민명준(37) 리하베스트 대표는 “푸드업사이클은 폐기물로 처리되는 식품 제조 부산물에 기술과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식품을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맥주, 식혜 등을 제조할 때 발생하는 보리 부산물을 다양한 제품과 대체원료로 재탄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출장 차 미국에 머물고 있는 민명준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식품 부산물로 만든 식품

-푸드업사이클 개념은 생소하다.

“와인 찌꺼기를 활용한 화장품, 커피 찌꺼기로 만드는 텀블러 등 식품 부산물로 비식품을 만드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식품 부산물로 식품을 만드는 건 최초다. 리하베스트는 맥주와 식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던 보리 찌꺼기에 기술을 더해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체 제분가루를 만들고 있다.”

-식품 부산물을 식품으로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인가?

“아무래도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식품업사이클’에 비해 까다로운 지점이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을 충족하는 안전성과 높은 품질을 갖춰야 한다. 식품 부산물은 이미 한 번 제조 공정을 거쳤기 때문에 대부분 뜨겁게 젖은 상태다. 이렇게 생산된 부산물의 품질과 규격을 맞추고 영양가도 유지하며 높은 부가가치를 이끌어내는 게 핵심이다.”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가 높은 진입장벽 때문인가?

“국내 식품 제조사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대부분 폐기되거나 퇴비와 사료로 쓰인다. 특히 한국은 농업이 활성화되지 않아 퇴비나 사료로 쓰이는 부분이 한정적이며, 생산된 제품 중 상당량을 수출하고 있다. 또 식혜 부산물의 경우 정말 많은 양이 발생하고 있지만, 식혜 제조 공장 근처에 농가가 부족해 퇴비나 사료로 공급하는 게 어렵다. 식품 수출 강대국이지만 부산물 재활용이 어려운 우리나라 산업 구조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푸드업사이클식품협회(UF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식품을 식품으로 업사이클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협회 회원사 수로 따지면 2020년 100곳에서 현재 180곳으로 늘었다. 리하베스트는 아시아 최초 UFA 회원이기도 하다.

-식품 부산물로 뭘 만드는 건가?

“맥주박과 식혜박 등 보리부산물(BSG, Barley Saved Grain)을 활용해 밀가루를 대체하는 ‘리너지 가루’를 만들어 식품 제조 대기업을 중심으로 판매한다. B2C 제품으로는 리너지 가루를 활용한 그래놀라와 단백질 셰이크 등 간편대체식품을 내놓고 있다. 리너지 가루는 밀가루보다 단백질 함량이 두 배 많고, 식이섬유는 20배 많다. 칼로리는 30% 낮다.”

-품질이 좋다고 판로가 개척되는 건 아닐 텐데.

“식품 제조업에서는 제조원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푸드업사이클 제품을 활용하면 골칫거리인 부산물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원가의 상당한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대기업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보탬이 된다. 현재까지 OB맥주, 미스터피자, 뚜레쥬르, CJ 등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을 넘어 식품 산업 구조 바꿀 것”

-회계학 전공자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서울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회계법인 컨설턴트로 일했다. 여러 식품 대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레 식음료(F&B) 산업에 관심이 갔다. 그렇게 10년 넘게 일하니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퇴사 후 삶의 의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해야 하는 일’보다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어떻게 푸드업사이클에 관심을 갖게 됐나?

“개발도상국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선진국은 음식이 넘쳐나서 문제인데, 개도국은 음식이 없어서 사람이 배고픔으로 죽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또 식품 대기업의 가장 골칫거리는 부산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버려지는 음식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하고 싶었다. 더 나아가 푸드업사이클을 통해 우리나라의 F&B 산업에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제안하고자 했다.”

-F&B 산업의 선순환 구조는 무엇인가?

“국내 F&B 산업은 식품 부산물을 폐기물로 여겨왔다. 폐기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여러 환경 문제의 원인이 된다. 폐기되는 부산물이 없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지속가능한 식품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식품 부산물은 인간의 욕망에 의해 발생해왔다. 사과를 예로 들어 보자. 산업화 전에는 사과 하나를 통째로 먹었다면 지금은 사과에서 제일 맛있는 부분인 ‘당’과 ‘탄수화물’만을 추출해 사과주스를 만들고 찌꺼기는 버린다. 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문제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추후 계획과 앞으로의 목표는?

“현재 공장 설립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9월이면 경기 화성에 대규모 푸드업사이클 전문 공장이 완공된다. 아시아 최초 사례다. 기존 파일럿 공장 대비 40배 더 큰 규모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 제당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전문가를 공장장으로 모셨다. 이를 기반으로 주력 사업인 B2B 원료사업의 매출을 극대화하고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B2C 제품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으로는 캐나다투자청, 인도네시아 빈땅맥주, 베트남 하노이맥주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1분기 말에 시리즈B 투자를 오픈할 예정이기도 하다. 앞으로 단순 제조업을 넘어 식품 산업 구조에 ‘ESG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현조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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